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6. 23
#15 여름이 좋을 수밖에  
조금만 더우면 콧잔등을 시작으로 인중까지 땀이 송골송골 맺혀 “여름 너무 싫다!” 이야기 한다. 일찍이 뜨는 해와 느즈막이 지는 저녁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여름, 좋네!”라고 말한다. 집에서 보이는 푸르른 산을 보고 있자니 ‘그래, 누구 말처럼 살아있는 것 같네.’ 라는 생각도 든다. 여름은 어느 계절보다 양가감정이 드는 계절이다. 뜨거운 햇살에 정수리가 익어 한바탕 더위를 먹고 나면 "으-😵‍💫 여름 정말 싫다!"하다가 개운하게 샤워 후 선풍기 앞에 앉아 좋아하는 여름 과일을 잔뜩 꺼내어 먹고 있으면 이만한 신선놀음이 없기도 하니까.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여름. 잘 지내보자! ☀️ -J-

📃 오늘의 grds paper

1. We like summer!

2. 여름에 생각나는 영화

3. 걸음 코스 : 여름의 청량함, 양재천

4. grds news

We like summer!

우리는 여름이 좋은가 싫은가에 대해 우리들은 토론을 자주 하곤 합니다.

team grds는 '여름이 좋다'가 대다수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우리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는...

1st reason
제철 음식과 과일 - W

추위를 못 견디는 나에게 여름은 반가운 계절일 수밖에 없다.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명확하다는 것 또한 매력이다. 여름에 가까워지면 냉모밀이 주식(主食)이 된다. 입맛이 돌지 않는 계절, 그다지 특별하지 않지만 적당히 짭짤한 육수와 함께 후루룩후루룩 면발을 음미하며 그릇을 비우고 나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그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철 과일이다. 흔한 자취생답게 평소에 과일을 잘 챙겨 먹지 않지만 여름 과일은 부지런히 사다 먹는다. 완벽하게 익은 새콤달콤한 망고와 냉장고 속 미리 손질해둔 달고 시원한 수박이 있다면 열대야가 두렵지 않다.🍉 무더운 여름에 비로소 돋보이는, 상상만 해도 행복한 여름의 맛이다.

2nd reason
계곡과 바다 - G

여름의 나는 말 그대로 물 만난 물고기다. 수영하는 것은 물론 수영을 즐기러 가는 장소도 좋아한다. 계곡과 바다를 좋아하는데 장소만의 분위기, 즐길 수 있는 요소들, 장소에 어울리는 음식이 가지각색이라 여름에는 골고루 찾아다닌다.🏕️ 어렸을 때 계곡으로 캠핑을 자주 갔었는데 캠프사이트에서 먹는 삼겹살, 라면, 김치찌개를 정말 좋아했다. 계곡에서는 먹고 놀고 휴식의 반복이라 아무 생각없이 즐길 수 있다. 물놀이 이후 캠핑의자에 흐트러진 자세로 앉아 여유를 즐기면 왜 여름이 좋은지 다시 깨닫게 해준다. 


바닷가에서는 주로 피자 한판과 맥주를 즐긴다. 강한 햇살 아래에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맛있게 먹는다. 그러다 더워지면 바닷가에 더위를 식히러 들어간다. 바다 수영운 자유를 느끼게끔 해주는 것 같다! 🗽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강했던 해는 져있고 햇살에 익은 거뭇한 피부만 남는다. 피부가 익는 것을 좋아하지만 태닝을 제대로 한 적이 없어서 이번 여름은 바다에서 태닝을 확실하게 즐겨볼 셈이다! 

3rd reason
여름의 저녁노을 - J

여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신호들 중 가장 좋은 것은 해가 길어지는 것이다. 퇴근을 해도, 심지어 저녁을 먹고 슬슬 걷는 중에도 여전히 밝다는 걸 느낄 때 여름이 다가옴을 또 한 번 실감한다.


겨울에는 노을이 지는 모습을 마주하는 빈도가 낮지만, 여름은 다르다. 퇴근 후 귀갓길에서 핑크빛, 붉은빛의 하늘을 자주 보게 된다. 그날 하루가 쨍하고 더운 날이었을수록 하루를 마감하는 하늘의 모습도 유독 예쁘다고 느낀다. 그런 광경이 하루의 보상처럼 주어진다. 그래서 내 사진첩에 구름 사진, 노을 사진이 많이 쌓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해가 진 직후에도 아직 그렇게 깜깜하지 않으니 곧장 집으로 향하기가 아쉬워 좀 더 밖에서 어슬렁 거려본다. 낮 시간에는 도통 밖을 돌아다닐 수 없는 계절이기에 밤 시간에 하루치 야외활동 할당량(?)을 채우려고 드는 느낌이랄까. 어디든 들리고 조금이라도 걸으려고 하게 된다. 간간이 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그게 또 기분이 좋다. 에어컨 바람처럼 빠르고 확실하게 시원함을 안겨주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자연 버전의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더운 걸 힘들어하지 않는 체질이라서 여름이 그렇게 싫지 않지만, 매년 갱신되는 더위의 정도 때문에 이번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 . 사실 무섭다. 이렇게 여름이 좋은 이유들을 떠올리면서 주문을 걸어본다. 이번 여름도 화이팅 💪🏻

여름에 생각나는 영화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기 좋은 계절, 여름.

