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COMPANY w/HRer 

Issue 3. 연봉전쟁 이대로 괜찮은가요? 
by raimon, CHOI

안녕하세요? 저는 Raimon입니다. 아직 Jr.HRer👶여서 조금은 부끄럽지만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서 매우 기쁩니다! 저는 이번에 요새 가장 핫🔥한 연봉전쟁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뭐니뭐니해도 Money?

최근 유명 게임사는 물론, 중소 게임사마저도 앞다투어 연봉을 인상할 것이라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HRer로서 연봉 인상 자체는 조금 부럽기도 했지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Money밖에 없는 것일까?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하여, 게임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연봉 인상 릴레이의 현황과 배경, 그리고 이 현상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gph.is/2Lbdo1h
(여기 어디야 지금 달려가고 있어요)
그래서 얼마를 올려주셨다구요!?

게임사 연봉 인상 릴레이는 올해 초 넥슨이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넥슨은 개발 직군의 초봉을 5,000만원으로, 비개발 직군의 초봉을 4,500만원으로 인상했고, 기존 직원들의 연봉을 모두 800만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넥슨의 발표 이후 넷마블, 컴투스 등의 게임사가 앞다투어 연봉 인상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3월 11일에 엔씨소프트가 인상 계획을 발표했죠. 당시 개발 직군의 시작 연봉을 5,500만원으로, 비개발 직군의 시작 연봉을 4,7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기존 개발 직군 연봉을 1,300만원, 비개발 직군 연봉은 1,000만원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발표로 흔히 이야기하는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이 모두 연봉 인상을 확정했습니다.

이러한 연봉 인상 소식은 게임사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우아한형제(배달의민족)도 개발자의 초봉을 6,000만원으로 인상했고, 직방도 개발자의 초봉을 6,000만원으로, 기존 개발 직군의 연봉을 2,000만원, 비개발 직군의 연봉을 1,000만원 인상했습니다. 정말 회사들의 Money 플렉스가 장난 아니네요💸. 

🤔도대체 이유가 뭐예요?

그렇다면 도대체 왜, 앞서 말한 회사들은 모두 연봉을 올리고, 또 올리려고 하는 것일까요?

과거에는 막연하게 느껴졌던 빅데이터, AI, 딥러닝 등의 기술이 최근에는 다양한 서비스의 형태로 우리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비대면 서비스, 모바일 플랫폼이 강화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관련 업계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런 상승세를 꾸준히 뒷받침할 수 있는 개발자들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IT업계의 회사들이 현재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앞으로 성장동력을 발견하기 위해선 유능한 개발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죠. 노동시장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 결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기존 직원들의 연봉을 올리고, 새로운 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시작 연봉을 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재를 서로 데려가기 위해 "돈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라고 할 수 있죠. 

일각에서는 "드디어 기업이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하는 것이다!"같은 의견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제 주위에도 이렇게 말씀하셨던 분들이 꽤 있어요). 최근에는 상황이 많이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람들은 게임사들을 판교의 등대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다양한 테크 기업들이 분포한 판교에서, 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던 게임사 사옥들을 이렇게 불렀었죠😇. 그렇기에 이번 연봉인상에 대해 드디어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gph.is/1oQ07i9
🤔 괜찮은 건가요?

디지털, 비대면 강화라는 산업의 흐름 속에서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경제적 구조를 비판할 수는 없지만, 연봉 인상 릴레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중소 게임사들의 입장에선 꽤 골치가 아플 것 같습니다. 3N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군에서 개발자들을 높은 임금을 통해 모셔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중소 게임사들도 자신들의 인재에 유출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죠😭. 당장 자신들의 회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개발자마저도 빼앗길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게임사의 연봉 인상은 개발자들에게 성과 압박을 주고 회사가 개발 리스크에 대해 보수적 자세를 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출이 큰 만큼 위험을 감수에 대한 부담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 보니 이미 수익성이 보장된 게임, 대중적으로 인기가 확보된 형태의 게임을 위주로 획일화된 게임 개발이 진행될 가능성도 무시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담을 보상할 만큼 연봉 인상이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임금과 조직몰입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임금관리는 조직 몰입 중 연속적 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정서적 몰입에 대한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속적 몰입은 자신이 속한 조직에 지속적으로 남아 있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기에, 어떻게 본다면 현재 보이는 연봉 인상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다만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고, 조직과 개인의 발전 방향을 합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서적 몰입에는 큰 효과가 없기에 과연 이런 릴레이의 효과가 장기적인 시점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단언할 수 없습니다(영원히 매년 연봉을 인상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지요).

