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미라클러님, 잘 지내셨나요? 새벽 공기가 주는 차분함과 함께 활기찬 수요일 아침을 맞이하셨는지요. 어제 비가 오고 제법 날씨가 쌀쌀해진 게 벌써 겨울이 오고 있음이 실감 나는 하루입니다.
특히 혁신과 속도만이 미덕인 IT 업계에선 계절의 변화조차 잠시 멈춰 느껴야 하는 사치일 만큼 빠르게 흐르고 있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업데이트되는 피드와 알림, 그리고 '연결'을 강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우리는 쉼 없이 달리고 있고요.
그래서! 오늘 레터에서는 잠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쉬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이 역동적인 시대 속에서 지친 뇌를 재부팅하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되찾는 아주 특별한 방법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쉬는 차원을 넘어 의도적인 멈춤과 여백이 어떻게 최고의 무기가 되는지 함께 살펴보시죠. 😀 |
|
|
※ 레터 읽는 법 ※
볼딕, 밑줄, 단어에는 URL이 포함되어 있어요. 클릭을 하면 세부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바쁘신 분들은 '오늘의 요약'을 참고해 주세요 😁
|
|
|
|
- 우리는 지루함을 피하려고 더 빠르고 강한 자극을 찾는 ‘관심 경제’ 속에 살고 있습니다.
- 이런 습관은 도파민 균형을 흔들고, 뇌의 '창의성 엔진'을 약화시킵니다.
- 전문가들은 일부러 멍 때리는 시간과 '지루함을 견디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
|
그야말로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입니다. 여러분들의 하루 일과는 어떠하신가요? <출처=미드저니>
관심 경제의 늪에 빠졌다
우리는 왜 지루함을 참지 못할까
최근 외신 보도를 보다가 눈에 띄는 뉴스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느린 리듬을 견딜 수 없어하는 사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프랑스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많은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끼거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유튜브, 팟캐스트, 심지어 TV 프로그램까지 기본 속도(1배속)보다 빠른 1.5배속 또는 2배속으로 시청하는 경향이 만연해지고 있습니다. 기사는 이러한 습관을 '멈출 수 없는 나선'(relentless spiral)으로 묘사하며, 일단 빠른 속도에 익숙해지면 일반 속도가 너무 느리고 지루하게 느껴져 다시는 기본 속도로 돌아가기 어렵게 되는 중독적인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짧은 형태의 콘텐츠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주의 집중 시간 단축과 관련이 있는데, 일부는 이를 주의력 결핍이나 과제 수행 능력 저하와 연결 지었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도 지난달 '틱톡이 어떻게 사용자들을 하루 몇 시간씩 스크롤하게 만드는가'라는 기사에서 디지털 자극 과잉과 지루함을 회피하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분석했습니다. 실제 틱톡 사용자들의 시청 기록 수백만 건을 분석한 결과, 가볍게 하루에 약 30분만 쓰던 사용자들도 5개월 뒤에는 평균 70분 이상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앱을 여는 횟수가 증가했고, 영상을 더 빠르게 스와이프 하는 패턴도 강화됐습니다. 또 일부 사용자들은 하루 스크롤 하는 시간이 세 배, 네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여기엔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 반응을 바탕으로 영상이 맞춤 제공되면서 사용자 입장에선 '다음엔 더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그 기대가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한다는 진단이 내포돼 있죠. (물론 틱톡 사용자 전체의 평균이 이렇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으나 개인화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 구조, 빠른 영상 전환이 어떻게 사용자들의 체류 시간 증가로 이어지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이 비단 틱톡뿐만 아니라 숏폼 플랫폼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네요.)
이 지점에서 등장하는 단어가 있죠. 바로 '관심 경제'라는 말인데요. 네이버 국어사전에선 이 용어를 '개별 고객이나 특정 고객 집단의 관심에 맞춰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유인하는 시장을 형성하는 경제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가령 맞춤형 뉴스, 맞춤형 검색, 추천 상품 알림이 대표적인 예죠. 이와 관련해 최신 경제 분석에 따르면 광고, 이커머스 전환, 구독 서비스 등 '인간의 주의력 포획'(attention capture)을 기반으로 구축된 경제 활동의 총 규모는 연간 약 2조 3천억 달러(약 3000조 원)에 육박하며, 이는 인도 전체의 GDP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놀랍지 않나요?)
이처럼 관심 경제는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그 작동 방식 자체가 사람들의 일상적인 인지 패턴을 바꿔 놓고 있어요. 이를테면 플랫폼은 단순히 사용자의 선택을 ‘돕는’ 수준을 넘어서 더 많은 체류 시간과 더 높은 상호작용을 끌어내기 위해 주의를 설계하고 유도하는 기술을 고도화해 왔죠. 앞서 외신을 통해 언급했던 사례들만 봐도 알 수 있고요. 무한 스크롤과 자동 재생, 푸시 알림, 변동 보상 구조(가끔씩만 보상이 떨어지는 슬롯머신형 설계) 등이 대표적입니다.
