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성비위·2차 가해 파문
 Season 6  vol 19. 💡2025.09.12. ~ 2025.09.18.

진영논리에 강요되는 ‘침묵’
잠수함 속의 토끼, 여자아이들
화끈하게 뒤집는 <애마>
플랫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네요. 환절기에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요(먼저 걸린 사람🙋‍♀️). 지금 이 바람이 더 좋은 변화의 바람이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플랫레터 시작합니다.


조국혁신당 핵심 당직자들에 의한 성 비위 사건의 파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 비위 가해자 두 사람이 징계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피해자 2차 가해는 심각한데요. 피해자들을 보호했어야 할 당 지도부는 지난 7일 총사퇴했고,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지난 9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천되며 수습을 맡게 됐습니다.

피해자들은 길게는 1년 넘게 조직·진영논리 속 침묵해야 했다고 밝혔는데요. 혁신당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의 경과를 정리한 🧵정리뉴스입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성 비위 2건과 직장 내 괴롭힘 1건입니다. 성 비위 2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각각 다른 사람이고요. 이 세 사건에서 당이 징계한 가해자는 3명, 피해자는 강미정 전 대변인 등 4명입니다.

이러한 사건은 당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재점화됐습니다. 피해자이기도 한 강미정 전 대변인은 지난 4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고위 당직자 일부는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해 ‘당을 흔드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이라 조롱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를 대리해 온 강미숙 혁신당 여성위원회 고문도 “피해자들은 당의 처신에 항의하면서도 행여 정국에 피해를 줄까 말을 삼키며 지옥 속에 있었다”고 전했어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성폭력 사건과 더불어 이번 건 역시 조직보위논리와 진영논리가 피해자를 괴롭히는 현실을 드러냅니다. 일부 가해자는 당 차원의 징계를 받았고, 경찰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너만 참으면’을 뿌리 뽑기 위해선 ‘이번만 넘기면’이란 인식은 없어야 합니다. 


플랫의 ‘입주자 프로젝트- 섭식장애 마주하기’ 2편과 3편을 소개합니다. 전편에 이어 박지니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섭식장애가 철저히 젠더적 맥락에 놓여 있음을 지적합니다. 

“여성 청소년은 그 규율에서 어긋날 경우 즉시 스스로를 혐오하게 되는 존재로 길러졌습니다. 동시에 딸아이의 건강과 몸은 가정의 명예나 부모의 양육 평가와 직결되지요. 이런 문제들이 중첩되며 여자아이가 자기 몸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낙인은 훨씬 가혹하게 작동합니다. 따라서 섭식장애는 우연히 여성에게서만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여자아이들을 중심에 세워두고 무너뜨린 결과입니다."

여성들이 섭식장애라는 싱크홀로 ‘미끄러진’ 결과, 섭식장애 발생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박지니 작가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이나 학령기 이전 아이들은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정 음식, 혹은 거의 모든 음식에 대한 공포로 인한 거부감을 보이고요. 과거 자폐스펙트럼 아동에게서 주로 보였던 증상이 어떠한 ‘선’ 밖으로 번진 것입니다. 그런데도 섭식장애 아동이 갈 수 있는 마땅한 병원도 없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정신질환실태조사에서 2016년부터 섭식장애 유병률을 조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섭식장애 당사자들은 가정과 폐쇄병동에서 부적절한 ‘치료’를 당하고, 세상을 등지기도 합니다. 새로운 케어 시스템을 구상하고 마련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섭식장애 마주하기> 시리즈 바로 보기

‘벗기려고만 하는 시대, 화끈하게 뒤집는다.’

입주자님은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를 보셨나요? 최근 입소문도 타고 화제가 된 작품인데요. 이 시리즈는 영화 <애마부인>(1982)이 개봉한 시절인 1980년대 한국으로 시청자를 데려가, 두 여성을 중심으로 그 시절 충무로의 부조리를 보여줍니다.
 
이미 ‘정주행’을 마치신 입주자님도 계실 것 같아요. “성애 영화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서 고군분투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이야기”라는 관람평에 공감하시나요?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해영 감독은 “80년대 대한민국은 야만의 끝을 달리던 나라였다”며 “<애마>는 세상의 부조리함 안에서 자기 방식대로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어요. 배우 이하늬는 “저도 부당함의 끝물을 경험했던 신인시절이 있었다. 보호 장치도 없이 영화 현장에 있으셨을 분들(80년대의 여배우들)이 대단하고,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 시대의 <애마>들은 누구를 위해 말을 탈까요?