(조직 몰입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저는 어렸을 적 보던 스폰지밥이 떠오릅니다ㅎㅎㅎ.) 

이미지 출처: http://gph.is/Z1QtW8
(돈을 위해 일하는 징징이🗿와 집게리아에서 일하기를 사랑하는 스폰지밥🍍)
또한 감히 추측하건대, 이러한 연봉 인상 릴레이가 다른 업계까지 이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국내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 업계와 게임 업계의 구조적인 특징에는 인건비 부분에 있어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2020년도 매출과 인건비 비중을 보면, 데브시스터즈는 무려 44.5%를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고 게임빌도 28.7%를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게임업계는 제조업과 다르게 새로운 게임을 제작하는 연구개발이 회사의 주된 지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개발자들에 대한 투자와 보상이 상대적으로 파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 코로나 19사태로 게임 업계가 호황인 것도 있지만요!). 그렇기에 연봉 인상 릴레이 소식을 보고, 자신이 속한 회사도 이에 동참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결과가 보이는 슬픈 예감😭일 수도 있습니다. 
🤔 돈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이 지점에서 저는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돈 많이 주는 거 좋지. 그런데 돈만 많이 주면 정말 인재들이 그 회사로 모일까? 회사 입장에서는 개발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 있는」개발자를 원하는 것 같은데, 연봉만 높여주면 알아서 그 회사로 모일까? 연봉인상 같은 금전적인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사실 유능한 개발자 확보를 위한 전쟁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Apple, Netflix, Google 등이 🐣둥지를 트고 있는 미국에서는 유능한 개발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자신이 일할 기업을 선정하는지에 대해 조사해 봤습니다. 그중 미국의 구인·구직 사이트 Hired에서 매년 발표하고 있는 Global Brand Health Report를 통해 매력적인 직장에 대한 미국 Tech Talents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Hired's Report 보러 가기)

위의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Tech Talents가 Job Offer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로는 1위로 보상, 2위로 개인 역량 신장 가능성, 3위로 기업 문화가 선정됐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고자 하는 기업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1위가 (부정적)평판, 2위가 기업 문화, 3위에 이르러서야 보상이 선정됐습니다.

즉, 보상 수준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보상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응답자의 64%가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에 대한 회사의 노력이 그들의 직장 선택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한 답변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54%나 되는 응답자는 CEO의 정치적 입장도 그들의 결정에 있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이건 미국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도 보이네요). 결국 변화하는 사회의 소리를 듣고 이를 빠르게 제도와 문화에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의 탄력성 또한 보상만큼 중요한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

Tech Talents가 이직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도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임금이지만, 새로운 도전과제를 위해 떠나고자 하는 것이 2위를, 회사의 불안정성이 3위, 기업 내에서 중요한 존재로 느껴지지 못한다는 답변이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임금 외에도 다양한 비금전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재정이 든든한 기업에서는 연봉 인상을 통해 인재를 확보하는 것만큼 효과적이고 속 편한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봉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기업의 안정성에 위협을 주거나, 개발자들의 흥미를 높여줄 수 있는 도전과제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시류에 맞지 않는 기업문화를 내재하고 있다면 과연 유능한 개발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이런 요소들을 모두 고려해 보았을 때,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대형 게임사가 유능한 개발자들의 관심을 선점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그 조직에 영원히 머무를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시류에 맞는 기업 문화를 주도적으로 적용하며,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과제를 부여하는 등 확보한 개발자들이 지속해서 조직에 머물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고래 싸움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인 중소게임사들은 지나친 임금 인상을 통해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위해를 가하기보다는, 비금전적 동기부여 방식을 (대형 게임사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개발자들의 선호하는 기업 문화를 조사해 이를 제도 속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겠죠. 또한 개발자들이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느낄 수 있는 신선한 도전 과제를 찾아가며 게임 업계에서 중소게임사만의 경쟁력/매력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 Jr.HRer로서의 첫 글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과연 좋은 직장, 매력적인 직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J& COMPANY의 글은 꾸준히 발행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지난 뉴스레터들을 보고 싶어요!
😊 J& COMPANY w/HRer 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화요일 오전에 찾아뵐게요.
J& COMPANY
mm@jncompany.net
서울특별시 중구 통일로10 연세세브란스빌딩 17층 02-6933-7797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