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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보이스 X 까르띠에' 커리어 스페셜 4회차

이번 뉴스레터는 여성 창업자를 위한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성 커리어 지원에 진심인 까르띠에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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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건배사 같지만 ‘위하여!’라는 말을 좋아한다. 나와 타인을 치켜세울 수 있는 세 마디의 힘센 말. 위하여! 내 창업은 소녀였던 나와 소녀시절을 겪고 있는 세상의 모든 딸을 위해 시작됐다. 30년 전, 남동생이 하얀 태권도복을 입던 날.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태권도장을 보내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그냥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대부분의 아이는 학원 한두 개를 다녔다. 속셈학원 혹은 보습학원에 남자는 태권도 같은 운동, 여자는 미술이나 피아노를 배우던 시절이었다. 그때 남동생은 남자는 운동 한두 개는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고, 나는 여자애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니 미술학원은 어떻겠냐고 권유받았다.


지금이라면 한마디 했을 텐데 그때의 나는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운동선수가 될 것도 아닌데... 태권도는 남자아이들이 하는 운동이니까...’ 남동생의 태권도복을 부러워하며 미술학원에 다녔다. 화가를 꿈꾸던 소녀는 유치원 선생님이 됐다. 결혼 후 태권도 사범인 남편의 영향으로 그렇게 입고 싶던 도복도 실컷 입고 태권도와 운동을 가르친다. 나는 딸 셋을 키우며, 서울의 한 지역에서 14년간 체육관을 운영하며 매일 100명 이상의 아이를 만나고 있다. 소녀에서 엄마가 된 지금, 30년 전과 30년이 지난 지금도 운동에 대한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자아이들도 운동 많이 하나요? 또래 여자아이들 많이 있나요?” 여자아이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요즘은 유치원생부터 운동을 배우겠다고 오는 아이들이 많다. 그렇게 평균 3~4년 정도 운동을 배운 여자아이들은 사춘기를 기점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비슷하다. 여자아이라 운동은 이 정도만 하려고요. 여자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운동 안 하잖아요. 친구가 없어서 싫대요.”


소녀들이 운동을 그만두기는 너무 쉽다. 사춘기 소녀가 되면 운동시간이 멈춘다. 체육 시간이 있고, 방과 후 활동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사춘기 소녀 중에 그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별로 없다. 몸을 힘들게 하는 운동시간을 불편하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게 현실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사춘기가 되면 소녀들의 몸은 큰 변화를 겪는다.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유방이 발달하고, 초경이 시작되면서 불편함을 토로한다. 달리거나 격한 운동을 할 때 자신의 몸에 신경 쓰이고 주변 환경과 시선에 예민해진다. 운동을 가르칠 때도 유독 옷 매무새를 가지런히 하고 삐쭉 올라온 상의를 밑으로 내리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여자다. 운동은 온전히 몸에 집중해야 하는데, 소녀들은 이미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Unsplash

또 다른 이유는 운동 프로그램이다. 소녀들은 어려서부터 ‘이건 위험해’, ‘이건 너무 힘들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도전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교육을 받는다. 이런 환경에서 몸을 쓰는데 두려워하거나 어렵게 생각하는 소녀들이 많다. 운동 경험이 짧거나 거의 없는 소녀들도 많다. 운동 경험이 전혀 없는 소녀, 운동을 좋아하지만 같이 운동할 또래 친구가 없는 아이들을 위한 소녀 전문 운동 프로그램은 없을까? ‘틴트’는 소녀들이 지속적인 운동 경험을 유지하도록 시작했다.


2021년 온라인 상담과 강의로 시작한 틴트 서비스는 소녀를 위해 변하고 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9~18세 소녀들이 운동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무턱대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일일 특강 클래스도 해봤다. 운동 다이어리를 제작해 루틴을 만들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보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도 만들어보고 클래스도 만들어보고 도대체 왜 이 서비스를 알아주지 않는지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깨지고 부딪히면서 ‘이게 맞나?’ 고민을 나누고 질문을 던지는 비즈니스를 함께해 줄 누군가가 절실했다.


