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무부에 난민심사를 담당하는 인력을 늘리고 난민위원회를 상설화하라고 권고
안녕하세요. 김주형 기자입니다.

지난달 20일,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무부에 난민심사를 담당하는 인력을 늘리고 난민위원회를 상설화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집트 국적의 A씨가 '5년째 난민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진정을 내면서 인권위가 조사에 착수했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해 난민인권네트워크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난민신청자들이 심사 결과를 받기까지 1년에서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일부는 3년을 넘겼습니다. 결과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1년이 넘는 시간이 추가로 소요됐습니다. 

불법으로 입국한 난민의 경우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돼 입국과 동시에 수사 대상이 되거나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강제퇴거명령(외국인을 대한민국 영역 밖으로 추방하는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관련 소송은 몇 달에서 길게는 5년 동안 이어집니다.


지난 8월에는 인권운동가 권평이 중국 정부의 탄압을 피해 한국에 밀입국했습니다. 중국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14시간을 이동해 인천 앞바다에 도착한 권평은 직접 이민당국에 입국 사실을 신고하고 난민 신청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구금됐습니다. 이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항소했습니다.

권평에 대한 난민인정 심사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권평 측은 “제3국으로의 이주도 고려했으나 검찰이 항소하면서 출국이 금지됐고, 관련 소송이 마무리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엔 난민협약 제31조¹에 따르면 불가피한 사유로 불법 입국한 난민은 처벌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해 1993년부터 효력이 발생했습니다. 

올해 3월, 대법원은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난민에 대해 “난민협약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며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2021도3652 판결) 반면 불법 입국 문제로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난민에 대해 ‘난민심사 결과를 받지 못해 아직 난민으로 인정되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다고 본 판례도 있습니다.(청주지방법원 2019구합5354 판결)

난민심사가 지연되고 불법 입국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면 난민의 한국 정착 또는 제3국으로의 이주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본국의 감시와 박해를 피해 한국에 온 난민들이 또다른 벽에 부딪혀 표류하게 되는 셈입니다. 

코트워치는 난민이 한국에 입국해 겪게 되는 소송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취재해 전하고자 합니다. 

¹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31조 : 체약국은 이 협약 제1조와 같은 의미로 그들의 생명과 자유가 위협받는 영역에서 직접 탈출해 온 난민에게, 그들이 불법적으로 자국 영역 내에 입국하고 또는 체류하고 있다는 이유로 형벌을 과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그 난민이 지체없이 국가기관에 출두하고 그들의 불법적인 입국 또는 체재에 대한 상당한 이유를 제시할 것을 조건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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