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사회적 합의' 뒤에 숨나
 Season 6  vol 12. 💡2025.07.18. ~ 2025.07.24.

여성가족부 장관의 자격
인도네시아 쓰레기 산의 여성들
성폭행 피해 증언한 여성에게 주어진 최고 훈장


입주자님,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전국에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는데 다들 안전하신가요😥 무더위와 폭우에도 지치더라도 늘 돌아올 플랫이 기다리고 있으니 입주자님들도 힘내시구요💪 모두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바라며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이번 레터에는 <폭주하는 남성성> 도서 증정 이벤트가 있으니 아래에서 확인해 주세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가 위태롭습니다. 보좌진 갑질 의혹이 계속해서 폭로되며, 레터를 작성하는 17일 현재 여권 내에서도 🧵후보자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 임금체불, 재취업 방해, 사적 업무 맡기기 등 이른 바 '갑질'을 저질러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가 과연 여성가족부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지, 시급한 의제에 관해 정책적 소신이 있는지를 두고도 의문이 나옵니다. 강 후보자는 차별금지법이나 생활동반자법과 같은 평등, 인권 정책에 ‘사회적 합의’를 내세우며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를 유보했어요. 

또한 시급한 성평등 정책 등을 묻는 질문에 성별임금격차, 양육비 선지급제, 아이돌봄서비스 등을 언급했지만 ‘비동의 강간죄’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비동의 강간죄 관련 질의에는 “입증책임의 전환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안을 만들기 위해선 사회적 합의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포괄적 성교육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에 여성계는 강 후보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후보자는 핵심 과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다. 성평등 정책 과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의지와 계획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강 후보자 임명을 철회하고 성평등 정책을 온전히 이끌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인물을 다시 지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차별금지법, 강간죄 개정의 필요와 내용을 정확히 알고 옹호하는 여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어요.

여성 유권자들도 실망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거리에 나가 외쳤던 의제들이 새 정부 인선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분노라고 해석됩니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기관이 국회이고 정부인데 그 합의가 없어서 정책을 못 만든다는 건, 언제 들어도 이상합니다. ‘사회적 합의는 핑계고 사실 적극적 방치가 스탠스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더 각을 세우고 일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인도네시아에 있는 🧵‘쓰레기 산’을 들어보셨나요? 인도네시아에는 국내와 선진국에서 들여 온 쓰레기가 매일 쌓이고 쌓여 산처럼 높아진 곳이 몇 군데 있는데요. 오경민 기자가 인도네시아 그레식 지역에서 쓰레기 선별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만난 이야기를 전해왔습니다. 

이곳에는 플라스틱, 음식물, 날카로운 물건 등 온갖 쓰레기가 모이지만 일하는 노동자들의 보호 장비는 고무장화와 천장갑 밖에 없었습니다. 직접 손으로 만지며 쓰레기를 분류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쓴 이도 없었다고 해요. 한 여성 노동자는 나무꼬치나 못, 생선 뼈 등에 찔리는 일이 잦고 “쓰레기에 찔리고 나면 일주일씩 열이 나 누워있기도 한다”고 했어요. 

이처럼 위험하고 고된 일이지만 이들에겐 다른 선택지가 딱히 없습니다. 현지 환경단체 전문가는 “쓰레기 선별은 위험하고 유해한 노동이지만 이들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가난할수록, 여성일수록 쓰레기에 밀접한 노동에 노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이 한 달에 버는 돈은 한화로 약 14만~17만원으로, 지역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여성들은 같은 일을 하는 남성보다도 3분의 1 적은 수입을 올린다고 해요.


집단 성폭행 피해를 공개 증언한 프랑스 여성 지젤 펠리코(72)가 프랑스 최고 영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게 됐습니다.  

지젤 펠리코의 전남편 도미니크 펠리코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아내에게 약물을 먹여 기절시킨 뒤 다른 남성들이 그를 성폭행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수사 결과 10년 동안 성폭행은 92건, 가담자는 72명에 달했습니다. 강간범 모두 펠리코 부부가 거주하던 마을 반경 50㎞ 내에 살았고, 언론인, 소방관, 배달원, 교도관 등이 가담했습니다. 도미니크는 이들을 온라인으로 모집했고, 가중 강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프랑스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놀랐는데요. 더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지젤 펠리코가 피해자로서 익명 보장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이름과 얼굴을 드러낸 채 직접 법원에 출석해 피해를 증언한 것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4년 9월 첫 재판부터 같은 해 12월 선고 때까지 매번 나갔다고 해요. 그러면서 🧵“나는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온 사회가 증인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어요. 

아직도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려워 하는데요. 지젤 펠리코의 결단과 발언을 보면서 이것이 단지 개인의 용기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사법 체계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젤을 ‘2025년 올해의 여성’ 중 한 명으로 선정했습니다. 내년에는 회고록이 출간된다고 하네요.


