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C방
안녕하세요? 하이바입니다.

오늘도 하나의 만두가 되어 찜통 안을 걸어서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코로나와 더위 모두 조심하시길 바라요.

저는 요즘 <블랙위도우>에 미쳐 있는데요. 극장에서 두 번이나 봤는데도 매일 보고 싶을 정도로 나타샤, 옐레나, 그리고 멜리나와 사랑에 빠져 버렸습니다. 

여러분이 최근에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알려 주세요! 연예인, 영화나 드라마, 노래, 요리법 무엇이든지요.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구독자 분들의 근황을 알고 싶어요.

사족이 너무 길었네요. 방학을 마치고 돌아온 부녀자들, 지금 시작할게요.
TODAY'S PREVIEW 💭

하이바 💨 의 <스피릿만큼은 제법 장인급> : 내가 사랑했던 모든 PC방들에게
"제가 지금까지 PC방에 쓴 돈을 모두 합치면 사양이 굉장히 좋은 컴퓨터와 모니터 한 대씩 살 정도의 금액은 충분히 나올 것 같아요."

레인🏂 의 <너도 알아야 하는> : 내가 PC방에 가지 않는 세 가지 이유
"이런 제가 앞으로 PC방을 좋아할 날이 올까요전 없을 것 같긴 해요. "
하이바 💨 의 <스피릿만큼은 제법 장인급> : 내가 사랑했던 모든 PC방들에게

 안녕하세요! 이번 부녀자들 주제가 PC방이라 잔뜩 신이 난 하이바입니다. 스무 살 이후 집 다음으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공간이 PC방인지라 할 얘기도, 가지고 있는 추억들도 많은 곳이에요.

 사실 스무 살 전의 저는 PC방에 한 번도 가 보지 못했었는데요. 불량 청소년과 질 나쁜 아저씨들이 자리에서 담배를 뻑뻑 피우며 사람들 돈 뺏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하지만 스무 살 때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접한 이후로 저는 지금까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PC방에 가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제가 지금까지 PC방에 쓴 돈을 모두 합치면 사양이 굉장히 좋은 컴퓨터와 모니터 한 대씩 살 정도의 금액은 충분히 나올 것 같은데요. 그래서 가을 학기, 만약에 부산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면 큰 마음 먹고 조립컴퓨터를 한 대 장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제 편하고 아늑한 방에서 몇 시간이고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면서도, PC방의 시끄러운 소음과 안 씻고 온 사람들의 냄새가 은근히 그리울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다녔던 PC방들에 대한 기억 보따리를 풀어 볼까 합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PC방에게>, 지금 시작합니다.


1. 학교 앞 K PC (폐업)

▲ 하이바의 인생 요약짤

 대학에 입학한 이후 저는 동기들과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사이버 친구들과 PC방에서 오버워치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오타쿠 대학생이었습니다 PC방은 다른 PC방에 비해 장비도 좋지 않고 (헤드셋 양쪽이 다 나오는 좌석을 외워서 갔었음먹을거리도 다양하지 않았지만그 때문에 소리를 지르며 게임을 해 대는 사람들의 수가 비교적 적었어요.

   PC방에는 대학생보다 배달 대행 업체에서 일하는 학교 근처 지역 거주 양아치들과 그의 애인들짜파게티와 만두를 시켜 먹는 초등학생들이 많이 방문했는데요각각 서든어택과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했습니다보통 PC방 유저들이 하는 게임의 90%는 롤인데 PC방에서는 특이하게도 롤을 하는 사람들을 찾기 어려웠어요.

  주변 PC방들의 여름 맞이 가격 할인 이벤트와 배틀그라운드 유행을 맞이한 사양 업그레이드로 인해 경쟁에서 버티지 못한 K PC방은 2018년 여름 폐업했습니다여름 방학을 마치고 2학기에 올라와 보니 간판이 사라져 있더라고요충전된 시간이 열 시간 넘게 남아 있었을 텐데아쉽고 허망했습니다.


2. 부산 J PC (폐업)

▲ 추억의 배틀그라운드 대기실 풍경
 
  PC방에 사람이 가장 많은 계절은 여름입니다. 집에서 에어컨 틀기 돈 아까운데 게임은 하고 싶을 때 사람들이 PC방으로 몰리기 때문인데요. 저 또한 부산의 본가에서 찌는 듯한 더위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마다 집 근처의 PC방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맥도날드가 있던 건물 지하에 위치했던 J PC방에는 메이드복 같은 것을 입은 여자 알바생들이 아이스티와 라면 등을 나르곤 했었습니다. (굉장히 기괴한 풍경이었음)
 그 당시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이 대한민국 전역을 강타하며 모든 사람이 배그를 하기 위해 PC방으로 몰렸는데요. 저는 배틀그라운드가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되기 전, 스팀에 삼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며 게임을 사서 했던 진성 배그 유저였습니다.

 당시 저는 밥만 먹고 배그만 하는 사람과 연애를 했었는데요. 하루 종일 그 사람과 배틀그라운드를 하며 왜 자기 안 살려 주고 게임 이상하게 하냐며 욕을 먹었던 추억 아닌 추억이 있습니다. 이 당시 배틀그라운드 플레이 타임 500시간을 돌파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제가 PC방에 들어오면 사장님께서 친히 카운터로 나오셔서 VIP(성인들만 입장 가능, 다들 게임에 미친 사람들이라 조용히 게임만 함)으로 안내해 주시곤 했었답니다.


