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디스커버리는 잠시 쉬어갑니다.
요기요 디스커버리 구독자 Q&A 

Q. 매번 기획 아이템을 어디서 어떻게 찾으셨고 어떤 과정을 거쳐 선택됐는지 궁금해요!

A. 대화를 많이 거쳤습니다. 요기요가 배달 플랫폼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배달 플랫폼에서 취급하는 음식과 연관이 있는 게 중요했습니다. 현장의 변수도 중요했습니다. 농산물의 제철이나 공장의 폐쇄, 식당의 취재 가능 시간 등 생각보다 변수가 많았습니다. 모든 변수에 맞추어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Q. 취재 후 또 찾아간 집이 있나요?? (그동안 요기요 디스커버리 콘텐츠를 유익하게 읽어왔습니다! 메일함에 요기요가 있으면 오늘은 뭘까? 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열어봤는데 다양한 주제로 열심히 취재를 해주신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 인사를 드릴 기회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에디터님과 포토그래퍼님의 다른 콘텐츠도 기대하겠습니다!)

A. 서울에 있는 식당들은 거의 다 또 찾아갔습니다. 이태원의 바토스, 신촌의 비아 메렝게는 근처에 약속이 있으면 으레 갑니다. 홍대 치킨 인 더 키친도 일부러 찾아간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대림동의 삼우치킨센터도 다시 갔고, 더 많은 분이 가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쯔야도 다시 갔고 문어도 한번 시켜 먹은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취재한 모든 곳에 다시 가 볼 용의가 있고, 지인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Q. 요기레터 시절부터 나만 알고 싶은 숨은맛집 느낌이었던 디스커버리... 그동안 고마웠어요. 구독자 수는 세월이 쌓일수록 점점 늘었겠지만 혹시 집계가 되었다면 가장 많은 조회수 or 열독률을 기록한 편이 무엇이었나요?

A. 뉴스레터의 특성상 조회수를 확인할 수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뉴스레터의 인기는 보통 오픈율로 판별하고, 요기요 디스커버리의 경우에는 피드백의 개수로도 관심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삼각김밥 비교 리뷰 편의 반응이 많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Q. 휴식 기간이라면 다시 돌아오는 건가요? 메일 매거진계의 유퀴즈처럼 주제와 사람을 엮어 풀어내는 것도 스크롤을 멈추게 하는 집중력 높은 사진들도 모두 재미있게 읽고 있었는데 너무 아쉬워요. 두 분이 취재하시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것들도 궁금합니다.

A. 모든 상황마다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하동의 밤 따는 농가를 취재 갔을 때는 개인적으로 이사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사가 생각보다 늦어져 심야에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새벽에 도착해 바로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자동차 라이트가 하나 빠져 있었습니다. 그게 기억에 남네요. 전반적으로 즐거운 추억이 많았습니다.


Q. 디스커버리 무척 재밌는데 유튜브 영상으로 만드실 생각은 없는지요? 찬용기자님 나레이션으로 읽어주기만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A. 원고, 원고+사진, 영상, 오디오 콘텐츠,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비슷합니다만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방법론이 상당히 다릅니다(물론 겹치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작업을 진행하며 여러 종류의 멀티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 본 결과, 지금 규모의 콘텐츠로는 원고+사진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언젠가 유튜브를 할 만한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네요.


Q. 가장 예상과 달랐던 장소는 어디였는지 궁금합니다. (요기레터가 마지막이라니 ㅠㅜㅠㅜㅠㅜ 너무 아쉽습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오실 날을 기다릴게요. )

A. 올해 1월에 갔던 '모던 감귤'편 서귀포 푸른농장입니다. 감성의 땅 제주에서 농업 기술에 입각해 맛있는 감귤을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꼭 하나만 꼽기 어렵기도 합니다. 모든 곳이 예상 이상으로 좋았고, 예상 이상으로 체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Q. 그간의 뉴스레터를 책으로 발간하실 계획이 있나요? (있기를 바랍니다 :-))

A.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인스타그램 @parcchanyong 에서 찾아 주세요.


Q. 휴식이라 하셨으니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매번 재미있는 이야기 들려주셔서 좋았습니다.

A. 영원한 헤어짐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어디선가 계속 제 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나는 요기요 디스커버리 같은 걸 만들고 싶어서 에디터 일을 시작했다. 현장에 다녀온 자가 산에서 허브를 따듯 모아 온 정보. 그 정보와 각종 지식을 모아서 만들어진 이야기. 글과 사진이 서로에게 봉사하는 구조의 페이지. 독자들께서 보셨을 때 보기에도 좋고 읽기에도 재미있으며 훗날 나중에 뭔가를 고를 때 생각이 날 만한 콘텐츠. '그런 꿈의 페이지가 어딘가에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에디터 직군이라는 모호한 곳에 몸담아 왔다. 내 실무와 내 이상의 거리가 멀어 보여도 언젠가는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린 적이 없었다. 요기요 덕에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일들이 생겨도 놀라지 않았다. 처음 해 보는 일이었으니까. 현장과 섭외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생물이라 늘 변수가 있다. 섭외는 처음부터 쉽지 않았고 원래 처음 섭외가 가장 힘들다. 선례가 없으니까. 그 면에서 요기요 디스커버리의 첫 회였던 도미노피자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막상 가봤더니 공장이 문을 닫았을 때도 있었고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진 적도 있었다. 모두가 일의 일부였고 즐거운 추억이었다.

