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제도 변화에 대한 회사와 구성원의 동상이몽
  사무실 복귀 '진통'이 이어지는 이유

안녕하세요, 하이커 님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사무실로 복귀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입장이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는데요. 아마존, 애플의 구성원들은 사무실 출근 의무화를 철회하고 유연 근무제를 유지하라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공공부문에서도 미국 연방공무원 노조가 '출근 강제' 입법화에 반발했고, 캐나다 공무원들도 임금 인상과 재택 근무를 요구하는 파업에 나서는 등 단체행동이 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역시 재택 근무일을 축소하거나 사무실 전면 출근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익명 커뮤니티에 불만을 표출하거나 노조에 가입하는 비율이 증가했지요. 이렇게 갈등이 심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늘의 Lemonbase Camp Weekly(LbC Weekly)에선 사무실 복귀를 둘러싼 회사와 구성원 간 갈등의 뿌리를 짚어보겠습니다.


LbC Weekly는 성과관리 서비스 레몬베이스의 지식과 노하우를 모아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최신의 이슈와 트렌드만 선별하여 보내드립니다.

2023.5.10. #49

✅ 이번 주 주제는 사무실 복귀입니다.

구성원 반발 거센 이유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방역조치에 따라 사무실 근무 복귀를 추진해왔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의 등장, 타이트한 고용시장과 '대퇴사시대'(국내의 경우 개발자 채용 경쟁의 과열 등)의 여파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요.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해제됐고, 경기 침체의 여파로 고용시장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안정성이 흔들리면서 회사와 구성원 간의 역학 관계도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재택/원격 근무를 포기하고 사무실 근무를 택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던 것에서 평가 및 보상에 사무실 근무를 연계하는 강경책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대형 로펌인 데이비스 폴크앤워드웰 LLP는 일주일에 최소 3일 출근하지 않을 경우 상여금을 깎겠다고 밝혔고, 투자은행 JP모건은 사무실 출근율을 성과평가에 반영하겠다고 알렸습니다.(링크)


사무실 근무, 정상화인가? 역행인가?

문제는 재택/원격 근무가 확대되고 일정 기간 유지되는 동안 회사와 구성원의 입장 차가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재택/원격 근무는 방역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내세우는 반면, 구성원들은 새로운 근무 장소와 방식에 적응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일부 회사들이 재택/원격 근무를 복지로 홍보하면서 간극이 더 커진 측면도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입사하여 근무 기간 내내 원격으로 근무한 구성원의 경우 근무조건이 급격히 바뀌면서 근로계약이 변경된 것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합니다. 근무 환경의 변화가 사무실과 먼 지역으로 이사를 하는 등 생활의 변화를 수반하기도 했고, 일과 삶의 균형과 우선순위의 조정도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사무실 근무 복귀에 대해 회사는 엔데믹에 따른 정상화, 구성원들은 일하는 방식이 미래에서 과거로 역행하는 조치란 동상이몽을 꾸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인식의 차이가 갈등을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는 사무실 복귀는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는가 하면, 구성원들은 이미 누리고 있던 근무 장소와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유연근무의 자유를 뺏길 수 없다는 접근입니다. 회사의 '권위주의적 명령'에 대한 구성원들의 심리적 저항감이 발동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링크)


재택/원격 근무의 생산성, 높은가? 낮은가?

회사가 사무실 근무 복귀를 밀어붙이면서 주로 내세우는 이유는 '생산성'입니다. 하지만 재택/원격 근무의 생산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엇갈리는데다, 생산성에 대한 리더와 구성원의 시각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9월 조사(링크)에 따르면, 재택/원격 근무와 사무실 근무가 혼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 근무 상황에서 '자신의 팀이 생산적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한 리더의 비율이 12%에 그치는 데 반해 자신이 생산적이라고 응답한 구성원의 비율은 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니콜라스 블룸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단체 WFH리서치의 연구에서도 관리자는 재택 근무에 따라 생산성이 3.5% 감소한다고 생각한 반면 직원들은 생산성이 7.4% 올라간다고 평가했습니다.(링크)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자신이 생산적이라고 보고한 구성원의 비율은 87%, 자신의 팀이 생산적이라고 완전히 자신한다고 답한 리더의 비율은 12%에 달했다. 2022년 9월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Work Trend Index’ 캡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이 간극을 '생산성 편집증(productivity paranoia)'으로 설명했습니다. 구성원이 업무에 시간을 쓰고 있지만 이를 직접 보지 못하면 믿지 못하고 편집증적으로 확인하려 하는 리더의 모습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아일릿 피시바흐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BBC와 인터뷰에서 "물리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그 일이 더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링크) 이 때문에 생산성을 이유로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는 리더에 대해 구성원들은 '신뢰 부족'이란 볼멘소리로 대응하게 되는 것이란 설명이 가능해집니다.


포춘 500대 기업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재택/원격 근무 시 대면 근무보다 피드백이 70% 줄었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지만(링크), HR컨설팅펌 머서가 800명의 HR리더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격근무의 생산성이 사무실 근무보다 더 높거나 같다고 응답한 비율이 94%에 달했습니다. 또 '일하기 좋은 일터' 선정기관인 기업문화 컨설팅 기업 GPTW(Great Place to Work)가 80만명의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 근무으로 전환한 결과 생산성이 평균 6%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링크)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근무 제도는 업무 방식과 상황,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불변의 정답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구성원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단체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회사의 임의적 결정에 따른 일방적, 기습적 통보에 대한 반동으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여겨 적극적인 권익 보호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회사는 구성원들을 '억지로 사무실에 앉혀놓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 공감을 얻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임의적 결정에 따른 일방적, 기습적 통보'와 반대로, 일하는 방식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구성원의 동의를 구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링크)


근무 제도 변화에 대한 원칙 수립

최근 몇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업무 환경이 급격히 바뀌었고, 이에 따라 제도의 변화도 빈번했습니다. 방역조치, 고용시장의 변화 등에 따라 대응적으로 제도를 바꾸어 왔기 때문에 '원칙 없는 잦은 변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구성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도 변화의 의미와 이유를 공유하고, 변화의 배경으로서 일하는 방식에 대한 원칙, 생산성에 대한 정의 및 측정방법 등을 밝혀야 합니다.


공식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필요

기업들이 팬데믹 동안에는 근무 제도 및 정책에 대한 구성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당초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던 만큼, 팬데믹 이후 업무 규칙의 변경이 있다면 공식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또 경영진과 직속 리더가 일관된 내용으로 구성원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속 리더는 재택/원격 근무 당시 생산성을 문제 삼지 않았는데, 경영진이 갑자기 실적 악화의 원인을 재택/원격 근무 탓으로 돌리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링크)


변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피드백 청취

절대적으로 좋은 근무 제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변화된 제도에 대한 구성원들의 피드백을 청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만약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면,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진정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 그렇다면, 근무 제도 변화 전후 구성원들의 의견은 어떻게 청취할 수 있을까요? 레몬베이스 캠프에서 힌트를 찾아보세요.

📋 근무 제도 설계에 서베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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