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무안장애인인권영화제, 기린 활동가 다큐멘터리 상영과 관객과의 대화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지난 10월 2일부터 3일까지 남악중앙공원에서 제5회 무안마을장애인인권영화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영화제가 동행에게 더욱 뜻깊었던 이유가 하나 있었는데요. 바로 기린 활동가가 그동안 이어 온 활동들, 즉 염전 장애인 노동력 착취 사건의 법률 지원부터 피해자 자립 지원, 염전 인권교육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리버레이션〉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처음 관객들에게 공개되었다는 점입니다.
(리버레이션 예고편)
상영이 끝난 후에는 제작 후일담을 나누고 관객과의 대화(GV)를 이어갔습니다.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그 안에 담긴 고민을 관객과 함께 나누며, 염전 장애인 노동력 착취 문제와 피해자의 자립, 그리고 이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이 의미 깊은 시간을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럴 수 없는 관계로..😂 GV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 드리며, 언젠가 동행에서도 함께 영상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럼, 이날의 GV 현장을 함께 만나 보실까요?

10. 3. 무안장애인인권영화제 리버레이션 GV


전영현 감독님📹: 일단 저를 처음 만나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기린🦒: 굉장히 수상하신 분이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갑자기 이런저런 인권 활동 이야기를 쭉 하시다가 이거를 찍어보고 싶은데 어떠한지 곰곰이 생각해 달라고 그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 사람 참 수상하다. 내가 뭐라고 나를 찍을까' 그랬는데, 그래도 그때의 감독님 이야기가 저한테 울림이 있어서 다큐멘터리를 찍게 됐습니다.

기린🦒: 이 질문 드려볼게요. 어쨌든 이게 이제 염전 관련된 문제니까. 이 사안에 대해서 집중하시게 된 어떤 계기가 따로 있으신가요?
전영현 감독님📹: 염전에 대한 집중이라기보다는.. 어찌 됐든 이게 착취 구조가 있는데요. 이 착취 구조에 대해서 대중들이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주변 지인들한테 근로기준법과 통신보호법의 위반으로 소가 제기됐다라고 하면 보통의 경우, "그게 무슨 문제인데?"라는 식으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도 하고. 또 이 자체가 인신매매방지법에 적용은 안 되거든요. 실질적으로 그렇게 밖에 안 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러한 구조적 착취 자체가 법령이나 법률적으로는 다가오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시민들에게 어렵고, 이걸 문화적으로 어떻게 좀 풀어가야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공감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전영현 감독님📹: 제가 다큐멘터리를 만든다고 했을 때, 보통의 경우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잖아요? 그러한 부분에 있어 좀 불안하거나 염려되지는 않았는지
기린🦒: 사실 제가 불안했던 부분이 딱 하나 있다면, 저는 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싶은 거지 제 개인 서사를 담고 싶지는 않았어요. 혹시나 제가 너무 돋보일까 봐 좀 걱정을 했는데 만들어져서 나오니까 또 약간 그런 것 같기도 해서..😂 아무튼 좀 그 부분이 제일 불안하고 걱정했었습니다.

기린🦒: 그러면 감독님은 다큐를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요?
전영현 감독님📹: 이런 질문이 있었군요. 어려운데요(웃음).
저는 이제 원래 신문 방송을 전공했고, 제 친구들은 기자가 많은데 저도 이제 취재 보도론이나 그런 것들을 공부하면서 크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이게 보도만으로 끝나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어떤 사실을 어떻게 선정하냐에 따라 자극적으로 보도할 수 있거든요. 근데 이제 그게 변화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더라고요. 물론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죠. 아동 인권 같은 경우에도 뭐 이렇게 전수 조사를 해가지고.. 제 이전 작품이 출생등록을 다뤘는데 이제 그런 게 이제 자극적으로 들어가서 전 국민의 공분을 사면 그런 변화가 일어나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변화를 가려면 약간 극단적으로 가야 되는 경향이 되게 많고요.

전영현 감독님📹: 서서히 변화시켜 나가야 되는 것은 사실 이게 인식 변화를 기반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한 고민들을 항상 하고 작품을 하는데, 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참 고민스럽고 염두하는 부분이긴 합니다.

