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3일(화)      
선생님! 아래의 편지는 2020년 좋은교사운동 사업을 두고 선생님에게 기도 요청과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십사는 편지입니다.  

선생님! 한 달여 남은 2020년을 앞두고 좋은교사운동 내년 사업을 위해 중요한 요청을 드리려 합니다.
 
16년 전 한 통의 편지
“2월 말, 퇴직하겠다는 저의 뜻밖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만류하시던 학교 선생님들 때문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제가 떠남으로 저를 대신할 많은 기독교사들이 일어날 것을, 한 알의 씨가 땅에 떨어져 죽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주님의 말씀이 비유가 아니라 실제 우리가 이 땅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실이라는 것을...”
-2003312일 송인수 편지-
 
한 사람이 교직을 떠나 좋은교사운동에 자신의 삶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의 믿음대로 지난 20년 동안 그를 뒤따른 기독교사운동가들이 일어나 다양한 열매를 맺었습니다. 교육정책운동, 협동학습연구회, 수업코칭연구소, 회복적생활교육, 배움찬찬이와 같은 전문모임들이 줄줄이 태어나며 정책을 바꾸고, 교실 수업에 새로운 통찰을 주고, 학교폭력에 대안을 제시하며, 배움에 뒤쳐진 아이들을 구체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뿌려진 결과입니다.
 
 
교육을 잃어버린 학교
선생님! 그럼에도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과연 우리가 목표하는 일이 이뤄지고 있을까?’
많은 기독교사들이 좋은교사로 세워지고, 복음으로 우리 교육이 새로워지고 있을까?’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의 작은 다툼과 갈등, 심지어 교권도 법의 논리로 해결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배움은 오직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는 진리를.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서로 존경하고 사랑할 때만이 교육이 가능해집니다. 불가피하게 법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 해도, 이는 말 그대로 최소한이어야 할 뿐, 교육은 사랑을 통해 이뤄집니다. 예수님도 사랑 외에 다른 방법으로 가르치지 아니하셨습니다.
낡은 입시경쟁 교육은 여전히 우리 교육을 왜곡시킵니다. 입시에 매인 교육은 결과만 가치를 갖습니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만나서, 치유하고, 회복하고, 성장하는 모든 시간은 입시 결과 앞에서 의미와 가치를 잃어버립니다. 오랜 시간 우리 교육을 왜곡시켜 온 입시경쟁 교육이 여전히 우리의 교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사랑으로 품고 있는 선생님의 교실을 가치 없게 만들 수 없습니다. 대입 공론화에서 정시 확대를 막아섰던 이유도 선생님의 교실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교실붕괴 현장 속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사랑으로 품는 실천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일으켜 세웠던 실천운동과 같이, 교육을 회복할 새로운 실천운동과 정책운동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이에 선생님들과 함께 몇 가지 해야 할 일을 말씀 드리고 동참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정책 담당상근자를 1명 더 세웁니다.
좋은교사운동은 상근자 1명이 수많은 정책과제에 대응해 왔습니다. 대한민국 교육부 전체가 다루는 정책 과제를 1명이 담당하는 현실 속에서, 그 대응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입시 체제, 고교체제,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학교폭력 대응, 교권, 교원의 양성과 선발·연수·승진의 문제, 학교 민주주의, 기초학력 등 우리 교실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정책 과제들을 다루어야 합니다. 이에 정책 담당자 1명을 추가로 세워서 정책 대응 역량을 높이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 운동이 오랜 시간 공들여 온 신뢰받는 교직사회 구현을 위한 정책 연구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달라진 교육환경 속에서 교사의 역할과 전문성 연구, 교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측정을 통해 회원들과 교육계에 교직문화 개선을 위한 새로운 교육실천운동을 제안하겠습니다. 이 일을 위해 2020년에는 정책 담당 상근자 한 사람이 더 필요합니다.
 