앞서 소개드린 섭식장애 시리즈 3편은 연극 <마른 여자들>의 배우와 연출자 인터뷰인데요. 이번 주 [플랫한 문화생활]은 이아름 기자가 연극의 원작 소설 <마른 여자들>을 읽고 난 후기를 전합니다. 


🍀 섭식장애가 되기 전의, 거식증적 습관들


“엄마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의 칼로리 섭취량을 감시했다. 사이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할 때면, 매번 그린샐러드를 골라주었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선 프로즌 요거트를 사주었다. 탄산음료를 시킬 때도 다이어트 음료가 우선이었다. 저지방, 무설탕, 무탄수화물, 우리가 먹은 대부분의 음식은 무언가 빠져 있는 걸 자랑했다. 엄마는 다이어트를 대물림되는 과업으로 여기며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에 따라 우리를 만들어갔다.”


다이애나 클라크의 소설 <마른 여자들>을 읽으며 생각했어요. K-도터들이라면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해 보지 않았을까 하고요. 왜 (거의) 모든 엄마들은 ‘딸이 살이 찌지 않기’를 이토록 바라는 것일까요😥


엄마들도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제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잘 먹는 것’이 무조건 권장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음식을 정말 잘 먹는 아이였는데요. 미취학 아동 시절엔 잘 먹는 것이 ‘박수갈채’를 받을 만큼 훌륭한 일이어서, 칭찬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먹었던 것 같기도 해요. 초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많이 먹어야 키가 큰다”, “잘 먹으니 보기 좋다”라는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춘기를 지나 고등학생쯤 되니 ‘걱정’이 붙기 시작했어요. “살 찐다”는 말을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30대가 된 지금은 살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듣지는 않지만, “건강이 나빠진다”는 식으로 돌려서, 때로는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듣곤합니다. 그래서 이 대목을 읽고 생각했어요. ‘뉴질랜드 엄마들도 똑같구나.’ 😭


섭식장애를 다룬 다이애나 클라크의 소설 <마른 여자들>을 읽으며 제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질병이 되기 전의 ‘거식증·폭식증적 습관들’입니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신체 사이즈가 같은 몸’을 가졌던 쌍둥이 자매 릴리와 로즈가 각각 폭식증과 거식증을 겪는 과정을 보여줘요. 매 챕터마다 자매의 몸무게가 표기될 정도로, 두 사람의 몸무게는 그들의 정신적 상태와 현재의 고통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소설의 주된 배경이 되는 곳은 거식증 치료 시설입니다. 폐쇄병동인 이곳의 모습은 저로선 사실 쉽게 상상되지 않아 글을 읽는데 애를 먹기도 했어요. 그러나 글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부분들은 도리어 너무 선명하게 연상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엄마가 없는 날을 틈타 잔뜩 음식을 시킨 아빠가 두 딸과 폭식을 즐기다 잠드는 모습, 잡지에 소개된 ‘황제 다이어트, 레몬 디톡스, 사과 한 알 다이어트’ 같은 유행 다이어트를 모두 시도해 보는 친구들, 살이 빠져서 모두에게 칭찬을 받는 모습 등 모두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습관들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섭식장애’에 걸리기 쉬운 환경에 놓여있음을 알게 됩니다. 반대로 섭식장애에서 벗어나는건 어려워 보여요. 좀처럼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놓인 릴리와 로즈 자매는 어떻게 될까요? 책은, 그럼에도 결국 여자들이 서로를 구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 음식 먹기 혹은 먹지 않기를 둘렀나 입주자님의 경험은 어떤가요? 플랫에 입주자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소소한 것, 헷갈리는 것, 고민되는 것 모두 귀기울여 듣겠습니다.


>>>이야기 보내기<<<



👤 가을이 되니 전시, 영화제 등 이것저것 문화계 소식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좋아요 (가을맞죠? 다시 여름 안오겠죠?!!!). 퍼플레이는 예전에 기사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온라인 상영회를 하는건 지금 알았네요. 좋은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온라인 여성영화제 소개 감사드려요! 화질도 나쁘지 않고 상영기간도 길고 무엇보다 이런 영화들을 무료로 봐도 되는지.. 모든 제작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봤습니다. 저는 '엄마 극혐'이 인상적이었어요.

👀 From.Flat 

📣 [스포츠가 있는 플랫]의 마지막! 러닝 클래스가 빠르게 마감되었습니다. 많은 관심 감사드리고요. 취소분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대기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여석이 생기면 순차적으로 연락드리겠습니다👍

📣 최근 플랫에 입주자님께 도서나 관람권을 증정하는 이벤트 제안이 활발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플랫레터와 플랫 SNS를 통해 알려드리고 있으니 많이많이 참여해 주세요! (사실 '광고'가 붙은 플랫레터가 입주자님한테는 알짜배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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