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에서 만남
Tangerine.soo🍊
권귤 2022년 가을! 뉴스레터 No.9
일단 써본다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 올려봅니다. 즐겁게 봐주세요.

그때 써놨던 노트를 다시 읽어보니 재밌네요... ㅋㅎㅋㅎㅋㅎ 함께 그때의 기억과 깨달음속으로 가봅시다.
믿음이 좋은 기독교 남자를 만나고 싶어!

나는 기독교인이다. 무엇보다도 나랑 가치관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은 기독교인이긴 했지만 음 잘 모르겠었다. 비기독교인과 결혼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나는 반드시 좋은 크리스찬을 만나 행복한 삶을 꾸리고 싶었다. 그래서 다음 사람은 반드시 나보다 믿음이 좋아서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성직자도 상관 없을 만큼 정말 그런 사람을 원했다.

그런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차였다ㅋ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이야기를 글로 쓰는 건 내 미래를 위해서다. 나랑 진짜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결국에는 나와 잘 맞는 남자를 찾아내고야 마는 결말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싶어서다. 나는 32살 직장인 여자다.

*마지막 줄은 그때 쓴 노트라 그 때 기준이라는 점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첫만남
장점: 키 크고 잘생김
단점: 자기 힘들었던 인생 얘기를 너무 많이 함

만난 곳? 크리스찬 데이팅 앱
:만나보자고 하는 사람 막지 않는다가 내 신조. 재고 따지고 묻지 않고 만났다. 일단.

좋았던 점: 
키가 컸다. 183. 난 키 큰 남자를 좋아한다. 첫 인상은 좋았다.
얼굴이 작고 음...잘생겼다? 잘생긴 남자 다 좋아합니다용. 첫 인상은 좋았다.22

불편했던 점:
첫 만남부터 자기 '안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다.

첫 만남에 아버지 어머니가 암 투병하신 걸 이야기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어렵게 자랐다는 것도. 본인도 얼마 전까지 몸이 아파 결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는 것도 말했다.

이런 걸 왜 말하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첫 만남에 자기 인생 어려운 걸 말해서 좋은 게 뭐가 있을까? 첫 만남에는 자기 장점을 보여줘 상대를 끌리게 하는 게 먼저이지 않나 싶은데, 이 사람은 자기 삶의 부담을 나눠가질 사람을 원하는 걸까 싶었다.
 
결론: 일단 외모는 나쁘지 않으니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눈에 띄는 장점이 있으면 또 만나봄~!
외모에 혹해서 이어진 두번째 만남

한 일: 집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공원 산책을 했다. 그 후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좋았던 점:
무난했다. 경계해야 할 이상한 사람같지 않았고, 나를 좋아하는 게 눈에 보였다.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나에 대해 더 잘 알려고 했다.
어디 교회 나가냐 물어보고,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냐 물어보곤 했다.
어떤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질문은
상대가 나를 마음에 들어할 때 꼭 하는 말이더라.
그때 딱 생각했다.
아 이 사람 나 좋아하나 보다! 라고.

불편했던 점: 스케줄 때문에 먼저 가야하는 걸 (장난스럽게) 비난함;
12시쯤 만나 4시쯤 헤어졌는데, 왜 먼저 가냐며 장난식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마치 내가 우리가 약속한 만남 시간보다 이르게 자리를 뜬 사람인것처럼 죄책감을 가지게 했다. 마치 내가 그냥 두고간 것 마냥...  그런데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그 선을 넘는 느낌이랄까.

결론: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그래 다시한번 만나보자.
(지금 돌이켜보면 외모 때문에 계속 만났던 것 같다.. 어후 이놈의 외모타령은..)
세 번째 만남: 아 쎄할때 그만 뒀어야 했는데,,,

행동: 같이 차 타고 파주에 갔다.

좋았던 점:
전날 연락하면서 어떤 간식을 좋아하냐 묻길래 뭔가 했는데,
이날 아침에 보니 차 타고 가면서 먹자고 초콜릿, 커피 등을 바리바리 싸왔더라. 귀여웠고 고마웠다.

불편했던 점:
입냄새가 났다. 음 조금 심했다. 마스크를 썼는데도.

만나기 전날 카톡 메시지가 마음에 안들었다. 나를 본인의 이상적인 여친상에 가둬둔 것 같은 말이었다.
"옆에서 재잘재잘 어제 배운 성경공부 이야기 나한테 해주고 나는 운전하고 정말 재밌겠다!!"
그래 여기까진 그렇다고 치자. 다음 이야기가 더 싫었다.

식사하는데 이런 질문을 했다.
"하나님을 위해 포기한 게 무엇이 있나요?"
우리가 그런 걸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인가 싶었다.
사귀는 사이에 그런 질문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치자.(아직 사귀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신앙적인 걸 묻기 이전에 나에 대한 개인적인 질문은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10월 9일에 결혼을 시키겠다는 어머니의 기도가 있다고 했다.
그런 걸 나한테 말하는 이유는 뭐지? 우린 아직 3번 만난 사이인데. 사귀지도 않는데?

이후에도 계속 나의 신앙에 대해서만 물었다. 내가 말하기 싫어하는 게 보였나 보다. 집에 가자고 했다. 집에 가는 길에는 할 말이 없었다. 가벼운 일상 대화를 나누는 법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내가 회사에서 하는 일(만든 영상들)을 보여주겠다고 했더니 거절했다. 내 얼굴이 나오는 일인데... 그리고는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왜 내 회사일이 안 궁금하지? 그게 내가 일주일에 5일을 마음쏟아 하는 일인데.

결론:
그만 만나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포인트:
이 사람은 헤어지면서 내게 편지와 책 한권을 선물했다.
"기도하고 있을 테니 책 읽고 기도해보고 연락주세요"

3장의 빼곡한 편지였다. 단 3번 만난 사람한테 이런 깊은 애정과 마음을가질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이상한 편지였다. 표현이 지나치고 부담스러워, 읽으면서 명치 부분이 갑갑했다. 그래도 책은 좋아하니 책은 읽어 보기로 했다.

책 이름은 <길은 여기에> 였다.

책을 읽어보니 너무 좋았다. 책이 너무 좋았다. 책에서 나오는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래서 이 사람을 만나도 될까? 라는 마음이 들었다. (안돼! 거기서 멈췄어야 했어!)
(지금 돌이켜보니, 이 사람이 아니라 책을 좋아했던 것 같다)
다음편 예고

어떻게 사귀었나요?
어떻게 급속도로 헤어졌나요?
이 관계에서 배운 점.
궁금한 거나 요청사항 있으면 언제든지 메일 답장 주세요~.
제 썰을 읽는 여러분 생각도 궁금해요.
권귤
인스타그램 >> @tangerine.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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