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92 I 2023.1.5

벗, 안녕? 정리몬👾이야. 


벗은 올해 이사 계획이 있어? 나는 올 하반기에 있는데, 좀 걱정이야. 요즘 전셋값이 많이 떨어져서 말이지. 아마도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에게 받은 전세금을 결국 내게 줄 텐데. 내가 맡겼던 보증금만큼 받을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시점에 잘 돌려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말이야. 전세 사는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고민이지.


때마침 무시무시한 소식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어. 바로 전세 사기야. 1139채 집을 가진 ‘빌라왕’이 갑자기 죽어서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렵게 됐다는 뉴스부터, 피해액이 800억원에 달하는 ‘화곡동 세모녀’, 3400채 ‘빌라의 신’ 등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 뉴스가 정말 많이 나오더라고.😱


그동안 그래도 마음 좋은 집주인을 만났구나 하는 안도와, 내가 저 사건들의 피해자가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교차하는 중이야.  


하… 정말 이 한 몸 누일 집 구하는데도 사기 당하지 않을까 눈을 부릅떠야 하는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너무 피곤하지?😩 그래서 이번 휘클리에선 이런 전세 사기 사건이 어떤 형태로 진행됐고, 피해자들은 어떻게 피해를 당했는지,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을 알아보려고 해. 새해 첫 휘클리가 벗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해!👍

📂 h_weekly, quickly 

  1. 한 번 물어봤다: 전세 사기🏠 수법과 예방법+이벤트 알림
  2. 안 읽으면 손해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질까? 外
  3. 톡톡 휘클러: 휘클리 100호 아이디어 모집!+이게 다 그 인간때문
📂전세 사기, 나도 당할 수 있었다
✔️세입자 고통 몰아넣은 ‘왕’과 ‘신’
  • ‘빌라왕’ ‘빌라의 신’ ‘화곡동 세모녀’…많은 세입자를 고통으로 몰아넣은 전세 사기범들에게 붙은 화려한 수식어야. 이들은 자신들이 소유한 수백 수천채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빌려주고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어. 특히 수도권에 빌라·오피스텔을 1139채 보유하던 ‘빌라왕’ 김아무개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세입자들이 패닉에 빠졌지.
  • 피해자 중에선 서울 강서구나 인천 등 수도권에서 1억~3억원가량의 전세를 산 20~30대들이 많았어.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 신혼부부 등이 어렵게 모은 돈을 대상으로 사기를 벌였다는 점에서 공분을 샀지.
  • 화려한 수식어가 붙었지만, 이 사건들이 범죄자 개인의 단독 범행은 아니야. 건축주, 컨설팅 업체, 부동산 중개인, 명의 중개업체, ‘바지 집주인’ 등 수많은 사람이 합법과 불법, 사업과 사기를 넘나들며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갉아먹었어.

✔️①전세 사기의 키워드 ‘동시진행’
  • 최근 전세 사기가 어떻게 벌어졌는지 이해하려면, ‘동시진행 수법’이 뭔지 알아야 해. 이 수법은 전세 계약과 매매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는 거야. 즉,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분양대금(매맷값)을 치르는 걸 말하는 거지. 왜 이렇게 하는 걸까?
  • 새 빌라나 오피스텔을 지은 건축주가 있다고 가정할게. 아파트와 비교하면 규모가 작고 홍보가 어려운 빌라는 팔기가 쉽지 않아. 미분양 빌라 때문에 고민중인 건축주에게 ‘부동산 컨설팅 업자’ 또는 ‘분양업자’란 사람들이 나타나서 이런 제안을 하지. “당신이 원하는 가격이 3억이면 3억5천만원에 팔아줄 테니, 차액 5천만원은 수수료(리베이트)로 달라”고.
  • 이제 컨설팅업자는 이 빌라를 ‘매매’가 아닌 ‘전세’로 내놔. 그것도 매매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이게 가능한 건 신축 빌라나 소형 아파트는 이전에 거래된 시세가 없기 때문이야. 매매가격이 명확하지 않으니 전세도 부르는 게 값인 거지.
  • 게다가 지난 2020~2021년은 부동산이 급등해서, 전셋값을 높여 불러도 그러려니 했던 거야. 대신 컨설팅업자는 수수료(리베이트)의 일부(몇백만원)를 떼서 세입자에게 ‘이사 지원금으로 주겠다’거나, ‘전세 대출 이자를 대신 내주겠다’며 유혹했어.

