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북스와 크루들이 만들어가는 정기구독 메일링

Cover Story

저의 눈송이 같은 동네 친구는 닮은 친구들이 아주 많습니다. 공원에서도, 동물 병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어요. 몇 번을 길을 가다 이름을 부른 적도 있을 정도거든요. 그러다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함께 사는 사람 친구는 항상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을까? 정답은 아니오! 특히 털이 엉키지 않게 미용한 후 데리러 가면 내 강아지가 누구인가 잠시 멈칫한다니! 물론 한 친구씩 찬찬히 보다 보면 알아보겠지만, 보통은 내가 알아보기 전에 가장 신나게! 가장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가장 높이 뛰고 있는 한 친구를 발견하게 된대요. 작은 친구들은 매 순간이 고맙고 감동입니다.

Illustrator Bono Kim
제이씨의 <할말하멍>

Editor's Pick
추천도서
김성의 Pick
생활견 키키와 반려인 진아의
오늘의 단어
생활견 키키와 그의 반려인 진아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같이 살게 되면서 일상에 스치는 소소한 것들을 함께 즐기고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키키는 표정이 다양하지 않아도 속마음을 숨기지 않으며 진아 보다 앞장서서 거리를 살피고 무엇보다 진아를 관찰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진아는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내고 있다. 키키와 살면서 사계절을 즐길 줄 알게 되었고 둘이 함께하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해서 하루를 성실히 관찰하기로 한다.

여름의 단어는 표정이 다양해서 덥고 습하고 때로는 축축하기까지 하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좋은 날은 아주 파랗고 아주 초록인 쨍한 날이다. 하지만 키키와 진아는 햇볕에 약한 체질이라 오랜 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만다. 그래서 키키는 얇은 티셔츠를 진아는 얼굴에 그늘이 지는 모자를 꼭 쓰고 나가야 한다. 여름 장마가 시작되면 키키의 산책이 어려워진다. 실외 배변만 하는 키키가 신나는 산책을 못 하고 대소변을 어렵게 해결해야 하니 진아의 마음이 힘들다. 그래도 뜨거운 여름에는 시원한 얼음이 있고 키키의 할짝대는 물 마시는 소리도 자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 게다가 과일과 밤 맥주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라니, 둘만의 여름 일상은 너무나도 낭만적이지 않나.

가을의 단어는 차를 음미하는 시간, 노르스름한 빵, 키키가 좋아하는 노란 찐 고구마, 온 동네가 노란색으로 변하는 풍경이다. 진아는 푸른색으로 가득하던 곳이 한순간 노랗게 되어 마주할 때 색을 쓰는 건 이 세상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으네제인장 Pick
바다 생물 콘서트
뒷표지에 쓰여진 ‘한 권으로 끝내는 바닷속 생태계 수업!’이라는 문구가 허풍이 아니었다. 플랑크톤으로 시작하여 대왕고래까지, 그리고 표층부터 심해까지 바다 전체의 정보를, 그것도 따끈따끈한 최근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 나왔다. 

만약 바다 다큐멘터리를 본 후 조금 더 많은 자료에 목말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그 갈증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지금껏 바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영상이 보고 싶어질 수도 있겠다. 그럴 땐 책에서도 언급되는 BBC의 <블루플래닛2>를 추천한다. 

