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3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21호

퍼져가는 코로나19로 꽤나 시끌벅적한 한 주였어요.😢 다들 무탈하게 잘 지내고 계신가요? 폭염까지 겹치면서 이래저래 기운 빠지는 시간을 보냈지만, 이럴수록 오늘 하루를 잘 챙겨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즐겁게 읽을 책 한 권과 시원한 음료 한 잔으로 재충전하는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이번 주 새 책 소개도 시작할게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짧게 잘 쓰는 법

📚 영화하는 여자들

📚 Robot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40일간의 남미 일주

우리가 발견한 책

📚 나의 미카엘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8월 3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짧게 잘 쓰는 법(벌린 클링켄보그 지음, 교유서가)

🧲 #글쓰기 #문장 #단문 #작가

글쓰기 책은 볼 때마다 눈길이 갑니다. (저만 그런가요👀) 잘 쓰는 건 둘째 치고, 중언부언하지 않거나 비슷한 표현을 반복하지 않기만 해도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있거든요.

이런 마음을 잘 안다는 듯, <짧게 잘 쓰는 법>이라는 제목을 단 책이 나왔습니다. 16년간 <뉴욕타임스>의 편집위원이자 여러 대학에서 글쓰기 강의를 해온 저자는 "논리 전개, 내용 요약, 형식, 접속 부사 등 부차적인 부분에 집중하다가 정말 중요한 총체적인 경험을 소홀히 하는 게 문제"라고 진단합니다.

글쓰기의 고급스킬을 말하는 책도, 좋은 글쓰기를 논하는 책도 많아요. 하지만 "글쓰기는 보고 듣고 느끼고 알아차리는 일의 연장선"이라고 말하는 이 책은 글쓰기의 기본기를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쪽에 가까울 것 같네요. 어떻게 하면 문장에 생명력과 독창성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합니다.

🔎 "글은 작가의 선택이 만드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먼 옛날 활동했던 동물의 화석 기록이 아닙니다. 그 결정들을 곱씹어보세요. 문장 하나하나가 쓰인 이유를 추론해보세요. 왜 다른 방식이 아니라 이렇게 되어야 했을까? 왜 이런 단어들이어야 했을까? 왜 저런 문구일까? 왜 그런 리듬일까?" (51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책] 목수책방 <단순하지만 충만한, 나의 전원생활>
저자가 <뉴욕타임스>에 (무려) 11년 동안 기고한 글을 묶어 낸 책입니다. 주제는 (무려) '시골생활'. 이토록 오래 연재할 정도로 사랑받은 글이라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요. 계약부터 번역, 편집 과정, 그리고 화룡점정 책 소개까지 담긴 주관적인 편집 후기도 재밌게 읽어서 함께 소개합니다.

📚 영화하는 여자들(주진숙, 이순진 지음, (사)여성영화인모임 기획, 사계절)

🧲 #영화 #여성 #영화인 #인터뷰집

최근 몇 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의 목소리와 서사를 담은 기록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화'인데요. 여성 영화인의 권익을 높이고 더 많은 여성이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 설립된 '여성영화인모임'의 창립 20주년을 맞은 인터뷰집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 범상치 않아요.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이후로 타임라인을 나누었고, 제작 현장(제작, 연출, 연기, 촬영, 조명, 미술, 음향, 편집, 다큐멘터리, 마케팅 등)부터 영화제 프로그래밍과 저널리즘까지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현장에서 직접 뛴 스무 명의 여성 영화인을 인터뷰했거든요.

여성 영화인들은 더 나은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서로에게 연대의 손길을 뻗으며 걸어왔습니다. 그들이 뛰어든 일과 삶의 현장부터 영화에 관한 생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생생한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여성 영화인의 활약을 '예외'가 아닌 '역사'로서 서술하는 일은 여성 영화인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다"라니. 존재만으로도 멋진 책인 듯해요.

