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본 다이소 확장 전략 2.마이바스켓 성공 요인
 2025.07.09 25-034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일본 다이소의 저력, 가격이 아닌 이거라고요?
  02 마이바스켓, 스타벅스를 닮은 새로운 슈퍼마켓
  03 뉴스 TOP5 - '뤼튼의 이상한 광고 만들기'

   

 일본 다이소의 저력, 가격이 아닌 이거라고요?

     
design by 슝슝 (w/ChatGPT)
  
'쓰리피'로 돌아옵니다

최근 가장 잘 나간다는 다이소도 요즘엔 고민이 제법 많아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다이소의 입지를 위협할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인데요. 특히 일본 다이소의 재진출설은 꽤 민감하게 다가올 만한 이슈입니다. 지난 5월 ‘쓰리피(THREEPPY)’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상표를 출원하면서, 이제는 일본 다이소의 재진출이 거의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기도 하죠.

사실 다이소는 수많은 도전 속에서도 줄곧 왕좌를 지켜왔습니다. 2016년 국내에 들어와 한때 70개 넘는 매장을 열었던 미니소는 결국 2021년 철수했고, 같은 해 한국에 발을 들인 플라잉 타이거 코펜하겐도 올해 3월 운영 종료를 알렸죠.

이처럼 생활용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지켜낸 다이소는, 최근엔 패션·뷰티·건강기능식품 등으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아직까진 ‘가성비’라는 다이소의 핵심 무기를 이겨낸 브랜드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요즘엔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이소도 긴장할 때'라는 말이 슬슬 나오고 있거든요. 과연 어떤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걸까요? 일본 현지에서 둘러본 일본 다이소, 쓰리피, 그리고 스탠다드 프로덕트 매장에서 느낀 인상을 나누며, 한국 다이소가 마주한 고민도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때론 가격 인상도 필요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쓰리피’라는 이름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쓰리피는 일본 다이소가 운영하는 상위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 300엔을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된다고 하죠. 앞서 언급한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이보다 더 프리미엄을 지향하며, 가격대도 300엔부터 1,000엔 사이로 형성되어 있다고 하고요. 쓰리피는 2018년,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2021년에 각각 론칭된 브랜드였죠.

일본 다이소가 한국에서 이러한 쓰리피를 앞세우려는 데는 사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현재 일본 다이소는 상표권 문제로 인해 국내에서 ‘다이소’라는 이름을 쓸 수 없거든요.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 브랜드가 바로 쓰리피였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일본 다이소는 왜 이 브랜드로 한국 시장을 다시 두드리는 걸까요? 마침 도쿄 긴자에 위치한 ‘다이소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에 다이소, 쓰리피, 스탠다드 프로덕트 매장이 모두 모여 있기에, 직접 세 곳을 둘러보고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가보니 세 브랜드의 차이가 꽤 뚜렷했습니다. 다이소는 익숙한 생필품 중심의 구성에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고요. 쓰리피는 ‘어른들을 위한 귀엽고 잡다한 물건’을 콘셉트로, 매장이 온통 파스텔톤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반면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누가 봐도 무인양품이 떠오르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가격은 생각보다 큰 차이는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주방 식기를 기준으로 보면, 다이소는 200엔대, 쓰리피는 3~400엔대,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주로 500엔 정도였는데요. 가장 비싼 브랜드조차도 우리 돈으로 4,5천 원 수준이라,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니었고요. 덕분에 여전히 타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은 충분히 유지되는 구조였습니다.

