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2일  (No. 696)
일 시킬 때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직원에게 일을 맡겼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렇게 혼잣말한 적이 있나요?

“역시 내가 하는 게 더 낫겠군.”

많은 리더들이 업무 위임을 자기 책상에 직원 책상으로 옮기는 것처럼 이해합니다. 자신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려는 의도로 말이죠. 그래서 직원이 내놓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괜히 일을 시켰군'이라고 후회하죠. 하지만 위임이 실패하는 이유는 직원을 성장시키는 과정 없이 업무만 넘겼기 때문입니다.

위임의 목적 중 하나는 리더의 시간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목적은 직원이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익히게 하는 데 있죠. 특히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는 요즘에는 ‘얼마나 많이 일을 처리했는가’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협업하며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길러냈는가’가 리더의 경쟁력이 됩니다.


그렇다면 업무 위임(일 시키기)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업무를 주기 전에 성장 기회를 설명해야 합니다. “이 일 좀 해줘”라고 말하지 말고 왜 그에게 업무를 맡기는지 알려줘야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객 인터뷰를 주도해 보면 고객을 설득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거야"라고 말입니다. 직원들은 추가 업무보다 자기 미래를 위한 기회에 기꺼이 몰입합니다.

둘째, 리더의 머릿속에만 있는 맥락을 꺼내 보여줘야 합니다. 리더에게 당연한 기준이 직원에게는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일이 왜 중요한지, 누가 결과의 영향을 받는지, 무엇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지, 좋은 결과물이 어떤 모습인지 설명해야 하죠. 맥락이 없으면 직원은 빈칸을 추측으로 채우고, 그 순간부터 결과는 리더의 기대와 멀어집니다.

셋째, 마감을 모호하게 말하면 안 됩니다. “가능한 한 빨리”, “시간 될 때”, “다음 주 중에”라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목요일 오후 3시까지 초안을 공유해 주세요”라고 말해야 하죠. 구체적인 마감은 압박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조율케 하는 장치입니다. 여기에 "그때까지 초안 작성이 안 될 것 같으면 미리 나에게 알려줘"라고도 해야 합니다.

넷째, 맡긴 뒤에는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됩니다. 위임과 방임은 다르죠. 시작할 때 중간 점검 시점을 합의하면 직원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방향이 크게 틀어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중간 점검은 감시가 아니라 조기에 수정을 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봐야 합니다.

다섯째, 결과물만 평가하지 말고 본인의 일 시키는 방식을 돌아봐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끝났다면 “무엇이 잘됐는가?”, “어디에서 막혔는가?”, “내가 어떤 정보를 더 제공했어야 했는가?”를 함께 묻는 것이 좋죠. 성과가 부족했다고 해서 모든 책임을 실무자에게 돌리면 다음에 일을 시킬 때도 똑같이 실패합니다. 리더 역시 자신의 설명, 지원, 점검 방식을 학습해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보통의 리더는 일을 맡기고 결과물을 얻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일을 맡기고 사람을 성장시킵니다. 위임의 진짜 성과는 보고서나 프로젝트 결과물이 아니라, 다음번에는 더 적은 도움으로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직원 자체입니다. 위임은 일을 덜어내는 방법이 아니라 미래의 리더를 육성하는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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