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에 또?!

핫플 마를 날이 없는 성수에 또 하나의 유럽 콘셉트의 공간이 생겼습니다. 이미 신용산 쪽에서 프레즐 맛집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레디포스트가 성수에 새롭게 지점을 오픈한 것입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소프트 프레즐'을 전문으로 한다는 이들은 기존에 떠올릴 수 있는 질기고 딱딱한 프레즐이 아닌 푹신한 빵과 같은 부드러운 프레즐을 다양한 맛으로 풀어내 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여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플레인, 시나몬, 페페로니, 더티초코, 코코넛 카야, 벅위트까지 본연의 고소한 맛 뿐만 아니라 배부르게 짠 맛, 깊고 진한 단 맛까지 밥 대용으로 도, 디저트로도 먹기 좋은 프레즐은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을 주기 충분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메뉴인 버터페퍼 프레즐은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완벽해 SNS를 도배하게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자, 선드라이 토마토, 쪽파와 같이 다른곳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맛의 크림치즈 또한 이곳을 찾게하는 이유인데요. 

테라스 공간까지 있어 따뜻한 봄날을 즐길 수 있는 브레디포스트의 감각적인 공간에서 취향에 맞는 프레즐과 크림치즈를 골라 나만의 조합을 만들어 즐겨보면 어떨까요? 워낙 인기가 많아 이른 시간에도 품절인 품목이 많다고 하니 서두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라는 프로그램 기억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패션에 좀 관심이 있었다 하는 사람이라면 이 프로그램이 적어도 어떤 내용인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차세대 TOP 디자이너를 선발하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개인적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 예정인 디자이너들이 회차 별 미션에 맞는 옷을 만들어 전문가들에 심사를 받고, 서바이벌 형태로 우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동명의 해외 프로그램이 이미 패션 피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었고, 라이선스를 가져와 진행했던 국내 프로그램 또한 많은 지지를 받으며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전례없이 높아졌습니다. 기존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부티크나 잘 알려진 디자이너의 이름 아래 기업화된 형태였다면 ‘신진 디자이너’라는 개념으로 소개된 출연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당시 프로그램의 파이널리스트에 가까웠던 디자이너들은 이른바 ‘스타 디자이너’가 되어 대부분 이후 자신의 브랜드로 매장을 내거나 편집숍에 입점하며 방송에서 받아온 관심에 상응하는 좋은 성적표를 시장에서도 받기도 했습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개념이 대중적으로 정착하고 이들의 입지가 나날이 커지자, 꼭 디자이너를 필두로 내세우지 않더라도 하나의 콘셉트를 가지고 시즈널 하게 브랜드를 전개해 나가는 도메스틱 스트릿 브랜드 또한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패션, 스트리트 문화 종사자 및 관계자, 다소 마니악한 소수 층에 그쳤던 이들의 시장은 일반 내셔널 브랜드들과 나란히 할 정도로 편하고 자연스러워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확장에 따라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플랫폼도 늘어나게 됩니다.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 ‘스트릿브랜드 편집숍’이라는 타이틀을 단 숍들이 많아졌으며, 그중에서도 ‘국내 브랜드’를 주목하고 묶어 전면에 내세운 곳들이 급격히 늘어갔습니다. ‘분더샵’, ‘무이’, ‘톰그레이하운드’ 등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역할을 했던 높은 진입장벽의 편집숍들과 달리, ‘데일리 프로젝트’, ‘플로우’와 같이 접근성이 좋은 액세서리와 잡화 류, 라이프스타일 소품과 함께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트렌디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숍들은 젊은 층에게 높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당시, 보다 대중 친화적으로 다가와 각광을 받았던 편집숍 ‘에이랜드’는 국내의 핫한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브랜드, 빈티지 의류까지 한 데 모아 둔 숍을 오픈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명동을 시작으로 홍대, 신사 등 2-30대 타깃 층의 발길이 닿는 곳에 지점을 늘려가며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중화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명동 눈스퀘어에 있던 ‘레벨파이브’ 또한 이런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시장을 키운 숍 중 하나입니다. 보세 숍을 모아 둔 층 한가운데 lab5라는 별도 편집숍을 오픈하여 100여 개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으고, 이들을 인큐베이팅 하는 차원에서 낮은 수수료율의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영세한 디자이너 브랜드들까지도 제품력만 검증된다면 시장에 진출하기 수월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갑니다. 이와 같은 숍들에 대한 관심이 젊은 소비자의 유입과 매출로 이어지자 개별적인 편집숍뿐만 아니라 백화점, 몰, 대기업 등의 유통사들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취급하기 시작합니다.

