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연지 | 우리는 끝없이 흐르는 물 곁에서 가만히 - 한없이 앉아있었다. 매일 아침 ...
 
아마도 계속해서 지나가는 것을 (6)
한연지

2024 10 5 | 아마도 계속해서 지나가는 것을 (6)


침대에 누워있는 채로 생각한다. 이렇게 비워진 몸에 곧바로 나쁜 것들을 집어넣어서는 안되겠다고. 하루에서 삼일 정도의 단식도 괜찮지 않을까. 단식 걷기는 좋은 신체활동이니까 자전거 타기를 멈추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기. 집에서는 인터넷 없이 생활하고 업무를 봐야 때는 도서관에 가기. 극단적일 있다. 이는 10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5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한국과 스위스를 오간 것처럼, 이런 환경에 자꾸만 발을 들이려는 나와 맞물린다. 시간들 이후에 내가 느끼는최선의 잠시 있었는데, 습관적 일상에서 벗어나 어떤 여정을 통과하는 경험은 몸에 한 장의 부드러운 겹을 덮어 주었다. 아마도 계속해서 지나가는 것을 오래도록 받아들여야 했던 시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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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울린다. 시냇가에서 몸을 담그는 마지막 시간. 지난 4일간 매번 갔던 자리에서 몸을 담그고 세수를 해야지. 등을 흠뻑 적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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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밝아진 하늘에 실루엣이 사라지고 덩어리의 숲이 아닌 그루 그루의 나무가 보인다. 어제 병원에서 돌아오던 호텔 인근에서 나고 자란 에게 말했다. “비가 와서 걱정이에요. 야외에서 수행을 해야 하는데...호텔로 차를 몰고 가던 말했다. “저는 오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 200m 높은 곳에는 눈이 쌓일 있어요.” 눈높이보다 높은 쪽의 산을 바라보면 어느 선부터 나무들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다. 시냇가로 향하기 로비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광경을 바라본다. 광경을 오른쪽에 두고 시냇가로 향한다. 몸을 담그기 10번의 호흡, 7번의 외침 후에 우리는 탈의한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야 한다는 두려움보다 물에 맨몸을 다시 담글 있다는 기쁨이 앞선다. 매일 갔던 자리에 함께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몸을 담그고 다시 공터에 모인다. 덮인 나무들은 이상 없다. 하얀 안개가 금세 자리를 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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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작은 접시와 절구가 있는 탁자에 명씩 함께 앉는다. 물에 불린 7개의 아몬드 껍질을 깐다. 우리의 위로 흑후추 2, 백후추 2, 그리고 고수 씨앗 3개를 얹는다. 손에 얹어진 향신료를 명씩 절구에 담고 돌아가며 아주 곱게 간다. 곱게 갈린 향신료 위에 하얗게 벗긴 아몬드를 넣는다. 명씩 돌아가며 반죽이 때까지 간다. 거의 갈릴 때쯤, 2티스푼과 1티스푼을 넣어주고 조금 간다. 준비된 반죽을 사람이 고르게 나눠 주면, 반죽을 동그랗게 만다. 동그란 공이 반죽을 에게 가져가면 식용 금박지로 반죽을 골고루 감싼 얇은 연분홍색 종이로 포장한다. 포장된 금공을 받은 사람은 손을 씻고 나갈 채비를 한다.


시냇가 공터가 아닌 시냇가로 가서 앉을 곳을 찾는다. 앉아서 천천히 금공을 씹기 시작한다. 후추 알이 들어있던 터라 맵다. 무언가 먹는다는 생각이 지배하니 배에서 많은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재미있네. 금공을 먹자마자 아직 닿지도 않았을 창자 쪽이 욱신거린다. 매운 것이 불이라고,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연기가 올라오겠지. 우리는 끝없이 흐르는 곁에서 가만히 - 한없이 앉아있다. 매일 아침 맨몸이 되고, 젖은 몸이 되고, 다시 마른 , 무언가로 덮인 몸이 , 바로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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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공간에 여러 의자가 널브러져 있다. “자신과 키가 비슷한 사람, 이전에 짝이 아니었던 사람과 짝을 이루세요.” 첫날에 처음으로 했던 수행과 같은 수행이다. 앞에 있는 상대의 눈을 응시하기. 상대인 에게 졸음이 쏟아지는 듯하다. 첫날의 나로, 내가 첫날의 나의 상대 느껴진다. 견딜 있다. 끈기가 조금 늘었거나, 수행 언제나 돌아올 있는 곳이 어디인지 깊숙이 배웠기 때문이다. 호흡. 중간에 약간의 졸음이 들이닥쳤으나, 빠르게 지나간다. 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속에 반사되어 보이는 아주 작은 나를 또렷이 보는 것이 집중도를 이전과 크게 달리한다. 생각한 것보다 혹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 그만 멈추셔도 됩니다.”라는 말이 이르게 느껴진다. 자리에서 눈을 천천히 감는다. 꼿꼿했던 등허리를 천천히 굽힌다. 손으로 무릎을 감싼다. 무릎도 감싼다. 이 단어들이 오늘의 수행에서 끝없이 반복됐다. her eye me inside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포옹을 건넨다. 두른 팔이 등에 닿으면 안고 서로의 등을 어루만진다. 고생했을 등을 여기저기 꾹꾹 누른다. 다음 수행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낮잠을 청하려다, 환기가 필요한 같아 밖으로 나간다. 수행이 끝나고 있는 휴식시간에 밖에 나간 것은 처음이다. 여기저기를 탁탁탁 두드린다. 바람이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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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사람들이 어수선하다. 속삭이기 시작한다. 집중이 놓아지고 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거의 끝났다. “거의 끝나긴 했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았어요. 퍼포먼스도 그렇습니다. 거의 끝나가도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집중을 놓치면 돼요.” 말했다. 조금 종이 울린다. 안내받은 곳으로 향하면서 말한다. “이제 단식을 겁니다. 의자에 앉아서 안대를 주세요.” 안대를 매고 앉아 있으면 앞에 있는 그릇으로 어떤 음식이 놓인다. 희미하게 냄새는 있지만 어떤 향신료도 들어있지 않다. “음식이 놓여있으면 식사를 시작해도 좋아요. 손으로 먹습니다.” 손을 가져다 대면 따듯하게 지어진 곡물이 느껴진다. 먼저 온도를 느끼고 냄새를 맡는다. 쌀밥일 거라 생각하고 주먹 안에 넣어 쥐어봤지만 뭉쳐지지 않는다. 꼭꼭 모아서 입에 넣는다. 천천히 씹는다. 입안에 단물이 고인다. 꼭 수술 먹었던 미음 같다. 입안에서 식고 있는. 공복에 먹는. 신기하다. 무엇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입맛이 돋워지지 않는 것이. 씹는다. 씹히지 않은 쌀알이 없을 때까지. 그리고 삼킨다. 크게 숨이 한번 쉬어진다. 말한다. “ 필요하면 알려주세요.” 말이 반복될 때까지 그릇은 비워지지 않는다.


