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감독 강유가람)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by. 인디스페이스 vol.68 〈우리는 매일매일〉
7월 21일 오늘의 큐 💡 Q. 응답하라 1994-페미편? 📻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시인이자 작가인 뮤리엘 루카이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말이 몸으로 실감나는 시대인데요. 4년전 '미투 운동'을 통해 그간 말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피해가 쏟아져나왔고, 최근 페미니스트 운동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전개되고 있죠. 그런데 요즈음의 방식에 익숙하시다면, 요런 궁금증을 가지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럼 과거의 페미니스트들은 어떻게 살았지?😶" 백투더 나인티스! 한번 구십년대로 돌아가볼까요? 90년대에 한국의 '영페미'로 활동했던 강유가람 감독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뭘까?" 감독은 이 질문을 품고 그 시절 활동했던 모습을 찾아보고, 함께 열심히 싸웠던 친구들을 찾아가는데요. 수의사, 인디뮤지션, 단체 활동가...같이 활동하던 친구들은 모두 각각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뀐 걸까요? 아니요!🙅♀️ 그들은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멋진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고 있어요. 여성을 위해 내는 목소리를 동물에게도, 또다른 약자에게도 나누면서요. 용기 있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아무리 느려도 어떻게든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매일매일>을 통해 '우리'와 '매일'의 힘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더이상 우리의 목소리를 억누르지 말라는 또 하나의 용기 있는 외침, 장서진 감독의 단편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역시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뜨겁고 힙했던 그 시절 활동기와 지금의 일상기, 달라진 것은 있어도 결코 떨어져있진 않아요. '우리는 매일매일' 서로를 통해 힘을 얻고 살아나가는 존재인 걸요! 님, 무더위가 우릴 괴롭혀도 지치지 말고 오늘도 내일도 화잇팅입니다!😍 든든한 우리와 매일이 모여 〈우리는 매일매일〉 내게 ‘매일매일’은 마법 주문 같다. 뭐든 매일매일 반복 하다보면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거란 막연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법은 좀처럼 현실이 되지 않고, 매일 새롭게 들이닥치는 변수와 방해꾼들은 매일 새로운 좌절을 가져다준다. 매일매일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 역시 녹록치 않다. 그렇게 매일의 기대보다 두려움에 익숙해지고 있을 때 〈우리는 매일매일〉이 찾아왔다.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곤 현재,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리부트이후 급변하고 있는 한국 사회 속에서 자신이 처음 페미니즘을 접하던 때, 함께 페미니즘을 외치던 친구들을 회상한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 지 질문한다. 이에 다섯 명의 친구들은 각자의 일상으로 대답한다. (...) 이들의 사적인 매일매일은 '영페미'로 열렬히 활동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각자의 일상 속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페미니즘은 실현된다. 소싸움 반대 시위를 하는 것과 페미니즘의 감수성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키라의 말처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목소리와 움직임은 과거 추억 속에 머무르지 않는다. 삶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모습을 달리했을 뿐이다. 나아가 이들의 매일매일은 기록물로써 가시화 된다. 호주제 폐지, 고대생 이대 축제 난입 폭행 사건, 강남역 시위 등 한국의 페미니즘 역사를 한데 모은 기록들은 각 시대별로 존재했던 움직임이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로써 현재 페미니즘의 위치는 진단된다. 더불어 여성을 많이 고용하고 싶다는 어라의 구체적인 바람은 앞으로 쓰여질 역사에 기대를 품게 만든다. 페미니즘을 만나고 행복해졌다는 고백과 백날 싸우면서 무섭기도 했지만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의 얼굴은 전부 밝고 편안해 보인다. 