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끼가 죽었어’ The rabbit died

20호 I 2021.11.30 I 구독하기

친구들 한주 무탈하게 보내셨습니까!

댕기자 이번주는 우리 대한민국 댕댕계의 빅이슈 ‘개 식용 금지’ 관련 소식부터 전해드립니닷. 드디어 지난 9월 청와대 ‘토리 아부지’ 문 대통령의 개 식용 금지 검토 발언 이후 정부의 후속조처가 발표됐습니당.

지난 25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식약처 등 정부 담당자들이 몽땅 모여서 회의를 하고 계획을 발표했는뎁쇼. 이날 발표된 내용을 요약하자면!

12월까지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가칭) 구성
위원회는 관련단체, 전문가, NGO, 정부 인사 등 20명 내외가 참여
내년 4월까지 개 식용 종식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 절차, 방법을 논의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개 식용 종식 이행방안을 위한 TF 운영

일단 위원회를 만들고 추진일정을 정한 것은 희소식입니닷. 👏👏 헌데 아쉬운 점도 여럿 눈에 띄는 것이었슴당. 불법적인 개 식용 산업에 대한 단속이나 법제화에 대한 논의가 쏙 빠진 채, 오랜 기간 반복해온 ‘논의’를 또 시작한다는 점입죠. 지금도 이 시간에도 친구들은 죽어가고 있는데 말입니당!!

시기 또한 오묘합니닷. 추진방안 확정 발표가 2020년 4월이면,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난 시점이 됩니돠.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추진안이 흔들릴 가능성은 없는지 우려가 되지 말입니닷. 게다가 십수년간 입장이 좁혀진 적 없는 동물단체와 육견업계가 함께 위원회에 참여해 논의를 하게 되는데, 결론없는 토론만으로 끝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떨치기 힘든 상황입니돠. (ᐡ -.- ᐡ)

첫 술에 배부르긴 어려우니 좀 더 지켜봐야할까요? 모쪼록 논의가 논의로만 끝나선 안되겠슴다! 댕기자는 앞으로도 쭉 우리 댕댕계의 복지와 보호를 위해 개 식용 금지 추진 상황을 업뎃하도록 하겠슴다. 친구들도 계속 관심 가져주시개!

첫 소식. 알바트로스의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바다새 알바트로스는 로맨티스트로 유명했습죠. 평균 50~60년을 사는데 한번 짝을 찾으면 죽을 때까지 헌신하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부리를 부딪히는 독특한 구애의 춤(영상)으로도 유명합죠. 이렇게 유명한 ‘잉꼬부부’들의 이혼이 8배가 증가했다는 소식임돠. 💘부부 금슬 위협한 기후위기

두 번째 소식. 신선한 활어회? 물살이들은 어땠을까

요맘때만 되면 많은 분들이 제철 대방어 회를 즐겨먹고, 겨울축제로 산천어를 잡으러 떠나곤 합니닷. 댕기자도 얼마 전까지는 이런 일에 별 생각이 없었습죠. 헌데 살아있는 어류를 맨손으로 잡거나 공기 중에 방치하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마음이 복잡해졌슴다. 이런 생각이 든 건 저뿐만이 아닌것 같습니닷. 22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가 그동안 식용으로만 여겨지는 어류에 대한 동물복지 인식을 묻는 설문을 벌였슴돠. 무려 국민 10명 중 8명은 어류도 다른 농장동물처럼 운송과 도살 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닷. 🐠어류는 동물보호법 대상일까, 아닐까?

두 번째 소식. 댕기자가 천둥 번개보다 더 싫어하는 것

집사님덜, 우리 댕댕이들이 청각이 예민한 것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닷. 저 댕기자도 천둥이나 번개 칠 때면 털끝이 찌릿찌릿하고 무서워서 잠을 못 잡니당😢 이럴 땐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입을 벌리고 호흡하느라 바쁜뎁쇼. 사실 이런 큰 소음뿐 아니라 우리 댕댕이들을 괴롭히는 일상 소음은 더 다양합니돠. 🙉개들을 불안하게 하는 소음들

💬 죽음으로 21세기 가장 유명한 동물이 된 ‘세실’

