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시대에 나만의 취향을 만드는 법
찬비 "알고리즘에 덜 기대고 디깅을 생활화 해보려고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찬비입니다.

한때는 시대를 아우르는 대표 키워드가 큐레이션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문가가 수많은 콘텐츠를 소화한 후에 좋은 콘텐츠 리스트를 제시하고, 그걸 참고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취향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던 때요. 그런데 이제는 알고리즘이 그 자리를 다 차지해 버린 것 같네요.

오늘은 카일 체이카의 책 ⟪필터월드(Filterworld)⟫와 함께 알고리즘이 보여주지 않는 세계와 취향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1. 바야흐로 추천 알고리즘의 시대
2. 취향은 평준화되고 있다?
3. 앞으로의 취향을 찾아서

🧬 바야흐로 추천 알고리즘의 시대

최근에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줄여서 ‘꽁냥이’ 챌린지가 화제가 되었어요. 3년 전 한 방송사 뉴스에서 기자의 말을 어느 틱톡커가 리믹스 음원으로 만들었고, 다른 틱톡커가 안무를 붙이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영상에서는 ‘뉴스도 밈이 되는 시대'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리믹스 음원과 안무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그에 더해 에스파의 카리나, 츄, 라이즈의 원빈이 이 챌린지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분명 틱톡의 알고리즘이 이 영상을 여러 사람에게 부스팅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 알고리즘의 추천은 어느새 우리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가 되었어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SNS는 당연하고, 유튜브나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도 추천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어요. 쿠팡이나 컬리, SSG 같은 유통 플랫폼에서도 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상품을 추천해 주고, 데이팅 앱에서는 심지어 내 취향의 연애 상대도 추천해 줘요. 특히, 틱톡 같은 경우에는 내가 좋아하는지도 몰랐던 영상들을 보여주며 나보다도 취향을 빠르게 파악한다고 하죠.


한때는 TV와 같은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커서 모두가 같은 것을 보며 좋아했지만, 이제는 각자의 인스타그램 돋보기와 유튜브 첫 화면에 노출되는 콘텐츠가 달라졌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유튜버가 확 뜨지 않을 때, 구독자들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야 할 텐데'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되기를 바라기도 하고, 알고리즘 덕택에 갑자기 몇 달 전에 발매되었던 음원이 역주행을 하기도 합니다.


추천은 주로 유저가 행한 행동을 바탕으로 미래에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보여주는데요, 크게 콘텐츠 기반(content-based) 추천과 유저 행동 기반(collaborative filtering) 추천으로 나눠볼 수 있어요. 유튜브의 영상 추천을 예로 들자면, 제가 A라는 영상을 시청했을 때, A 영상과 비슷한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것이 전자이고, 저처럼 A 영상을 본 사람이 봤던 다른 영상을 추천해 주는 것이 후자입니다.


둘 중에서는 후자의 정확도가 조금 더 높지만, 유저가 시청한 영상 리스트와 영상을 시청한 유저 리스트가 둘다 충분해야만 추천이 잘 이루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영상이 조회수가 낮은 경우와 유저가 시청한 영상이 적으면 추천이 어려워지고, 이를 콜드스타트 문제라고 부릅니다. 어떤 콘텐츠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이 되어 ‘밈'으로 소비되고, 어떤 콘텐츠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모두에게 잊히기도 하게 되는 것이죠.


플랫폼에서 초기에 추천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플랫폼 내에 콘텐츠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해요. 인스타그램은 2010년대 중반쯤 시간 순서대로 보이던 피드를 추천 순서대로 변경했는데요, 갑자기 사용자 수가 폭증하면서 시간순이던 피드로는 유저가 모든 콘텐츠를 보기 어렵게 되었고, 어느 정도 콘텐츠를 필터링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플랫폼에서는 유저에게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를 먼저 노출하는 식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가미하게 된 것이죠.

💬 취향은 평준화되고 있다?

