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ni - 즐거운 채집 생활 
에세이, 백솔

그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 있다. 이를테면 봄의 야생 허브와 솔눈, 여름의 이름을 다 기억하기 힘든 각종 베리와 들꽃, 그리고 가을의 버섯과 같은. 핀란드인에게 채집이란 ‘모든 인간의 권리(jokamiehenoikeus = everyman’s right)’로,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자연스럽게 자연을 누리고 계절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계절에 따른 채집 활동을 즐기는 핀란드 사람들은 어릴 적부터 보호종이 아닌 먹을 수 있는 식물의 종류를 자연스럽게 익힌다. 아침에 오늘 채집할 몇 가지 종류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그리고선 한 손에 바스켓이나 트레이만 들면 숲속의 보물찾기를 떠날 준비가 다 된 것이다. 현장에서는 지금 내게 딱 필요한 만큼만 취한다. 그리고 야생동물을 위해 남겨두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한다. 다음 계절에도 풍성한 선물은 늘 그러했듯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에.

바카 트레이(Vakka Tray)는 수공예로 만든 오리나무 소재의 트레이로, 나무 고유의 성질과 미감을 드러낸다. 얇게 구부린 호랑버들을 가문비나무 뿌리와 함께 정교하게 꿰매는 전통적인 기법으로 만들어져 크기와 구조, 색, 나뭇결이 고유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보오케 융야스(Bo-Åke Ljungars)의 바카 트레이는 네 가지 크기로 서로 쌓아 보관할 수 있어 실용적인 쓰임도 탁월하다. 
50일 남짓한 전시 동안 팩토리 뉴스레터는 14회에 걸쳐 ≪Coming Home to Seoul≫의 참여작가, 디자이너, 로컬 아트, 로컬 오브제 소개를 상세히 전합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들이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연소재에서 출발하는 만큼, 팩토리 뉴스레터는 로컬의 작업들을 한층 더 자세히 소개하고자 헬싱키에서 10여 년간 생활한, 그리고 본 전시에서 홍보와 번역으로 참여한 기획자 백솔의 에세이를 레터 시리즈로 기획해 보내드립니다. ‘Päivää(파이바)’ 레터를 통해 로컬 작업에 담긴 핀란드 곳곳의 자연을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 오랜 관습, 현대 핀란드인의 루틴, 계절, 색채, 시간성 등이 여러분에게 더욱 선명하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 Päivää(파이바)는 영어의 ‘day’를 의미하며, 핀란드에서는 ‘좋은 날이야!’라는 뜻의 첫인사로도 쓰입니다.

팩토리2 드림
팩토리2
factory2.seoul@gmail.com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15 02-733-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