🔎 "지금의 한국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내가 생각하는 여성 캐릭터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늘 고민하고 있어요. 모든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모든 영화의 성 평등 지수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야기에서 여러 삶을 다루다 보면 이런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것들이 이 시대에 영화 안에서 어떤 의미로 자리 잡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저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 배우, 감독 문소리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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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사IN 여성 영화인이여 '든든'에 기대라(2019)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은 여성영화인모임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만든 단체입니다. 임순례 감독과 심재명 명필름 대표가 함께 센터장을 맡고 있는데요. 작년 3월, 센터 개소 1년을 맞아 진행된 이 인터뷰를 함께 읽어봐도 좋겠습니다. "조직을 잘 만들어 다음 세대에게 넘겨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두 분의 말이 오래 남아요.

📚 Robot(타탸나 루바쇼바 지음, 인드르지흐 야니체크 그림, 엣눈북스)

🧲 #로봇 #인류탐험 #그래픽노블

'로봇' 하면 어떤 미래를 떠올리시나요? 지금까지는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거나 인간을 지배하는 상상을 펼치는 글을 많이 접했던 것 같은데요.

이 상상에서 조금 다르게 나아가 본 책이 있습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게 펼쳐져요. 인류가 멸망한 지구에 탐험을 나선 두 로봇이 있습니다. 이들은 울창한 숲을 지나고 깊을 강을 건너며 인류가 남긴 흔적들을 보게 되죠. 인류의 존재를 모르는 그들은 인류가 남긴 유물을 엉뚱하게 해석하는가 하면, 서로 투닥거리기도 하며 사라진 우리(인류)에 대한 추측을 늘어 놓습니다.

이 귀여운(?) 상상을 품은 <Robot>은 체코의 젊은 시나리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고 해요. 감각적인 그림과 유쾌한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그래픽 노블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골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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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네이버 포스트 체코의 일러스트 작가, 미로슬라브 샤셱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 등 문호들로 유명한 체코는 그림책과 일러스트 작업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친 작가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미로슬라브 사섹(Miroslav Šašek)'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와 그의 그림을 소개한 포스팅이 흥미로워서 가져왔어요. 1959년부터 그린 어린이들을 위한 여행 시리즈 중 일부는 한국어로 번역됐으나 지금은 절판이 됐네요.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오찬호 지음, 북트리거)

🧲 #한국사회 #사회구조 #차별 #불평등

유독 어떤 뉴스를 봐도 한숨이 비집고 나오는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토록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나 싶으면서도 결국 각자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들어요. '미래'와 '생존 사이에서 고민은 점점 쌓이고 있죠.

이런 사회 속에서 '노력하면 살 만해진다'는 긍정의 주문만으로 삶이 진짜 나아질 수 있냐고 되묻는 책이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입니다. 눈에 보이는 계급은 없지만 그 어느때보다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사회에서 저자는 "사회구조를 제대로 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에서는 '환경, 지역 격차, 교육, 가족, 동물, 난민, 장애인, 노동자, 부동산, 소득 불평등, 종교, 미디어, 정치'까지 주제를 두루 다루며 지금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을 끌어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사회가 정말 괜찮은지, 괜찮지 않다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싶을 때 살펴보세요.

🔎 "분명한 점은 어떤 사회든 경제활동인구의 절대다수는 평범한 임금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모두가 벤처사업가이고, 모두가 유튜버인 세상은 존재할 수도 없지만 존재해서도 안 된다. 성공하면 대박이고 그렇지 않으면 인생이 망해 버리는 살얼음판을 걷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결코 건강할 리 없다. 인생에 승부를 걸겠다는 결의와 모험심은 개인의 선택으로서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모두 두 주먹 불끈 쥔 채 위험을 무릅쓰고 살아가기를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처한 상황이 다른데 어찌 도전적인 삶이 공통 임무가 되겠는가. 좋은 사회란 평범하게 살아도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사회이지 않겠는가." (123~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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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프시케의숲 <다소 곤란한 감정>
사회 구조가 잘못된 것도 알겠고 불편한 부분에 질문이 필요하단 것도 알겠는데, 무언가 해보기도 전에 지치고 우울한 감정이 들 때는 없나요? 그렇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복잡한 사회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지 살펴본 기록인데요. 우울과 행복, 차별과 혐오, 감정과 공감 등 익숙한 감정을 새롭게 들여다볼 렌즈가 되어줄 것 같아요.