✔️②만들어낸 ‘깡통 전세’에 빠지다
  • ‘깡통 전세’란 말 들어봤지? 깡통 전세는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높거나 비슷한 걸 말해. 이 자체론 전세 사기와 상관없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더 떨어지면서 만들어지는 불가피한 현상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전세 사기범들은 일부러 ‘깡통 전세’를 만들어낸다는 게 문제야.
  • 세입자들도 바보가 아니잖아. ‘아무리 신축 빌라지만 보증금이 너무 높은 거 아냐?’라고 의심했겠지. 그랬는데 어떻게 이런 수법이 통한 걸까. 그건 바로 세입자들이 믿는 구석을 이용했기 때문이야. 바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허그)의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 정부 산하기관인 공사의 보증보험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셋값을 떼일 상황에 처했을 때 전셋값 전액을 대신 돌려줘. 신축 빌라처럼 과거 매매시세가 없는 빌라도 전셋값이 정부가 산정해 발표하는 공시가격의 150% 이내면 모두 보증을 해주거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운영되는 안전장치인데, 전세 사기범들은 ‘보증보험을 들면 안전하다’며 깡통 전세에 세입자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악용한 거지.(그런데 결국 안전하지 않았어. 그 이유는 ⑤보증보험도 무력…집주인이 죽었다에서 설명할게.)
  • 실제로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사고가 일어난 액수는 2021년 5790억원에서 지난해 1~11월 9854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어. 허그는 정부에 1조7천억원 가량의 자본을 확충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야.

✔️③‘무갭 투자’의 유혹, ‘이름’을 넘겨줬다
  • 마지막으로 컨설팅 업자가 ‘바지 집주인’에게 이 집의 명의를 넘기면 전세 사기는 완성돼. 이 ‘바지 집주인’엔 여러 부류가 있어. 한 부류는 ‘무자본 갭투자’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은 사람들이야. 원래 ‘갭투자’란 투자자가 집을 살 때 매매가 전체를 내는 게 아니고, 전세 보증금과 매매가의 차액(갭)만 부담하면 된다고 해서 붙은 용어잖아. 
  • 그런데 이건 더 나아가서 전세 보증금으로 매매가를 전부 해결하면 되기 때문에 투자금이 없어(무갭). 게다가 컨설팅 업자가 ‘취득세도 내주고 건당 300~500만원의 지원금도 주겠다’고 하니 혹한 거지. 이렇게 ‘바지 집주인’이 된 사람 중엔 노숙자나 20대 사회초년생, 지적장애인 등이 적지 않아.
  • 물론 ‘빌라왕’이나 ‘빌라의 신’ 사건 속 집주인들은 다른 부류야. 이들은 수십에서 수천채의 명의를 넘겨받고, 항의하는 피해자들에겐 ‘돈을 더 주고 집을 사라’고 압박하기까지 했지.
  • 이렇게 전세 보증금은 건축업자, 컨설팅업자, 바지 집주인, 바지 집주인을 연결해준 명의 대여업체, 전세 세입자를 구해 준 중개업소, 전셋값을 올리기 위해 감정가를 뻥튀기해준 감정평가사 주머니로 나눠 들어가는 거야.
✔️④계약 만기 돼야 피해 사실 알아
  • 세입자가 이런 사기 행각을 알게 되는 건 전세 만기 시점이 다가오면서부터야. 바지 집주인들은 수십 채에서 많게는 수천 채의 집을 가지고 있어서 막대한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내야 해.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집에 압류가 들어온 상태거든.
  • 압류된 집에 새로 세입자로 들어올 사람이 없으니, 기존 세입자가 계약 만기 이후에 나가려고 해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거야. 압류 상태가 아니더라도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세 보증금 시세가 급락해버려,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⑤보증보험도 무력…집주인이 죽었다
  • 피해 세입자 중에서 앞에서 말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에 가입한 이들은 그나마 나아. 허그에서 보증금을 대신 갚아주고(대위변제), 나중에 집주인으로부터 받거나 경매로 집을 처분한 돈으로 벌충하니까.
  • 그런데 1139채의 집을 보유했다가 지난해 10월 지병으로 사망한 ‘빌라왕’의 세입자들은 보증보험에 가입했는데도, 당장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세입자들이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공사로부터 대신 보증금을 돌려받는 절차가 시작되는데, 통보할 집주인이 죽었으니 시작부터 차질을 빚는 거지.
  • 그렇다면 ‘빌라왕’의 4촌 이내 친족 중에서 상속을 받을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해. 가족들이 상속 의사가 없다면, 가정법원이 상속재산관리인을 지정해서, 이 관리인이 집들을 경매에 붙여서 현금화하게 돼. 주택도시보증공사는 가입자의 떼인 보증금을 받아낼 대상(구상권 청구 대상)이 정해져야 비로소 보증금을 대신 갚아줄 수 있거든. 그래서 상속재산관리인이 선임되길 기다리는데, 이 기간이 보통 6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돼. 세입자에게 너무 길고 힘든 시간이 되는 거지.

