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디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활동가 박진화입니다.🐻💚
맹렬한 여름의 7월입니다. 편지를 쓰는 지금 여기는 해가 졌는데도 많이 덥네요. 큰 비를 앞두고 있는지 숨이 턱 막히도록 습한 날씨입니다. 너무 더워서 불만스러웠는데 화천의 무더위를 떠올리니 조금 숙연해집니다.
저는 7월을 여는 날에 화천돌봄 2주년을 함께하기 위해 화천에 다녀왔어요. 화천 농장은 사람과 곰 다니는 길을 제외하곤 울창한 풀로 가득했고 얼마 전에 내린 비로 땅이 질퍽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흘렀고, 미끌거리는 피부 위로 모기들이 집요하게 달라붙었습니다. 더위를 피할 겨를 없이 곰들 먹일 과일을 손질하고, 먹이통 나르고, 사육장을 청소하며 이 일을 매일 하는 돌봄활동가들 따라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곰 열넷의 일상을 돌보는 일은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하면서요. 사람의 고된 노동이 한창인 와중에 곰들은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거나, 먹이를 찾아 뒤적거리거나, 곰숲을 돌아다니며 여름을 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는 돌봄활동가들의 얼굴을 저는 남몰래 엿보았지요. 힘들게 일하면서도 흐뭇함에 반짝거리는 눈동자는 애정으로 가득했습니다. 진심 어린 마음이 제게도 느껴져서 따뜻했어요.
이열치열로 불볕더위보다 더 따뜻한 마음들을 모아 7월 뉴스레터 보내드립니다. 서른세 살 유식이의 마지막 한 숨까지 기록한 이야기는 특히 찬찬히 읽어 봐 주시고 저희와 함께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이 닿는 모든 분들이 무탈히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 p.s
반디란? 곰보금자리프로젝트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한 애칭으로 반달가슴곰 + 버디(Buddy)를 합친 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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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입니다. 여름과 함께 찾아온 6월은 덥고 덥고 덥고 습하고 더운 날씨의 연속입니다. 저는 나날이 불쾌지수를 높이는 6월의 날씨에 불만이 많습니다. 아침에는 서늘했다가 점심에는 정수리를 태울 듯 뜨거웠다가 저녁에는 다시 서늘해지는 변덕이 맘에 들지 않고 얼음물을 들이켜도 목마름이 가시질 않는 뜨거운 공기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맘에 안 드는 것이 어디 더위뿐일까요. 세차게 쏟아지는 장맛비는 온종일 밖을 돌아다니며 일해야 하는 돌봄활동가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놈입니다.
이 고된 날씨가 인간들만 힘들게 한다면 그나마 좀 다행이려나요. 더위와 비는 인간뿐 아니라 화천의 곰들도 괴롭힙니다. 곰들이 생활하는 사육장은 40년이 넘은 오래되고 낡은 시설인지라 사육장 내실에는 군데군데 깨진 틈과 쥐구멍 천지인데요. 비가 오면 내실 곳곳의 틈새로 빗물이 흘러들어와 곰들이 먹고 자는 사육장은 뽀송할 때 없는 축축한 보금자리가 되어버립니다. 검은 털로 뒤덮인 곰들에게 무더위는 더더욱 고역입니다. 사육장에 달린 작은 음수대 안에 엉덩이를 겨우겨우 끼워 넣으며 더위를 피하는 곰들의 모습이 웃기다가도 이 뜨거운 볕에 얼마나 힘이 들까 싶어 짠하고 안쓰럽습니다. 물놀이하며 더위를 달랠 수 있게 사육장 안에 커다란 고무대야를 넣어주는데 새 물을 담기 위해선 매번 양동이로 물을 퍼내야 하는 탓에 돌봄활동가들은 허리를 부여잡고 아이고 소리를 내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곰과 인간을 괴롭히는 여름의 날씨입니다.
이 오래되고 낡은, 곰을 돌보기 위함이 아니라 곰을 가둬놓기 위해 지어진 시설은 어찌저찌 뚝딱뚝딱 고쳐봐도 곰들을 잘 돌보기엔 곰에게도 인간에게도 그리 유쾌한 곳이 아님을 느끼는 6월입니다. 곰생츄어리를 지을 결심으로 단체가 만들어진 것이 5년, 화천의 사육곰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 2년, 상근 돌봄을 시작한 것이 1년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내주시는 관심과 흘리는 땀이 아까울 만큼 시간은 무색하게 흘러가고 화천의 곰들은 여전히 빗물이 새는 축축한 사육장 안에서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젠 희망보단 절망이, 도전보단 포기가 더 현실적이고 편안한 길일 수 있습니다.
무엇이 더 현실적이고 무엇이 더 이득인 선택일까 고민하다가 문득 이 곰들을 돌보는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자 여름을 즐기는 곰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코 끝에 입욕제 거품을 잔뜩 묻히고 물장구를 치는 알코, 얼린 토마토를 앞발로 꼭 쥐고 파먹는 미남, 곰숲의 수영장에서는 나이를 잊고 첨벙첨벙 물놀이를 하는 유식, 발라당 드러누워 푸릇한 나뭇잎을 뜯어먹는 칠롱, 비가 오든 말든 매듭에 낀 고구마를 빼내느라 바쁜 봄바,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물놀이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을 소요와 덕이가 고무대야에서 하는 느긋한 물놀이에 금세 적응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 모습들을 찬찬히 그리다 보면 아무짝에 쓸모없는 고민을 하고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여름이 밉고 더위가 괴롭고 비가 원망스러운 날들 속에서도 곰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많습니다. 그 즐거움의 지속 시간과 다채로움이 인간의 움직임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고약한 여름날씨에 투덜거리다가도 결국엔 다시 곰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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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여년 사육곰 비극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야생생물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한다
6월 20일, 곰보금자리프로젝트는 사육곰 산업을 종식시키기 위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야생생물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에 참여했습니다.
야생생물법 개정으로 웅담채취용 곰 사육을 금지해서, 곰뿐 아니라 야생동물을 기형적으로 착취해온 과거를 반성하고, 지금도 수많은 야생동물을 애완용과 전시용으로 착취하도록 방조하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교훈을 남겨야 합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어리석은 산업이 끝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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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사육곰 돌봄 2주년
시간이 참 빠르게 흐릅니다. 곰들의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카라가 화천의 사육곰 농장에서 곰을 구조하고 돌보기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2년 동안 놀라운 변화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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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요'와 '덕이' 구조 모금 보고
지난 3월 26일, 저희는 사육곰 두 마리가 살고 있던 농장에서 곰을 구조하고 농장을 철거했습니다. 두 곰의 삶을 낫게 만들기 위해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신 결과를 공개합니다. 두 단체의 계좌와 해피빈 모금함으로 2월 16일부터 5월31까지 22,825,223원을 모금했습니다. 사용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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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빈 모금함을 열었습니다! 화천에서 곰들을 돌보는 활동가 인건비 모금함입니다.
곰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는 돌봄활동가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돌봄은 매일 곰들과 함께 시간을 쌓아가는 일입니다. 그 하루하루가 모여 곰들의 일상이 바뀝니다. 배고프고 지루한 삶에서 배부르고 즐거운 삶으로 거듭나는 중입니다. 힘을 모아 곰들에게 놀라운 변화를 함께 만들어주세요! (해피빈은 몇 백원 단위 소액 기부도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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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계좌 : 기업은행 203-147531-04-013 사단법인 곰보금자리프로젝트
Paypal Donation : projectmoonbe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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