바다는 넓은 크기 만큼이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가득한 공간이다. 최신 영상이나 책을 계속해서 찾아보게 되는 건 그곳에서 이전에는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정보를 더 얻게 될 지도 모를 거란 기대가 있어서다. 나는 이 책에서 산호초 챕터를 가장 흥미롭게 읽었는데, 주로 온대성 산호에 대해 다뤘던 예전 책들에 비해 한대성 산호에 대한 이야기나 산호 산란에 대한 새로운 사실, 그리고 보다 깊은 수심의 산호도 색채를 발산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태욱 Pick
나의 반려견 내가 가르친다
개를 가르치는 법을 배우기 위해 1년 정도 애견훈련소에 가서 일을 배웠다. 말하는 대로 개가 움직여주는 대단한 훈련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했지만, 1년 동안 한 일은 애견훈련소에 있는 개들 밥 주기, 청소하기, 관리하기였다. 옮기고 치우고, 쓸고 닦고, 버리고 채웠다. 초반에는 개를 훈련시키기는커녕 쓰다듬어줄 시간도 부족했다. 소장님은 먼저 알려주시는 법이 없었고 맨땅에 헤딩을 하다가 머리를 쥐어짜도 답이 안 나올 때, 너무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해주셨다. 여기서 개를 관리해보지 않은 사람은 개를 가르칠 수 없단 사실을 배웠다. 개를 관리한다는 건 개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거다. 이해하지 못한 대상을 가르칠 수는 없다.

 우린 개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내 반려견의 품종, 나이, 살아온 경험, 성격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품종과 나이, 살아온 경험, 성격에 대한 건 개와 관련된 모든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더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론들을 배우면서 머리로는 알겠는데, 개는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지. 배웠던 내용들은 그래서 어떻게 훈련하라는 건지 화가 난다. 확실하면서도 빨리 끝내는 방법은 없을까. 아쉽게도 그런 방법은 없었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 개와 함께 훈련하고 또 훈련하기. 계속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기. 개를 가르치는 방법은 우리가 악기를 배우고, 운동을 배우는 것과 똑같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책이 있다. 브랜든 맥밀란의 <나의 반려견 내가 가르친다>이다.
이인영의 <고로케 삽니다>
빵집을 운영하는 고양이 '고로케'의 일상을 그립니다. '그렇게 살아간다'라는 뜻에서 '고로케'가 되었다는 고로케의 유쾌한 일상을 만나세요 🐱 

내 집인 듯 내 집 아닌 내 집 같은 척 🏠
Editor Essay
일상의 온기
에세이스트 박은지
없어지면 안 되는 것이 없어졌다 

여름이랑 반려견 놀이터에 갔다가 철문에 손이 끼어 손가락에 피멍이 들었다. 작은 상처지만 어디에 닿을 때마다 깜짝 놀라게 아파서 밴드를 칭칭 감아두었다. 까맣게 죽은 피가 고여 있는 걸 들여다보면 어쩐지 기분이 울적해진다. 금방 나을 상처인데도 아프지 않았던 며칠 전이 그립다. 맞다, 내가 좀 엄살쟁이다. 

건강은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하는데, 살다 보니 절절하게 옳은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프거나, 집안의 구성원 중 누군가가 아프면 일상의 채도 자체가 싹 달라진다. 몇 년 전에 고양이 제이가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고양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나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이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나는 엄살은 많지만 걱정은 금방 떨쳐내는 성격인데, 이것만큼은 매 순간 묵직한 먹구름처럼 내 일상을 짓누르는 생각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다행히 제이는 반 년이 넘는 항암치료 끝에 기적처럼 건강을 회복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혹시 네 마리 동물 중 누군가 아플까봐 반려동물 적금부터 따로 들기 시작했다. 누군가 아플 때 돈 걱정이 먼저 드는 것만큼 고통스럽고 서글픈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직은 적금을 쏟아야 할 만큼 큰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비록 대형견 여름이는 1년에 한 번씩 접종만 맞아도 10만 원이라는 소비력을 자랑하지만 말이다. 

에세이스트 양단우
환절기 산책은 여름보다 안전하게
 
2021년의 여름은 유독 더 심각한 지옥 계절이었다. 마른장마 때문에 한밤까지 열대야와 폭염이 반복됐다. 댕댕이를 반려하는 보호자님들에게도 곤욕이었다. 하지만 한여름보다  무서운 것이 바로 가을로 들어서는 환절기 때다날이 선선해졌다고 해서 방심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이때 산책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와 해프닝들이 몇몇 있다.