이때 만난 단비 같은 존재가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 창업자를 위한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는 여성 창업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그리고 그렇게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 2기에 합류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는 살롱 프로그램과 기회의 장을 통해 소셜 미션과 사업을 향한 열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받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외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나도 같은 고민을 하던 때가 있었다”며 건네는 위로와 조언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확신을 줬다.


이 시간이 너무 좋아요. 힐링 되는 기분이에요.”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에서 내가 했던 말이다. 이 말을 하는 순간 뒤통수가 찌릿했다. 틴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기 전, 베타 테스트 기간에 12명의 소녀와 약 2개월간 세 번의 오프라인 모임을 했다. 이때 한 소녀가 했던 말을 내가 그대로 해버린 것이다. 틴트는 단순히 운동 콘텐츠만 제공하지 않는다. 소녀를 위한 운동 콘텐츠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다.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취미활동도 하고, 때로는 즉흥적으로 클래스를 오픈하며 친구들과 운동의 즐거움에 흠뻑 빠지는 시간을 만든다.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힘을 나눈다는 점에서 두 커뮤니티는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틴트는 지난해 주식회사 틴트레이닝으로 거듭났다. 올해는 지자체에서 8주간 틴트의 운동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하체 근력운동, 스트레스 해소 운동, 자기관리 운동 등 다양하고 좋은 영상과 친절한 자막, 따라 하기 쉽고 필요한 운동을 성인이 아닌 또래 아동이 보여준다. 운동을 통해 체력을 키우는 원리는 간단하지만 더디다. 체력은 땀과 시간의 보상이기 때문이다. 14년간 체육관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친 것처럼 소녀들이 땀 흘리는 기쁨을 알게 하기 위해 앞으로도 우직하게 걸어 나갈 것이다. 소녀 시절을 겪는 세상의 모든 딸을 위하여!



'본 콘텐츠는 까르띠에로부터 제작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Writer 이서영

주식회사 틴트레이닝 대표. 14년간 매일 100명 이상의 아이에게 운동을 가르친 아동 운동 전문가로서 <공부 잘하는 아이는 체력이 다르다>를 펴냈다. 10대 소녀들의 지속 가능한 운동 콘텐츠를 제작하며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마고 로비가 꼭 <바빌론>의 넬리여야 했던 이유_요주의여성 #80

<바빌론>의 넬리 라로이는 어둠 속에 사라졌지만, 마고 로비는 영원히 살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시네마 속에서.

영화 〈바빌론〉 스틸

개봉 첫날, 〈바빌론〉을 보고 난 후 아무래도 이 영화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휘몰아치는 광란과 혼돈의 대서사시, 극장을 나와서도 붉은빛의 잔상이 아른거리고 영화 속 배설물 냄새가 코끝에 느껴지는 듯했죠. 다들 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가에 따라 〈바빌론〉에 대한 감상은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미친 사랑’에 비하면 내 사랑은 너무 부족한가 보다, 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이 영화를 떠나보내려 했죠.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자 충격적이거나 자극적이었던 감각들이 휘발되면서, 영화의 메시지와 몇몇 장면들이 머릿속에 계속 리와인드 되더군요. 인간은 유한하지만, 예술은 무한하다는 것. 나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위대한, 영원한, 어떤 작업의 일부가 되고 싶은 마음. 곱씹게 되는 강렬하고 마법 같은 장면들 속에 바로 섬광처럼 빛나는 마고 로비가 있었습니다.
 
1920년대 할리우드 태동기, 스타 지망생 넬리 라로이로 분한 마고 로비는 레드 시폰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어지는 열정적인 댄스 시퀀스는 그야말로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들죠. 대타로 출연하게 된 (난리법석의) 영화 촬영장에서 감독의 지시에 따라 본능적으로 눈물 연기를 펼치는 장면 또한 잊히지 않습니다. 타고난 스타의 본성이 발휘되는 동시에 넬리의 연약함과 상처가 드러나는 실로 마법 같은 순간이지요.
영화 〈바빌론〉의 마고 로비

영화 속 넬리 라로이의 결말은 (그 시대 많은 여성이 그러했듯) ‘비극적’이라고 할 만합니다. 계속해서 길을 잃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나쁜 선택을 하다가 끝내 사그라든 불꽃. 처음에 영화를 보고 “좋아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도, 넬리의 삶이 애처롭고 안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마고 로비가 아니었다면 넬리 라로이는 더욱 ‘피해자’나 ‘희생양’처럼 그려졌을지 모릅니다. 넬리 라로이를 ‘반짝임’으로 기억되게 하는 건, 지금 이 순간 생생하게 존재하는 마고 로비가 있는 덕분입니다.  
 
