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 다시 그리기 -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 1회차 때 과제였던 아프리카 지도 찾기 후기를 정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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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도를 찾으며
by 벌꿀오소리의 생각지도 ①

지도를 통해 보는 아프리카의 이모저모
<세계지도 다시 그리기 -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 1회차 때 과제였던 아프리카 지도 찾기를 하며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해볼 거야.
지난 주말, 방 한쪽 벽면에 붙일 세계지도 포스터를 샀어.


  요즘에는 지도를 웹에서 바로 확인하다보니, 실물 지도를 펼쳐보는 기분이 참 묘하더라. 특히 세계지도는 구글맵으로만 보다가 A1사이즈의 큰 지도로 보니까, 사회과부도를 보던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 하루에 한 번씩 쳐다보면 내 머릿 속에도 세계지도가 조금씩은 새겨지겠지?


  세계지도 포스터를 구매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어.


  일반적으로 구글맵으로 보는 세계지도가 제일 친숙한데, <세계지도 다시 그리기 -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 첫 시간 과제로 아프리카 지도를 찾아보면서 기존의 익숙한 지도가 얼마나 현실을 왜곡하는지 깨달았거든. 으음, 지구는 둥근 ‘구이니까 평면으로 그리면 왜곡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큰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위의 이미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메르카토르 방법으로 그린 지도와 실제 국가의 크기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보여줘. 북극에 가까운 그린란드와 러시아, 캐나다 등의 크기가 차이가 나는 보이지?

  메르카토르 방법은 구형의 지구를 원통으로 그리다보니 북극과 남극에 가까운 영역이 실제보다 ~ 늘어나 있어. 반면, 적도에 가까운 아프리카 대륙은 거의 크기 변화가 없어.

지도를 그리는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깨닫고 나니, 아프리카가 아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륙이라는 사실이 납득이 되더라.


  이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 아프리카 대륙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는 그래픽을 만들었더라구. 그중에서 하나를 가져와봤어(제작: Kai Krause).

놀랍지않아? 중국, 미국, 인도 등 땅덩이가 큰 국가들의 영토를 다 합한 것보다도 아프리카 대륙이 더 크다니! 전 세계 영토의 20%를 차지한다고 해.


  조금 더 현실감각을 더해보자면, 아프리카 대륙을 비행기로 횡단하는 데에는 9시간 반(!), 종단하는 데엔 9시간(!) 정도가 걸린대. 이렇게 넓기 때문에 아프리카 대륙의 기후 역시 덥기만 한 게 아니라 지중해성 기후 등 다양해.


  문제는, 대륙에 무려 54개의 국가가 있음에도 우리는 대개 국가들을 ‘아프리카’라고 퉁쳐서 생각한다는 거지. 아프리카’라는 하나의 국가인 것처럼 말이야.


  아프리카 모든 국가 이름을 한글로 표기한 깔끔한 지도를 열심히 찾아봤는데, 딱히 없어서 국가들의 이름과 위치를 익힐겸 직접 아프리카 한글지도를 만들어 봤어(혹시 오타가 있다면 알려줘!).

아래의 알록달록한 지도는 아프리카에 인종별로 거주하는 지역을 표시한거야. 1959 인류학자 조지 머독의 연구와 2002 하버드 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어.


  보통 아프리카에는 ‘흑인(black)이 산다’까지만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매우 다양한 인종 있는 거지. 인종마다 특성도 뚜렷하다고 .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이 외국사람들이 보기엔 비슷해보여도 다른 것처럼 말이야. 우리도 아시아 지역의 인종을 헷갈리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은데, 아프리카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

↑Harvard University / “People’s Atlas of Africa,” ed. Marc Leo Felix



인종별 거주지역과 국경선은 전혀 상관이 없어. 아프리카 대륙을 식민지배했던 프랑스, 영국, 포르투갈 등이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마구잡이로 국경선을 그어버린 탓이야. 살아가는 사람을 중심으로 그어진 국경선이 아니다보니 갈등과 분쟁이 발생하기 쉬운 토대가 만들어졌지.


  <세계지도 다시 그리기> 시간에 김동석 씽파(국립외교원 전략지역연구부 교수) 이야기 ‘아프리카 대륙이 분쟁이 많고 가난하다는 건 종족이 다양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분쟁’과 ‘빈곤’이라는 이미지로 뭉뚱그리면 보이지 않던 것이, 54개국 각각을 들여다보면 보인다는 거야. 비슷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도 54개국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매우 다르거든.


  결국, 각 국가의 정치권력이 어떻게 인종・씨족 갈등을 다룰지 등 리더십과 갈등디자인 역량이 핵심이야(참고로 미국도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살아가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거!).

위의 이미지는 IMF 보고서를 바탕으로 2024년에 빠르게 경제 발전할 국가들을 그린 그래픽이야. 상위 20 국가 중에서 절반이 넘는 12개가 아프리카 대륙 있어.


  그간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높을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이야기하는 와중에 높은 경제성장률이 점쳐질 있다는 그만큼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의미. 그래서 전 세계가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어.


  특히 아래 TIME 표지는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 보여줘.

  • ‘Africa Rising’ 표지는 2022
  • ‘The Agony of Africa’ 1992년에 나왔어.

아프리카 각 국가에는 다양한 인종 집단이 모여살기 때문에 다문화적 특성이 많다고 해. 오랜 기간 단일민족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한반도 거주민인 우리는 상상하기 쉽지 않아.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는 소말리아가 그나마 단일민족 국가에 가깝대. 하지만 다양한 씨족(가문과 같은 개념)끼리 다툼이 많다고.


  ‘다양성’이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사례가 궁금해지네. 이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찾아봐야지!


  아프리카에는 인종이 다양한만큼 언어도 다양하다고 하는데, 무려 2,100 개가 넘는 언어가 존재한대. 덕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공식언어만 11, 짐바브웨는 16라고.


  아래는 아프리카 국의 공식언어를 지도에 표시 건데, 식민지배의 역사가 선명하게 보여. 프랑스가 지배했던 곳에서는 프랑스어를, 영국이 지배했던 곳은 영어를, 포르투갈이 지배했던 곳은 포르투갈어를 쓰고 있어.

이것말고도 개인적으로 찾아보고, <세계지도 다시 그리기> 모임에 등장한 아프리카 지도는 많지만 너무 길어져서 이만 줄일게.

  마지막 지도는 내가 과제로 선택한 1550년대의 아프리카 대륙 지도야. 지도의 제목은 <Totius Africae tabula et descriptio universalis etiam ultra Ptolemaei limites extensa>로, 아프리카 대륙을 그린 지도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지역에 그려져 있는 외눈박이 거인은 신화 ‘모노쿨리’ 부족을 상징한다고 . 오늘날 사라하 지역에는 숲이 그려져 있고, 아프리카 남부에는 거대한 코끼리도 그려져 있어. 당시 아프리카에 대한 인식을 엿볼 있는데, 지도의 역사적 의의뿐만 아니라 곳곳의 일러스트도 귀엽고 섬세한 바다물결의 표현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어! (아름다운 좋아!)

그래서 내가 산 세계지도가 뭐냐면
 

그나마 현실을 왜곡하는 로빈슨 도법으로 그려진 찾아서 샀어.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내가 살아가는 한국의 서울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작은지 실감하게 .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 들어서 기분이 좋아. 짜증나는 일이 있을 때도 세계지도를 보면 넓은 세상에서 그깟 작은 일쯤이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짜증을 훌훌 털어낼 기운도 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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