풍성한 갈기, 늠름한 풍채의 수사자는 다른 동물들이 보아도 참 멋진 동물입니닷. 특히 짐바브웨 황게국립공원에서 살아가던 ‘세실’은 방문객들 앞에서도 늠름하고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 인기가 높았습죠. 그런데 검은 갈기를 멋지게 휘날리던 우두머리 세실이 어느 날, 실종되고 맙니다. 이후 참수된 사자의 사체가 발견됐습죠. 안타깝게도 사체의 주인은 세실이었슴니돠. 세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트로피 사냥을 아시나요

🐶 댕기자가 묻습니다

쿼카는 정말 웃는 걸까요? 🧐

선배님 혹시 ‘쿼카 셀카’ 사진 보신 적 있으심까?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관광객에게 다가와 같이 사진을 찍어줘서 유명하더라굽쇼. 신기한 것은 녀석들의 귀엽게 웃는 표정인 겁니닷. 표정 탓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고 불리던데, 쿼카는 정말 웃고 있는 걸까요? 동물들도 웃을 때 인간처럼 입꼬리를 올리고 소리를 내나요?

배우 크리스 헴스워드와 쿼카 ©Chris Hemthwortth

👨 조기자가 답합니다

셀럽이 찍은 쿼카 셀피를 많이 봤나 보네. 참 귀엽지? 사람을 겁내지 않고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모습도 친근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을 보고 다른 동물도 행복하게 삶을 보내도록 힘을 보태 준다면야 고맙지.

먼저 쿼카란 동물에 대해 알아볼까.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해안과 섬에만 사는 캥거루와 같은 유대류 동물이야. 영어 이름은 짧은꼬리덤불왈라비. 왈라비 중에서 가장 작은 종인데 실제로는 그렇게 작지 않아. 몸길이 40~54㎝에 몸무게 2.5~5㎏로 딱 고양이 크기지.

근데 잊으면 안 되는 게 아무리 귀여워도 야생동물은 야생동물이라는 사실! 상괭이든 돌고래든 펭귄이든 쿼카든….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야생동물이 진화한 역사와 사는 방식이 다 다른데 왜 사람들 소통 수단인 미소를 짓겠어. 그저 입과 근육 형태가 우연히 웃는 것처럼 보일 뿐인데. 동물을 너무 사람 잣대로 보면 곤란☹️해질 때가 많아.

쿼카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해 근근이 생존하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야. 식물만 먹는데 영양분을 최대한 섭취하기 위해 먹은 음식을 토해 내 다시 씹어. 소처럼 되새김질하는 거지. 야행성이고 낮에는 가시 많은 덤불에 숨어 쉬어. 최대 위협은 서식지 감소와 로드킬 그리고 사람들이 들여온 여우 고양이 개 같은 외래 포식자래. 본토에는 서식지가 절반 이상 줄어 4000마리가 사는데 퍼스 인근의 섬인 로트네스트 섬🏝️에는 8000~1만2000마리나 되지. 네덜란드 선원이 17세기 말 이 섬에서 본 쿼카를 쥐로 알고 지은 이름이 로트네스트래. 쥐 둥지 섬!

어쨌거나 이 섬에 쿼카가 번성한 데는 이유가 있어. 여우와 고양이 같은 외래 포식자가 없고 무엇보다 섬이 쿼카를 관광자원으로 삼았대. 2015년께부터 SNS를 타고 유명해졌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란 말은 여기서 나왔어. 해마다 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린다고 해, 코로나 전까지. 사람이 만지지도 음식을 주지도 못하게 철저히 관리하지.

그렇지만 호주 <에이비시(ABC)> 방송은 2016년 내보낸 ‘쿼카의 미소는 로트네스트 섬의 고통을 가린다’는 보도에서 해마다 이 미소짓는 동물에 물리는 아이가 수십 명이고, 덤불 속에서는 물을 못 구해 죽은 쿼카의 해골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어. 이런 인공환경에서 개체 수가 너무 많은 게 정상은 아닌 거지.