1. 진드기 물림 사고

보통 잔디밭이나 수풀 사이에서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데,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발악하는 진드기들의 공세는 무시무시하다. 단모종 아이들의 경우에는 진드기가 물린 직후 응급대처가 가능하지만, 장모종 아이들은 털에 덮여 진드기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진드기에 물렸을 때는 손으로 떼어내려 하지 말고 곧장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서 전용기구로 떼어내야 한다.

어느 날 디디의 등에 점 같은 게 붙어있는 걸 목격했다. 그걸 있는 힘껏 확 떼어냈는데 팔다리가 움직여서 깜짝 놀란 나머지 바닥에 던져 돌로 찍어버렸는데, 창자에 있던 디디의 피들이 팍 터져 나왔다. 진드기를 강제로 떼려고 하면 진드기의 팔다리에 있는 기생충에 감염될 수도 있고, 떼어내는 중에 살갗에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절대 필자를 따라 하지 말고 병원에서 처치 받도록 하자.

에세이스트 이지은
콩이 탐구 일지

콩이는 어느덧 10살이다. 콩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겁보’. 한 번은 친구가 우리 집에 피아노를 치러 놀러 온 적이 있었다. 7년 전이었으니, 콩이가 네 살 때다. 사람이 오면 무조건 반겨서, 도둑이 와도 반길 거라고 우리끼리 말하던 똘이와 달리, 콩이는 사람이 오면 무조건 짖기부터 시작한다. 특히 여자보다 남자를 더 무서워한다. 콩이가 유일하게 따르는 남자는 아빠뿐이다. 하여튼 내 친구가 집에 놀러 왔을 때, 콩이는 겁이 나 숨었고, 그게 하필 피아노 옆이었다. 친구가 피아노를 치러 의자에 앉았고, 겁보 콩이는 다리를 구부려 살금살금, 그렇지만 잽싸게 그 자리에서 도망갔다. 콩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며 너무 귀엽다고 칭찬 일색이었던 친구는 낯 가리는 콩이의 모습에 친해지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그 외에 집에 필수로 사람이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매달 정수기 관리해 주시는 분이나 전자 제품 설치 기사가 방문하는 경우나 집에 손님이 오실 때 콩이는 얼른 방으로 숨는다. 강아지는 생후 3~13주가 사회화 기간이라고 한다. 콩이가 충분히 사회화가 되지 못한 것 같은 마음에 우리와 함께 한 시기는 아니었지만 놓쳐버린 사회화 시기가 아쉽다. 

콩이의 털은 오소리의 털 색을 닮았다. 고동색 털과 회색 털, 흰색 털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눈 근처는 하얀 털, 귀 끝은 검은색, 귀 밑에는 회색, 몸은 연한 갈색이다. 조화로운 색과 잘생긴 얼굴로 어디 나가면 한 미모를 뽐낸다. 처음 우리 집에 오던 날의 얼굴에는 주름도 많고, 꼭 어딘가 눌린 듯한 못난이 얼굴이었다. 그런데 크면 클수록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 되었다. 특히 콩이가 귀를 쫑긋할 때, 눈을 동그랗게 뜰 때 매우 귀엽다. 또한 콩이가 우리에게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은 바로 배를 까는 것이다. 배를 쓰다듬어 달라는 말인데, 쓰다듬다가 잠시만 손을 멈춰도 몸을 비틀고, 발로 내 손을 차며 다시 애정을 요구한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관심을 덜 주면, 쌩하고 가버린다. 콩이는 나보다는 엄마와 동생을 더 좋아해서, 종종 콩이가 내 방으로 찾아오면 괜스레 반갑다. 아직 서열 순위가 다른 가족보다는 낮은 듯하지만, 콩이와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고, 전보다는 더 친해진 듯한 마음이 든다. 
Vegetarian Recipe