다만 확실한 차이는 ‘무엇을 파느냐’에 있었습니다. 다이소는 여전히 생필품 비중이 높았지만요. 쓰리피와 스탠다드 프로덕트는 주방용품이나 패션 잡화처럼, 품질 또는 디자인이 중요한 상품군에 집중했던 거죠.  그리고 이 상품군들에선 단순한 ‘저렴함’보다는 ‘디자인’이나 ‘이미지’가 소비자의 선택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다만 기존 다이소가 고수해 온 100엔 중심 가격 구조로는 품질을 끌어올리기도, 감각적인 이미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너무 싼 가격이 브랜드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만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이소 브랜드의 가격을 직접 올릴 수는 없었습니다. 가격을 건드리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가 희석되고 고객 반발도 불가피하니까요. 그래서 일본 다이소는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고, 그 안에서 디자인·품질·가격을 새롭게 설계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브랜드를 바꾸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기대를 전환시킨 셈이고요. 이 일련의 선택은 단순한 ‘가격 인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 전략이자, 일본 다이소가 가진 유연한 대응력과 저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다이소는 배워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한국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구조를 유지하려면 납품업체의 원가 부담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고, 매장 출점도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워 더 이상 빠른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기 때문이죠. 언젠가는 가격 상한선을 넘어서야 할 텐데, 그렇다고 무작정 인상하는 건 브랜드 이미지나 소비자 반발을 감안할 때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고요. 그런 점에서 일본 다이소처럼 서브 브랜드를 통해 가격대를 나누는 방식은 꽤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생활용품 시장 자체가 ‘가성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흐름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얼마 전 재진출을 선언한 미니소가 대표적입니다. 한때 철수했던 브랜드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캐릭터 IP를 앞세워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며 다시 성장 중이고요. 한국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초기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 다이소는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거라 믿습니다. 다만 지금의 전략만으로는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을 이어가기엔 한계가 명확해 보이죠. 그렇기에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일본 다이소의 ‘쓰리피’, 그리고 미니소 같은 해외 브랜드와 다시 맞붙게 되더라도 밀리지 않을 테니까요. 과연 한국 다이소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며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마이바스켓, 스타벅스를 닮은 새로운 슈퍼마켓

   
design by 슝슝 (w/ChatGPT)
  
'편의마켓'의 원조를 찾아갔습니다

지난 4월, 마뗑킴 취재차 도쿄 출장을 앞두고 견학할 만한 매장을 추천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등장한 이름 중 하나가 ‘마이바스켓’이었습니다. 다이소, 세븐일레븐, 돈키호테처럼 익숙한 브랜드들을 제치고 나온 낯선 이름이었죠. 하지만 사전 조사를 마친 뒤, 왜 이곳이 추천됐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근래 들어 한국에서도 ‘편의마켓’이라는 새로운 유통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죠. 이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중간 형태로, 장보기가 가능한 상품 구성은 유지하면서도 점포 규모를 줄여 접근성을 높인 모델인데요. 일본에서 이 개념을 가장 먼저 구현해 낸 곳이 바로 마이바스켓이었던 겁니다.

편의마켓은 슈퍼처럼 다양한 상품을 갖추되, 면적을 줄여 동네 곳곳에 쉽게 들어설 수 있는 포맷입니다. 한국에서는 GS더프레시가 이 모델을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사례로 꼽히는데요. 기존 슈퍼마켓이 100200평 규모였던 것에 비해, GS더프레시는 약 70평 매장을 표준화하며 초기 투자 비용을 3040억 원에서 5억 원 수준까지 낮췄습니다. 이 전략을 통해 가맹점을 빠르게 확보하고 매장 수를 늘릴 수 있었고요.

그런데 마이바스켓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GS더프레시가 가맹을 기반으로 확장했다면, 마이바스켓은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한 겁니다. 마치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선택한 전략처럼요.

출점 낭비? 현명한 선택이었습니다

이처럼 마이바스켓은 스타벅스와 비슷한 면모가 많았습니다. 스타벅스는 국내 진출 당시 주요 상권에 매장을 연 뒤 그 주변에 촘촘히 추가 출점을 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일각에선 ‘출점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요. 하지만 이를 통해 초기 브랜드 존재감을 키워 현재 1위 커피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었죠.

이는 사실 가맹점 모델에서 불가능한 전략입니다. 바로 근처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생기는 걸 반길 가맹점주는 그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요. 더욱이 국내에는 출점 제한이 있었는데 이 또한 피해 갈 수 있었는데, 전체 직영점으로 운영한 덕분에 선택할 수 있던 전략들이었죠.