3. 회사 옆 M PC (영업 중)

                                                                                                    ▲ 오버워치 사 년이면 힐러 유저도 탱붕이가 된다

 저는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하러 PC방에 가는 빈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어림도 없지, 회사 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오히려 PC방에 더 자주 방문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가 무서워서 잘 못 가고 있지만요) 올해에는 게임 실력을 높이고 싶다는 욕심에 경쟁전까지 시작하며 PC방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습니다.

 얼마 전, 역시나 게임 실력을 키우고 싶었던 저는 경쟁전을 돌리기 위해 오버워치에 접속했는데요. 열심히 게임을 하던 중 모르는 아이디로부터 안녕 이라는 귓속말을 받았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제가 학교 앞 K PC방에 다닐 때는 물론, 부산의 J PC방에 다닐 때까지 오버워치를 함께 했던 게임 친구였어요.

 제가 게임 아이디를 바꾼 뒤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져 서로의 소식을 모른 채로 지냈는데, 경쟁전을 위해 예전 아이디에 오랜만에 로그인을 했었던지라 서로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제 소식이 궁금해서 종종 귓속말을 보내곤 했는데, 삼 년만에 처음으로 답이 와서 엄청 기뻤대요.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저를 잊지 않고 찾아 준 친구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이제는 M PC방에서 예전 게임 친구들과 함께 변함없이 오버워치를 플레이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제가 사랑했던 PC방들에 대한 얘기를 해 봤는데요. 제가 아르바이트를 처음으로 했었던 서현역 근처의 B PC, 사장님에게 종종 안부 인사를 들었던 학교 근처의 또다른 PC방 이야기는 분량 상의 문제로 제외하게 되어 아쉽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역시나 사랑했던 다른 PC방에 대한 얘기들도 해 볼게요. 여러분은 PC방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아래 피드백 버튼을 눌러 부녀자들에게 들려 주세요. 다녔던 PC방이 모두 폐업하더라도 여전히 오버워치를 플레이할 하이바의 글은 이쯤에서 마치겠습니다. 안녕!
레인🏂 의 <너도 알아야 하는> :  내가 PC방에 가지않는 세가지 이유

안녕하세요 레인입니다. 여러분들은 PC방이란 장소를 좋아하시나요
만약 그런 분이 계신다면 어쩌면 오늘 제 글은 읽기에 그다지 즐거운 글은 아니게 될 거란 생각이 드네요. 오늘 원고를 누구보다 신나게 작성한 하이바를 포함해서요. 

저는 PC방을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즐겨 찾지 않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한 학기에 한 번 수강 신청과 가끔 티켓팅을 하는 날을 제외하곤, 제 의지로 PC방을 드나든 건 24년의 세월 중 채 다섯 번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오늘 PC방이라는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여러 고민을 하다 솔직하게 제가 PC방을 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적어보기로 했어요.

첫째, PC방엔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목소리가 큰 사람을 견디지 못하는 저에게 PC방에 단발성으로 울려 퍼지는 소리들을 듣는 건 (8할이 입에 별로 담고 싶지 않은 욕인) 그 자체로 자해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자리에 앉아 그 소리 들을 듣는 것만으로 온갖 분노와 짜증이 몰려와요. 채 변성기가 지나지도 않은듯한 앳된 목소리들이 별로 듣고 싶지 않은 욕 들을 큰소리로 고래고래 질러대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지금 그 상황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니까요. 어떻게 그곳에서 몇 시간을 버텨낼 수 있는 건지 신기합니다.

둘째, 은은한 담배 냄새가 납니다
한때 흡연자였던 저였지만 담배를 피우던 시절에도 담배 냄새 (흔히 담배 쩐내라고 하는 오래 배인 담배 냄새)는 맡고 싶지 않은 냄새 중 하나였건만 PC방에서 풍겨오는 그 은은한 담배 찌든 냄새는 아무리 맡아도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 흡연실에서 들려오는 더러운 가래 뱉는 소리를 싫어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우웩!

마지막으로, 사실 제가 게임에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이것저것 여러 게임에 발을 약간 담갔다 빼 보았지만, 꾸준히 즐기는 게임이 없어서 더 PC방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걸 수도 있어요. 애초에 승리욕이 없어서일까요? 모르겠습니다. 물론이기면 기분이 좋긴 하지만 게임은 늘 삼 개월을 넘지 못하고 금방 질려버려요. 어떻게 하면 한 게임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건가요? 진심으로 그 비법이 궁금합니다.

어쩌다 친구들을 따라 PC방에 가는 날이면 먹는 짜파게티에 계란후라이와 치즈를 올린 짜계치가 그곳에서의 제 유일한 낙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런 제가 앞으로 PC방을 좋아할 날이 올까요? 전 없을 것 같긴 해요

그나저나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PC방을 좋아하시나요? 아님, 어떤 이유로 PC방을 싫어하시나요?
*혹시 남긴 피드백이 부녀자들 뉴스레터 답변란에 기재되지 않길 원하시나요? 
그럴 땐, 피드백 마지막 줄에 꼭 비밀이라고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