🍚 새송이 초밥 

Step1. 새송이버섯을 두툼하게 세로, 혹은 원하는 형태로 썰어준다.
Step2. 간장 소스 [ 간장2T, 연두1T, 참기름1T, 설탕0.5T, 후추 약간 ]를 준비합니다. (새송이 1개 기준)
Step3. 밥 한 공기에 [ 설탕1T, 식초1T, 소금 약간 ]을 넣고 한 입 사이즈로 뭉쳐 준비합니다.
Step4. 팬에 올리브오일을 살짝 두르고 버섯을 구워줍니다.
Step5. 가볍게 구워진 버섯에 준비한 간장 소스를 얹어 맛을 더해줍니다.
Step6. 밥 위에 잘 구워진 버섯을 올리고 와사비로 마무리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엔 새송이버섯을 활용한 초밥 레시피를 가지고 왔습니다. 전 어릴 적부터 버섯을 좋아했어서 크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버섯이 의외로 취향이 갈리는 음식인 걸 알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향도 맛도 싫어할 요소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튼 각설하고, 촉촉하고 맛의 조합도 정말 좋은 새송이 초밥! 가볍게 뚝딱 만들 어서 도시락으로도 좋고 홈 파티에서 손님에게 내어주기도 좋은 멋스럽고 맛스러운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달, 향긋한 새송이 초밥 한번 만들어 보시는건 어떠세요? 
윤재희의 채식 레시피

🥬 캬베츠롤
가을이 오며 다시금 따뜻한 음식이 생각나네요. 입가에 진하게 스미는 맛이 먹고 싶은데,눅눅한 날씨에 튀김은 왠지 바삭한 식 감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9월에 소개하는 캬베츠롤은 두 가지 방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일본식 캬베츠롤은 토마토소스에 양배추 가 자박하게 잠기도록 하여 스튜처럼 먹을 수 있고요,데운 샤워 크림과 치즈를 소스로 뇨끼처럼 먹는 것이 하와이안 방식의 캬베 츠롤입니다. 저는 약간의 얼큰함 역시 그립기 때문에 일본식 캬베 츠롤을 택했습니다. 소개하는 레시피에 할라피뇨를 넣어서요. 어 쩐지 먹는 것들이 매번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 먹어도 자주 떠오르는 맛들이 있지요. 

🍅 준비물 
양배추, 버섯, 감자, 양파, 화이트콜리, 빵가루, 토마토 (페이스트, 홀토마토, 찰토마토 등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해주세요) 

Step1. 깨끗이 씻은 양배추를 한 겹씩 따서 쪄주세요. 부드러운 정도가 되도록 데쳐주어도 좋아요.
Step2. 속 재료에 들어갈 버섯, 양파, 화이트콜리를 잘게 다져줍니다. 원래의 캬베츠롤은 속에 다진 고기가 들어가지만, 대신 버섯과 감자로 고소한 맛을 대신했어요.
Step3. 다진 야채에 빵가루를 두세 스푼 넣고, 물 혹은 우유를 조금 넣어 속재료를 뭉칩니다. 양배추로 말아줄 때 속 재료가 너무 바스러지지 않을 정도의 농도를 만 들어주세요.
Step4. 감자는 쪄서 으깨준 후에 속과 함께 뭉치거나 다른 재료들처럼 잘게 다져 뭉쳐줍니다.
Step5. 전병을 말듯이 속 재료를 양배추로 감싸 말아줍니다.
Step6. 양배추 모양을 잡아주기 위해 접은 면을 밑으로 해서 팬 위에서 잠시 구워주세요.
Step7. 양배추 겉면이 노릇해지면 토마토 페이스트, 먹기 좋게 자른 토마토, 홀토마토 등을 자박하게 넣어줍니다. 간을 맞추기 위해 다른 향신료를 추가해도 맛있습니다. 다양한 향신료와 잘 어우러집니다.
Step8. 속 재료까지 익었다 싶으면 완성입니다. 소스와 함께 떠서 먹어주세요.
작은 친구들 7호는 여기까지
가을아! 가지말고 10월에 또 만나자 🍂😘

동반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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