✔️⑥피 같은 전세금,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 정말 문제는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이야. ‘빌라왕’ 김씨의 주택 세입자 1139명 중에서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525명(46%)에 달해. 이들은 상속재산관리인이 정해지면 소송을 걸어서 경매로 보증금을 되찾아야 해. 하지만 이미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 보증금을 줘버린 상황인데, 경매에선 시세의 70~80% 수준으로 낙찰되기 때문에 손해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야.
  • 그나마 피해자들은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됐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기까지 이사를 가지 않고 계속 살 순 있어. 만약 이사를 가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야 해. 임차권등기명령은 세입자가 이사를 하더라도 낙찰자에게 전세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게 해주는 제도야.

✔️피해자 나와야 나오는 대책
  • 전세 사기 피해자가 쏟아져 나오니 정부와 국회가 뒤늦게 제도를 보완했어. 원래는 경매로 들어온 돈을 국가(세금), 은행(저당권), 세입자(보증금) 중에서 권리를 설정한 날짜가 빠른 순서대로 가져갔거든. 특히 해당 주택에 부과된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는 이런 날짜와도 상관없이 우선 순위로 변제했어. 이제 올해 4월1일부터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이런 세금들보다 임차보증금을 먼저 갚아주겠다는 거야.
  • 다만,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를 제외한 다른 국세는 권리를 설정한 날짜가 빠르면 임차보증금보다 먼저 갚아줘야 하는 건 동일해. 그렇기 때문에 올해 4월1일부터는 임대차 계약을 마친 임대인이 임차 개시일까지 임차인 동의 없이 임차인의 미납 국세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내용도 같은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포함됐어.
  • 국토교통부에선 보증보험 미가입자들에게는 가구당 최대 1억6000만원을 연 1% 저금리로 대출해주기로 했어. 이달 중으로 전세 계약 시 임차인에게 적정 전세가와 악성임대인 명단, 임대보증 가입 여부 등 정보를 제공하는 ‘자가진단 안심전세 앱’도 내놓기로 했고.

👉그럼 이런 대책으로 충분한 걸까? 앞으로 전세 계약을 하려는 사람은 뭘 조심해야 할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는 걸까? 더 알아보자.
전세 사기 피해 세입자들이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한 번 물어봤다

국토교통부를 담당하면서 부동산을 오래 취재해온 최종훈 요원에게 물어봤어.

휘클리: 이전에도 이렇게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었어?
종훈 요원: 전세 사기야 전세 제도가 생긴 뒤로 꾸준히 존재했지. 그런데 이렇게 한 사람이 수백~수천채씩 보유하면서 피해를 준 대형 전세 사기 사건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 전세 사기 사건이 대형화한 배경엔 임대사업자 제도가 있어. 문재인 정부 들어서 2018년부터 등록한 임대사업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게 생긴 뒤론 한 사람이 수십 채씩 집을 사서 임대 사업을 하는 건 흔한 상황이 벌어진 거지.

