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섬의 소유권을 가지게 되면, 배타적 경제수역 등 주변 바다에 대한 권리도 챙길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암초에 콘크리트를 부어 섬으로 인정받으려는 사례가 이따금 등장합니다. 일본이 콘크리트 + 티타늄 범벅해 만든 오키노토리시마 등이 그 사례이죠.

특히 이 분야의 전문가로는 중국이 꼽히는데요. 남중국해의 여러 암초에 콘크리트를 부어 크기를 키우고 섬이라고 주장해왔거든요. 이를 바탕으로 남중국해 상당 부분을 중국 바다로 가져가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는 것. 

이런 행태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긴 해요. 중국의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중재재판소 판결이 나오기도 했구요. 다만 일본, 중국 측에서는 각자 해당 암초를 섬이라고 우기며 주변 바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데요.

암초에 콘크리트 부어놓고 중국 섬이라고 주장하며, 이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거에요. 이 외에도 중국 측 선박이 필리핀 바다에 쓰레기/인분을 대량으로 버리면서 환경오염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필리핀 전 대통령 두테르테가 2020년에 했던 발언을 보시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과 필리핀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상황이라도, 중국에만 무기(국방력)이 있는 상황이기에 이 갈등을 전쟁으로까지 이끌고 갈 수는 없다는 내용의 연설이었죠. 쉽게 말해 중국이 강하니까, 남중국해 분쟁에서 양보하겠다고 했던 겁니다.

다만 중국의 움직임이 갈수록 거칠어지면서, 필리핀의 대응 수위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데요. 특히 작년에 새로 뽑힌 필리핀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친미 노선을 타면서,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어요. 필리핀 곳곳에 미군이 쓸 수 있는 군사기지를 추가로 내주었구요. 중국이 물대포를 쏜 직후, 영토 등 국가 안보 요소에 집중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일본 등과 함께 해군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죠.

남중국해 분쟁은 우리나라와도 큰 연관이 있습니다. 이 바닷길로 수입에너지 대부분이 들어오고, 수출입 물량도 상당수가 오가거든요. 게다가 중국과 아세안 국가 모두 중요한 외교적 상대이고 + 미국 또한 이 사안에 깊이 관여 중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마냥 남의 일로 치부하긴 어려운 상황이에요.

실제로 남중국해에서 큼지막한 사건이 터지면 우리나라도 한마디씩 한다고 하는데요. 2016년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국제중재재판소의 판결이 나왔을 때도, 해당 판결을 계기로 평화적이고 창의적인 외교 노력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고.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보다는, 협의 하에 평화롭게 해결하라는 스탠스를 취했던 건데요. 남중국해에서 갈등이 고조되더라도 -> 남중국해 평화 깨는 행동 자제하자는 입장을 내는 정도였죠.

다만 현 정부 들어서는 이 스탠스가 조금씩 바뀌는 상황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가 멀어지는 가운데, 현 정부에서 미국 측 주장에 힘을 싣고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남중국해를 언급하는 횟수도 늘어났죠. 한미일 3국이 모여 발표한 ‘캠프데이비드 정신’ 문서에는 남중국해에서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며 중국을 직접 비판하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