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049 / MAR 2023
Editor's Letter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이번주에는 단편 영화 한 편,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editor 김석준
1. 놀랍게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아직도 보지 않았다.

2. 바빠서가 아니다. 일주일에 영화를 세 번에서 네 편은 보기 때문에 영화 감상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지 않다. 단지, 궁금하지 않았을 뿐. 일단 이름부터 안 궁금하게 만든다. '퀀텀매니아'라니...

3. 제목은 중요하다. 책도 영화도 제목 때문에 소비를 결정하는 경우가 꽤 많다. 식당을 고를 때도 그렇다. 식당과 메뉴명을 보면 허투루 음식을 만들지 않는 곳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퀀텀매니아'라... 로키가 사고치고,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가 우정싸움하던 때가 좋았다. MCU의 영광의 시대는 그때였고,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DCEU의 시대라는 뜻은 아니다.

4. 혹시 마블 작품을 좋아한다면 디즈니+ 오리지널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를 보면 좋겠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시리즈로 공개된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는 단편 영화라고 보면 된다. 분량은 1시간 정도.

5. 줄거리는 이렇다. 비밀리에 활동하던 괴물 사냥꾼들이 어두운 밤, 블러드스톤 사원에 모인다. 세상을 떠난 리더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냥꾼들은 리더가 남긴 강력한 유물 '블러드스톤'을 물려받기 위해 잔혹한 게임을 벌인다.

6. 영화는 고전 공포 영화 느낌으로 연출했으며 마지막 장면만 제외하고는 모두 흑백으로 만들어졌다. 잔인하고, 그로테스크하다. MCU 영화 중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가장 비슷한 느낌. 우연히 디즈니+에서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를 보고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보물 같은 드라마스페셜을 발견한 것처럼 반가웠다.

7. 마스크를 끼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많아졌지마 여전히 마스크를 낀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스무 살 때 상경하고 아토피가 생겼는데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거나(한두 번은 괜찮다), 먼지를 많이 먹으면 아토피가 심해지곤 한다. 먼지에는 황사, 미세먼지가 포함되고, 그것들이 결정적으로 피부 상태를 악화시킨다. 요즘이 그렇다. (혹시 괜찮은 아토피약 알고 있다면 추천 받습니다. 피드백 페이지는 따로 없지만, 이 메일에 바로 답장을 하면 다 읽어볼 수 있습니다.)

8. 이석원의 <순간을 믿어요>를 읽고 있다. 150p 정도 읽었다. 이석원은 이 작품을 '이야기 산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야기 산문이란, 오로지 재미, 읽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는 책을 쓰고자 자신이 만든 명칭과 형식'이라고 한다. 알라딘에서 이 책을 처음 발견하고 '오, 이석원 작가의 새로운 에세이군!'하며 사서 읽었는데, 이상하게 읽을수록 에세이일 리가 없는 거다. 옆에서 장강명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읽던 보라가 물었다. "재밌어?" 내가 대답했다. "응, 진짜 재밌는데...이게 에세이라는 게 믿기질 않아."

9. 에세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산문집'이라고 적혀 있었고(하지만 소설도 산문집에 포함된다), 화자가 이석원이기 때문이다. 에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유는 줄거리 때문. 책 소개에서도 알 수 있는 극초반의 상황만 짧게 얘기하자면 이렇다. 층간 소음에 민감한 이석원은 15층짜리 아파트의 14층으로 이사한다. 하지만 15층에 누가 새로 이사 오면서 고통이 시작된다. 소음을 참지 못하고 15층으로 올라갔더니 현관문에 이렇게 적혀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리지 말 것' 추리소설 같은 서사도 있고 로맨스도 있다.

10. 최근에 을지로 스탠딩바 전기에 두 번이나 방문했는데, 스탠딩바 전기는 올타임 베스트이니 굳이 더 추천할 필요는 없고, 을지로에 갈 때 조심해야 할 사항이 하나 있어서 몇 자 더 적어본다. 스탠딩바 전기 근처에 '촙촙'이라는 베트남 음식점이 있다. 큰 기대를 하고 방문한 곳이었으나 실망이 컸다. 소고기 후추볶음밥, 촙촙면을 먹었는데 중심 없이 겉도는 맛이었다. 단맛이 강했고, 감칠맛, 깊은 맛은 찾기 힘들었다. 촙촙면은 대표 메뉴였음에도 재미와 감동 어느 하나도 받지 못했다. 유일하게 맛있는 건 짜조였다. 촙촙의 평점이 4점 중반으로 높은 편이라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굳이 적는다.

11. 촙촙에 대해 검색하다가 기사를 하나를 읽었다. 세븐일레븐이 촙촙면과 촙촙 소고기볶음밥을 간편식을 만들어서 출시했다는 소식이었다. 보라와 내가 입을 모아 너무 실망스럽다고 했던 두 메뉴가 간편식으로 나오다니, 알 수 없는 시대다. 궁금하면 한 번쯤 가볼 수도 있겠지만, 웬만하면 말리고 싶다. 그 주변에서는 스탠딩바 전기, 을지깐깐, 룽키 등 맛있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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