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6.7.29 | 1051호 | 구독하기 | 지난호
한국 시간으로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제2차 ‘깐부회동’이 열렸습니다.

비록 깐부치킨은 아니었지만 바다가 보이는 야외 테이블에서 빅테크 CEO들(+대통령)이 모여 맥주를 마시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그 자리에서 한 5미터 떨어진 곳에 서서 열심히 귀를 기울여봤는데요(물론 잘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분위기는 좋았던 것 같아요.

이와 함께 빅테크 기업과 국내 기업의 협력과 관련된 여러 발표가 있었는데요. 기사가 많이 쏟아져서 조금은 혼란스러우실 것 같기도 한데요.

이번 레터에서는 지난 주말 있었던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의 발표 내용을 빠르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픈 웨이트 연합과 비 연합과의 기 싸움(?)도 짚고 넘어갈게요.

7월의 마지막 미라클레터, 빠르게 시작합니다.  
  
오늘의 세줄 요약
1.샌프란 AI 서밋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9500억달러 규모의 장기 반도체 협력 기반을 마련했고, 엔비디아·오픈AI·앤트로픽 등은 연구소와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 등 한국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2.다만 상당수는 MOU·LOI 단계여서 '투자'와 '수주', '계획'과 '확정'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패는 결국 생산능력과 본계약 체결에 달려 있습니다.
3.같은 시기 실리콘밸리에선 오픈AI·앤트로픽과 엔비디아·MS를 중심으로 '폐쇄형 AI 대 오픈 AI' 경쟁이 본격화하며 AI 산업의 새로운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식사자리에서 찾을 수 있던 우리측(?) 인사들의 모습입니다. 반대편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혹 탄 브로드컴 CEO 등이 앉아 있었어요.
이번 행사의
성과들

이번 서밋의 성과는 두 겹으로 읽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메모리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빅테크에 5년간 팔기로 한 반도체는 향후 5년 동안 9500억달러, 우리 돈 1393조원어치에요. 하지만 그 아래엔 다른 층이 깔려 있습니다. 이 거대한 수주를 지렛대 삼아 빅테크가 한국에 연구소와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은 2000억달러(290조원) 규모로 손을 잡았습니다. 삼성의 HBM과 2나노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하나로 묶어 브로드컴 칩에 공급하는 ‘원스톱’ 구조라고 밝혔는데요. AI 반도체의 무게중심이 엔비디아 GPU에서 빅테크 맞춤형 칩(ASIC)으로 옮겨가는 흐름에 삼성이 올라탄 셈입니다.

TSMC가 독점하다시피 한 파운드리 시장. 칩이 필요한 빅테크 입장에서는 대안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삼성에겐 기회가 될 수 있어요. HBM 고객을 넓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대형 고객의 2나노 물량을 안정적으로 뽑아내면 파운드리 수주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을 묶어 파는 만큼 고객을 더 오래 붙잡아두는 효과도 있을 테고요.

SK하이닉스도 크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5000억달러(733조원) 규모로 차세대 HBM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서버용 메모리 공급 등 2500억달러를 더해 총 7500억달러를 확보했습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베라 루빈’을 들여 2027년부터 최대 2기가와트(GW) AI 팩토리를 짓는데 여기에도 SK하이닉스 HBM4가 들어갑니다.

숫자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방향일 듯합니다. 빅테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5년치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 줄을 섰다는 것인데요. 얼마 전까지 시장을 짓누르던 ‘반도체 피크론’, 즉 메모리 호황이 곧 꺾인다는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신호로 읽힙니다. 실제로 이번에 함께 짓기로 한 AI 데이터센터만 5GW에 달하는데 GPU로는 약 200만장 규모입니다. 그 설비를 채울 메모리가 곧 이 계약들인 거죠.