휘클리: 그럼 문재인 정부가 일정 부분 이 사건의 책임이 있는 거야?
종훈 요원: 원인은 아니고, 배경 정도. 임대사업자가 아니라 개인이라도 맘먹고 하면 전세 사기를 벌이지 못하는 건 아니거든. 사기를 치려고 한 게 아닌데도 임대차 계약을 여럿 했다가 ‘깡통 전세’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거고. 아쉬운 건 문재인 정부에서 뒤늦게 2021년 8월부터 등록임대사업자는 임차주택에 의무적으로 허그 보증보험을 들도록 한 거야. 좀 더 일찍 시행했으면 더 많은 사람을 보호할 수 있었을 텐데 이 조처가 늦은 거지.

휘클리: 빌라왕은 어떤 사람이야?
종훈 요원: 서울 강남구와 강서구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중개보조원을 했었다고 해. 분양업자한테 명의를 넘겨주고 리베이트 받은 것으로 돈을 모아서 최고급 수입차인 벤츠 마이바흐를 렌트해 다닐 정도였다고. 본인이 직접 빌라를 사서 임대한 경우도 있고. 이렇게 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단 걸 알았을 가능성이 크지. 지병인 당뇨가 심해져 죽었다는데, 석연치 않은 점이 있긴 해. 수사가 끝나고 재판에 넘겨지면 밝혀지겠지.

휘클리: 바지 집주인들이 다 이런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종훈 요원: 규모가 큰 사건이 여럿이니 바지 집주인들도 다양했어. 어디에 쓰는지도 모르고 인감증명을 떼서 넘겨줘서, 수십 채가 자기 명의로 되어 있는지 몰랐다는 노숙자도 있었고. 

휘클리: 정부에서 내놓은 전세 사기 대책, 어떻게 봤어?
종훈 요원: 종합대책은 나오지 않았고, 지난해 9월과 11월, 지난 3일 국토교통부 올해 업무계획에서 나뉘어 나왔어. 새로 추가된 것 중에 눈에 띄는 게 있어. 집주인이 세입자 몰래 선순위로 담보대출을 받지 못하게, 시중은행에 확정일자를 확인할 권한을 부여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한 거야. 왜 이렇게 하냐면 세입자가 잔금 치르고 이사해서 전입신고를 하면 대항력이 다음날부터 생기거든.(*휘클리 주_전세계약을 하고나면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어. 이후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까지 하면 그 다음날부터, 해당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보다 전세금 반환이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뜻) 그런데 세입자가 이사해온 바로 그날, 집주인이 은행에 가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은행의 근저당 설정은 당일부터 효력이 발생해. 확정일자보다 우선 순위가 되는 거지.

휘클리: 은행이 대출 전에 확정일자를 확인하면 달라져?
종훈 요원: 확정일자 부여 여부를 확인하면, 은행으로서도 대항력이 발생하지 않은 임차인 보증금을 감안해 대출 여부와 규모를 판단하겠지. 법으로 강제하는 건 아니고, 시중 은행들과 협의할 계획이래.

휘클리: 아쉬운 건 없어?
종훈 요원: 올해 4월1일부터는 전세 계약을 하고 나면 세입지가 임차 개시일까지 집주인 동의 없이도 미납 국세를 열람할 수 있게 됐어. 문제는 시점이야. 사실 계약하기 전에 열람해야, 계약할지 말지 결정하는 데 참고할 수 있거든. 나중에 문제가 돼서 경매로 넘어갔을 때 종합부동산세와 상속·증여세 이외의 미납 국세는 보증금보다 우선해서 반환해줘야 하니까. 이건 앞으로 계약 체결 전에 열람할 수 있게 바꿀 필요가 있어. 물론, 계약 전이라도 ‘체납 세금이 없다는 납세증명서를 발급받아 보여달라’고 요구할 순 있어. 이 납세증명서는 인터넷으로 쉽게 발급받을 수 있거든.
전세피해 지원센터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휘클리: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공시가격의 150%까지 전세 보증금 보증을 서줘서, 사기꾼들이 높은 전세 보증금으로도 세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장치로 악용한 거 아니냐, 보증 범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던데.
종훈 요원: 공사에서 심사를 통해서 매매시세를 넘은 전세금에 대해선 보증을 거절한 사례도 꽤 있어. 중요한 건 공사가 보증을 해줬기 때문에 피해를 줄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거야. 전세 사기는 다른 방식으로 막아야 할 일이지. 새해부터는 공시가격의 140%로 낮추는 조처도 했고.

