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께 블록체인, 가상자산, NFT 업계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드립니다.
◼︎ 세줄 요약
  ▪︎ 디파이의 최대 리스크, 신용 붕괴가 시작됐다
  ▪︎ 테라 UST 디페깅으로 시작된 신뢰 하락, 이더리움까지 확산
  ▪︎ 디파이는 죽음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디파이의 최대 리스크, 신용 붕괴가 시작됐다

  디파이는 탈중앙화 금융의 약자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낸 첫번째 결과가 암호화폐, 그리고 비트코인인데요. 이에 바탕해서 금융 시스템 자체를 탈중앙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일련의 결과물이 바로 탈중앙화 금융, 디파이입니다. 탈중앙화한 금융 시스템에는 예금과 대출 업무를 담당하는 상업은행, 자산과 증권 등을 사고 파는 거래소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첫 결과물이 비트코인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화폐, 그리고 금융 산업은 블록체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산업에서 디파이가 인기를 얻은 것도 이같은 관계를 고려할 때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모 만화를 통해 유명해진 등가교환의 법칙이 여기에도 통용됩니다. 하나가 좋은 게 있다면 다른 하나가 나쁜 게 있는 것이죠. 금융에 필수적인 신용을 코드로 쌓아올렸는데요, 모든 신용을 코드만으로 구축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대출에 필요한 신용은 코드로 담보 설정과 청산 자동 설정 등을 통해 구축할 수 있었지만 동일 가치의 보장이라는 페깅에서의 신용은 코드로 모두 구축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고안함으로써 일부는 가능했지만 완전하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바로 UST의 디페깅에 따른 루나의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바로 이런 불완전한 신용에 따른 것입니다.

  이처럼 그동안은 코드로 직조됐던 신용의 신뢰가 금이 가면서 페깅된 자산들 모두에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습니다. UST에 이어 한때 USDT, 그리고 트론이 만든 USDD, 여기에 이더리움 페깅 토큰은 stETH까지 모두 자산 고정이 흔들리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테라 UST 디페깅으로 시작된 신뢰 하락, 이더리움까지 확산

  디파이 업계 전반으로 번진 신용 붕괴의 시작은 지난달 8일부터 시작된 UST 디페깅이었습니다. UST의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알고리즘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의 자금이 1달러의 가격을 회복하기 위해 동원됐지만 결국 자금 동원력에서 공격자, 그리고 불안에 휩싸인 시장의 UST 매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UST의 가격은 한달이 지난 현재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1달러가 아닌 10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용이 말 그대로 붕괴된 것이죠.

  UST 디페깅 이후 한때 USDT도 1달러 가격대를 소폭 이탈했구요. 다른 스테이블 코인으로도 이탈이 확산되는 형국입니다. 최근에는 중국 출신의 저스틴 선이 이끄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이자 비트토렌트를 인수한 것으로 유명한 트론이 만든 스테이블 코인인 USDD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이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디페깅을 막기 위해 트론 다오 리저브가 50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고 이틀 전에 밝혔구요.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주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트론(TRX)에 대해 일제히 투자 주의를 밝혔습니다.

  다음 신뢰 붕괴의 대상은 놀랍게도 이더리움입니다. 정확히 말해 이더리움 2.0에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입니다. 이더리움은 조만간 진행될 이더리움 2.0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진행하고 있는데 스테이킹을 하면 업그레이드 이전까지는 이더리움을 다시 회수할 수 없습니다. 마치 만기가 정해진 저축과도 같은 것이죠. 은행에서도 급전이 필요할 경우 저축 담도 대출을 해주잖아요? 이처럼 스테이킹된 이더를 대상으로 증서격인 stETH를 내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있는데 바로 리도 파이낸스이구요. 이 stETH를 담보로 다시 이더를 대출해주는 회사가 있는데 바로 셀시우스입니다. 자, 그렇다면 이더를 스테이킹하고 stETH를 받은 다음 다시 이를 담보로 셀시우스에서 이더를 빌려 스테이킹하고 다시 stETH를 받은 다음 다시... 가 가능하겠죠? 네 가능했습니다.

