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과 충당부채, 달라요~
2022.12.1

□ 현대차·기아의 3분기 공시 – 품질비용 반영

 

양사는 세타2 GDI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해당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리콜을 해주기로 한 건데요. 이 엔진에 문제가 많아서, 앞으로 큰 규모의 리콜 관련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양사는 이에 대한 품질비용(리콜비용)을 조기에 기록하면서, 관련된 충당부채를 동시에 기록하는 회계처리를 2022년 3분기에 수행했습니다. 현대차는 1조3602억원을, 기아는 1조5442억원의 품질비용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이 금액만큼 회사의 3분기 이익도 감소하고, 충당부채도 늘어날 겁니다.

 

충당부채는 ‘언제 갚아야 할지 또는 얼마를 갚아야 할지가 불확실하지만, 기업이 갚아야 할 가능성이 높고, 그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는 부채’라고 했습니다. 현대차·기아가 설정한 충당부채를 그 정의와 함께 분석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언제 갚아야 할지 또는 얼마를 갚아야 할지 불확실하다 : 몇 대의 자동차가 리콜 요청이 들어올지, 그리고 그러한 리콜 요청은 언제 들어올지 불확실합니다.

 

② 기업이 갚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 현대차는 세타2 GDI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기업이 돈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은 당연히 높습니다.

 

③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있다 : 금액이 얼마인지 불확실하지만, 그럼에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현대차는 1조3602억원, 기아는 1조5442억원이라는 추정치를 내놓았는데요. 이 금액은 세타2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몇 대 팔렸고, 과거 데이터를 보니 리콜 요청이 들어오는 비율이 어느 정도이고, 그래서 앞으로 몇 대의 리콜 요청이 더 들어올 것 같으며, 대당 얼마씩 소요될 것 같으니, 전부 이만큼의 품질비용이 앞으로 발생할 것 같다는 식으로 계산되었을 겁니다. 각 회사에는 수십년 치의 과거 데이터가 쌓여 있을 것이므로, 이러한 추정치는 신뢰할 수 있습니다.

 

각 회사는 3분기에 해당 금액만큼의 품질비용을 미리 기록하였으므로, 추후 리콜이 발생할 때 또 비용을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위의 소송 관련 사례처럼 회사의 지출액이 충당부채 적립액과 차이가 난다면 오차 부분을 조정하게 됩니다.

□ 일시적인 비용?

 

많은 언론에서 이러한 충당부채의 설정과 그에 따른 비용의 기록을 ‘일시적인 비용’이라고 분석하곤 합니다. 그래서 해당 품질비용이 기록되지 않았다면 회사의 이익은 이만큼이었을 것이라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일회적인 비용이 크게 잡히면서 이익이 이만큼 감소한 것이며, 이러한 일회성 비용이 없었다면 이익은 이보다 더 컸을 거라는 식이죠.

 

물론 이러한 분석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되긴 합니다만, 이러한 접근은 사람들에게 품질비용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비용’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좀 회의적 입장입니다. 말씀드렸듯 충당부채와 그에 따른 비용의 기록은 비용 인식의 ‘타이밍’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현대차·기아의 사례라면 각 회사는 1조3602억원, 1조5442억원만큼의 지출이 앞으로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비용을 미리 기록한 겁니다. 저 금액은 분명 의미가 있는 숫자입니다. 각 회사가 3분기에 비용을 저만큼씩 인식하지 않는다면 그 이후 기간에 저만큼의 비용이 잡힐 겁니다. 저 금액이 안 나가는 돈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입니다.

□ 충당부채 vs 충당금

 

많은 언론에서 저지르는 실수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저희도...ㅠㅠ) 바로 ‘충당부채’를 ‘충당금’이라고 잘못 말하는 실수입니다. 예컨대 “기아가 XXX원 만큼의 리콜 관련 ‘충당금’을 쌓았다”고 표현하는 식이죠.

 

충당부채와 충당금은 다릅니다. 충당부채는 말 그대로 부채 항목입니다. 이에 반해 충당금은 자산의 차감 항목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충당금 계정인 ‘대손충당금’을 사례로 들어보겠습니다. 회사가 여러 거래처에 물건을 외상으로 팔고 나서 아직 못 받은 돈이 10억원이라고 합시다. 이걸 ‘매출채권’이라고 합니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거래처로부터 돈을 받을 권리에 해당하므로, 이는 자산입니다.

 

그런데 외상값은 일부 금액을 떼일 수 있습니다. 거래처가 부도가 나거나 파산한다면 외상값을 못 받을 수 있겠죠. 그래서 회사는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재무상태표에 표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를 대손충당금이라고 합니다. 대손충당금은 ‘매출채권’이라는 ‘자산’ 계정의 차감 항목입니다.

 

예컨대 회사가 못 받은 외상값 10억원 중에서 1억원 만큼을 못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회사는 1억원 만큼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여 매출채권 금액을 9억원으로 만듭니다. 재무상태표에 9억원만 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채권 총액은 10억원인데, 1억원을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되어, 결국 매출채권은 9억원이라고 모두 보여줍니다. 그리고 회사는 복식부기 원리에 의해 대손충당금 설정액과 같은 금액을 ‘대손상각비’라는 비용으로 기록합니다. 이 경우는 ‘자산 감소 + 비용 증가’ 조합이 되겠네요.

 

이러한 회계처리 또한 ‘회계의 보수주의’ 이념에 부합합니다. 실제로 돈을 떼인 시점(늦은 때)에 비용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떼일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시점(이른 때)에 미리 비용을 기록하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충당금은 자산의 차감 항목입니다. 부채 항목인 ‘충당부채’와는 구분되어야 하지만, 많은 언론에서 ‘충당부채’라고 해야 할 것을 ‘충당금’이라고 잘못 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상으로 충당부채에 대한 긴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제 연말이네요. 

아마도 12월에 또 한번 미국 FED는 금리를 인상할 것 같습니다.

이때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바로 '채권'이죠. 

다음 시간에는 '채권'이야기를 할까합니다. 

감사합니다.

[문제] 경제 주체 중 하나인 기업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기업은 부품조달을 모두 내부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② 기업은 생산요소시장에서 수요자이다.
③ 기업은 생산의 주체이다.
④ 기업의 손실은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⑤ 기업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양질의 재화를 공급해야 이윤을 얻을 수 있다.
[해설] 기업은 생산요소(자본·노동·토지)를 통해 재화·서비스를 생산해 가계나 정부 등에 판매하는 경제 주체다. 기업은 생산 활동을 통해 얻은 이윤으로 고용하거나 투자한다. 그렇기에 기업은 이윤을 극대화하려 한다. 기업은 모든 생산 과정을 내부화하는 것보다 외주 등을 통해 거래비용을 절감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기업의 이윤은 기업이 소비자를 만족시킨 결과다. 거꾸로 기업의 손실은 생산요소를 제품의 질 향상 등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이윤을 올린다는 말은 틀리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이윤이 정의롭다는 말이 생겼다.

[정답] ①
이 뉴스레터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하세요!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COPYRIGHT ⓒ 한국경제신문 ALL RIGHT RESERVED.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