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인터뷰, 뉴그라운드 시즌 2 오픈

오늘은 뉴그라운드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의 일'을 
스스로 인터뷰한 김민아 님의 일을 소개합니다.
* 뉴그라운드를 알리는 내용이 포함되었을 때도 (광고) 말머리를 붙입니다.
* 오늘 레터에서 광고는 뉴그라운드 시즌 2 모집 소식뿐입니다. 다른 광고는 없어요.😊

세상을 바꾸는,
일하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

Q1. 간단한 소개를 써주세요. 현재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2007년부터 공인노무사입니다. 노동교육센터 센터장으로 노동법 교육을 하고, 법무법인 소속으로 노동조합을 자문하고 노동사건(해고/임금체불/산재)을 대리합니다. 스타트업이나 사회적 기업들 대상으로 노무교육/컨설팅, 서울시 등 유관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자문/상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뉴스레터 <출근준비> 발행, 노동굿즈 제작 등 ‘노동’ 단어 들어가는 일이면 잡다하게 합니다.

Q2. 15년 차 노무사인데요, 이 일이 본인에게 잘 맞는 직업인가요? 10년 후의 저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 일을 아직도 하고 있어?” “왜?” 그렇다면 15년 전의 저도 지금의 저에게 묻고 싶겠지요. 매일 매 순간 노무사라는 직업이 싫고, 노동조합은 무섭고 교육할 때마다 덜덜 떨면서 도망칠 궁리만 하던 사람이 이제 그런 일을 어느 정도는 좋아하면서 먹고 살고 있으니, “어떻게?” 바뀐 것인지요.

Q3. 노무사라는 직업이 싫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노무사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산업재해 등등 고용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룹니다. 다른 사람에게 닥친, 앞으로의 생계가 걸린 ‘문제’에 개입해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일은 (매우 보람 있는 일임은 분명하지만) 단순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벌어질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면서 절차적인 실수 없이, 때로는 협상을 병행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경로를 밟아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문제가 생긴 당사자보다 더 많이 억울함을 느껴야(그래야 이길 수 있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하고, 싸워야 하는 상대방보다 더 많이 당사자를 의심해야(그래야 이길 수 있는 근거를 공격적으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합니다. 이런 과정이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Q4.  직업이 가진 특수한 점 때문일까요, 아니면 본인이 가진 캐릭터 때문일까요? 저는 감정이 많고 예민한 편이에요.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면 사람의 머릿속에 여러 가지 감정이 캐릭터로 나타나잖아요. 제 머릿속을 그 영화처럼 표현한다면 가장 힘센 캐릭터는 아마 “불안” 일 거에요. 기쁨과 슬픔/분노의 진폭이 큰 편이지만 제 안의 다양한 감정들을 압도하는 것은 “불안”입니다.
제 안의 “불안”은 다른 사람의 문제에 개입해서 해결해야 하는 직업적 특수성과 결합해서 저 자신을 몰아붙이곤 했습니다. 불안함이 엄습하면, 불안해서 더 불안해지는 과정이 반복되고, 닥친 일을 중단하거나 피하고 싶은 마음이 강력해져서 괴로웠습니다.

Q5. 아직 이 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불안하지 않은 건가요? 불안감이 압도해서 일하는데 어려움을 만드는 경우는 이제 없는가요? 저는 지금도 늘 불안합니다. 불안감의 크기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책임이 커지면서 더 불안해졌다고 해야 맞습니다.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꼈을 때 이것을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것입니다. 과거의 저는 불안함을 느끼는 상태를 고쳐야 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정은 고쳐지는 게 아니잖아요? 감정은 그대로니까 자꾸 불안한 느낌이 드는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불안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불안한 사람이라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생각합니다.

Q6. 불안한 사람이라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불안감을 없애는 방법인가요? 불안한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촘촘히 찾는 편입니다. 원인이 클리어하지 않다면 그것은 복합적인 이유일 테니 혐의가 있는 원인 중에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합니다. 그러다가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나타난다면(대부분 그렇지요) 해결되는 시간까지 불안한 마음을 그냥 간직합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자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이미 검토나 준비가 끝난 일이라도 다시 점검하고 싶다면 그냥 다시 합니다. 불안한 상황이 자꾸 떠올라도 그대로 놔둡니다. 불안한 나를 그렇지 않은 내가 되도록 억압하지 않는 것이 저의 방법입니다.

