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No.743)
만추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재즈 5곡

날이 무척 짧아졌습니다. 다섯시 반만 되도 어둑어둑한데요, 요즘 날씨에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감상하기 좋은 재즈  다섯 곡을 골랐습니다. 


이번주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빌 에번스 트리오 — Autumn Leaves

https://youtu.be/C1mMsz2I1c8?si=TGi3H1BeX_RzGivF

빌 에번스의 피아노는 익숙한 멜로디를 풀어놓고, 베이스는 뒤에서 부지런히 말을 걸어옵니다. 쓸쓸한 선율 속에서도 리듬은 제법 경쾌한데요, 마치 낙엽이 쌓인 길을 걷다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좋아서 괜히 한 걸음 더 내딛는 것 같은 느낌의 곡입니다.


쳇 베이커 — I Fall in Love Too Easily

https://youtu.be/y6qfgwy77ms?si=ox6wP_Ye8nxxsCHv

힘을 빼고 조용히 부르는 목소리에는 묘하게 귀를 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쉽게 사랑에 빠지는 마음을 노래하는 곡인데 어쩐히 망설임과 쓸쓸함이 감돕니다. 찬바람이 불면 잊었던 사람이 문득 떠오르는데요, 이 곡은 그런 기억을 그대로 마음에 머금도록 해줍니다.


듀크 엘링턴 & 존 콜트레인 — In a Sentimental Mood

https://youtu.be/sCQfTNOC5aE?si=V8DE2A5_6OevZosU

엘링턴의 피아노가 문을 열면 콜트레인의 색소폰이 길고 부드러운 선율로 들어옵니다. 음을 꾹 눌러 담았다가 천천히 풀어주는 듯한 연주가 매력적입니다. 늦가을 저녁, 불을 환하게 켜기에는 아쉽고 어둠 속에 있기에는 조금 적적한 때, 이때 작은 스탠드 하나를 켜놓은 방과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스탄 게츠 & 케니 배런 — First Song (For Ruth)

https://youtu.be/3IQFM52xtoY?si=Pec2k4xohYDu4Gvr

색소폰과 피아노, 두 악기만으로 채운 연주입니다. 게츠가 선율을 길게 이어가면 배런은 그 사이에 조심스럽게 음을 내려 놓습니다. 여백까지 듣게 되는 곡이지요. 오래 알고 지낸 사람과 마주 앉아서 굳이 다음 말을 서두르지 않는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혼자 있는 늦은 밤에 들어보세요.


엘라 피츠제럴드 & 루이 암스트롱 — Autumn in New York

https://youtu.be/1P0tofE5eFc?si=RYP7SmJwdnJBz_dh

엘라의 매끄럽고 따뜻한 목소리와 암스트롱의 거친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나오는 곡. 질감이 다른 두 목소리가 한 곡 안에서 편안하게 어울리죠. 뉴욕이 아니라 여러분이 있는 동네의 가로수와 저녁 불빛으로도 이 곡의 분위기는 충분히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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