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자료

도도: 그럼 국민연금기금 소진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선생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국민연금 제도가 연금 보험료는 적게 내고 연금 급여는 많이 받는 수지 불균형 구조로 설계되었기 때문이지.📝

매월 납입하는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소득의 9%로 정해져 있는데,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두 차례의 연금 개혁으로 퇴직 전 소득 대비 연금 급여의 비율로 정의되는 소득대체율은 70%에서 40%로 단계적으로 하락하고 수급개시연령도 60세에서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되지만, 여전히 수지 불균형 구조의 해결과는 거리가 멀단다.

다다: 그럼 해결 방법이 없는 건가요?🤔

선생님: 장기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2093년까지 적립기금 소진을 늦추기 위해서는 현행 9%의 보험료율을 20% 수준으로 올려야 하며, 이는 다른 OECD 국가들의 평균적인 보험료율과 유사한 수준이란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초저출산과 평균 수명연장으로 인한 초고령화 또한 기금 소진 문제를 더욱 부각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기금의 수입 감소를 의미하고 인구 고령화는 기금의 지출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이지.💸📈

도도: 물론 보험료를 더 내고 싶지는 않겠지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보험료율을 적정 수준으로 높게 잡았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선생님: 역사적으로 자식이 부모를 부양한다는 사적 부양이 있다 보니 공적 부양의 필요성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국민연금뿐 아니라 대부분의 연금 선진국의 공적 연금들도 제도 도입 초기에는 상당 기간 동안 낮은 연금 보험료를 유지했단다.👨‍👩‍👦

공적 연금은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이 사적 부양을 세대 간 공적 부양으로 대체한 제도인데, 도입 초기 가입 세대는 본인의 연금 보험료와 부모에 대한 사적 부양의 이중부담을 지므로 어느 정도 부담 완화가 필요했고, 제도 도입 당시 이미 중년기에 접어들어 장기 가입이 어려운 가입자들을 배려한 측면도 있지.

제도 도입 초기에는 낮은 연금 보험료로도 수급자가 적어 제도 유지에 문제가 없으나 이후 제도 확대와 더불어 장기에 걸쳐 연금 보험료를 서서히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보면 된단다.

다다: 혹시 기금이 모두 소진되면 더 이상 연금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까요?😰

선생님: 그 부분은 연금제도의 재원 조달 방식이 어떤지부터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 다다와 도도가 한번 읽어 볼래?

다다: 연금제도에서 재원을 조달하는 방식은 크게 부과방식과 적립방식으로 구분된다. 부과방식이란 가입자 세대가 가입 시점으로부터 연금 보험료로 납부한 금액을 현재 노령 세대에게 연금 급여로 지급하고 본인들의 노후보장은 미래 경제활동 계층이 부담하는 연금 보험료로 재원이 충당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도도: 적립방식이란 가입자 세대가 가입 시점으로부터 연금 보험료로 납부한 금액과 적립금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모두 미래에 그 가입자 세대가 수급하게 되는 방식이다. 개인연금을 포함한 사적연금에서 주로 사용되는 재원 조달 방식이다. 연금 선진국의 공적연금은 대부분 제도가 성숙하면서 소진하여 현재 부과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부분 적립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부분 적립 방식이란 적립 수준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매년 필요한 지출에 충당될 수 있는 기금 이상의 일정한 적립금을 보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도가 성숙해짐에 따라 적립 비율이 상승하여 적립방식으로 수렴할 수도 있고, 반대로 적립 기금이 소진되어 부과방식으로 수렴될 수도 있다.

도도: 기금의 소진이 연금 급여의 지급 불능을 의미하는 적립방식의 연금과는 달리 부분 적립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국민연금에서는 기금의 소진이 부과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의무가입 원칙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기금이 소진되어도 일정 규모의 가입자와 이들이 부담하는 연금 보험료를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그래서 현행 국민연금 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기금의 재정이 급속히 악화하여 제도개혁이 늦을수록 후세대 부담은 크게 증가하거나 막대한 정부 재정의 투입이 요구될 것이란다. 이러한 관점에서 연금 개혁의 방안 및 시점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지. 그러니 우리도 지속해서 연금 개혁에 관심을 기울여야겠지? 오늘 수업은 여기서 끝.

다다, 도도: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도영 씨티은행, ING자산운용, KDB생명,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주요 금융 회사에서 상품개발 및 자산운용 업무를 담당하였다. 연기금의 자산운용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이 분야에서 연구, 컨설팅,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활발하게 수행 중이다. 현재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연금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은경 국내 종합지와 경제지 기자로 활동하며 산업부 등을 거쳐, 현재는 경제부에서 금융, 증권 등 분야에서 취재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요트사전📚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 ‘스트리밍(streaming)’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단어로 스트리밍할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구독료가 연달아 인상되면서 나온 신조어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애플TV 등을 뜻하는 OTT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SBN(ㅅ=S, ㅂ=B, ㄴ=N)

: ‘선배님’의 초성을 영어 이니셜로 바꾼 표현으로, 아이돌 팬 사이에서 사용하던 말이 MZ세대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연예계에서는 방송 출연 시 특히 아이돌 가수들은 항상 깍듯이 ‘선배님’이라 호칭하는 문화가 있었다. 후배 가수가 선배 가수를 두고 ‘선배님’이라 지칭하지 않으면 ‘건방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를 철저히 차단하고자 누군가를 부를 때면 꼬박꼬박 ‘선배님’을 붙이는 길을 택한 것이다. SBN의 시작에는 경직된 호칭 문화에 압박받는 현상을 귀엽고도 안쓰럽게 생각하는 팬들의 마음이 담겨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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