 

막다른 길은 없었다. 막다른 길처럼 보이는 길은 있었지만. 요기요 디스커버리는 코로나 시절에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식품 공장 탐방이었는데 그때는 멀쩡한 공장도 작동을 폐쇄하던 시기였다. 그때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다. 실내 공장이 안 되면 자연 속 농촌과 어촌을 찾았다. 농촌과 어촌에 갈 수 없을 때는 식당의 부엌을 찾았다. 부엌이 안 되면 음식을 모아두고 비교했다. 그때마다 새로운 기회가 열렸고, 그 덕에 새로운 걸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원래 의도대로 다 되었다면 문어잡이 배를 타거나 이 시리즈의 인기 콘텐츠였던 비교 20종 같은 걸 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내가 잘한 건 아무것도 없다. 모두의 도움 덕에 2년 동안 한 달에 2회씩 있는 마감을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진행해 나갈 수 있었다. 나는 원고를 만든다는 포지션 상 우리의 추억을 내 이름으로 남겨둘 뿐이다.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훌륭한 사진가들이 굉장히 중요했다. 소중한 시간을 내서 자신들의 시선을 보여준 뛰어난 사진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요기요 디스커버리와 함께해 주신 사진가는 합류해 주신 순서대로 송시영, 표기식, 최용준, 신동훈이다. 송시영은 국내외 유명인들을 촬영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 아마 본인의 가장 열악한 환경이었을 각종 식품공장에 찾아와 주었다. 표기식은 자연을 담을 때면 다른 사람이 떠오를 수 없을 정도로 촉촉한 감성을 보여주었다. 최용준은 식품공장 건물 내외부 특유의 산업적 아름다움을 담아주었다. 신동훈은 자신만의 활동력과 호기심으로 취재진에 가까운 활약을 해 주었다. 이분들의 사진 덕에 요기요 디스커버리가 차별화될 수 있었다.

 

현장 분들께도 꼭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공장도 농장도 식당도,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과 시간을 빼서 자신의 업무 공간을 소개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우리는 휴전선 1km 남단의 남한 최북단 철원부터 부산 앞바다 장림동의 명란 공장까지 다녔다. 한국어를 못하는 태국의 쉐프가 웍을 흔들던 녹사평 타이 음식점부터 2대째 운영되던 대림동 치킨집까지 다녔다. 한국에서 가장 첨단화된 식품공장부터 작은 공장까지 다녔다. 모든 분들의 지혜와 경험 덕에 원고가 나올 수 있었다. 현장과 취재진 사이에서 일정을 잡고 기회를 만들어 주신 각 식품기업 홍보 마케팅 담당자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요기요 덕에 이 프로젝트가 가능했다. 밖에서 보기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이 프로젝트는 흔한 기업 프로젝트처럼 돌아간 적이 한 번도 없다. 나와 사진가들은 각자의 영역을 사려 깊게 인정 받았고, 불합리한 주문은 전혀 없이 내내 즐겁게 작업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부터 업체 선정과 섭외까지 내내 도맡아준 요기요 김소라 담당자 덕이다. 이 자리 빌어 깊은 감사를 전한다. 담당자가 없었으면 이 프로젝트도 없었다.

 

나는 이 일을 진행하며 식품업계가 얼마나 거대하고 복잡하며 아름다운 곳인지 알게 되었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 전문성과 각자의 책임감으로 일하고 계심을 깨달았다. 이 분들의 노고와 디테일을 재미있고 쉽게 전하려 노력했으나 부족했다면 모두 담당 에디터인 나의 책임이다. 이 뉴스레터는 유독 업계 분들의 구독이 높았던 걸로 알고 있다. 일하시는 분들께도 도움과 재미와 참고가 되었길 바란다.

 

나는 몇 년 전 모 언론사 기자 경력 공채의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그때 마지막 코멘트에서 나는 그 회사 사장님을 바라보며 말씀드렸다. 귀 매체에서 일하지 못하더라도 나는 어딘가에서 내 저널리즘을 계속 하고 있을 거라고. 요기요 디스커버리와의 영광스러운 2년을 마치는 지금 그때가 생각난다. 뉴스레터든, 잡지든, 아니면 어디에서든 나는 어딘가에서 나의 정보를 계속 만들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쓸모 있고 예쁜 걸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모두 그럴 것이다. 함께 했던 사진가들도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아름다운 사진들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요기요 담당자와 이 시리즈에 등장한 모든 식품공장과 농장과 부엌에서도, 각자의 일과와 책임에 따라 그날의 음식이 나오고 있을 것이다. 나는 세상을 움직이는 게 대단한 혁신이나 그럴싸한 문구가 아님을 이제 깨달았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 자리에서 지키는 매일의 원칙과 책임 덕에 우리가 음식을 먹고 하루가 무사히 지나간다. 그 사실을 눈으로 봤다는 점에서 내가 가장 많이 배웠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을 대표해, 그동안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맛있는 점심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길.

에디터 박찬용 @parcchanyong


요기요 디스커버리 소식📑
많은 사랑과 성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다양한 장소의 푸드탐험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구독자님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입니다.
푸드탐험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총 1천건이 넘는 피드백과 답장을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요기레터/디스커버리를 만드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다시 돌아올 그날까지,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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