📚 40일간의 남미 일주(최민석 지음, 해냄)

🧲 #여행 #중남미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에세이

멀리 떠나기 어려운 요즘, 오랜만에 여행 에세이를 골랐습니다. 작가 이름을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최민석 작가의 <베를린 일기>를 엄청 재밌게 본 기억이 있었거든요.

이번 목적지는 중남미였습니다.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 6개국을 여행한 기록을 묶어 <40일간의 남미 일주>라는 책이 탄생한 거죠. 특유의 성실함과 유쾌함으로 무장한 글은 이번에도 빛을 발하는 듯합니다. '여행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달까요.

전에 없던 일상으로 더욱 힘들어진 요즘, 2019년 여름 중남미로 잠시 순간 이동을 해보면 어떨까요. 저자가 온몸으로 경험한 기록 속에 함께 빠져보는 거죠. 깨알같은 시행착오에서 우러나온 팁과 픽 새어나오는 웃음도 쏠쏠하게 챙기시고요.

🔎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도 아니었고, 한 시간 동안 파도에 역행한 탓에 지쳐서도 아니었다. 지난 10년간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부끄럽지 않도록, 한다고 해왔는데 대체 내가 왜 이러고 지내는지 그 이유를 잊어버린 것이다. 그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것만이 내 일상이 돼버렸다. 이번 여행을 왜 왔는가. 중남미가 궁금해서? 한 번은 와보고 싶어서? 여권에 도장을 좀 더 찍고 싶어서? 언젠가 내 소설의 소재가 될 것 같아서? 코파카바나의 하늘을 보고 있으니,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더 잘 살고 싶어서 온 것이다." (40회 해변에 누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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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클래식클라우드 김태훈의 책보다여행 '피츠제럴드 3부 - LA에서 뉴욕까지 사랑을 찾아서' with 최민석 작가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팟캐스트 중 하나인데요. 클래식클라우드의 12번째 책으로 출간된 <피츠제럴드>를 집필한 저자가 직접 나와서 피츠제럴드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40일간의 남미 일주>가 개인적인 여행기로서의 매력을 담았다면, 이 책(+팟캐스트)은 직접 경험해본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피츠제럴드 루트를 따라가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나의 미카엘(아모스 오즈 지음, 민음사)

🔎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어렸을 때 사랑하는 힘이 넘쳐났지만 이제는 그 사랑하는 힘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미어캣'님의 발견의 기록

나의 미카엘은 이상주의적 한 여성(화자)이 현실주의적 남자를 만나면서 생기는 상실을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사람이 외로워지는 과정과 망가지는 과정을 화자의 일기로. 그러니까 액자식 구성으로 세세하게 보여줘요.

🐣 Egg Break's comment

이번 주 '우리가 발견한 책'은 미어캣님의 추천을 받아 선정해봤어요. (에그브레이커들 덕분에 몰랐던 책을 알아가는 기쁨이 있네요🐥) 이스라엘 문학의 거장이라고 불린 아모스 오즈는 2015년에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했는데요. 2018년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그이지만, 토지문학재단에서 올린 이 영상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그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영원히 살고 싶냐는 질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것, 마음이 제 구실을 할 것, 몸이 즐거움을 줄 것. 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지는 해처럼 온기와 빛을 나눠주며 부드럽고 천천히 사라지고 싶다"고 말한 답변이 인상적이었어요. 영상에서는 그의 작가론과 쓰기론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답니다.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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