Q7. 결국 불안을 없애지 않고, 불안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데요. 지금은 불안이 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불안하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하고 꼼꼼하려고 노력합니다. 스케줄과 과업내용에 대해 손으로 직접 쓰는 수첩과 핸드폰의 달력 앱을 병행하면서 매일 여러 차례 크로스 체크합니다. 중요한 사건이나 어려운 상담의 답변은 제가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준비 시간을 많이 주는 편입니다. 특히 노동조합에서 필요로 하는 답변의 경우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고 정무적인 판단이 포함되기 때문에 즉시 명확하게 답변해야 하는 것과 숙성해서 생각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편입니다.

Q8. 지금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불안한 마음으로 일하는 시대인데요. 최근에 불안 때문에 일의 형태를 변화시킨 것이 있나요? 불안하기 때문에 다양한 일을 시도하는 편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않는달까요. 일반적으로 노무사들은 하나의 조직에 소속되어서 회사 노무를 자문하거나 사건의 대리인이 되는 업무를 주로 합니다. 저는 노동사건을 대리하는 일의 분량, 노동조합을 자문하는 프로그램 분량, 직장인들 노동상담 분량, 노동교육 기획과 강의의 분량, 굿즈 제작이나 뉴스레터 발행 등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분량, 유관기관이나 단체에서 공익활동을 하는 분량, 언론매체 등을 통해 내 생각을 알리는 분량이 각각 다른 조직의 소속되어서 또는 저 개인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해내야 하는 일의 분량과 하고 싶은 일의 분량을 나누어, 해야 하는 일을 잘 해내면 그다음 해에는 하고 싶은 일의 분량을 늘리는 보상을 하곤 합니다.

Q9.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분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큰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6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치료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지금 딱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보르헤스의 말>이라는 책에서 “어차피 곧 죽을 텐데, 어느 순간에든 죽음이 닥칠 수 있는데 왜 이런저런 일로 걱정을 해?”라는 문장을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길고 짧을 뿐 어차피 가만있어도 죽을 텐데, 죽고 싶어 하는 마음조차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이 진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지요.
저는 이때부터 욕구를 자제하거나 수줍어하는 태도가 겸손이라기보다는 영원히 살 것으로 생각하는 자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든 짧든 자기 생을 살아낸다는 것은 자신이 진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사람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얼마나 성실하게 해내느냐 아닐까 싶어요. 저는 저의 일을 통해 제 인생에서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사람입니다.

Q10.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요. 해야 하는 일인데 하고 싶지 않거나, 하고 싶은 일인데 할 수 없다면 그제야 경계가 생기지요.
해야 하는 일인데 하고 싶지 않을 때 선택의 마지막 기준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모두의 경제적 자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어느 하나에만 해당한다면 그 일을 하지 않은 나를 용인합니다. 반대로 하고 싶은 일인데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이미 현재 시점에서는 판단이 끝난 것이므로 경로를 수정하거나 훗날을 도모해야겠지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며 의견을 구하면서 실행경로를 만드는 편입니다.

Q11.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일하는 사람 개인이 자신에게 발생한 노동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는 확률을 줄이기 위해 준비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구제절차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것이 제가 그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노동조합을 지지하고 함께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노동조합은 4050대 남성 중심의 조직입니다. 노동조합이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힘 있는 조직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저는 저를 포함한 일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여성의 경제적인 자립과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여성들과 함께, 일하는 여성들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Q12. 어떤 사람들과 어떤 태도로 일하고 싶나요? 자신 또는 동료의 약점이나 부정적인 감정이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시대적인 감각과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일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일로 유연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노동자가 되고 싶습니다!
내 일의 맥락과 강점을 정리하고 싶다면
왜 내 일에 질문하고 대답해야 할까요? 지금은 평생 한 직장에 다니는 시대가 아니라고 하죠.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 요즘, 내 일을 인터뷰하며 나의 언어로 나의 강점이 드러나는 커리어 맥락을 정리해봐요. 

내 일을 질문을 통해서 깊게 살펴보고, 인터뷰 콘텐츠로 정리하고 싶은 분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입니다.

(광고) 뉴그라운드 시즌 2 모집 중!

뉴그라운드의 두 번째 시즌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총 11개의 모임이 열렸고, 그중에는 뉴그라운드의 첫 번째 시즌을 함께 한 멤버분들이 각자의 관심사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만든 새로운 모임도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시고, 함께해요!

* 모든 모임에는 인원 제한이 있으며, 선착순으로 마감됩니다. 

"주중에 일에 파묻혀 마음과 몸이 차가워질 때
  나의 일 기록 문서를 열어서
지난 댓글들과 새로 달린 댓글들을 보면서
  '오,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이런 관점에서 좋은 피드백을 주시는구나.'
하면서 다시 평정의 출발선으로
올라온 적이 자주 있어요."
  _서전경, {내 일 전문가가 되는 일-기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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