오프라인보다 수수료도 낮고, 브랜드에서 직접 발송하기 때문에 재고 운용에도 자유로웠던 온라인숍을 매개로 디자이너, 스트릿 브랜드들의 규모는 차츰 성장합니다. 매출 규모가 커진 브랜드들은 유통 플랫폼과 별개로 디자인뿐만 아니라 브랜딩, 마케팅 측면에서도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갑니다. 자체 몰에서의 판매, 타 카테고리 브랜드, 인플루언서와의 컬래버레이션, 선주문을 통한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합니다.

SNS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데 어떤 유통채널보다 큰 역할을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이 브랜드의 의류를 입는지,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어떤 것인지, 언제 새 컬렉션이 발매되고 브랜드를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나 크루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떠한 지가 요즘 세대들이 브랜드를 인식하는 요소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유통 채널에 입점해야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로 연결될 수 있었던, 인큐베이팅의 대상이었던 신진 브랜드들은 어느새 MZ 세대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브랜드가 되어 개별 브랜드 자체로도 하나의 편집숍이나 대형 내셔널 브랜드에 가까운 영향력과 매출 규모를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흐름을 가장 빠르게 읽은 것은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이었습니다. 작년, 매출 9500억을 돌파한 더현대의 성공 비결은 그동안 백화점을 먹여 살려온 명품 브랜드가 아닌 MZ 세대들의 픽을 받은 신명품과 디자이너, 스트릿 브랜드들의 입점 및 팝업의 영향이 컸습니다.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는 MZ 세대를 타깃으로 한 도메스틱 디자이너, 스트릿 브랜드들의 공간과 팝업 공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오픈 초기 진행했던 브랜드 ‘인사일런스’의 팝업은 4억 원대의 매출을 내 당시 최고 매출을 기록했고, 이후 작년 9월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 ‘시엔느’의 팝업은 오픈 첫날부터 오픈런을 부르며 2주간 매출 5억 원 달성, 지난 1월 세 번째 단독 매장을 오픈한 마뗑킴은 오픈 첫날 1억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오픈 일주일 만에 매출액 5억 원에 이르는 기염을 토하며 점점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는 더현대서울 내 입점해 있는 타 브랜드 및 편집숍과 비교해도 상위 랭킹을 차지하는 매출 규모로, 더 이상 디자이너 브랜드가 지원 및 인큐베이팅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나 단순히 모객이나 구색을 위한 요소가 아닌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역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신세계 강남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리뉴얼 해 오픈한 5층의 뉴 컨템퍼러리 존은 기존의 내셔널 브랜드들이 반 이상 빠지고 MZ 세대가 좋아하는 신진 디자이너의 단독숍과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둔 편집숍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끈 브랜드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고, 한 공간에서 온라인 중심의 유통망을 가진 브랜드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MZ 세대들을 열광케 해 대표 브랜드 ‘렉토’는 오픈 3일 만에 매출 1억 6000을 기록, 해당 조닝 전체는 지난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매출이 30% 신장하는 결과를 내는 등 큰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리뉴얼 된 신세계 강남 뉴 컨템포러리 존의 디자이너 브랜드와 편집숍  

이러한 흐름은 하이엔드 브랜드들의 집결지인 갤러리아 백화점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1월과 2월 갤러리아 백화점에 오픈 전부터 긴 줄을 세운 것은 샤넬, 에르메스가 아닌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매 시즌 발매마다 빠른 완판을 부르는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떠그클럽’과 ‘언더마이카’였습니다. 좋은 품질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디자인, 한정 수량 발매로 인한 희소성은 갤러리아가 두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두 브랜드 또한 갤러리아의 명성과 백화점에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큰 결단에 힘입어 팝업을 결정했고, 그 결과 떠그클럽은 이틀 만에 9000만 원의 매출을, 언더마이카는 3일간 1억 40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K-디자이너 브랜드가 이제 해외 명품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갤러리아에서 진행된 언더마이카의 팝업과 드랍 리스트  

위 사례들을 통해 볼 수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유입을 통한 두드러진 성과는 타 지점 및 유통 플랫폼에도 큰 힌트가 되어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신세계 백화점은 강남점 리뉴얼 성공에 탄력을 받아 최대 규모 백화점인 센텀시티점에 영 패션 전문관인 ‘하이퍼 그라운드’를 만들고 MZ 세대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및 스트릿 편집 브랜드를 입점시켜 아직 전체 매장이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전년 대비 20%대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 또한 작년 말 리뉴얼 한 더현대대구에 더현대서울에서 검증된 브랜드를 다수 입점시켰으며, 목동점에 신진 브랜드를 가득 채운 MZ 전문관을 오픈하는 등 백화점으로 MZ 세대를 유입하기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