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은 테일러 스위프트 때문에 난리입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모든 앨범을 테마로 하는, 즉 자신의 음악 인생을 총 정리하는 성격을 가진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투어(The Eras Tour)’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뮤지션 테일러 스위프트의 모든 면모를 만날 기회인 데다 팬데믹으로 3년 만에 행해지는 투어여서 미국 전역이 시끌시끌합니다. 

티켓 오픈 첫날에만 240만 장이 팔렸습니다. 원래 27회 예정이었던 공연은 추가에 추가를 거듭한 결과 52회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그 모든 장소가 광활하기 그지없는 미식축구 경기장입니다. 북미 사상 최다 관객, 최다 수익을 이미 예약한 상태. 한마디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콘서트 투어’가 진행되는 중인데 하물며 평가마저 좋습니다. 환상적인 공연이라는 호평이 연일 쏟아집니다.  

스위프트는 이 투어로 얼마나 벌까요?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그러니까 우리가 인지조차 하기 어려운 숫자의 돈을 벌 게 분명합니다. 그는 투어를 진행하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9200만 달러(=1215억 원)의 소득을 올리며 전 세계 연예인을 통틀어 9위를 기록했습니다. 뮤지션 수입에서 콘서트 비중이 절대적임을 감안할 때 올해는 1위에 오를지도 모릅니다. 

이런 판국에 위처럼 질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보가 아닙니다. 엄청나게 똑똑하고 또 유명한 사람입니다. 바로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타임스 간판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입니다. 그는 진지하게 궁금해합니다. 왜 천하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고작 저것밖에 못 버는지. 

이야기를 위해 크루그먼은 1850년대의 유명 성악가 제니 린드를 거론합니다. ‘스웨덴의 나이팅게일’이라는 별명을 가진 당대 최고의 가수입니다. (여담 하나. 동화 작가 안데르센은 린드를 짝사랑했고, 린드는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쇼팽을 짝사랑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170년 전 인기 절정의 스타였던 린드는 스웨덴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95회에 걸친 콘서트 투어를 펼쳤습니다. 당시 수익을 지금 기준으로 환산하면 공연 1회당 450억 달러. 현재 테일러 스위프트가 공연 한 번으로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 정도랍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1850년대엔 마이크, 스피커 같은 장비가 없었다는 점이죠. 오직 육성으로만 공연을 치러야 했기 때문에 장소는 작고 관객은 적었습니다. 커다란 스타디움에서 수만~수십만 명 앞에서 공연하는 테일러 스위프트와는 환경 자체가 달랐단 뜻입니다. 

엇! 그렇다면 크루그먼의 의문에도 나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관객이 수십~수백 배 늘었는데 버는 돈은 고작 두 배? 훨씬 많이 버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대석학 크루그먼도 정확한 답을 알지는 못한답니다. 다만 자신은 라이브 콘서트의 영향력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고 넌지시 이야기하고, 이를 계기로 기술 진보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슬며시 짚어줍니다. 

재미있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슈퍼스타 경제학. 폴 크루그먼의 특강으로 만나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