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다세권이 뜬 배경은 2.뮤지컬 티켓플레이션
 2025.02.05 25-007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다이소가 건물주들의 최애 브랜드가 된 이유
  02 뮤지컬 '티켓플레이션' 시대를 종결지으려면
  03 뉴스 TOP5 - '배민 마라탕 PB 작업일지'

   

 다이소가 건물주들의 최애 브랜드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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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세권보다 다세권

한때 '맥세권', '스세권'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역세권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맥도널드나 스타벅스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뜻하는데요. 이 두 브랜드는 아무 상권에나 입점하지 않기 때문에, 매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해당 지역이 좋은 부동산으로 평가받곤 했습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건물주의 꿈'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 가치와 토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건물주들은 어떻게든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고 싶어 했고, '건물주 위에 별다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국내 스타벅스 매장이 2,000개를 넘어설 만큼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이제는 과거만큼 선호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새롭게 주목받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다이소입니다. 다이소는 경기 영향을 비교적 덜 받기 때문에 폐업 위험이 낮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힘도 강력합니다. 게다가 임대료 방식에서도 스타벅스와 차이가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월 매출의 10~12%를 임대료로 내는 반면, 다이소는 고정 월세를 선호합니다. 요즘처럼 내수가 위축된 시기에는 건물주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겠죠.


특히 복합 쇼핑몰과 대형마트 같은 대형 리테일 시설들이 다이소 입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입니다. 다이소가 집객력과 매출 면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백화점뿐만 아니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프리미엄 아웃렛에도 다이소 매장이 입점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득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나 다이소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이소의 입점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인데요. 우선 300평 이상의 단층 매장을 선호하며, 단층이 아닐 경우 복층 구조도 가능하지만 대신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가 필수라고 합니다. 여기에 주차장 지원이 가능한 건물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하죠.

다이소가 이렇게 입지를 철저하게 따지는 이유는 5,000원 이하 균일가라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싸게, 많이 팔아야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로의 확장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형화 전략이 필수적이죠. 그래서 넓은 매장, 그리고 한번 오면 여러 상품을 두루 둘러보기 편한 단층을 요구하는 겁니다.

또한, 한 번 방문한 고객이 더 많은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해야 하기에, 주차가 가능한 매장은 매출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다이소는 넓은 공간뿐만 아니라, 주차 인프라가 갖춰진 입지를 더욱 선호하는 거죠. 실제로 주차장 유무에 따라 매장 매출이 많이 차이 난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다이소 입장에서도 대형 리테일 시설은 매력적인 입점 대상이 됩니다. 넉넉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차장 같은 필수 인프라도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다이소는 매년 타 유통시설 내 입점 매장의 수와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리테일 기업과 건물주 입장에서도 다이소는 매우 소중한 브랜드입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넓은 공간을 안정적으로 채울 수 있는 브랜드 확보 자체가 중요한데요. 다이소는 이를 충족하는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다이소는 특유의 강한 집객력을 바탕으로 건물 전체, 매장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다이소 입점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받는 생활용품 경쟁력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죠.

이처럼 건물주와 다이소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다이소 매장은 더 빠른 속도로 대형화 및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해 갈 겁니다

이와 같은 건물주와 다이소의 동행이 지속되려면, 다이소의 저비용 구조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상품 가격 경쟁력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이소는 상품당 마진을 최소화하는 대신, 판매량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따라서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고정 임대료는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매년 매장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죠.

대표적인 예가 줄어드는 매장 직원 수입니다. 매장은 커지고 있지만, 필요 인력은 줄여 수익성을 맞추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다이소는 2020년을 기점으로 셀프 계산대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셀프 계산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물건을 찾는 것도 인력 대신 '매장 상품 찾기' 기능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예 최근에는 고객이 반경 5km 이내의 다이소 매장을 찾고, 해당 매장의 영업시간뿐만 아니라 재고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사실 셀프 계산대, 무인 자동화 매장 등 혁신 기술은 그동안 여러 유통업체에서 테스트됐지만, 본격적인 확산은 더딘 상황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완전 무인 편의점은 이미 2021년에 등장했지만, 매장 운영 비용 절감 효과보다 초기 구축 비용이 더 컸기 때문에 빠르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죠.