야생에서 쿼카가 얼마나 절박한 삶을 사는지 보여주는 행동이 학술논문에 소개되기도 했지. 매트 헤이워드 뉴사우스웨일스대 동물학자 등이 2005년 과학저널 ‘야생동물 연구’에 실은 논문을 보면, 쿼카는 포식자에 쫓겨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몰리면 주머니 속의 어린 새끼를 버리는 전략을 쓴대. 버려진 새끼가 지르는 비명으로 포식자가 주의를 돌리는 사이 도망치는 거지. 비정하다고? 비슷한 회피행동을 습지왈라비나 회색캥거루 같은 다른 유대류도 한다고 해. 사람 기준으로 뭐라 할 건 아니야.

근데 쿼카 말고 진짜 웃는 동물은 따로 있어. 바로 개야. 정확히 얘기하면 웃는다기보다 숨을 힘차게 내쉬면서 ‘놀자’는 표정을 짓는데 ‘플레이 팬트’(놀자는 날숨)라고 하더라고.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도 이런 행동을 하지. 아, 그 얘기도 해야겠네. 쥐도 웃어. 그것도 초음파로. 실험실에서 길들인 쥐를 간질이거나 살짝 집어던지면(쥐가 무지 좋아하는 놀이) 우리 귀에는 안 들리는 초음파로 마구 웃는대.🐁🐁

🐶댕기자: 댕기자 깜빡 속았슴다. 쿼카가 세상 행복한 줄로만 알았는데 귀엽다고 ‘관광 상품’이 되는 건 행복할 수 없겠습니당. ૮ ˶′ﻌ ‵˶ ა

🐶댕기자가 36년차 환경전문기자 조홍섭 선임기자에게 묻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과 동물의 생태를 이야기 합니다. 구독자님들도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

©Getty Image

🏁 임신테스트와 토끼🐇가 무슨 상관이냐고?

친구들 혹시 영어 표현 중에 ‘토끼가 죽었어’(The rabbit died)라는 말을 아십니까. 이 표현은 실제로 토끼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임신을 알릴 때 쓰는 관용어구라고 함돠. 왜 이런 말이 생기게 됐을까요. 과거 임신테스트가 없던 60~70년대에 임신 여부를 알기 위해 살아있는 토끼를 이용했던 데에서 시작된 말이라고 합니닷. 잘 몰랐던 동물실험과 대체시험법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비글구조네트워크 유영재 대표님이 전해드립니돠. 🐰토끼가 왜 죽냐고?

©️한겨레 강재훈 기자

🏁 “환경부는 말한 만큼이라도 움직여달라”

지난 22일 또! 용인 곰 사육농장에서 곰이 5마리 탈출했습니닷. 이번에는 사육장의 철문이 열린 틈을 타 곰들이 밖으로 나온 것으로 추측합니다. 2마리는 바로 포획이 됐지만, 결국 2마리는 사살당하고 말았슴다. 1마리는 여전히 추적 중입죠.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용인과 여주 곰 사육농장은 농장주의 구속 뒤 환경부, 지자체와 동물단체들이 협의해 곰들을 보살피고 있었습니다. 탈출 사고가 일어난 용인 농장은 동물단체가 처음부터 현장 통제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했던 곳입니돠. 울타리도 CCTV도 없는 곳이고 누구든지 드나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당. 단체는 지금이라도 환경부가 “말한 만큼”이라도 조치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닷.📜성명 전문보기

🏁 펫로스 증후군, 함께 이야기 합시당

“너는 나와 함께 행복했을까” “네가 없이 내가 행복해도 될까”.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동물들이 있는 집사들은 동물을 보내고 수많은 생각이 스치실 겁니다. 이런 상실을 겪은 친구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됩니다. 동물권단체 하이가 12월11일 '펫로스 증후군의 예방과 극복을 위한 세미나'를 엽니다. 펫로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반려동물 장례업체 '21그램'에서 준비한 '아름다운 이별하기' 이벤트도 추천드립니다. 펫로스에 대해 이학범 수의사가 상담을 해드립니다. 🌈하이 세미나 신청 🦄21그램 상담 이벤트

🐶친구들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개! from. 친구들을 핥아주고픈 댕기자

💭 애피레터는 댕기자 본체 김지숙 기자와 환경전문 조홍섭 선임기자가 함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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