두 번째는 한국에 대한 ‘투자’입니다. 엔비디아는 핵심 연구진을 한국으로 옮겨 ‘AI 프런티어랩’과 KAIST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 역량이 국내로 들어온다는 의미인데요. 엔비디아가 한국을 선택한 배경도 분명합니다. 젠슨 황 CEO는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뒤 현대차와 LG 등과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며 한국 엔지니어와 연구 인력의 경쟁력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는 “GPU 접근만 확보되면 한국은 자립적인 AI를 구축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요.

오픈AI는 조니 아이브와 함께 개발 중인 차세대 AI 기기를 내년 1분기 한국에서 처음 시험하기로 했습니다. 신제품을 가장 먼저 검증하는 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했다는 것은 앞으로 AI 기기 생태계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참여할 기회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앤트로픽은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의지를 재확인하고 삼성SDS와 AI 엔지니어 양성에 나섰습니다. 브로드컴은 한국형 LLM에 최적화한 맞춤형 반도체를 지원하기로 했고요.

변화는 연구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AI가 실제 산업으로 연결되는 움직임도 이어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로봇 개발·검증 플랫폼을 구축하고 웨이모와는 자율주행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브룩필드와 함께 기가와트급 AI 팩토리 구축에 나서기로 했고요.

두 흐름을 합치면 이번 서밋의 의미가 분명해집니다. 그동안 47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정부와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구상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글로벌 빅테크가 연구소와 테스트베드, 데이터센터를 들고 합류하면서 한국의 계획이 글로벌 공동 프로젝트로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메모리를 공급하는 나라에서 AI를 연구하고 검증하며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나라로 ‘발돋움’ 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위 솔베이 회의 사진은 1927년 제5회 물리학회의 당시에 찍힌 사진입니다. 가운데 아인슈타인을 필두로 마리 퀴리, 닐스 보어, 슈뢰딩거 등 물리학사를 바꾼 최고 천재 29명이 한 자리에 모인 역사적인 사진인데요. 그만큼 의미있는 사진이에요. 이번 샌프란시스코 서밋을 두고도 솔베이 회의와 같다, 는 말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 사진은 그 어떤 유명한 사람들이 모인 사진과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때 위 사진을 연구실에 걸어둔 대학원생들도 꽤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사진=위키]

성과를 조금
냉정히 살펴보기

그런데 9500억달러라는 숫자가 혼자 걸어 다니면 오해를 부릅니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계약은 이른바 장기구매계약에 가깝습니다. ‘투자’보다는 ‘수주’가 맞는데요. 현장에서 ‘메가 동맹’과 같은 뜨거운 표현이 오가다 보면 이 방향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물론 물건을 팔면 대금은 들어옵니다. 하지만 외부 자본이 한국에 베팅하는 ‘투자유치’와 한국이 무언가를 만들어 팔아 매출을 확보하는 ‘수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수주마저 아직 단단히 굳지는 않았습니다. SK와 엔비디아는 협력의향서(LOI), 삼성과 브로드컴은 업무협약(MOU) 단계에요. 각 기업은 이사회 의결과 공시가 남아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발표한 9500억 달러 가운데 2500억 달러는 공개 준비가 안 됐다는 이유로 비공개로 남았습니다.

앤트로픽의 데이터센터 투자 역시 “인허가가 확정되면 2GW, 3GW도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는 관계자의 말처럼 ‘확정’이 아닌 ‘생각’이나 ‘의지’를 보였을 뿐입니다. 엔비디아가 연구원을 몇 명이나 보낼지도 아직 숫자로 나오지 않았고요. 방향은 섰지만 규모는 여백입니다.

삼성과 브로드컴의 논의도 마찬가지예요. 실제 결과는 고객의 인증과 2나노의 수율, 패키징 양산 능력, 그리고 고객사의 ‘최종주문’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이 브로드컴의 2나노 물량을 안정적으로 뽑아내지 못하면 2000억 달러 약속도 종잇장이 될 수 있어요. 삼성 파운드리는 아직 대형 고객의 최선단 물량을 대량 양산해 실력을 입증한 단계가 아니거든요. 선주문은 생산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매출이 되니까요. 물론 그렇다고 허상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성격을 구분하자는 거죠.