이번 주 역시 이성현 인턴기자가 준비했습니다. 따끈한 신작 이벤트와 K-보자기 소식입니다. 부담없이 많이 많이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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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주하는 남성성>


“성매매 합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지난 가을 대학 동기들과 간 여행에서 뜬금없이 토론이 시작됐어요. 근처에 성매매 업소 간판이 많았던 탓입니다. (사회과학 전공생들의 술자리는 가끔 이렇게 흘러가곤 합니다😂) 그날 밤 여러 사회 현안에 대해 밤새 이야기했는데요. 주제가 무엇이든 성별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젠더 이슈뿐 아니라 겉보기엔 젠더와 무관해 보이는 주제들에서도요. 같은 세대를 살고 있지만 청년 여성과 남성은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 감각은 2025년 대선 결과로도 확인됐습니다. 2030은 성별 간 투표 성향이 가장 극명하게 갈린 유일한 세대였고, 20대 남성의 보수 정당 지지율은 74.1%였죠. 이런 흐름 속에서 더욱 궁금해졌어요. “지금 이 사회에서 젠더는 어떤 삶의 조건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책 <폭주하는 남성성>은 흉기난동 사건, 딥페이크 성범죄, ‘벗방’ 시장, 사이버 래커, 남초 커뮤니티의 ‘페미 사냥’, 서부지법 폭동 등을 개별적 현상이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를 ‘해로운 남성성의 폭주’라고 설명하죠. 여기서 말하는 ‘남성성’은 남성이라는 성별 그 자체를 뜻하는 게 아니에요. 사회 구조 속에서 성차별이 축적되며 생긴 폭력적인 태도와 문화, 즉 성차별의 원인이자 결과로 작용하는 정신을 말합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 속 남성 집단이 어떻게 결속하고, 누구를 배제하며,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해 왔는지 설명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그동안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불편함이 해석되는 과정을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인스타그램 릴스를 내리다 마주친 ‘여캠 BJ’의 “오빠~”가 왜 그렇게 기분 나빴는지, 사이버 래커가 “정의구현”을 외칠 때 왜 꺼림칙했는지요. 이 책은 그런 감각에 이름을 붙여줍니다. 최근 한국 사회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적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내가 느낀 불편함이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될 거예요!


📢플랫이 입주자님들을 위해 <폭주하는 남성성> 도서 증정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아래 링크나 위 표지 사진을 누르고 들어가 기대평을 남겨주시면 응모 완료! (정말 간단하게, 한 줄만 쓰셔도 되니 부담 없이 참여해 주세요!)


응모하기 링크(클릭!) 


■응모기간 : 7월 18일(금)~7월 23일(수)

■당첨발표 : 7월 24일(목)

플랫 인스타그램 이벤트 게시글에 댓글을 남겨주신 분 중 10분, 레터를 통해 보내드린 구글폼에 답변을 남겨주신 분 중 10분을 선정해 도서를 보내드립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해당 콘텐츠 소개와 이벤트는 출판사 동녘으로부터 소정의 금액을 받고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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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랑스에서 인정받은 K-이불보


‘보따리 작가’. 김수자 작가의 별명입니다. 알록달록한 이불 천으로 감싼 ‘보따리’가 그의 작업세계 핵심이기 때문이죠.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이불을 꿰매던 기억을 바탕으로 천 작업을 시작했는데요. 이 작업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며 30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보따리는 과거 서민들의 이삿짐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어딘가를 떠나는 장면을 연상시키죠. 작가는 2007년 비디오 퍼포먼스 작업 <보따리 트럭–이민자들>에서 보따리를 실은 트럭에 직접 올라탑니다. 트럭은 프랑스 내 중국·중동·아프리카·동유럽 출신 이민자들이 밀집한 지역을 돌고, 카메라는 여정을 따라갑니다. ‘이주’를 시각화한 작업입니다.


동시에 작가는 보따리의 ‘감싸고 품는 성질’에 주목합니다. 그는 이 오브제를 통해 떠나는 사람들의 삶을 껴안고, 감상자에게 ‘포용’이라는 태도를 건넵니다. ‘포용’은 그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자, 그의 작업세계를 잘 설명하는 단어이기도 해요.


사실 이불보는 누구나 곁에 두고 살아가는, 사적인 사물이잖아요. 일상적 물건에 사회적 상상력을 덧붙였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작업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데요. 🧵지난 9일, 김수자 작가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공로훈장 ‘오피시에(Officier)’를 받았습니다. 한국 여성 예술가들이 국제사회에서 널리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 기쁘고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 광주여대에 폭발물 설치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저거 여험범죄 아니야?' 했는데 맞았네요. 레터 덕분에 성신여대에서도 같은 사건이 일어났었단걸 알았어요. 실제로 폭발물을 설치한건 아니라 해도 정말로 화가납니다. 제발 엄중히 처벌했으면 좋겠어요!! 🤬😠 다시는 같은짓 반복하지 못하도록요!

👤 나는봄 센터가 폐쇄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많이 놀랐어요. 양치질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중학생에게 양치질부터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 끊임없이 재방문할 구실을 만든 후에야 때때로 쓰러진단 걸 고백한 소녀 등등... 막연하게 10대 여성 청소년들을 위한 센터도 필요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그곳에 방문하는 10대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는 떠올리지 못했거든요.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반 진료처럼 5분으로는 해결할수 없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아도 정말로 필요한 공간인데... 가장 취약한 이들을 케어하는 공간이 사라지면 정말로 어떻게 하나요 ㅠㅠ

👀 From.Flat

📣 저는 팀에서 가장 먼저! 다음 주에! 여름 휴가를 떠납니다😎... 다음 주 레터는 최강 금손 이아름 기자가 보내드릴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휴가 잘 다녀와서 뵙겠습니다~~ 

📣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국가대표 출신 이은미 선수와 함께 하는 ‘주짓수’ 클래스 정원이 다 찼습니다 🤞 참가자분들은 조만간, 이번에 못 오신 분들은 다음 달 줌바 클래스로 또 만나요!

🌹7월에도 플랫과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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