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 역사전쟁이 국제적 차원과 국내적 차원에서 동시적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제적 차원에서 근년에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중국의 동북공정입니다. 일본도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리거나 때로는 역사적 사실을 조작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권 들어 역사해석에서 일본의 입장을 상당 정도로 수용하면서 특히 현대사 관련한 역사 해석상의 쟁점들을 일본 중심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태도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가 첫 번째 논의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ㅂ) 위안부 문제를 대응 문제로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ㅈ) 강제징용에 대해서도 그러합니다.
위안부와 강제징용은 일본제국주의가 조선인 여성과 남성을 강제적으로 착취하고 수탈한 대표적 사례인데 윤석열 정권은 일본의 입장을 상당 정도로 수용하면서 이 쟁점이 한일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애를 쓰고 있습니다.
ㄱ) 독립군 폄하가 일제 강점 ‘합법화’일까요?
[시사인] 독립군 폄하가 일제 강점 ‘합법화’인 까닭↗
ㅈ) 독립운동은 조선을 식민화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운동인데 독립운동을 폄하한다면 일본 제국주의를 그만큼 용인하는 것이고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합법화’에 작은따옴표를 친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ㄱ) 이 기사 제목에 작은따옴표가 사용되었습니다. 강조하기 위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ㅂ) 한미일 동맹과 관련이 있다고도 생각됩니다.
[경향신문] ‘강제징용 해결’ 미국의 환호가 적절치 않은 이유↗
ㅅ) 해당 기사에서 읽히는 한미일의 관계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일 과거사 갈등에 관한한 미국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 미국이 냉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주도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 참여하지 못했다. 한국이 일본과 전쟁을 치른 교전국임을 인정하지 않은 미국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후속 조치인 한·일 청구권협정을 통해 식민지배의 피해를 논의할 수 밖에 없었고 미국 주도의 전후 질서에 끌려가야 했다.
ㅈ) 윤석열 정권의 태도는 바이든이 이끌고 있는 미국의 세계전략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미일 동맹도 그 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됩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중국을 세계경제의 중심무대로 끌어올리면서 미중간 밀월(차이메리카) 시대가 종결되고 새로운 형태의 냉전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ㅂ) 중국의 동북공정도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냉전 분위기를(분쟁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일본의 반응이 궁금해서 기사를 찾아보았는데요, 관련 글이 거의 없네요.
ㅈ)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반도를 그 대상으로 포함하지만, 아직 일본을 그 대상으로 포함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한미일 동맹의 강화를 통해 중국 중심으로 구축되는 동북아시아 세력권을 견제하려 하고 있습니다. 중러의 접근과 더불어 핵을 보유한 북한이 여기에 결합되면서 북중러의 경제적 군사적 연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과 한미일 동맹은 서로 상승작용하는 갈등의 축으로 되고 있습니다.
한미일 동맹은 미국 자본주의의 필요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패전 후 전쟁불가국가로 규정되어 온 자신의 입지에서 벗어나려는 일본의 필요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또 윤석열 정부의 필요를 반영하는데 북한이 실질적 핵보유국이 됨으로써 미국의 핵우산 없이는 군사적 열세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남북 갈등을 유지하는 데서 이득을 얻는 윤석열정부로 하여금 한미동맹의 강화를 강제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ㅅ) 그런데 역사를 전략으로 삼는 것도 눈에 띕니다. 왜 역사를 전쟁터로 삼는 것일까요?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화약탄 같은 것이라서, 아예 제거하려는 걸까요?
ㅈ) 한일의 전례 없을 정도의 접근은 유사시(전쟁시) 본토가 아니라 한반도나 일본을 전장으로 확보하려는 미국의 압력과 요구를 다분히 반영한다고 생각됩니다.
현재의 사회적 갈등은 과거로부터 주어진 것 위에서 펼쳐지는데 그 과거(주어진 것)에 대한 기억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현재의 갈등을 풀어나갈 방향을 규정하곤 하기 때문에 역사전쟁이 멈추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국가는 무엇보다도 정치기관이지만 기억의 기관이기도 합니다. 국민을 특정한 방향으로 조직하는 데는 역사적 기억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ㅅ) 윤석열 정권의 경우 과거를 끌고 오지만 (일종의 단절을 요청하기도 하고, 왜곡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과거/역사를 가져오면서)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말씀 해주신 부분이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겨레] 윤 대통령 가는 곳마다 “미래, 미래”…과거사 굴복 정당화↗
ㅈ) 윤석열은 이명박의 비지니스프렌들리를 이어받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는데 그것이 “자유”에 대한 강조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자유는 주적으로 설정된 “반공전체주의”와 가치론적으로 대립하는 것으로서 “자본의 자유”를 핵심적 가치로 삼는 이념이라고 생각됩니다.
ㅂ) 뉴라이트와 만나는 지점이네요.
[미디어오늘] 뉴라이트, '자유 민주주의' 용어 집착 왜?↗
이 기사의 두 번째 키워드가 "경제성장과 반공이라는 관점으로 본 조화로운 대한민국 역사"입니다.
ㅅ) 이 기사도 연동해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NATO, 사상최대의 방공훈련...“한국 같은 동맹국 중러 침략 대비”↗
ㅈ) 고조선을 둘러싼 역사전쟁 같은 것은 사실과 사실조작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유물과 유적이 논쟁의 초점에 놓이는데 윤석열의 역사전쟁은 사실보다 가치를 중심에 놓고 전개됩니다.
ㅂ) 윤석열의 역사전쟁에서 중심에 놓인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읽어도 될까요?
ㅈ) “자유”가 “자본의 자유”를 핵심으로 삼는 한에서 이념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와 연결된다고 생각됩니다.
ㅂ) 자본의 자유와 경제적 가치가 중심이 되는 '미래' 사회 만들기는 윤석열 정권의 역사전쟁의 동기이자 목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