  이의 전제는 stETH와 ETH의 교환 비율이 1대 1로 일정해야 하는 나름의 페깅이 성립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테라 사태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이더리움 2.0 출시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stETH의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stETH의 가격이 하락하고 이더와의 디페깅이 커질수록 stETH를 담보로 이더를 빌린 사람들의 경우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빚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강제 회수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게다가 대출해준 셀시우스마저도 이같은 연쇄 청산 때문에 은행 자체의 도산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사실 stETH는 이더에 기반한 증서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반 담보인 이더가 없으면 신용은 제로가 됩니다. 신용이 제로인 증서에 기반해 이더를 또 대출해줬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것이죠.

  이같은 도산 우려에 자산이 노출된 곳이 또 있으니 바로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유명한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우캐피탈, 줄여서 3AC입니다. 여기가 알고보니 셀시우스의 대출 상품을 대규모로 이용했더란 것이죠. 3AC에서는 stETH 디페깅과 관련해 셀시우스와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보유중인 stETH도 손실을 감내하고 이더, 그리고 스테이블 코인으로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 이상의 자산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죠.

  이처럼 stETH와 ETH간 페깅이 무너지면 이더리움에 대한 신뢰도 일부 손실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페깅이라는 것 자체가 블록체인 생태계 내가 아닌, 외부의 가치 판단 기준을 끌어다 쓰는 것이기 때문에 페깅을 구축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내의 탈중앙화만으로는 신뢰를 100% 구축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담보를 페깅으로 치환한 새로운 종류의 파생 토큰을 도구로 레버리지를 만든다는 것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5월 이전까지는 이같은 구조를 시험하는 리스크가 크지 않았지만 마치 물이 섭씨 99도까지는 가만 있다가 100도에 끓기 시작하듯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급격하게 요동치는 격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100도를 넘긴 물이 지금도 끓고 있다는 것입니다.
 ◼︎ 디파이는 죽음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같은 디페깅은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으로 시장을 붕괴시키는데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은 시장을 지탱하는 양 축이 있을 때 한 축이 낮아지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한 축이 낮아지고, 이 과정에서 다른 한 축이 또 낮아지는 것이 반복됨으로써 시장 자체가 무너지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가격 하락이 신뢰 손상으로 이어지면서 매도가 발생해 또다시 가격을 하락시키는 것도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디파이는 이같은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문제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을 구성하는 양 축 중 하나가 바로 신뢰로 설정된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격 고정에 필요한 신뢰는 블록체인 내의 탈중앙화만으로 100% 구축할 수 없습니다. 코드로 쌓아올린 신용도 최근 발생한 일련의 디페깅과 과도한 레버리지 등으로 큰 폭으로 손상됐습니다. 소매 금융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디파이에서 신용에 기반한 레버리지를 제외해 버린다면 그 매력은 대폭 감소할 것입니다.

  한동안 디파이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태를 예견해 신용 구축, 그리고 보완재격인 금융 시스템을 구현하는 프로젝트가 각광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좀 더 다양한 파생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다양한 온체인 데이터 정보를 분석해 위험에 대비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아니면 코드에 근거한 보험 상품을 내놓는 거라든지 말이죠. 유동성 공급과 그에 따른 이자 수익의 달콤한 매력에 빠져 활성화되진 못했지만 디파이가 위험 수준과 그에 따른 보상을 다변화하고 잘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프로젝트들입니다. 이번 위기가 디파이를 고사 상태에 빠뜨리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이같은 프로젝트들이 각광을 받을 날이 오겠죠. 그렇다면 그때야말로 디파이의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지금의 위기와 피해를 모두 온전한 방향으로 수습하는 데 온힘을 기울인 다음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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