© Loren Elliot/Reuters

알고리즘이 이미 내 취향을 이렇게나 정확히 알고 있다면 굳이 내가 내 취향을 찾아다닐 필요가 있는가 싶어지기도 하는 이 시대, 카일 체이카는 책 ⟪필터월드⟫에서 추천이 문화를 평준화하고 있다고 주장해요. 그는 책의 서문에서 멕시코시티, 샌프란시스코, 교토 등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아주 익숙한 인테리어의 카페를 언급합니다.


커다란 통창을 통해 햇빛이 잘 들어오고, 벽은 하얗거나 지하철 타일로 되어 있으며, 가구는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이고, 커다란 목재 테이블이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어 사람들이 합석할 수 있는 곳이요.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요? 체이카는 멕시코시티와 교토는 아주 다른 도시이지만, 이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사람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 비슷해졌고, 그게 곧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카페(generic cafe)’의 인테리어가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책에서 체이카는 몽테스키외를 인용하면서 취향을 정의하는데요, 취향이란 어떤 것을 경험했을 때 오는 강렬한 기쁨과 놀라움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내 취향을 관통당했다'고 느낄 때의 짜릿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죠? 보통 이런 느낌을 받을 때는 다른 일을 하면서 곁다리로 접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때일 거예요. 그리고 아주 익숙한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것을 마주쳤을 때가 많았을 것이고요. 그런데 체이카는 현재의 알고리즘은 구조상 유저가 취향을 알아가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을 떠먹여 주거나 강요하는 면이 많다고 주장해요.


체이카는 이러한 주장에 도달하기 위해 알고리즘의 여러 가지 면을 소개하는데요, 핵심적인 것은 알고리즘이 플랫폼의 입맛에 따라 설계된다는 거예요. 일단, 플랫폼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유저가 플랫폼에 오래 머물러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저가 적극적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는(lean-in) 것보다는 유저가 배경으로 틀어두고 뭐가 다음에 나올지 신경 쓰지 않는 것(lean-back)이 더 좋겠죠.


추천 알고리즘은 결국 유저가 좀 더 수동적으로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만들고, 어느 쪽으로 치우쳐 강렬한 콘텐츠보다는 마일드하고 은은한 콘텐츠를 더 자주 추천하게 됩니다. 그 예시 중 하나는 한동안 유튜브를 휩쓸었던 로우파이 음악인데요, '와 이 음악 너무 좋다'고 멈춰서 곡 제목을 확인하게 되진 않지만 계속 배경에 잔잔하게 계속 틀어둘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라고 분석해요. 그리고 유저는 이렇게 제시되는 콘텐츠가 자신의 취향이라고 인지하게 되겠죠.

채널명이 Chilledcow에서 Lofi Girl로 바뀌었더라고요

또한 유저가 플랫폼에 오래 머물러있기 위해서는 추천의 정확도가 올라가야 합니다. 추천의 정확도는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아래 그림에서 내가 좋아할만한 콘텐츠가 파란색 원이고 그렇지 않은 콘텐츠가 노란색 세모라면, 유저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모델이 추천하는 비율(왼쪽)과 모델이 추천하는 콘텐츠를 유저가 좋아할 비율(오른쪽)로요.


유저의 입장에서는 왼쪽이 높은 것이 훨씬 좋겠지만,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오른쪽을 선택할 거예요. 모델이 추천을 해줬는데도 유저가 좋아하지 않아 이탈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추천 알고리즘은 유저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최대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확실하게 좋아할 것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돼요. 알고리즘이 보여주지 않은 것은 사실상 없는 콘텐츠가 되고,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세계 안에서 유저는 아주 매끄럽게, 마찰 없이 계속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며 플랫폼에 ‘활성 유저'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정확도의 두 가지 의미

더 나아가 추천이라 해놓고는 플랫폼이 밀고 싶은 콘텐츠를 취향으로 둔갑해 보여주기도 합니다. 2021년, 커뮤니케이션 전략가인 니코 파즈코빅은 넷플릭스에 뚜렷한 취향을 가진 10개의 계정을 만들어서 어떻게 추천이 달라지는지 실험을 진행했어요. 실험을 통해 계정 간 차이를 비교하던 중 어떤 취향이었든지 10개 계정에서 모두 영화 ⟪분노의 질주⟫의 전체 시리즈를 추천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요.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한다는 명목하에 넷플릭스에서 원하는 작품을 더 많이 노출한 것이 딱 걸린 거죠.