여러분은 여름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나요?

지나간 여름의 추억이 담겨 있는 영화, 푸릇한 여름 풍경이 펼쳐지는 영화를 소개합니다.

헤어질 결심, 2022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극 중 주연 해준이, 서래를 감시하는 동료 형사들에게 건네는 대사다. 1부와 2부 두 번 나오는데, 이 대사로 형사와 용의자의 관계 속에서 스릴러인지 로맨스인지 묘한 분위기를 띄운다. 작년 이맘때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은 해안 도시 부산과 이포를 배경으로 한다. 여름에 개봉해서인지, 배경이 산과 바다가 중요한 장치로 쓰여서인지 극장에서 보는 내내 시원하다. 영화 속에서 해준과 서래가 서로 아슬아슬하게 사랑을 전하는 대화에, 현실 속 내 마음도 휘말려 바닷가에 가기만 하면 해준에 이입해 “서래씨~!”를 외치며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2022년에 극장에서 본 영화 중 내가 제일 사랑하는 영화이며 깊게 몰입한 영화다. 지금도 해준의 대사를 읊조리며 박해일 성대모사를 연습한다.

The Trip To Greece, 2021

심오한 의미가 담긴 영화도 많은 영감을 가져다주지만,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유쾌하고 밝은 영화를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무더웠던 7월, 시원한 영화관에서 본 ‘트립 투 그리스(The Trip to Greece)’가 딱 그런 영화였다. 반짝이는 그리스의 해변과 아름다운 정원을 배경 삼아 화려한 파인 다이닝과 와인을 즐기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베스트 프렌드인 중년 남성 둘이 영화 내내 귀가 따가울 정도로 신나게 수다를 떠는데, 이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가 곧 영화의 스토리이다. 여름휴가를 떠나는 길에 본다면 기대감을 더욱 키워주지 않을까. 트립 투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편도 있으니 이번 주말 집에서라도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걸음 코스
: 여름의 청량함, 양재천
푸르른 나무가 무성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여름을 닮은 동네, 양재천.
물길을 따라 걸으면서 들렸던 곳들을 소개합니다.

서퍼스 포케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31길 12 1층


시원한 여름 바다를 연상시키는 간판과 인테리어 그에 맞는 포케 샐러드를 맛볼 수 있는 곳, 서퍼스 포케. 🏄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듯이 청량하고 여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 막 서핑을 마치고 허기를 달래러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건강식이면서 포만감도 챙겨주는 음식, 포케 샐러드를 먹고 싶다면 서퍼스 포케를 추천한다. 점심시간(오전 11시-오후 2시)에 주문하면 아메리카노 한 잔이 무료이니 함께 즐기길 바란다.

오크라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 97 2층


오묘한 향과 나무와 돌로 채워진 카페 오크라. 

내부는 자연 빛에 의지해 조금 어두울 수 있지만 그 나름대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창밖으로 보이는 푸르른 여름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커피와 간단한 브런치를 즐기기 좋다. 🍽️


오트 밀크 베이스로 고소한 ‘필 오크 라떼’와 ‘시오 버터 스콘’의 조합이 참 맛있고, 특히 크림이 살짝 올라간 커피 젤리는 쌉쌀하면서 향긋해 한번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이노메싸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 127 이노메싸 빌딩


Vitra, Artek, Louis poulsen, HAY, HEM 등 스칸디나비안&북유럽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제품을 공식 판매하는 이노메싸. 마치 박물관을 구경하듯이 5층부터 지하 1층까지 내려가면서 꿈에 그리던 의자와 소파, 조명들을 직접 볼 수 있다.


가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아름다운 형태미에 마음을 빼앗기게 될 것. 가구를 좋아한다면 이렇게 예쁜 걸 집에 데려가지 못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살짝 아플 수도. 

양재천, 양재꽃시장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27


양재천을 따라 매헌 시민의 숲 방향으로 걷다 보면 양재꽃시장(양재화훼단지)이 나온다. 시장에는  다양한 꽃은 물론 식물들도 많이 있다. 생화 도매시장은 새벽 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되니 싱싱하고 파릇파릇한 생화를 찾는다면 아침 일찍 가는 것을 추천! 분화 온실 매장은 가동과 나동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규모가 상당히 커서 숲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다.


다양하고 신기하게 생긴 관엽식물, 다육식물, 꽃, 화분들이 많아 눈을 즐겁게 한다.🪴

grds news

workshop t-shirt


지난주, 그라더스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매년 진행하는 티셔츠 프로젝트, WORKSHOP T-SHIRT가 출시되었다. 2023 s/s는 코타키나발루의 해변 앞, 작은 바에 앉아 칵테일을 즐기는 바캉스를 그렸다. 캄파리와 데킬라를 조합한 칵테일 시에스타(Siesta)를 핸드 드로잉 한 아트워크를 빈티지한 텍스쳐로 표현, 완성도를 높였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느낌의 티셔츠를 찾고 있다면 지금 그라더스 웹사이트를 확인해 보자!


T-shirt 01 white / T-shirt 02 white
가격 : 65,000원

중요한 것은 조급해하지 않는 것. 초조해하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영화 『안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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