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길을 걷던 중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고 눈이 휘둥그레진 유령이. 한 노인이 풍차를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데?
👻: 오늘은 세계적인 명작 <돈 키호테>를 다시 태어나게 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대해 알려드릴게령!

▲ 소설 <돈 키호테> 초판본 표지, 출처: Wikimedia Commons

기사는 풍차에도 멈추지 않아 🏰
풍차와 싸우겠다고 덤비는 무모한 기사, 돈 키호테의 이야기를 아시나요? 돈 키호테는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17세기에 쓴 소설인데요. ‘인류의 바이블'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에요. 단순히 재미있는 소설에서 그치지 않고, 계급 문화부터 몰락한 기사도까지 당시 서구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해 더욱 손에 꼽히는 명작으로 여겨지죠. 

▲ 돈 키호테 빌헬름 말스탠드, 출처: Wikimedia Commons

노인 알론조는 중세 기사도 문학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정신에 이상이 생기고 마는데요. 그는 자신을 돈 키호테라는 이름의 기사로 여기게 되고, 그에 걸맞게 마을에 사는 아둔한 판사인 산초를 시종으로 데리고 모험을 떠나요. 모험 중에 그는 그에게 사랑에 빠지는 여자를 만나기도 하고 풍차를 악당으로 착각해서 물리치려 하기도 하죠. 현실과 환상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이 무모하지만 순수한 도전의 이야기는 현실 풍자를 넘어서 꿈과 삶의 가치까지 담고 있어요.

👻: 소설로만 즐기기에는 아까운 이야기네령! 이 작품, 뮤지컬로도 탄생했다면서령?

▲ 브로드웨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공연 장면,

출처: Michael Lamont

극: 내 안에 극 있다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작가 세르반테스가 감옥에 갇히면서 시작돼요. 그는 그곳의 죄수들에게 ‘현실을 외면시킨 죄'로 재판을 받게 되죠. 세르반테스는 자신의 죄를 변론할 테니 먼저 이야기를 들어 달라며, 죄수들 모두가 참여하는 연극을 보여 주겠다고 제안해요. 그리고 작가인 세르반테스는 재판에서 진행되는 연극 속에서 돈 키호테 역을 맡는데요. 그렇게 그는 작가인 동시에 배우이자, 이 연극의 연출가가 되죠. 이렇게 극 속에서 또 다른 극이 진행되는 독특한 형식을 극중극 구조라고 불러요. 
세르반테스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돈 키호테가 환상에서 깨어나고, 자신은 그저 노인 알론조일 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는 장면으로 연극을 끝내려고 해요. 그러나 죄수들이 결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자, 결국 극 중 세르반테스는 재판에서 승리하기 위해 즉흥으로 결말을 수정하는데요. 그래서 재판 속에서 진행되는 연극은 원작 <돈 키호테>와 다른 결말로 마무리된다고. 


👻: 이렇게 결말이 다르다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도 차이가 생겼나령?

▲ 브로드웨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공연 장면,

출처: stageandcinema

Just dream it! ✨
이렇게 바뀐 결말은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요. 원작에서는 망상에 빠졌던 돈 키호테가 현실을 자각하고 노인 알론조로 죽게 되지만, 뮤지컬 속 돈 키호테는 돈 키호테로서 생을 마감해요. 무모해 보이던 알론조의 꿈이 이루어지면서, 아무리 허무맹랑한 꿈이라도 그것이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된다면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뮤지컬 속 작가 세르반테스는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아요. 이후 환한 빛이 쏟아지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세르반테스의 모습은 그의 밝은 앞날과 그가 계속 소설을 집필할 수 있는 미래를 암시하는데요. <맨 오브 라만차>는 희망찬 결말과 연출을 통해 꿈꾸는 자가 결국 승리한다는 응원과 위로를 보내고 있죠. 

👻: 정말 감동적이고 희망이 생기는 작품이네령! 이 뮤지컬이 더 궁금해지는데령?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공연 장면, 출처: OD COMPANY

뮤지컬 - (연출 + 무대) = 0 ♟
이 극에서 가장 연극적이라고 꼽히는 명장면은 인물들이 돈 키호테를 두고 의논하는 체스 씬인데요. 체스 씬에서는 대화에 참여한 인물들을 각각의 성격이나 역할에 맞는 체스 말로 설정해요. 예를 들어 단순한 성격의 가정부는 직선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룩이 되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는 안토니아는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퀸을 맡는 거죠. 체스판처럼 네모난 조명이 바닥에 비춰지며 인물들은 체스 게임을 하는 것처럼 각을 맞춰 움직여요. 이 재치 있는 연출은 연극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충실하게 보여 준다고.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공연 장면, 출처: OD COMPANY

무대는 재판이 이루어지는 배경인 스페인 지하 감옥을 잘 구현하기 위해 천장은 9미터에 달하고, 전체적인 조명은 아주 어둡게 조성했어요. 또, 무대를 둘러싼 돌 모양의 벽은 관객들이 지하 동굴에 지어진 감옥에 온 것처럼 느끼게 하는데요. 어두컴컴한 동굴 같은 무대 위로 빛과 함께 계단이 내려오는 오프닝 연출은 단번에 시선을 모으죠.

👻: 일부러 어둡고 좁게 연출했다는 점이 굉장히 특이하네령! 그런데 뮤지컬의 꽃은 넘버라고 하던데령…!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이룰 수 없는 꿈> (조승우),

출처: One Cut

이룰 수 없는 그의 꿈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메인 테마곡 <이룰 수 없는 꿈>은 엘비스 프레슬리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즐겨 부르며 큰 사랑을 받았어요. 단지 훌륭한 노래일 뿐만 아니라 뮤지컬 넘버로서 작품과 완벽하게 어우러지죠. 이 넘버의 가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돈 키호테를 이해하게 만들어줘요. 극중극의 결말에서 돈 키호테에게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이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자, 돈 키호테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병석에서 일어나 이 넘버를 부르고 숨을 거둬요.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꿈의 가치를 강조하는 작품의 주제가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죠.

▲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둘시네아> (홍광호),

출처: OD COMPANY

메인 테마곡뿐만 아니라 다른 넘버들 역시 듣는 재미가 있어요.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 만큼 전반적인 음악들에 흥겨운 기타 선율이 가미되어 있는데요. 넘버 <둘시네아>는 자신이 꿈꾸는 아름다운 여인 둘시네아를 향한 돈 키호테의 절절하고도 달콤한 사랑이 담긴 곡으로, 귀를 간질이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특징이라고.

👻: 지금 당장 다른 넘버들도 들어보러 가야겠어령!
플롯 TMI 💎
기사를 꿈꾸는 미치광이, 소설 <돈 키호테>

맨 오브 라만차의 원작, <돈 키호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본 책이지만, 제대로 읽은 사람들은 극히 적다고 해요. 최초의 근대 소설이자 스페인의 국민 소설인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궁금해졌다면, 심오한 주제 의식과 신랄한 풍자가 담긴 이 작품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 아래 버튼을 통해, 소설 <돈 키호테>를 만나보세령~
 ▲ 소설 <돈 키호테>, 출처: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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