이렇게 유저들이 플랫폼을 수동적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취향을 추천 알고리즘에 점점 위탁하게 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비슷한 콘텐츠가 추천됩니다. 또한 크리에이터 쪽에서는 알고리즘이 변화함에 따라 잘 노출되는 방식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맞춰가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알고리즘을 잘 ‘탈' 수 있는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콘텐츠를 만들게 되면서 콘텐츠 자체도 다양성이 줄어들게 된다는 거예요. 작가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게 들리시나요? 


저는 많이 공감하면서 동시에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검색 기능을 약화하고 추천 기능으로 탐색을 유도한 것도 떠올랐어요. 현재의 유튜브에서는 어떤 검색을 하더라도 상단 열 몇 개까지의 영상은 키워드에 기반해 결과를 보여주되, 그 아래부터는 키워드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내가 관심 있는 영상을 추천하는 인터페이스를 취하고 있어요. 내가 새로운 주제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싶을 때는 같은 키워드로 스크롤을 내려 하나씩 영상을 탐색하는 것이 아니라 키워드를 구체화해 추가 검색을 하든지, 영상을 시청한 후 추천으로 뜨는 비슷한 영상으로 탐색해야만 하는 것이죠.


인스타그램 역시 특정 시점부터 어떤 해시태그를 사용하여 새로 등록된 포스트를 확인하기 어렵게 되었어요. 아마도 유저가 직접적으로 검색해 금방 찾기보다는 추천을 통해 탐색하도록(헤매도록) 해야 유저가 더 플랫폼에 오래 머물기 때문이겠지만, 추천을 통한 탐색은 아무래도 수동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아쉽더라고요.

🕵️ 앞으로의 취향을 찾아서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알고리즘 불안(algorithmic anxiety)’입니다. 알고리즘은 너무 많은 것을 결정해 버리는데, 이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없는 데에서 오는 불안감이라고 해요. 콘텐츠를 소비하는 유저로서는 왜 내 피드에 이 영상이 추천되었는지 알 수 없고,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로서는 내 콘텐츠가 왜 알고리즘이나 UI가 바뀔 때마다 내 콘텐츠가 덜 노출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알고리즘 불안이라는 말을 접하자마자 저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검색 기능 약화와 함께 인스타그램 피드에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들의 콘텐츠도 보이는 피드로의 변화가 떠올랐어요. 평소처럼 인스타그램을 켜고 스크롤을 내리고 있었는데, 처음 본 사람의 릴스가 피드에 떴을 땐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유저의 불평이 나올 것을 예상했는지 각 사진/영상의 좌측 상단의 미트볼(... 버튼)을 통해서 ‘피드에서 추천 게시물 잠시 숨기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고, 저는 30일마다 그 버튼을 찾아 눌렀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이 기능을 찾지 못했다면 허망해하면서도 결국 통제 밖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불안이 생길 만큼 이해할 수 없기에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해서 있어왔는데요, 유럽에서 아주 조금의 성공을 얻은 것이 작년 레터에서도 소개했던 디지털 법입니다. 그중 플랫폼의 ‘콘텐츠 관리에 대한 책임과 의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디지털 서비스 법(DSA) 덕분에 유저는 추천에 대한 통제감을 조금이나마 되찾게 되었어요.


유튜브는 이전 시청 기록을 삭제해 영상 추천을 받지 않는 기능을 도입했고,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역시 팔로우하지 않는 사람들이 피드에 뜨는 추천 기능을 끌 수 있고, 시간 순서대로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게시물을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위에서 이야기했던 추천 게시물 숨기기 기능 역시 이제는 설정에서도 보여요!) 이게 뭐라고 저는 추천을 끄면서 꽤나 큰 통쾌함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유튜브 추천을 끈 후에 제가 유튜브를 사용하는 방식은 많이 바뀌었어요. 내가 의도하는 방식대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채널 구독 기능이 새로운 영상을 확인하는 주요 루트가 되었기 때문에 내가 어떤 영상을 좋아하고 자주 보고 싶어 하는지 관찰하면서 구독하는 채널을 관리하기도 하고, 보고 싶었던 영상을 다 보고 나면 아쉬움이 남더라도 유튜브를 끌 수 있게 되었고요. 물론, 요즘 유행하는 숏츠나 새로 생긴 채널, 추천받았다면 쏙 빠져들었을 영상을 알 순 없지만, 내가 선택해서 본 영상이 재미있을 때의 기쁨이 조금 더 큰 것 같아요.