마음이 아픈 학생을 돕는 연구상근자를 세웁니다.
학교를 위한 정책연구 뿐만 아니라 정서적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연구도 진행합니다. 최근 들어 교실에는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의 상당수가 학교폭력과 연결되고, 또 일부는 정상과 병리의 경계를 넘나들기에 교사가 학부모에게 아이를 관찰한 모습을 근거로 어떤 조언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 또한 교육을 통해 회복되어야 할 소중한 우리의 학생들입니다. 좋은교사운동에서는 정서적 고통 속에 있는 아이를 책임 진 담임교사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위로하고 돕는 마음친구모임을 몇 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한 사람을 세우려 합니다. 그동안 연구하고 실천한 내용을 심화·구체화하여 정서적 고통을 당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 곁에서 마음이 무너지는 교사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대안을 우리 교육계에 제안하겠습니다.
 
‘2020기독교사대회 준비상근자를 세웁니다.
내년에는 제12회 기독교사대회가 열립니다. 2년마다 갖는 이 대회는 좋은교사운동의 가장 중요한 행사이며 다음 2년을 달려갈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와도 같은 집회입니다. 우리나라 기독교계 내에서도 이처럼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기독 직장인들이 20년을 넘어 대회를 이어가고 있는 사례가 드뭅니다. 게다가 2014년부터 제3세계의 해외 기독교사들이 참여하여 좋은교사운동의 정신과 가치를 배우고 각자의 자국에 돌아가 한국과 동일한 기독교사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2020기독교사대회 간사단체로 섬겨줄 기윤실교사모임에서는 이미 한 선생님을 대회 준비를 위해서 휴직을 시킬 예정입니다. 또한, 그 선생님 활동비의 절반을 단체에서 감당하기로 하였습니다. 좋은교사운동에서는 그 나머지 절반을 감당하려 합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근자 수가 많아집니다.

이 편지를 드리는 것은 1만 원 ~ 50만 원 이상을 후원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물론, 선생님의 후원금으로 이뤄질 사업에서 정작 선생님은 아무런 유익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좀더 많습니다. 선생님은 신뢰가 깨진 교실에서 무례한 학생으로부터 고통받으며 교직을 그만둘까를 고민하실 수도 있습니다. 자기 자식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병가를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복음을 전하며 사랑했던 아이들로부터 유다의 배신을 경험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교사운동은 2020년 사업을 위한 후원을 요청드립니다.
우리 세대는 비록 입시경쟁교육 아래에서 자랐고 평화의 공간과 거리가 먼 교실폭력을 경험했고 또 그 상처를 가지고 지금처럼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의 다음 세대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나은 학교를 경험하고 또 생명의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것은 모든 회원 선생님의 열망이라고 믿습니다.
 
선생님의 가진 것을 허비하여 주십시오.
요즘 묵상하는 예레미야 말씀을 나누며 이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왕 시위대 뜰에 갇힌 선지자 예레미야는 어느 날 숙부의 아들로부터 아나돗 땅을 사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사촌이 빚 때문에 그 땅을 유지할 수 없어 그걸 감옥에 갇힌 예레미야에게 대신 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그 땅을 삽니다. 곧 바벨론에 점령당하여 황무지가 되고 70년이 지나서야 포도원으로 가꿀 수 있는 땅입니다.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자신이 조금도 누릴 수 없는 땅에 자신의 재산을 허비합니다.
 
선생님! 70년 뒤에야 황무지가 아름다운 포도원이 된 것처럼, 오늘날 아픈 학교가 건강하게 회복되어 푸른 의의 숲이 되기를 꿈꾸며 한 사람을 세워주십시오. 당장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이 모든 것이 교육을 새롭게 하는데 밑거름이 된다면, 예레미야처럼 선생님과 함께 도전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가진 것을 좋은교사운동의 내년 사업에 허비하여 주십시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년 12월 3
공동대표 김영식, 김정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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