기린🦒: 그러면 제가 계속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그 이유는?
전영현 감독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인권 교육을 하러 염전에 가셨었을 때였어요. 사실 사실 또 법률가분들하고는 다르게 활동가님의 매력이 법으로만 어떤 평가를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인권 교육을 가는 걸 보면서 '어 이거 뭐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인권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또 염전에 대한 시선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런 모습들이 아까도 이제 화면에 잠깐 전차금 문제나 이런 것들이 나왔는데 그런 커뮤니케이션이나 노력들이 다른 것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었습니다.

기린🦒: 저희가 사실 다 찍을 때까지도 제목을 정하지 못했던 기억이 나시죠? 근데 최종적으로 저희가 둘이 합의가 돼서 리버레이션 해방이라는 제목으로 했는데 감독님 어떻게 그 제목을 고르셨는지
전영현 감독님📹: 처음에 이 작품을 시작할 때의 제목은 뉴 슬레이브였습니다. '새로운 노예 제도' 일반 언론 보도는 그런 쪽으로 얘기 많이 하죠. 근데 역시 저보다 이기림 활동가님의 인권 감수성이 워낙 좋으셔서, 노예라는 얘기를 빼고 인간의 어떤 해방이라는 부분을 삼아서 리버레이션이라고 하자 하셔서요. 저도 좀 반성을 하면서 이 <리버레이션>이라는 제목을 같이 선택을 했습니다.

전영현 감독님📹: 이건 제 질문인데, 이 다큐멘터리가 약간 고발형 다큐멘터리는 아닌데 이런 것들이 그냥 활동가님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기린🦒: 고발형 다큐였으면 안 찍었을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감독님 제안을 승낙을 할 때도 저는 사건을 자극적으로 다루는 것은 찍고 싶지 않다. 다만 피해자들이 자립해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고, 그 이유가 이 기록들이 공유가 되고 확산이 되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단초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이 다큐를 찍게 됐고 저한테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기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감독님이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질문이 굉장히 어렵네요
전영현 감독님📹: 저는 이걸 제작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주인공은 현장에 계시는 분들이다. 저는 사실은 찍는 사람이고, 그거를 생각하고 구성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인공들은  권리 주체자들이 아니면 권리 옹호자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의 어떤 생각이나 그들을 잘 더 찍어야 되는 게 나의 일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린🦒: 이건 감독님이 남겨주신 질문인데 완성본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라고 질문을 해 주셨어요. 어떤 생각을 했냐면 '감독님이 정말 진심이다' 처음에 저한테 찍자고 이야기를 하셨을 때 저희가 카페에서 한 2시간 정도 이야기를 했거든요. 근데 그때 저한테 하신 말들이 그대로 작품에 반영이 된 것 같아서 '아 감독님이 참 진솔하고 진정성이 있었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기린🦒: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감독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전영현 감독님📹: 어떤 걸 느끼셨는지는 뭐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어떤 아이러니함들이 영화 속에 있는데, 그 아이러니함 속에서 무언가 더 나은 것들을 발견하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일상에서 좀 더 다른 생각들을 해서 조금은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기린🦒: 영화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혹시 우리 현장에서 질문하고 싶은 거 있으실까요?

관객1👪: 안녕하세요. 네 영화 너무 잘 봤고요. 저 감독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 늘 다큐멘터리 찍는 감독님들을 뵈면은 항상 내가 이 장면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어도 되나 이런 고민들을 종종 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또 다큐멘터리 관련한 영화제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해서. 이 영화를 찍으면서 그렇게 촬영을 하기에 좀 망설이셨던 부분들이 있으니까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그 장면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하신 그런 순간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전영현 감독님📹: 첫 번째는 이제, 제 생각이지만 영화제에서 좋아하는 영화제는 피해자들한테 더 다가가서 라포를 형성한 다음에 피해자들을 더 디테일하게 찍는 거를 좋아하는 경향들이 많습니다. 해외 영화제나 이런 데를 보면요. 근데 이제 제가 원래 인권을 공부했고 그런 활동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것에 좀 약간 경계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발짝 물러나야 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고. 그게 저는 인기가 없든 있든 제 철학이고 제 카메라의 관점이고요. 보시다시피 이제 저도 이제 카메라나 이런 것들을 많이 공부하고 개인적으로 영화도 좀 찍고 있는데요. 일반 영화도 찍는데 여기 장례식장 장면 같은 경우에는 카메라를 안 썼어요. 안 쓰고 핸드폰으로 찍었거든요. 핸드폰으로 찍어서 보시면 화질이 좀 안 좋습니다.