휘클리: 전세 사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종훈 요원: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같은 전세라면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에 무조건 가입해야지. 계산해보니까, 보증금 2억원·계약 기간 2년인 빌라 전세의 경우 보증료가 61만6천원 나오더라고. 이 정도면 떼일 위험을 생각하면 비싸다고 하기 어렵지. 취약계층이나 청년은 할인도 되고.

휘클리: 국토부에서 전세 표준계약서에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임대인이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특약을 명시하겠다는데, 도움이 될까?
종훈 요원: 등록임대사업자면 표준계약서 사용이 의무이긴 한데, 개인 임대인이면 의무는 아냐. 그래도 집 계약할 때 이 특약을 넣도록 요구해볼 필요가 있어. 무리한 요구가 아닌데도 집주인이 안 해주려고 한다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의심해볼 수 있거든.

휘클리: ‘매매가 대비 전세가(전세가율)가 70% 이하 수준인 주택을 고르는 게 안전하다’고 하잖아. 이번 전세 사기 사건에선 매매와 전세 사례가 없는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벌어졌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종훈 요원: 과거 실거래가가 없다고 포기하면 안 돼. 주변 지역 전세 계약 사례는 반드시 있거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들어가면 지역·건물형태별로 전세 계약이 올라와. 이걸 찾아보는 노력 정돈해야지. 내 돈이든 빌린 돈이든 수억원을 생판 모르는 남한테 맡기는 일인데.

휘클리: 공인중개사가 제 역할을 해야하는 거 아냐? 거래 성사 수수료로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씩 가져가는데, 정작 사고가 일어나면 뒷짐만 지고 있잖아.
종훈 요원: 공인중개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수수료보다 부족하다는 불만은 많지. 이번 전세 사기 사건은 다 무등록 중개인만 걸렸고, 정식 공인중개사는 없다고 해. 어쨌든 공인중개사가 세입자한테 보증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중개사무소에서 가입신청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 올해 4월1일부턴 계약한 후에 중개사가 ‘집주인의 미납 세금을 열람할 수 있다’고 알려주기도 해야 하고.

휘클리: 대규모 사기 사건이 일어나고, 주택 가격 상승의 ‘연료’가 되는 등 부작용이 커서 전세를 단계적으로 없애가자는 주장도 있던데.
종훈 요원: 우리나라에서 특히 전세 제도가 기본처럼 돼 있지. 주거 비용을 다 따져봤을 때 최근까진 월세보다 전세가 부담이 적었거든. 전세를 없애자는 것도 따져보면 전세 자금 대출의 문제를 말하는 경우가 많아. 저금리로 쉽게 전세 자금 대출을 해주니 유동성이 너무 풀려서 전세가와 매매가를 상승시켰거든. 이건 대출 규제로 잡아야 할 문제라고 봐. 요즘엔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니 월세로 전환을 많이 하잖아.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금리와 집값 변동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점차 줄어갈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어.

휘클리: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주택 임대를 민간에서 하면서 사기 사건도 터지는 거잖아. 정부나 지자체가 집주인이 돼서 싸고 안전하게 빌려주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게 필요한 건 아닐까?
종훈 요원: 그게 맞는 방향이지. 공공임대주택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론 약 200만호가 있고, 전체 주택 중에 차지하는 비율(재고율)이 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이야. 중앙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보단 서울주택공사(SH)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 같은 지자체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필욘 있어. 중앙정부는 정권에 따라 흔들리니까, 지역을 더 잘 아는 지자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임대주택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거든. 그와 함께 자가율 증가, 즉 자기 집을 소유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주거 안정성 면에서 좋아. 그런 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가지게 해주고 장기간 갚아나가도록 하는 공공분양을 더 확대하는 게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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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알림
이번주에 휘클러들과 나눌 선물은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DIPTYQUE(딥티크)에서 만든 캔들(190g)이야. 새해에 우리의 작고 소중한 집이나 방을 색다르게 바꿔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보니 향초가 떠오르더라고. 당첨이 된 이후에 나르길레, 상탈, 누와제티에 등 다양한 향 중에서 골라주면 돼. 1명에게 나눔할게!