책에서는 문화의 ‘소유'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이라 흥미로웠어요. 우리가 문화를 향유할 때, 예전엔 대상을 수집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지만, 요즘에는 음반이든 영화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니 잘 사게 되지 않잖아요. 여전히 수집하는 사람들이 특이한 케이스가 되었죠(LP 이야기를 했던 저번 주 레터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그런데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있다'가 ‘항상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아니라는 것을 잘 잊게 됩니다. 평생 소장 VOD라고 해서 구매했지만, VOD 서비스가 종료된다면 더 이상 VOD를 이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하고, 모종의 이유로 플랫폼 UI나 알고리즘이 변경된다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하기도 하고요.

콘텐츠를 직접 소유하게 되면 그 콘텐츠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어 ‘나는 OOO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은 인식이 생기기도 하고, 언제든 안정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더이상 소유를 하지 않는 요즘은 콘텐츠가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문화와 사람들의 거리는 멀어졌다고 보이기도 했어요.


알고리즘과 취향에 대해 한바탕 이야기를 한 이 시점에서, 그럼 앞으로 추천의 영향에서 벗어나 나의 취향을 가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하며 마치려고 해요. 작가는 일단, 우리 삶에서 추천이 미치고 있는 영향을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이야기해요. 체이카는 추천 앱들에서 몇 개월간 벗어나 지냈던 ‘알고리즘 클렌징' 경험을 이야기하는데요, 단 몇 개월뿐이었는데도 추천을 덜 사용하는 세계를 인식하게 되었고, 다시 추천 앱들을 사용하는 것으로 돌아갔음에도 그 인식이 주는 힘이 있었다고요. 분명 추천을 덜 이용하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선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만, 사실 그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쁨이 더 오기도 할 것이고요.


그리고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문화의 줄기를 찾아가면서 여정을 기록하고,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이야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사람)가 해주는 큐레이션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고 이야기해요. 알고리즘과는 달리 큐레이터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 전문성을 총동원해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선택지들을 제공합니다. 큐레이터가 추천한 콘텐츠를 모두 좋아할 가능성은 낮더라도,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 중 큐레이터가 추천할 확률(아까 그림에서의 왼쪽)이 좀 더 높아지겠죠.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의 어깨에 선다면 좀 덜 노력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될 테니까요.


사실 명확히 ‘추천'이라고 명시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추천 알고리즘에 둘러싸여 있어요. 당장 구글에 동일한 키워드를 입력하더라도 옆 사람과 보이는 링크가 다를 수 있는 것처럼요. 그럼에도 어떤 부분에서 추천이 작용했는지를 인지하는 것과 보이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분명 큰 차이일 거예요.


저의 작은 결심은 스포티파이가 추천해 주는 음악만을 듣던 선택에서 벗어나 다양한 음악 평론가들이 이야기하는 신곡을 찾아보고, 가끔은 전혀 모르던 아티스트의 앨범도 선택해 진득이 끝까지 들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이에요. 6월에는 예상치 못한, 주옥 같은 앨범을 많이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편집/윤문 | 나나

[MV] 고상지 ‘순정마초’

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올해에도 서울재즈페스티벌에 다녀왔는데요, 쟁쟁한 아티스트가 있었던 가장 마지막 타임에 저는 고상지밴드를 보러 갔어요. 탱고라는 음악이 주는 강렬함이 너무 좋아서 1년에도 두어 번씩은 꼭 탱고 공연을 보러 가게 되더라고요! 언젠가 부에노스 아이레스 현지에서 꼭 들어볼 수 있기를 바라며 🙏새로운 편곡의 순정마초를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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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oe • 구현모 • 찬비 • 나나 • 오리진 • 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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