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커넥트 현대 오픈 2.모모스커피 성장스토리
 2024.09.18 24-042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커넥트현대가 정말로 연결하고 싶었던 건
  02 모모스커피는 부산과 함께 성장 중입니다
  03 뉴스 TOP5 -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

   

커넥트현대가 정말로 연결하고 싶었던 건

     
design by 슝슝 (w/DALL-E)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도전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점포 브랜드인 ‘커넥트현대’가 부산에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커넥트현대’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백화점의 고급 상품, 아웃렛의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문화·예술 체험을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통 업계 전반에서 이러한 쇼핑을 넘어 다양한 체험을 함께 제공하는 몰링 경험을 제공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롯데쇼핑의 ‘타임빌라스’, 이마트의 ‘스타필드 마켓’처럼 대형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점포 브랜드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현대백화점은 이미 ‘더현대’라는 브랜드를 통해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이번 ‘커넥트현대’는 특히 중소형 지방 점포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커넥트현대’가 기존 ‘더현대’와 어떻게 다르고, 지방 중소형 상권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세대를 연결하는 쇼핑 공간

커넥트현대의 첫인상은 '신기하다'였습니다. 고디바 베이커리 앞에 길게 줄 선 20대 고객들부터, 유모차를 끌고 방문한 30~40대 부모 고객, 그리고 개인 카트를 끌고 다니는 시니어 고객까지 다양한 세대가 한데 어우러져 점포를 가득 채우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다양한 세대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은 평소 쉽게 보기 힘든 장면입니다. 보통 점포마다 주요 타깃 고객층이 뚜렷하기 마련이니까요. 특히 요즘은 특정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맞춤형 전략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더현대 서울은 2030 고객을 집중 공략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실제로 더현대 대구의 경우, 2030 방문객 비율이 다른 점포(27%)에 비해 1.5배 높은 42%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층별로 전략적으로 구성된 콘텐츠 덕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더현대 대구는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를 중심으로, 전 층을 2030 고객에게 맞춰 기획했습니다. 국내 신진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와 신명품, 영캐주얼 라인에 힘을 실었죠. 커넥트현대 역시 지하 1층을 '뉴웨이브'라 명명하고, 스탠드오일,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세터 등의 트렌디한 브랜드를 배치해 2030 고객을 겨냥한 건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층들은 확실히 다른 세대들도 배려한 구성이 돋보였는데요. 4층에는 ‘살롱 1995’를 조성해 시니어와 마담 고객을 위한 전용 브랜드 공간을 마련했고, 7층은 '키즈 플레이그라운드'로 자녀와 함께 온 가족 고객을 겨냥했습니다. 더현대가 키즈와 골프 같은 섹션을 과감하게 줄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죠.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백화점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던 5060 패션 브랜드에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한 것입니다. 이는 커넥트현대가 많은 언론에서 언급되는 것처럼 단순히 MZ세대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니어 고객까지도 모두 포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더현대에서 성공적으로 검증된 충분한 휴게 공간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각 층마다 카페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었고요. 어린이들이 예술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모카플러스', 책과 베이커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이퍼 라운지' 등 감각적인 공간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공간들은 특정 연령대를 지향하기보다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구성을 염두에 둔 듯했는데요. 10대 후반부터 60대 이상 시니어까지 모두가 편안하게 쇼핑과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점포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광역형도 아닌데, 지역형도 아닌

