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 동산 05: 잠비나이 매니저 김형군님🌞

아직은 여전히 덥지만,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이 왔네요~

이번 인디 동산에는 'FULL 인터뷰'를 들으실 수 있도록 새롭게 오디오 포맷으로도 인터뷰를 준비해봤답니다. 글이 편하신 분들은 아래의 텍스트를, 듣는 것이 더 좋은 분들은 아래의 버튼을 눌러서 인터뷰를 즐겨주세요! 😎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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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S & FLOWERS.
TREES & FLOWERS.

인디 동산의 가장 중요한 존재,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 코너입니다.

여러 장르의 인디 아티스트, 다양한 인디 업계 종사자 분들의 일상과 생각, 그리고 꿈을 전합니다.

잠비나이.매니저.김형군.

FULL 인터뷰 들으러 가기!

Q. 형군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저는 밴드 잠비나이(JAMBINAI)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고, 더 텔 테일 하트 레이블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형군입니다.

Q. 더 텔 테일 하트 레이블 디렉터, 잠비나이 매니저로서의 평균적인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코로나 이전과 지금 달라진 일상이 있다면 그것도 함께 공유해주세요.

보통 아침에 일어나면 메일 확인을 해요. 가능하면 보통 오전에 국내 업무를 정리하고, 오후에는 시차를 생각해서 해외 파트너들과 소통을 많이 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공연 기획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저희와 음악 작업 함께 해보고 싶다든지, 잠비나이 음악을 사용하고 싶다든지.

코로나 이전까지는 공연을 계속 만들어내는 일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해외 파트너들과 소통할 때 주로 지역별 동향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상황에 맞게, 앞으로 어떤 계획을 만들어나갈지 함께 고민하고 있어요.

Q. 최근 잠비나이의 NPR <Tiny Desk Concert> 공연은 정말 멋지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는지, 그 진행 과정이 궁금해요.

우선은, NPR의 Tiny Desk Concert와 All Songs Considered를 담당하고 계신 밥 보일런(Bob Boilen) 이라는 분이 잠비나이에게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신 지는 꽤 오래되었어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이번 기획 이야기가 나온 건, 저희가 올해 참여한 SXSW Online 콘서트를 통해서였어요. Tiny Desk Home Concert라는 형식으로 진행하는데, 잠비나이가 해 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오신 거죠.

저희는 당연히 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무대를 꾸밀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어요. '홈 콘서트'라고 하지만 막상 지난 영상들을 참고해보니, 진짜 집에서 찍은 사람은 저스틴 비버랑 스팅밖에 없더라고요... 😅

그래서 저희는 타이니 데스크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고, '음악이 어떻게 제약된 공간을 한순간에 변화시킬 수 있는지', 또 동시에 '이런 공간 안에서 음악을 다 담아낼 수는 없다'라는 메시지를 함께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기획이라 생각했어요.

저희의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함께 표현해주실 디스트릭트(d'strict)라는 디자인 회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 외에도 영상 제작을 진행한 박진호 감독님(딥컷), 녹음과 믹싱을 담당한 이민재 감독님(쇼크쇼크프로덕션)과 조상현 대표님(몰스튜디오), 제주 현지에서 장비 지원을 담당한 제주 라이브사운드와 더스테이지 등 이번 기획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이 다 자기 일처럼 마음을 모아주셔서 멋진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잠비나이, 한 밴드와 10년 넘는 시간을 함께 해왔는데요. 오랫동안 한 뮤지션과 함께 하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요?

무엇보다 제가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계속해서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복이죠. 단순히 성공하고 돈을 벌고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를 만나 기꺼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늘 좋은 날만 있던 것은 아니지만요. 서로 서운하거나, 힘든 일이 당연히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서로가 크게 화를 내 거나 내색하지 않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인내하고 계속 함께 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저는 감사함과 존경심이 생기게 되죠.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아티스트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10년 넘게 같이 하다 보니, 시야가 좀 넓어졌다는 느낌은 확실히 있어요. 전업 뮤지션이라는 삶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보게 되니,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넓어졌어요. 가끔은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아티스트로서의 삶이 꼭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을 때가 있죠.

또,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는 느낌은 더이상 아닌 것 같아요. 우물 밖 세상을 정복하려면 많이 멀었지만, 그래도 다양한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Q. 잠비나이는 매년 50회가 넘는 해외 공연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인디 씬의 모든 분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잠비나이도 코로나19로 타격이 컸을 것 같습니다. 요즘 밴드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잠비나이에게도 타격이 컸죠. 타이밍이 특히 안 좋았어요. 저희가 19년 하반기에 '온다 (ONDA)'라는 앨범을 냈는데요. 이 앨범을 기반으로 2020년 여러 페스티벌을 돌면서 투어할 계획을 잡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졌어요. 저희가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이제 조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좋은 시간대 그리고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였는데, 전부 한순간에 취소되니까 아주 아쉬웠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온다'가 굉장히 잘 만든 앨범이라고 생각하는데,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도 이 앨범을 가지고 활동할 수는 없어서 더 아쉬운 마음이 커요.

그래도 아티스트분들은 모두 잠비나이 작업과 개인 작업을 잘하고 계시고, 잠비나이는 내년 발표를 목표로 EP 녹음 작업도 올해 진행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내후년 초에는 다시 투어를 진행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티스트를 위험한 상황에 노출하면서까지 성급하게 투어에 뛰어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Q.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장기적 제 목표는 생업으로서 완전하게 밴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신 것이 저희에게 와닿았습니다.

공연이 중요한 인디 뮤지션 그리고 인디 씬에게 있어, 코로나 19 시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음, 사실 그렇게까지 거대하게 생각한 건 아니었고요. 그냥 이건 제가 항상 가졌던, 시작할 때부터 목표였어요. 사실 음악 하는 사람이 음악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게 최소한인데, 현실은 그 최소조차 어려운 거죠.

그렇다고 해서 음악만 해서 살기에는 아직 좀 힘드니까, 생존에 대한 고민을 안 해도 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 시간에 음악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을 토로해본 것이었어요.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이건 제가 약간 구식일 수도 있는데요. 코로나가 오고 사람들이 '공연의 개념이 전환될 것이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생각에는 전혀 동의하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코로나를 겪으면서, 제게 있어 라이브 공연은 대체될 수 없다는 것을 더 확실히 깨달았어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공연이라는 것이 그냥 소멸하는 것이지, 라이브 공연의 감동과 느낌을 영상으로 대체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어요.

Q. A&R 이나 기획자를 꿈꾸는 분들에게 꼭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이 일을 하는데 꼭 필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가요?

아까부터 계속 말씀드렸지만, '아티스트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이 말 밖에는 사실 드릴 말씀이 없어요. 즉, 아티스트가 시작점이 되는 거죠.

물론 한국에서는 A&R이 조금 다른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가령 내가 생각한 컨셉의 아티스트를 만들어내려고 한다든지. 이런 방식이 K-POP에서는 가능하겠지만, 특히 밴드 포맷과 인디에서는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레이블 디렉터이자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으로서, 제게 있어 모든 프로젝트의 시작점은, 아티스트가 음악을 만들고 난 다음이에요. 술 마시는 자리나 회의에서 함께 고민하다가 의견을 던지는 정도는 모르겠지만,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제작자가 아티스트한테 먼저 방향을 잡아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아티스트가 하고 싶은 대로 음악을 다 만들고 나면, 저는 그때부터 여러 가지 고민을 시작하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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