삶의 태도를 정한 이들의 단단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는 매일매일, 다음을 이을 문장에 대해 생각했다. 감히 언니라고 부르고 싶은 등장인물들의 매일매일은 든든했다. 내 곁에 있는 친구들의 매일매일 또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화 끝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름들 역시 그럴 것 같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가닿으니 고민은 단순해졌다. 우리는 매일매일 행복할 것이다. 나아질 것이다. 더딜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렇게 될 것이다. 이로써 어떤 긍정과 도전이 따라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마법주문이 완성되었다. 인디즈 16기 김지윤 예민하단 말 그만! ⛔️ 화장 안했다고 "누구세요?", 한 살 먹으면 "이제 꺾인 거야!", 여성스포츠엔 "눈호강 좀 해볼까?".... '재미'로 한다고 하지만, 모두 우리 사회 속에 편견과 차별을 +1 적립하는 말들인데요. 이런 언어를 지적하면 꼬옥!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라는 대답이 돌아와버리곤 하죠....😖 답답한 기분 한 번 풀어낼까요? "너야말로 이런 지적도 못 참고 예민하다!😫" 이러한 말들이 '예민'으로 '퉁'쳐지는 사이, 어떤 언어들은 조금씩 힘을 잃습니다. 20대 여성으로서 겪고 본 사회의 만연한 차별에 대해 용기내어 발화하는 영화, 장서진 감독의 <바뀌지 않을 것이다>를 소개해드립니다. 침묵으로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들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 나는 생각했다. 내가
들을 수 없는 게 뭐가 있을까? 다음 날 나는 생각했다. 내가
들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금방 지나가는 나날을 삐딱하게 걸어보자. 이 친숙한 나날들이 날마다 이어 달려가는 것을 괴이쩍은 듯한 공포의 기분으로 노려보면서. *다니카와 슌타로 「나날」 부분인용/변용 두 개의 귀가 달려 있으니 들을 수 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침묵으로 존재한다. 이제 들을 수 없는 것에 귀 기울인다.
침묵으로 존재하는 것들이 존재하지 않게 되지 않도록. 사회 속 공기 같이 존재하는 불평등과
차별, 그리고 혐오. 그 가운데 〈바뀌지 않을 것이다〉는 불편한 질문들을 던진다. 군기문화와 위계질서, 무엇을 위한 것인가? 타인의 고통과 나의 일상은 무엇으로 연결되는가? 여성의 존재와 일상은
평등하게 안전할 수 있을까? 발화와 연대는 무엇으로 지속되는가?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것들이다. 주변으로부터
‘너무 예민하다’ 혹은 ‘왜
이렇게 적응을 못하니?’와 같은 말들을 들을까 겁이 나서. 위계와
편견이 가득한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면서도 이것을 언어화하지 못할 때, 다시 한번 자신에게 향하는 화살이
두려워서. 그렇게 누군가는 침묵으로 존재했다. 영화는 발화의 방식을 고민할 지언정 결코 발화 자체를 고민하지 말라고 단호히 말한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언어가 신뢰받는 세상의 언어에는 위계가 존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계는 중립을 외친다.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야?’, ‘그냥 넘어가는 게 편해’, ‘역차별 시대에 남녀 차별이 어딨어?’ ‘모를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의 말은 다분히 폭력적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침묵을 강요하고 재생산한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존재가 스스로 목소리를 낼 때 세상은 딸꾹질을 한다. 20대 여성의 목소리가 스크린 밖으로 파동을 만들어 낸다. 세상에 의해 낙인 찍힌 수많은 '마녀'들이 연대한다. 그들은 세상이
외치는 중립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불완전한 존재들은 보이지 않는 연루를 체현한다.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비웃으며 굳건히 그 자리를 버티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한 ‘나’는 ‘바뀔 수 있을까?’라고 자문한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는 아주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다. 숱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에 지칠 때면, 함께 달리고 있는 그들이 손을 내민다. 평범한 나’들’이 모인 평범한 우리’들’의
목소리는 삶의 자리에서 작은 물결을 만들고 있다. 어쩌면 작은 물결들이 모여 강물의 흐름을 바꿀지도