수요 자체가 가짜라는 뜻도 아닙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규모가 커 생소해 보여도 실제 수요에 기반한 현실적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브로드컴의 2분기 AI 반도체 매출은 1년 새 143% 뛰었고, 혹 탄 브로드컴 CEO는 삼성·하이닉스를 ‘주된 고객’이라 부르며 지원을 당부했고요. 수요는 진짜입니다. 다만 진짜 수요와 확정된 계약은 층위가 다른 문제입니다. 선주문이 아무리 쌓여도 만들어 팔지 못하면 장부에 남는 건 없으니까요.

정부 일각에선 이날을 1927년 솔베이 회의의 ‘AI 버전’이라 자평했습니다. 세계 최고 두뇌가 한자리에 모였다는 자부심이겠죠. 하지만 솔베이가 역사에 남은 건 그 자리에서 나온 이론이 실제로 세상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숫자들도 그런 평가를 받으려면 선주문이 매출로 또 MOU가 본계약으로 굳는 시간을 통과해야 합니다. 박수를 보내되, 계산서는 5년 뒤에 정산된다는 걸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젠슨 황과 샘 올트먼의 대립을 그려보고 싶었는데 저작권 등의 문제로 쉽지 않네요. [사진=메타AI]

서밋 벌어진 사이
갈라진 빅테크 진영

서밋이 열린 금요일, 실리콘밸리는 정반대 풍경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젠슨 황은 낮엔 한국의 AI 서밋에서 ‘황금시대’를 외쳤는데 같은 날 자신의 X 계정에 생애 첫 글을 올렸거든요. “세상엔 프론티어 폐쇄 모델도, 프론티어 오픈 모델도 모두 필요하다.” 9분 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오픈소스는 건강한 AI 생태계의 필수 요소”라고 받았습니다. 한국을 축하하던 그 하루, 미국 AI 업계는 두 쪽으로 갈라지고 있었습니다.

전선은 ‘오픈이냐 폐쇄냐’입니다. 한쪽엔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섰습니다. 일부 모델은 너무 위험해 아무나 열어보게 두면 안 되고 자신들 같은 기업이 안전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이들은 워싱턴을 상대로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규제해달라고 물밑에서 움직여 왔는데요. 명분은 안보와 지식재산권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모델을 몰래 베끼는 ‘증류’로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거죠. 앤트로픽 정책 책임자는 이를 “IP 절도이자 산업 스파이 행위”라고 지적합니다. 오픈AI의 태도는 조금 이중적인데요. 겉으론 오픈소스를 지지한다면서, 뒤로는 규제를 요청해 왔거든요. 신규 모델 일부를 정부 기관의 의무 보안 검증에 부치자는 게 이들이 내놓은 정책안입니다.

반대편엔 나머지 대부분이 섰습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그리고 ‘리틀테크’를 자처한 스타트업 200여 곳입니다. 오픈소스가 지식을 나눠 기술을 빠르게 키우고 보안 검증도 여럿이 함께 하게 만든다는 논리입니다. 물론 속내도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MS는 오픈 모델이 퍼져야 칩과 클라우드 수요가 늘고 스타트업들은 오픈소스가 막히면 앤트로픽·오픈AI의 독주가 굳어진다고 걱정하거든요. 물론 가격도 영향을 미쳤고요.

싸움에 불을 붙인 건 중국입니다. 지난해 딥시크가 미국 모델에 맞먹는 오픈소스 AI를 공짜로 풀어 업계를 흔들었고 최근엔 Z.ai와 문샷이 뒤를 이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달 연설에서 중국을 ‘AI 개방의 챔피언’으로 내세웠고요. 값싸고 강력한 중국 오픈 모델이 세계 고객을 빨아들이자 앞서 있다던 미국 기업들의 자부심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겁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앤트로픽은 값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금요일 공개한 신모델을 두고 ‘프론티어급 성능을 절반 가격에’라고 내세우면서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미국 선두마저 가격표를 다시 쓰기 시작한 셈입니다. 워싱턴도 끌려 들어왔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오픈소스가 미국 IP를 마음껏 털어도 되는 사냥철은 아니다”라며 제재 가능성을 꺼냈습니다.

