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이코닉 음악 패션>을 연재하는 짬뽕🤗이라고 합니다.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꾸물꾸물 넘어가고 있는 지금, 어떤 노래를 듣고 지내시나요?

저는 근 한 달간 래퍼 씨잼의 앨범 [킁]을 적어도 매일 한 번씩은 듣고 있습니다. 3년 전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 들었을 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와…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 앨범인지 드디어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듀서 제이 키드먼의 부담스럽지 않지만 특색 있는 비트, 완벽에 가까운 믹싱, 씨잼의 종교와 쾌락 사이 갈등에 대한 심도 있는 가사, 음절을 흘리거나 생략함으로써 생기는 기가 막힌 라이밍, 앨범을 통으로 돌려도 전혀 지치지 않는 유기성까지… 좋은 점을 열거하라면 끝도 없을 겁니다. 총 길이도 30분 정도라 운동할 때, 공부할 때, 집안일할 때 산뜻하게 들을 수도 있고요.

전 플레이리스트에 [킁]의 트랙들 바로 이후에 두 달 전 발매된 씨잼의 따끈따끈한 EP [걘]까지 붙여 듣는데, 마치 고기를 먹은 후의 냉면처럼 아주 맛있는 조합이 완성됩니다. 다만 너무 많이 들었더니 슬슬 질려가는 참이라… 얼른 열중해서 들을 새 앨범을 찾아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최근에 저처럼 정신없이 돌려들은 앨범이 있나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음 주, '2022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 2022, BBMAs)'가 열립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5월 16일 월요일 오전 9시에 시작되고, 올해는 TV조선에서 독점 생중계를 진행해요.

BBMAs는 그래미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해당됩니다. 그래미는 예술성 평가, AMAs는 투표 결과로 시상하고, BBMAs는 빌보드 차트 성적을 기반으로 시상해요. 그래서 상업적 성공과 대중성이 척도가 됩니다.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의 빌보드 차트를 바탕으로 총 62개 부문에 반영한다고 하네요.

올해는 위켄드가 1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면서 2년 연속 최다 후보에 등극했습니다. 여성 아티스트로는 도자캣이 14개 부문에 오르며 최다 후보를 기록했어요. 작년에 4관왕을 거뒀던 BTS도 올해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는데요. 컴백 준비에 매진하는지 시상식은 불참한다고 합니다.

현재 62개 부문 전체 후보자가 공개됐고, 공연할 아티스트는 한 팀씩 공개되고 있어요. 지금까지 발표된 공연 라인업으로는 에드 시런, 메간 디 스텔레온, 실크소닉,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등이 있습니다. 전체 후보자와 공연 라인업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당신의 스물두 살에게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나이, 스물두 살.
같은 제목의 다른 두 노래, 22를 소개합니다.

🎵 Taylor Swift - 22

국내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미국의 솔로 아티스트, 테일러 스위프트의 '22'입니다. 이 곡은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앨범 [Red]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컨트리와 팝을 조화롭게 풀어낸 앨범답게, 22에서도 경쾌하고 풋풋한 기타 선율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22를 통해 청춘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밤을 즐기며, 스물두 살로 돌아간 것처럼 지금을 만끽하자고 웃으며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 동명이음 감상 포인트

# 날씨: 화창한 날, 혹은 우중충한 날 밤거리

첫 번째 감상 포인트는 노래의 분위기에 따라 날씨를 대입하며 들어보는 것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22에서 흘러나오는 밝고 가벼운 기타 선율은 선선하고 완벽한 날씨에 분위기가 좋은 밤거리를 산책하는 느낌입니다. 펍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예쁜 골목을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경쾌하게 걷는 상황이 생각납니다. 반면, 릴리 알렌의 22는 구름이 많이 껴 비가 오기 직전의 흐린 날씨가 떠오릅니다. 너무 우중충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밝지도 않은, 습한 날씨의 산책을 상상하게 합니다.

# 청춘에게: 찬란함과 위로를 전하며

두 노래에서는 공통적으로 22세를 찬란한 청춘의 나이로 표현합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바라본 스물두 살, 자신의 과거를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22는 자신의 스물두 살에게 찬란함을 전합니다. 다시 스물두 살이 된 것처럼 현재를 즐기자는 가사는, 자신의 스물두 살에게 빛을 전해주는 듯합니다. 한편, 릴리 알렌은 스물두 살의 누군가에게 다소 무딘 감정을 전합니다. 예전에는 그 누구보다도 꿈이 많던 스물두 살이었으나, 현재 시점에서 노래의 주인공에게는 아무것도 남겨진 것이 없습니다. 그런 과거의 청춘에게 무던한 위로를 보내주는 듯합니다.

여러분의 스물두 살은 어땠나요? 혹은 다가올 스물두 살은 어땠으면 하나요?

여러분의 한 번뿐인 스물두 살 청춘에게도, 찬란함과 위로를 함께 전해드리며.

- 11년 차 해외 음악 마니아 짐밈💽

때는 1994년 8월 14일, 장소는 미국 욕 주의 '소거티즈'라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25주년을 맞이한 유명 페스티벌 '우드스톡'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공연을 앞둔 펑크 록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이하 RHCP)에게는 공연 순서가 부담이 되었을 법도 한데, 시대의 아이콘 밥 딜런 바로 다음 순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패기와 창의성으로 똘똘 뭉친 RHCP에겐 상관없었습니다. 밥 딜런이 'It Ait Me Babe'로 공연을 마무리한 뒤 관객들이 여운에 젖어 있던 것도 잠시, RHCP는 멤버 전원이 머리에 불이 들어오는 거대한 전구를 쓰고 몸에는 은박 수트를 입은 채로 등장해 분위기를 바로 바꿔버렸습니다. 악기를 보면서 연주하고, 또 노래를 불러야 했기 때문에 전구의 베이스 부분에는 얼굴 크기의 구멍이 있었습니다. 실제 착용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는데, 세트의 첫 곡인 'Give It Away'가 끝나기도 전에 멤버들이 차례차례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수트를 벗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RHCP의 전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에 따르면 전구의 무게는 25키로그램 이상이었고, 연주하는 내내 불편함과 싸워야 했다고 합니다. 전구 수트는 프론트맨 앤서니 키디스의 아이디어로, 사전 리허설 중 냅킨에 수트를 그려 공연 스태프에게 넘겼더니 무대에 오르기 10분 전에 옷을 받아 입고 공연에 나섰다고 합니다. 수트를 받고 무게에 당황하는 멤버들이 상상됩니다. 심지어 이 우드스톡 무대가 나바로에게는 RHCP에서의 데뷔 무대였습니다.

그래도 전구의 힘을 빌려 RHCP는 성공적인 분위기 속에서 오프닝을 끝내고, 후반부에서는 단체로 지미 헨드릭스 변장을 한 채 공연했습니다. 한 무대에서 두 번의 변장을 한 RHCP는 그 이후로도 멤버 전원이 고간에 양말 한 짝만 걸치고 공연한 Sox on cox, 베이시스트 플리의 알몸 베이스 등 ‘특이 퍼포먼스 장인’으로서의 입지를 굳혀 갔습니다. 현재 문제의 전구 수트는 LA의 하드락 호텔에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바로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를 포함한 멤버들은 그러한 퍼포먼스들을 쇼 비즈니스로서의 추억으로 회상하고 있는데, 관객 입장에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 준 RHCP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Yahoo! Entertainment, Fornication: The Red Hot Chili Peppers Story

-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