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버리와 같이 조직에서 부서나 팀을 이끄는 부서장들이 ‘관리자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다. 갈수록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덕목이 많아져 부담이 커지는 게 주된 원인이다. 요즘 기업 관리자는 리더와 실무자의 역할을 모두 해내야 하는 존재다. 글로벌 HR 서비스 기업인 아데코그룹이 최근 23국 직장인 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지난 1년간 번아웃을 겪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관리자는 68%였고, 비(非)관리자는 60%로 더 적었다. 조사에 참여한 한 빅테크 간부는 “누군가 경사와 속도를 조절하는 러닝머신 위에 올라탄 기분”이라고 했다.
관리자 번아웃이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 업무 전문성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조정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 꼽힌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3700여 기업의 2000년과 2017년 임원급 채용 공고를 분석했더니, 자격 요건에 사회적 기술을 요구하는 언급이 30% 증가한 반면, 재무적인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언급은 40% 감소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팬데믹을 겪으면서 쏟아지는 직원들의 요구를 관리하는 책임이 관리자들에게 주어졌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