하지만 다이소는 이러한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형 매장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술의 경제성을 가장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다이소의 이러한 운영 효율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된다면, 당분간 '다세권' 시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뮤지컬 '티켓플레이션' 시대를 종결지으려면

   
design by 슝슝 (w/DALL-E)
  
역대급 호재를 누리지 못한 건

묵찌빠로 시작해 복화술까지, 2024년은 뮤지컬이 유행과 밈의 중심에 있었던 해였습니다. 아마 '난 묵찌빠로 유학까지 다녀왔던 사실'로 시작하는 노래나, 복화술로 노래하는 뮤지컬 '시카고' 넘버를 한번쯤은 보신 기억이 있으실 거예요.


이러한 흐름을 타고 몇몇 작품들은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밈의 주인공이었던 '시카고'는 객석 점유율 99%를 기록하며 대흥행을 거뒀는데요.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인터파크 기준 20대 예매율이 41%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본래 '시카고'는 30~40대 관람객 비중이 높은 작품이었기에, 숏폼 영상에서 시작된 인기가 실제 공연 관람으로 이어진 셈이죠.


하지만 이러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업계에서는 오히려 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티켓플레이션(티켓+인플레이션) 현상 때문인데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최고가 15만 원 선이 깨지면서, 이제 대형 뮤지컬의 최고 가격이 16만~17만 원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심지어 '곧 20만 원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이렇게 계속 오르는 티켓 가격은 뮤지컬 저변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팬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가격이 높아지면서 그 중간 고리가 끊기는 상황이 된 것이죠.


가격 인상, 다 이유는 있습니다만

물론 업계에서도 티켓 가격 상승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티켓값이 오르는 것은 시장 전체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입니다. 여기서 가장 큰 원인은 공연장 인프라 부족입니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절대적으로 공연장이 부족한 상황이며, 그나마 가용한 공연장도 대부분 대형 공연장들입니다.

이처럼 한정된 공연 기회 속에서, 실패의 리스크는 너무 크다 보니, 제작사들은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과 스타 캐스팅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하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높은 제작비와 운영비로 이어집니다. 결과적으로 티켓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구조가 되는 것이죠.

반면, 자체 극장을 보유한 해외 뮤지컬 시장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들은 장기 공연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티켓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고정적인 공연장이 부족하고, 단기 흥행에 집중해야 하는 구조이기에 박리다매 전략을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뮤지컬 업계는 소수의 열성 팬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갖게 되었습니다. 뮤지컬 팬들은 특정 배우나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같은 공연을 여러 차례 관람하는 특성을 가지며, 이를 '회전문 관객'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2022년 인터파크 자료에 따르면, 같은 공연을 2회 이상 반복 관람한 관객 비중이 전체의 12.6%에 달했으며, 재관람의 의도가 보다 명확한 3회 이상 관람한 관객도 전체의 5.4%나 되었습니다. 이들 없이는 사실상 업계가 존속되기 어려운 상황인 거죠.


하지만 아무리 열성적인 팬이라도, 경기 침체 속에서 20만 원에 육박하는 티켓값을 감당하며 'N차 관람'을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성장과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무조건 외연을 넓혀야 합니다. 프로야구가 비교적 저렴한 티켓 가격을 유지하면서 '천만 관중 시대'를 연 것처럼 말이죠. 규모를 키우다 보면 추후 다양한 서비스와 부가 상품을 붙여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거고요. 다만 이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는 거죠.

결국 현재 뮤지컬 시장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왜곡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기준, 티켓 판매 총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지만, 정작 판매된 티켓 수는 2.4% 감소하는 비효율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뮤지컬 시장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성장을 이루기는 어려울 겁니다.
 
리테일 매장이 등장한다면?

그리고 사실 이러한 문제는 뮤지컬 업계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연극이나 콘서트 역시 비슷한 딜레마에 처해 있는 상황이죠. 결국 전체 시장을 확대하려면 더 많은 공연장이 필요하지만, 영세한 제작사들이 직접 이를 확보하거나 운영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큽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 해결에 리테일 매장이 나선다면 어떨까요? 사실 리테일과 엔터테인먼트는 원래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유통업계는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문화 공간을 매장 내에 포함해 왔는데요. 덕분에 과거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도서관이나 미술관 같은 문화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영화관의 집객력이 과거만큼 강력하지 않은 지금, 리테일 기업들도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직접 방문해서 경험해야만 하는 콘텐츠라면 리테일과의 시너지가 더욱 클 텐데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뮤지컬, 연극, 음악 공연 공간이 충분히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공연장의 규모가 다소 작거나, 시설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운영 부담이 줄어들면, 제작사들도 티켓 가격을 보다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리테일과 공연 업계가 협업한다면, 더 많은 공연장이 생기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지면서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문화의 성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동시에, 오프라인 리테일 역시 온라인과 차별화된 '현장 경험'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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