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인간의 차이
일 시켜보면 안다
이런 아이디어는 수많은 사람들한테 영감을 줍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인류는 수학을 종교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버트런드 러셀과 논리학자인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는 불후의 명작인 《수학 원리》를 1910~1913년에 출간했는데요. 기존의 애매한 언어로 적혀 있는 논리학을 수학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들의 생각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컴퓨터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수학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곧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연결이 됩니다.
기계와 인간의 차이
2014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보셨나요? 네 맞습니다. 앨런 튜링이 등장하는 영화인데요. 케임브리지대 교수로 재직하던 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 연합군이 승리하는데 기여한 인물!
튜링이 유명해진 것은 암호해독기가 아니고요. 그가 1950년 발표한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아닌 기계지능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그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개발해 체스 언어 암호 풀이 등에 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튜링 테스트
당시에는 사실 신경과학이나 두뇌 과학이 발전이 안돼 있었어요. 우리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한 가지 지능 실험을 제안하는데요.
그게 바로 튜링 테스트입니다. 튜링은 마음과 지능 그리고 인간에 대한 정의는 제쳐두고, 인간에 준하는 지능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기계인 인공지능을 만들 것을 제안합니다. “원인은 알 필요 없어요. 결과만 알면 됩니다.”
튜링 테스트는 매우 간단해요. 질문자, 답변자, 컴퓨터(인공지능)이 필요합니다. 이들을 서로 볼 수 없는 방에 들어가게 한 뒤, 서로서로 채팅을 하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문자가 보낸 질문을 사람과 인공지능이 동시에 답변하는 것인데요. 만약 답변자의 답변과 컴퓨터의 답변을 질문자가 못 알아차린다면? 튜링테스트를 기계가 통과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어 방 사고실험
하지만 기계 지능과 인간 지능을 같은 선상에 둔 것에 대한 반발은 심했습니다. 철학자인 존 설은 튜링 테스트로는 기계가 지능이 있는지 없는지 알수 없다고 반박! 그 유명한 ‘중국어 방’이라는 실험인데요.
서로 따른 방에 앉아서 질문자가 중국어로 작성된 메모지를 밀어 넣으면, 답변자가 중국어를 하는지 못하는지 알아내는 실험입니다. 존 설은 이렇게 말했어요. “봐라, 저 방에 있는 답변자가 중국어를 전혀 못하더라도, 사전이 있어서 이를 베껴 제출하면 어떨까? 그러면 저 사람이 중국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시스템 이론의 재반박
튜링 테스트 논쟁은 100년째 진행중입니다. 특히, 특이점이 온다로 유명한 레이 커즈와일은 튜링편을 들었어요. “우리 두뇌도 언어를 전혀 모르는데 뉴런과 시냅스 반응으로 인간은 결국 말을 하지? 중국어 방 하나를 시스템으로 보면, 저 사람은 중국어를 한다고 할 수 있어”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