여기까지예요. 안대를 풀면 됩니다. 단식은 끝났지만 묵언수행은 끝나지 않았어요. 이따가 함께 저녁식사를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자유 시간이에요.” 이제 이상 우리에게 주어질 수행이 남아있지 않다. 자리에서 쉽사리 일어나지지 않는다. 앞을 보니 안대를 풀지 않고 여전히 쌀알들을 입에 넣고 있다. 떠나지 않는 결정을 한다. 그릇에 남아있던 쌀알들을 하나씩 입에 넣고 씹는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가더니 창가에 앉아 있던 왼쪽에, 왼쪽에 앉는다. 이렇게 우리 넷만 식탁에 남아있다. 운영진들이 하나씩 그릇을 치우기 시작한다. 우리가 앉아 있는 식탁의 그릇만 제외하고. 쌀을 알씩 입에 넣고 천천히 씹은 다음 삼킨다. 나는 오른손에 묻은, 이미 말라버린 밥풀들을 그릇 위로 떼어내기 시작한다. 그릇에는 1/4 정도의 쌀밥이 남아있다. 마지막 수행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다. 이후에 우리는 어떻게 각자의 수행을 이어가야 할까. 눈을 감고 먹는 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말없이 앉아 있다. 하나는 안대와, 셋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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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금공, 점심의 쌀밥으로 천천히 공복의 시간을 깨어나가고 있다. 침묵 속에서 사람들이 움직인다. 휴게실에 앉아서 창문 풍경을 바라본다. 차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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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울린다. 마지막 종소리일 있다. “지난 5 동안 모두 고생 많으셨어요. 단식 끼니라, 단백질, 섬유소 등이 있는 채식 식단으로 저녁이 준비되어 있어요.” 말한다. “지금부터 48시간 동안은 이러한 식단을 유지하는 몸에 부담이 가지 않을 거예요.” 덧붙인다. “그리고 이제 침묵의 시간을 깹니다.” 마무리한다. 초간의 정적. 나는 속으로 답한다. 어떻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로비와 식사 공간이 사람들의 대화로 가득 찬다. 두부조림, 삶은 당근과 비트, 달걀 그리고 쌀밥과 샐러드가 준비되어 있다. 갑자기 무언가 씹으려니 낯설다. 너무 많은 인상들이 한꺼번에 몰려온 채로 하루가 지나간다.


2024 10 6 | 도착


정신을 차려보면 어딘가 가만히 있다. 무언가 바라보고 있다. 아직 휴대폰을 켜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감정들, 행동 등을 마주하는 낯설다고 생각한다. 버스에 실려 취리히 시내로 들어설 마치 바깥세상 전체가 전시장 같다고 느낀다. 정확히 시간에, 사람들이, 이런 옷차림으로, 방향으로 걷는 것처럼. 나뭇잎의 명확히 부분만 약간 노란색으로 물들어있는 것처럼. 정확히 지금 청년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고, 바로 지금 경찰차가 왼쪽에서 다가오는 것처럼. 우리는 숙소를 떠나서 다시 해발 2000m 고지의 산을 구불구불 넘어, 취리히로, 우리가 퍼포먼스를 수행할 쿤스트하우스 취리히 앞에 도착한다. 23명의 퍼포머들, 4명의 운영진들이 사람 사람과 26번의 포옹을 나눈다. 빠진 사람이 없는지 재차 확인하며 작별 인사를 나눈다. 포옹을 준다. 포옹을 받는다. 포옹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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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 mean by beautiful is when something becomes an important part of this life


what's a dance work 레터 1. 맨몸 mannmom by 한연지
2025년 3월 4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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