모른다. 인디즈 16기 김정연 ![]() <바뀌지 않을 것이다> 감독 장서진 한 개인의 존재를 위협하는 사회 속 공기 같은 불평등과 차별, 혐오. 대한민국의 20대 여성이 보고 느꼈던 일상적 차별과 억압에 대한 사적인 기록을 통해 침묵 속에서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슬기로운 페미생활! 🏃♀️ 2012년 <모래>부터 2021년 <우리는 매일매일>까지. 슬기롭고 든든하게 달려온 페미니스트 감독 강유가람! 그중에서도 <이태원>, <시국페미>, <우리는 매일매일>은 본격적인 페미니스트로서의 삶이 담긴 다큐 3부작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지난 2019년 <이태원> 개봉을 앞두고 인디즈가 강유가람 감독을 만났습니다. '페미니스트로 살면서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강유가람 감독의 힘나는 인터뷰 한번 읽어보실래요?💪 ‘사적’이라는 것을 다시 해석하고 재맥락화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게 왜 사적이야?’라고 질문을 던져봐야 해요. 정희진 선생님께서 영화 〈송환〉(2003)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왜 장기수 분들은 ‘선생님’이고, ‘위안부’ 운동을 하는 분들은 ‘할머니’냐는 질문을 던지신 적 있어요. 그런 맥락인 거죠. 여성들은 운동을 해도 가부장제 하에서 부여된 지위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안타까워요. 그렇지만 요즘 관객층은 여성 서사, 여성의 이야기에 갈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리고 서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세요. 관객들의 해석으로부터 많이 배우게 돼요. 감독피셜 '자매품' <시국페미>도 궁금하다면? ![]() 아저씨가 소리친다. “여기 나온 처녀들 예쁘다!” ‘처녀’들이 받아친다. “아저씨가 시위도 나오고 기특하다!” 광장에서 모두가 대통령의 비리에 맞서 싸웠다. 페미니스트들은 광장의 여성혐오에도 맞서 싸워야 했다. 2016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페미니즘 리부트 그리고 그 순간을 함께 했던 페미들이 풀어놓는 고백들. 이는 숨 가쁘게 흘러간 2016년에 대한 성실한 기록이자, 이 경험을 ‘완성형’이 아닌 미래로 끌고 나가기 위한 꽤나 힘있는 추동이기도 하다. 긴장하라, 페미가 정말 세상을 바꿀지도 모른다! ![]() 여기, 물보라를 일으켜 🐬 여성영화를 말하다 여성영화를 '우리'의 시선으로 다시 보기! 우리의 연대와 사랑 속에서 퐁퐁 솟아날 새로운 기포들이 궁금한데요. 인디스페이스, 프로젝트38과 함께 서핑하실래요? 🏄♀️ 8월 14일 오후 2시, 네 번째 시간에는 <너에게 가는 길> 상영 후 '함께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눕니다. 주인공 '나비'와 '비비안'을 만날 수 있는 기회! <너에게 가는 길> 변규리 감독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볼까요? ![]() "우리가 겪어보지 않았던 현실을 상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다큐멘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비님과 비비안님 두 분 모두 사회적으로 좋은 어른, 아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부모님들이라고 느껴졌고요." 우리는 (어떻게든) 독립영화와 만난다 ![]() ![]()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단편영화를 처음으로 극장에서
보게 된 날이 있을 텐데요. 극장에서 새로운 경험이 시작되던 순간, 기억하시나요? 팬데믹 상황에서 극장은, 독립영화는, 단편영화는 갈수록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멀어질 수는 없기에! 독립영화 창작자와 극장, 그리고 관객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불어넣고자
인디스페이스 관객기자단 인디즈가 움직였어요. 인디즈가 직접 선정한, 단편영화의
맛을 느낄 수 있는 8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관람을 위해, 함께 해주세요! 극장은 오늘도 안심방역중! 보다 안전한 영화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지켜주세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스크 착용, 전자출입 등의 출입자 기록은 국가 방역수칙의 필수사항입니다😷 방역수칙 위반시 방문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영화 관람 시 주의사항 1. 인디스페이스는 음식물 반입 금지 영화관입니다. 음료 섭취 또한 가능한 자제 부탁드립니다. 2. 영화 관람시에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주세요. 3. 티켓 발권시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등록 혹은 수기명부작성은 필수입니다. (매회차 발권마다 진행)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었다면, 구독페이지를 친구에게도 소개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