커넥트현대가 이러한 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작은 체급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리테일에서 차별화된 경험이 점점 더 중요해지면서, 면적이 작은 점포는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기 쉽습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죠. 더현대 서울이나 판교점 같은 대형 점포들은 오히려 이러한 트렌드를 주도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요. 지방의 중소형 점포들은 '지역 1번점 전략'을 앞세운 신세계 백화점의 대형 지점들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더현대 대구는 신세계 대구와의 경쟁에서 트렌디한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했습니다. 몰링 경험에서 밀리더라도 힙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다른 형태의 광역형 점포로 자리 잡으려 한 것이죠. 하지만 이는 더현대 대구가 영업 면적 16,970평을 자랑하며 현대백화점 내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큰 체급을 가졌기에 가능한 전략이었습니다. 반면, 커넥트현대는 영업 면적이 8,462평으로 부산 주요 백화점 중 가장 작은 규모입니다. 심지어 영화관 같은 몰링 요소도 없고, 상권도 고령화로 쇠퇴하고 있는 데다가, 점포 접근성마저 떨어지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커넥트현대는 광역형 점포로 경쟁하기에는 부족하고, 그렇다고 지역형 점포로만 생존하기에는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커넥트현대는 다양한 점포 유형의 장점을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는데요. 시니어 고객을 유지하면서도, 신규 아파트 단지의 가족 고객을 끌어들이고, 더현대에서 검증된 트렌디한 콘텐츠를 도입해 2030 세대까지 유입시키는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이케아 팝업이 열리는 한편, 다른 한쪽에는 대형 다이소 매장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관광객들이 선호할 것 같은 부산 로컬 브랜드들이 모인 ‘부산행복상회’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색소폰 레슨, 건강 요가 강좌를 제공하는 문화센터 '컬처커넥트'가 공존하는 모습 역시 흥미로운데요. 이처럼 지역 고객을 확실히 확보하면서, 일부 광역 고객들까지 유입시켜 점포의 생명력을 연장하려는 전략은 성공한다면, 지방 중소형 점포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체급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모든 세대를 만족시키면서 광역형도 지역형도 아닌 ‘하이브리드 점포’라는 전략은 양날의 검일 수 있습니다. 여러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강점이지만, 그 어떤 고객층에게도 다소 ‘애매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의 전통적인 정체성을 포기하고 새로운 조합을 과감하게 선보인 만큼, 커넥트현대의 성공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죠.


다행히 커넥트현대는 개장 초반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매출 목표를 3배 이상 초과 달성했고, 특히 2030 세대의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지속하려면, 꾸준한 신규 콘텐츠 제공과 신선한 경험이 필수입니다. 고객들이 다시 방문할 이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하니까요.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더현대 서울과 같은 핵심 점포의 성공 사례를 다른 점포들과 함께 공유하는, 일종의 ‘콘텐츠 낙수 효과’를 노리고 있죠. 더현대 서울에서 성공한 콘텐츠를 커넥트현대를 비롯한 여러 점포로 확장하는 전략인데요. 이번 커넥트현대의 초반 흥행을 이끈 고디바 베이커리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3번째, 국내에서 2번째로 열렸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몰려들었는데요. 바로 직전에 오픈한 1호점이 더현대 서울에 자리 잡고 이미 큰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결국, 더현대 서울의 검증된 콘텐츠를 다른 지역의 점포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지속할 수 있느냐가 커넥트현대의 장기적인 성공 여부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입니다.


   

모모스커피는 부산과 함께 성장 중입니다

   
design by 슝슝 (w/DALL-E)
  
아직까지 지점이 3개인 이유는

모모스커피, 2007년에 한 식당의 4평 남짓한 창고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점으로 성장한 입지적인 브랜드입니다. 무엇보다 세계 대회 우승자를 2명(전주연, 추경하 바리스타)이나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고요. 작년 매출도 전년 대비 41.6% 증가하며, 13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엄청난 명성과 실적에도 불구하고, 매장 수는 아직도 3개에 불과하죠.

모모스커피는 '부산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기업'이자 '부산을 찾는 이유가 되는 브랜드'가 되기를 꿈꾼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직 부산 내에서만 매장을 운영하며,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기보다는 각 매장을 완성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 철학으로 인해 확장 속도는 다소 더뎠던 건데요.