마이바스켓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일례로 일본에 머무른 숙소 근처에만 3개가 있을 정도로 거의 편의점 수준의 밀집도를 자랑하고 있었는데요. 지역적으로도 론칭 초기부터 지금까지 도쿄 및 수도권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소형 슈퍼마켓이라도 배후 고객은 분명 편의점보다 많이 필요할 거란 걸 감안하면 이러한 출점 전략은 약간 이해가 안 되긴 합니다. 점포 간 카니발리제이션이 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이바스켓은 자신이 았었습니다. 개별 매장 매출은 부침이 있을 수 있었도, 이렇게 하다 보면 전체 브랜드 관점에선 고객들이 매장을 계속 찾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겁니다. 하나의 점포를 잘 만들기보다는 최소 해당 권역, 전체 브랜드 매출에 집중했던 거죠. 심지어 운영까지도 한 명의 매니저가 여러 점포를 동시에 관리하도록 했다고 하고요.

또한 동시에 직영이 되면서 고객 경험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대략 대여섯 개의 점포를 둘러보며 마이바스켓을 깊게 이해해 보려 했는데요. 작은 매장 크기에도 마이바스켓이 슈퍼마켓처럼 느껴지게 만든 건 크게 세 가지 상품군이었습니다. 채소, 청과, 정육 등의 신선식품, 반찬 등의 델리제품류, 그리고 편의점 대비 훨씬 많은 종류의 냉동식품류였는데요. 일단 이들의 재고 관리는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매장이 작기에 너무 많이 들여놓을 수 없고, 결품이 많아지면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이 실망하고 돌아갈 수도 있죠. 하지만 마이바스켓은 이를 직접 관리하고 진열하며 해결해 냅니다.


그렇다면 돈은 어떻게 벌까요? 우선 마이바스켓은 매장 수가 늘어날수록 이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매장 밀집도가 올라가면, 상품 물류 효율이 좋아지는 건 물론이고, 매장 관리도 쉬워지기 때문이죠.

동시에 개별 매장당 손익을 위해 가격대는 조금 높게 설정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경쟁자가 마트가 아닌 편의점이라 일부 가격이 높아도 고객들은 찾아왔고요. 대신에 박리다매 형태로 안 팔아도 되다 보니, 매장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기업이자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온의 PB 톱밸류를 들여온 것도 좋은 전략이었는데요. 이는 일단 그 자체로 차별화 상품 역할을 해준 것은 물론, 비중이 늘어나면 이익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실제로 마이바스켓은 앞으로 이를 더욱 키워갈 거라 밝히기도 했고요.

그룹 전체가 원팀으로 움직입니다

무엇보다 마이바스켓의 모기업, 이온의 영향력은 상품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마이바스켓에서도 이온 멤버십 혜택이 그대로 적용되고, 전사 차원의 프로모션도 정기적으로 함께 진행되더라고요. 매장 하나하나가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그룹 전체가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온라인 확장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매장이 우버이츠와 제휴해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요. 개별 매장 입장에선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구조지만, 마이바스켓은 오히려 이걸 과감히 선택하고 빠르게 실행에 옮겼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더 큰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고 있고요.

반면 많은 유통 기업들이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건, 내부 이해관계 때문이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본사와 가맹점, 슈퍼마켓과 할인점 사이에 충돌이 잦다 보니, 변화는 늘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였죠. 결국 변화에 실패한 기업들은 점점 시장에서 자리를 잃어갔고요.

마이바스켓은 직영 중심 모델로 이 구조적인 문제를 정면 돌파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4월 기준 매장 수는 1,200개를 돌파했고,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됩니다.

결국 마이바스켓과 국내 유통사들의 가장 큰 차이는 ‘조직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있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사업부 통합 등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죠. 마이바스켓처럼 진짜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결국 회사 전체가 ‘원팀’이 되는 구조를 갖춰야 할 때입니다.


📣 알려드립니다!
       
      • 뉴스레터에 대해 의견 주실 것이 있으시거나, 광고/기고/기타 협업 관련해서는 trendlite@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됩니다📧

      오늘의 <트렌드라이트> 어떠셨나요?

      오늘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에도 널리 소개해주세요😃

      브랜드의 태도를 드러내는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효율성과 마케팅 매력을 함께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존재 이유를 찾고, 소비자 경험에 집중했습니다

      '기술'보다 '경험 밀도'를 키워야 할 겁니다

      택배 업계 전체가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