호주 출신의 마고 로비는 어린 시절을 농장에서 보내고 일찍부터 돈을 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다고 하죠. 배우에 대한 꿈을 품고 LA에 당도한 그는 2013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통해 주목받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상대로 대담하고 관능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누구나 “저 여자 누구야?”라고 물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요. 그 이후 팜므 파탈, 누군가의 와이프 역할이 쏟아졌지만 마고 로비는 남들이 정해 놓은 틀에 갇히길 거부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할리퀸 역할을 맡아 깜짝 놀랄 ‘광인’ 연기를 펼친 그는 〈아이, 토냐〉에서 논란 많은 ‘악녀 스케이터’ 토냐 하딩을 입체적으로 그려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요.
마고 로비의 놀라운 얼굴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아이, 토냐〉

〈아이, 토냐〉는 마고 로비가 2014년 세 명의 친구와 차린 회사 럭키챕(Luckychap)이 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합니다. 럭키챕을 통해 그는 여성 중심의 각본을 개발하고 여성 창작자들을 지원했으며 때로는 자신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마고 로비는 배우로서, 프로듀서로서 할리우드 상업 영화와 작은 규모의 영화를 오가며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어갔습니다.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에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역을 맡아 또 한 번 변신을 이뤘고,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에서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과 호흡을 맞췄으며, 할리퀸 솔로 무비 〈버즈 오브 프레이〉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프라미싱 영 우먼〉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개봉 예정인 마고 로비의 차기작 〈바비〉 또한 럭키챕이 제작하는 작품으로, 그레타 거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죠. ‘섹시한 금발 미녀’로 소비되길 거부하고 직접 게임에 뛰어들어 판도를 바꾸고 있는 마고 로비, 그가 연기한 바비가 특별할 것이란 건 이미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2018년 〈엘르〉 미국판에 실렸던 마고 로비 커버 인터뷰에 공개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합니다. 마치 영화처럼 상상되는, 마고 로비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주는 일화라고 생각해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티파니앤코의 작은 파란 상자를 선물 받는 걸 봐왔어요. 항상 궁금했죠. 언젠가 나도 저 파란 상자를 받게 될까? 뉴욕에 건너와 내 길을 찾기 위해 분투하여 첫 월급을 받게 됐을 때, 곧장 5번가에 있는 티파니 매장에 가서 비행기 모양의 작은 팔찌 장식을 샀어요. 아마 그곳에서 파는 것 중 가장 싼 제품이었을 거예요. 최고의 기분이었죠. 나도 드디어 파란 상자를 가졌다! 그것도 내 힘으로!"
-〈엘르〉 미국 2018년 2월호 중에서
 
자신에게, 자신의 힘으로 꿈꾸던 블루 박스를 선물한 여자. 〈바빌론〉 속 넬리 라로이는 잠시 반짝이다 사라졌지만, 마고 로비는 ‘영원’을 살겠지요. 자신의 힘으로, 시네마 속에서.



Writer 김아름
전 <엘르> 피처&라이프스타일 디렉터 김아름.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좋은 이야기의 힘을 믿으며 책과 영화, 각종 컬처 콘텐츠를 탐닉합니다.
 - <엘르> 2023년, 2월 웹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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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는 유기(예정) 거북이 한 마리, 다음날 안락사 예정이었던 거북이 한 마리를 가족으로 들여 함께 살고 있어요. 엘르 보이스를 오래 만나고 싶은 만큼, 반려 거북이들과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인데요. 강아지, 고양이의 이야기도 좋았고, 소동물과 마트에서 쉽게 소비되는 동물들도 많이들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생명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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