다만 올해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일 마린시티점을 새롭게 오픈한데 이어 3일에는 온천장 본점의 리뉴얼이 완료된 겁니다. 이번 추석 연휴 간 부산에 들를 일이 있어, 여기에 영도 로스터리 앤 커피바까지 더해 세 군데의 매장 모두를 둘러보고 왔는데요. 과연 모모스커피가 지향하는 완성도 높은 매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부산의 사랑받는 로컬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 곳의 매장, 세 가지 관점

흔히 어떤 브랜드가 지점을 내면, 본점과 동일한 퀄리티의 맛과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합니다. 어디서나 일관된 커피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모모스커피가 추구하는 완성도 높은 매장의 개념은 다릅니다. '커피를 마신다'는 행위를 넘어, 커피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즐기게 하며, 각 매장은 부산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측면을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했던 마린시티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현대의 부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해운대 바다와 광안대교가 보이는 위치에 매장이 자리 잡고 있었고요. 가장 '카페'다운 공간을 추구했기에,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공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앉는 자리가 가장 편안했던 매장이기도 했고, 유독 독서나 사색 등 혼자 만의 시간을 가지는 고객들이 많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온천장 본점은 모모스커피의 출발점으로, 지역의 정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매장이었습니다. 여전히 식당 한 구석에 위치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지역 주민들부터, 명성을 듣고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까지 북적거리고 있었고요. 그래서인지 테이블 배치 또한 다인석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4평에서 시작한 본점 매장은 주변 건물들까지 매입하여 현재는 400평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지어진 건축물이 여러 동을 이루고 있어서, 이러한 형태를 살리고 조경을 더하는 작업을 앞으로 계속 거칠 거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모스커피 영도 로스터리 앤 커피바는 마린시티점의 잘 가꿔진 바다가 아니라, 삶의 애환이 담긴 거친 바다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진짜 부산의 속살을 보여주는 매장인 셈이죠. 그래서인지 여기서는 커피를 마시는 걸 넘어서, 생두 창고부터 로스터리, 그리고 패키징 공간까지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종의 체험장이기도 한데요. 마치 미술관처럼 오디오 도슨트까지 마련하여 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신에 좌석은 대부분이 등받이도 없이 다소 불편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는데요.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잠시 들러 경험을 즐기는 곳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지역과 함께, 커피를 넘어

모모스커피가 단순히 좋은 커피를 넘어, 공간과 경험에 중점을 두고 매장을 하나씩 늘려가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커피 마니아들에게는 커피의 맛만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대중에게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선 더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건축, 조경, 공간 디자인, 브랜딩 등 다양한 창의적 요소가 모여 하나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모모스커피의 슬로건인 '특별함을 모두에게'를 실현할 수 있다는 걸 느낀 겁니다.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중요한 매개체가 바로 '로컬'입니다. '특별하다'는 건 흔하지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모모스커피는 부산이라는 지역만의 고유한 특색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특별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도시이기 때문에, 모모스커피의 특별함 역시 부산이라는 배경과 결합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과의 연결은 모모스커피 매장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시네마틱 나잇> 같은 문화 행사를 통해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러닝이나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로컬 가이드와 함께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판매하며, 단순히 커피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넘어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고요. 대개 성공한 외식 브랜드는 지역 사회와 분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모스커피는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선택하여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 특별한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었습니다.

'커피도시 부산'의 꿈

결국 이러한 모모스커피를 비롯한 지역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들 덕분에 부산은 '커피도시'를 새로운 지역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5월에는 부산에서 세계 최고 바리스타를 선발하는 ‘월드바리스타 챔피언 대회’와 세계 최대 커피 전시회 ‘월드오브커피’가 함께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마린시티점 오픈과 온천장 본점 리뉴얼 역시 이러한 행사 일정에 맞춰 문을 열었다고 하고요.

물론 모두가 이러한 변화를 환영하고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부산이 커피를 내세울 명확한 이유도 없고 실질적인 준비 또한 미흡하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다만 모모스커피를 비롯하여 좋은 로컬 브랜드들이 계속 나오고, 이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겁니다. 커피의 도시, 부산 말고도, 성심당의 인기를 바탕으로 빵의 도시를 자처하는 대전까지 유사한 사례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로컬 브랜드와 지역 자치단체가 협업하여 새로운 브랜드를 함께 만드는 성공 사례들이 앞으로도 계속 나오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모모스커피와 부산이 가장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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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특별히 부산에 위치한 리테일 점포와 로컬 브랜드 이야기를 다뤄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의견 적극적으로 남겨 주시면 추후 비슷한 특집을 또 기획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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