|
|
|
도파민 중독에 빠지는 경우로 렘키 박사는 전통적인 물질(약물, 알코올 등)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흔히 접하는 비물질적인 행동 중독, 즉 스마트폰, SNS, 쇼핑, 음식, 게임, 일 등을 언급했어요. <출처=미드저니>
이 지점에서 저는 이런 궁금증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루함을 견디지 못할까?' 개인적인 경험상 저만하더라도 지루한 느낌이 들면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거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일을 하기 마련이거든요. 지루하다라는 느낌 자체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아서일 것 같다는 주관적인 생각도 들고요.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소개된 책이죠.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인 애나 렘키 박사의 '도파민네이션'에서는 현대인이 지루함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이유를 뇌의 쾌락과 고통 균형 시스템에서 설명합니다. 즉 지루함을 일종의 고통으로 느낀다는 진단인데요. 설명은 이러합니다.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회로에서 처리하며, 이 둘은 마치 저울처럼 균형을 이루려 합니다. 강한 도파민 자극을 반복되면, 뇌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저울의 고통 쪽(반대편)에 강력한 무게추를 놓는 방향으로 적응하게 되고요. 그러나 자극을 멈추는 순간 저울은 이 무게추의 영향으로 고통 쪽으로 치우치며, 우리는 이를 불안, 초조함 등의 도파민 결핍 상태로 경험하게 됩니다"
|
|
|
지루해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짧게 보고 가시죠. <출처=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공식 유튜브 채널>
진짜 진짜 중요합니다
창의성을 위한 '멍 때리기'의 과학
자, 이제 본론입니다. 우리가 지루함을 느껴야 할 당위성을 제기하는 연구 논문은 많은데요. 지루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 '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DMN은 소위 뇌가 아무것도 안 할 때 가장 활발해지는 네트워크를 말하죠. 가령 가만히 쉬고 있거나, 멍 때리고 있을 때, 또는 내부적인 생각(과거 회상, 미래 상상, 자기 성찰 등)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 영역들의 연결망입니다. DMN을 처음 명명한 인물은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레이클 박사고요. 그는 뇌를 스캔하는 실험 중 참가자들이 아무런 과제를 수행하지 않을 때에도 뇌의 일정한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 뇌의 회로가 외부 자극에 집중하지 않고 내적 세계를 탐색하거나 마음 속 생각을 정리하는 데 관여하는 ‘기본 작동 모드’라고 진단했죠.
이 지점에서 유용한 정보 하나 공유합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인데요. 여기서 아서 C. 브룩스 하버드대 교수는 지루함의 신경과학적 역할과 더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 방안을 제시합니다. 그는 "DMN이 켜지면 우리의 마음은 방황하며 삶의 의미나 목적과 같은 불편하고 근본적인 실존적 질문들을 생각하게 된다"면서 "이는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죠. 그러면서 그는 "현대인이 우울증과 불안을 겪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지루함을 제거함으로써 DMN을 거의 완전히 꺼버렸기 때문"이라고 전하며, 가령 신호등에서 15초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을 꺼내 지루함을 회피하는 것은 의미를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의미의 악순환'에 빠지게 만들고, 이는 우울증과 불안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주요 연구 분야인 행복과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에 대해선 이렇게 조언합니다. 우선 아침에 운동을 하거나 출퇴근 시 휴대폰 사용을 자제합니다. 그만큼 이 시간에 디지털 기기 없이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가장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죠. 또 그는 15분 이상의 지루한 시간을 더 잘 견디는 연습을 시작하면 삶이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루함이라는 기술에 능숙해지면, 직장이나 관계 등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덜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하죠. (그만큼 일상에 대한 만족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얘기겠죠?) 이 외에도 그는 더 중요하게는 삶의 목적과 의미, 일관성, 중요성과 같은 가장 큰 질문들을 깊이 파고들기 시작해야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그 역시 지루함 회피를 위해 다양한 규칙들을 지키고 있다고 공유했는데요. 이를테면 ▲오후 7시 이후 기기 사용 금지 ▲휴대폰과 함께 잠 자지 않기 ▲식사 시 기기 사용 금지 ▲정기적인 소셜 미디어/스크린 단식 ▲긴급 상황 시에만 연락이 닿을 수 있는 1~2개의 번호만 설정해두고, 평소에는 가급적 기기를 보지 않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덧붙여 그의 저서 'The Happiness Files: Insights on Work and Life'에서는 행복을 일시적인 쾌락이 아닌 사랑, 즐거움, 만족감, 의미 같은 중요한 정서적 요소들을 통해 스스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특히 여러 테마 중에서도 저는 '자기 관리'에 관한 관점이 눈에 띄었는데요. 이를테면 자신에게 의미 없거나 진정으로 싫은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중요한 일이나 창의적인 작업에서는 무조건 서두르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템포를 찾아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외에도 스스로 행복을 설계하도록 돕는 실용적인 로드맵이 많아 추천하는 책입니다.)
|
|
|
이번 레터는 제가 최근 크게 관심을 갖고 찾아보고 있는 주제를 중심으로 다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곧 마흔이 되는 나이를 앞두고 ‘삶의 진정한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부쩍 많이 하고 있거든요.
관련해서 여러 책을 읽어보며 미라클러님들과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내용들을 모아봤습니다. 여러분께 큰 힘이 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입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따뜻한 연말 맞이하시길 바랄게요. 그럼 저는 12월 레터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고민서 드림 |
|
|
서울 중구 퇴계로 190 매경미디어센터
매경미디어그룹
miraklelab@mk.co.kr 02-2000-2165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