같은 주에 터진 사건 하나가 이 대립의 온도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오픈AI는 자사 최신 모델 일부가 보안 테스트 도중 통제를 벗어나 인터넷에 접속하고 오픈소스 저장소 허깅페이스의 서버를 해킹했다고 공개했습니다. “폐쇄 환경에서도 이렇게 위험하니 규제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든 거죠. 그런데 정작 허깅페이스는 그 공격을 막는 데 중국의 오픈 모델을 썼습니다. 이 회사 CEO는 주말에 오픈소스 지지 행진까지 예고하며 ‘오픈 모델의 승리를’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합니다.
※ 제목을 누르면 상세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AI가 AI 잡는다…MS “2년 뒤엔 해커보다 방어자가 유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첫 자체 보안 특화 AI 모델과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공개하며 “AI가 AI를 막는 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새 모델은 오픈AI와 앤트로픽 경쟁 모델보다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비용은 절반 수준으로 낮췄는데요. 여기에 레드팀·블루팀·그린팀 역할을 맡은 AI 에이전트들이 공격 탐지부터 분석, 복구까지 협업하는 플랫폼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지금은 AI 덕분에 공격자가 유리해 보이지만, 2년 정도 지나면 오히려 방어자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습니다. AI가 사이버 전쟁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까요?


애플이 엔비디아를 제치고 다시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이 AI 경쟁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기업보다, 비용을 아끼며 수익성을 지키는 애플의 전략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인데요. 자체 데이터센터 대신 외부 AI 인프라를 활용해 투자 부담을 줄인 점이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AI 시대에도 결국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투자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돈을 버느냐’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칩도 주고 돈도 댄다... 엔비디아의 AI 동맹 키우기

엔비디아가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의 스타트업 SSI에 50억달러를 투자하며 차세대 AI 생태계 선점에 나섰습니다. SSI는 투자와 함께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을 우선 공급받게 되는데요. 엔비디아는 유망 AI 기업에 투자한 뒤 최신 반도체까지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오픈AI 데이터센터에는 수천억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까지 검토하는 등 AI 인프라의 ‘후원자’ 역할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사말

서밋 내내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한국의 황금시대”(젠슨 황), “한국 없이는 AI 혁명도 없다”(샘 올트먼). 듣기 좋은 말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가 원하는 것이 ‘한국의 AI’인지, 아니면 ‘한국의 반도체’인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니까요.


이번에 발표된 9500억달러 규모의 협력과 한국에 들어설 연구소도 결국 하나를 가리킵니다. 한국은 AI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공급망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젠슨 황이 남긴 한마디는 조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AI는 수입할 수 있어도 국가의 지능은 외주화할 수 없다.” 칭찬이라기보다 숙제처럼 들렸습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나라를 넘어, AI 자체를 만드는 나라가 되라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래서 진짜 시험대는 화려한 하루가 아닙니다. 받은 재료로 한국이 자기만의 AI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 아닐까요. 세계 최고의 메모리를 만들면서도 그 위에서 돌아가는 두뇌를 계속 수입한다면 황금시대는 절반만 완성된 셈이니까요.


이곳에 사는 현지인 가족과 식사하다가 “이 근처에 한국 부대찌개 집이 있는데 엄청 맛있어”라는 말을 들어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점심, 부대찌개를 권합니다. 미군이 남긴 스팸과 소시지에 김치와 고추장을 넣어 전쟁의 궁핍 속에서 한국이 끓여낸 음식입니다.


남이 준 재료로 시작했지만 완성된 건 분명 우리 것이었거든요. 소버린 AI가 가야 할 길이 딱 이 한 냄비에 담겨 있는 게 아닐까요.


말이 길었습니다. 빠르게 사라지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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