✔관심있는 휘클러는 레터 하단 💎휘클리에 내 의견 남기기 버튼 꾹 누르고 신청해줘! 마감은 다음주 화요일(10일) 낮 12시까지야! ✔️휴대전화 연락처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 꼭 남겨줘.
✔3만원 이상을 나누는 거라 당첨자의 원천징수 등록을 위해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가 필요해. 당첨자가 결정되면 요청할게. 유념해주길!(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건 아님. 등록 뒤 폐기)
클립아트코리아
💎나이들면 잠이 없어질까? 수면 시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서서히 줄어들 것 같잖아. 근데 무려 전 세계 73만명의 수면을 분석한 결과는 이런 예상과 많이 달라.
💎손웅정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라” 손흥민 선수 아버지이자 매니저가 아닌 인간 손웅정을 만났어. 그는 “슈드(Should)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원트(Want)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해.
💎행복지수 6.53점 2022년 한국인의 전반적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6.53점. 3년 연속 하락한 결과인데. 그중에서도 만족감을 가장 떨어뜨리는 영역은 좀 의외야.
넷플릭스 제공
💎2023 OTT 기대작 list 2021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있었다면 2022년엔? 그만한 화제작이 안 떠오르지? 2023년, ‘어게인 2021’에 도전하는 OTT 기대작들을 꼽아봤어.
💎펭귄의 ‘자기 인식 능력’ test 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기인지 알아채는 동물은 별로 없대. ‘자기 인식 능력’이 그만큼 특별한 거지. 펭귄 대표로 ‘거울 실험’에 참여한 아델리펭귄은 몇 단계나 통과했을까?
벗은 새해에 힘차게 일하고 있어? 4호도 올해는 프로 일잘러 좀 돼보려고 했는데, 그 마음이 3일 만에 꺾이고 말았어. 이게 다 부장 때문이야.😡 

그젠가, 부장이 메신저📱에 올린 말.(부장이 보낸 메신저는 소리부터 쎄한 느낌, 나만 그래?) “우리 예정대로 휘클리를 발행한다면 3월9일치가 100호다. 아이뎌를 슬슬 모아보자.”  알지? ‘슬슬’은 진심 아니라는 거. 곧바로 정리몬이 의견을 냈어. 부장은 반응하지 않았어. 4호도 아이디어를 냈지. 역시 무반응. 한 마디 말도 안 했지만, 모든 게 맘에 안 든다고 말하는 게 틀림 없었어. 이거저거 다 싫으면 직접 초신선 아이디어를 내놓으시던가!😭

그뿐이면 말도 안 해. 어제는 정리몬이 이번주 휘클리 이벤트로, 접때 반응이 역대급이었던 이솝 바디워시를 하겠다고 했어. 그랬더니 “새롭지 않다. 이솝ㅋ” 새로운 다른 건 또 싫대고. 차라리 이벤트를 하지 말라는데, 안 하면 안 한다고 또 뭐라 하겠지? 이런 식이면 100호 이벤트 선물은 또 얼마나 까다롭게 고를까. 벌써 머리가 지끈지끈 해.

이런 푸념, 일기장에 안 쓰고 굳이 여기 쓰는 이유, 눈치챘어? 바로 휘클리 100호 아이디어와 이벤트 아이디어를 구하려는 거. 특별히 더 궁금하고 남들과도 나누고 싶은 주제, 내 돈 주고는 못 사지만 꼭 소장하고픈 선물에 대한 의견 마구 보내줘. 뭐 하나 쉽게 넘어가질 않는 ‘모두까기’ 부장👽도 휘클러들 말이라면 대놓고 까진 않을거야. 그마저도 깠는지는, 100호 때 알려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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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는 팀 휘클리 서보미(4호) I 김지훈(정리몬) 기자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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