전영현 감독님📹: 그럴 때는 있는 듯 없는 듯 찍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있고. 하지만 또 어떤 장면 같은 경우는 분명히 이미지적으로 잘 전달해야 되기 때문에 더 디테일하게 잘 찍으려고 노력하는 경우도 있고. 전체적인 색감이나 음악이나 이런 것들을 고민하면서 찍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 데 있어서 늘 항상 고민하지만, 욕심을 내지 않아야 되는데 더 잘 찍어야 되는 고민이 또 있는 것 같습니다.

기린🦒: 네 혹시 또 질문이 있을까요?

관객2👪: 두 분 수고 많이 하셨고요. 그 아까 이기림 활동가께서 그 말씀을 하셨어요. 그분들이 피해자들이 지역에 나와서 자립생활을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아까 말씀을 하셨죠. 근데 염전에서는 나오셨지만 그분들은 계속 피해를 입고 계신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왜 그러냐 하면 정말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정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운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해자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지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그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답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기린🦒: 이제 소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올해 7월에 또 염전 노동력 착취 사건이 벌어졌어요. 그런데 영광에는 자립생활센터가 없습니다. 당연히 체험도 없고요. 그리고 쉼터는 정원이 다 차서 갈 수가 없고.. 그래서 정말 정말 죄송하게도 제가 아무 책임도 없는 무한 장애인 자립생활 센터에 피해자 분을 받아주라고 했어요. 근데 사실 책임질 사람들은 영광군청이고 해수부인데 아무 죄 없는 우리 무안IL 소장님이 책임을 지고 계셔 가지고 제가 진짜 마음이 무겁고요. 어떻게 해야 될까 하면 고민을 좀 해보고 소장님하고 저하고 천막 농성을 하면 어떨까..! 영광군청 앞에서 저희가 뭐 단식을 하든 머리를 깎든.. 아 좀 걱정되긴 하는데 두상이 안 예뻐서(웃음). 머리를 좀 자를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영광군청 앞에서 다시 농성을 해야 되나 싶고. 지금 저희가 영광군청에 공문을 보냈는데 한 달이 넘도록 답이 없어요.

기린🦒: 그래서 정말 정말 화가 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 여기 혹시 같이 가서 농성해주실 분들 손 한번 들어주실래요? (많은 이들의 거수) 좋아요. 좋아요. 여기 그래도 한 열 명 이상은 되는 것 같거든요. 국장님 저기 명단 뽑아가지고 저한테 메일로 좀 쏴주시고요. 여러분들 함께해 주십시오.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분 정도 더 질문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관객3👪: 감독님께 질문 간단하게 드리고 싶은데 어쨌든 이번에 리버레이션에서 다룬 내용이 사실 한 번의 이야기로 풀지 못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은데 혹시 뭐 후속편이나 뭐 아니면 시리즈나 이런 식으로 제작을 한 번 더 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좀 궁금했습니다.

전영현 감독님📹: 아직은 계획이 없는데요. 사실 이 <리버레이션>도 이제 제가 일을 하면서 중간중간에 한 거거든요. 저는 본업이 따로 있기도 해서 좀 솔직히 말해 마냥 쉽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지원을 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제 사비로 다 하는 거기 때문에.. 근데 그렇더라도, 지금도 주제는 리버레이션과 좀 다르긴 한데 만들고 있는 게 몇 개 있고, 만약에 어떤 주제가 정말 하고 싶고 느낌이 오면 아마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린🦒: 그럼 이번 영광 염전 피해자들의 이야기 어떠신가요? (하하) 농담이었고요.

기린🦒: 그러면 오늘 관객과의 대화 너무 즐거웠고! 시간이 부족해서 여기까지만 하지만 언제든 또 궁금한 게 있으시면요. 저는 공익 변호사와 함께 동행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저희에게 또 물어봐 주시고 함께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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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된 일러스트는 Lazypink Whale(신주욱)의 작품이며, 일러스트와 로고 저작권은 '동행'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