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말년, 쿠사마 야요이 10년의 미스터리

고립된 말년,

쿠사마 야요이

10년의 미스터리

97세로 타계한 일본 동시대 미술의 거장 쿠사마 야요이(1929~2026)의 말년 10년은 역설로 가득하다. 뉴욕타임스 재커리 스몰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이 시기는 그의 작품이 상업적으로 가장 정점에 달했던 시기이자, 동시에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철저히 감춘 은둔의 시대였다.

 

상업적 성과만 놓고 보면 이 10년은 눈부시다. 2022년 그의 추상회화 한 점은 경매에서 1,05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2023년에는 루이비통과의 협업을 통해 15만 달러가 넘는 핸드백과 5만 달러짜리 서프보드가 탄생했고, 그를 형상화한 로봇이 매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는 2027년 4월 뉴욕에서 그의 말년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를 예고하며, 이 시기를 "그녀 경력에서 가장 특별하고 성공적인 10년"이라 평했다.

 

그러나 이런 상업적 정점의 이면에는 짙은 고립이 자리한다. 쿠사마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7년 도쿄 자신의 미술관(쿠사마 야요이 뮤지엄) 개관식이었다.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2019년부터 머물던 정신병원에서 대부분의 방문객을 거부했다. 오랜 컬렉터이자 정신과 의사인 다카하시 류타로는 당시 쿠사마가 직원들을 하나둘 해고했으며 스스로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회고한다. 그리고 "더 이상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한다. 2023년 입원해 있던 병원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다른 시설로 옮겼는데, 재단 측은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그 장소를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고립 속에서도 창작은 멈추지 않았다. 재단에 따르면 그는 7월까지 병실에서 그림을 계속 그렸으며, 이 작품 중 일부는 이달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개인전에 전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창작의 실질적 주체가 누구였는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2024년 도쿄 뮤지엄 옥상에 새로 설치된 호박 조각상이다. 서명과 제작 연도가 명시되어 있었지만, 측근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그는 대부분 병상에 누워 조수들이 가져다준 작은 캔버스에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시기였다. 작가가 스튜디오 시스템을 활용해 대규모 제작을 감독하는 방식은 제프 쿤스 등의 사례처럼 미술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지만, 90대의 쿠사마가 과연 이 정도 규모의 생산을 실제로 감독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컬렉터들의 자문을 맡아온 미술전문 변호사 토마스 단지거는 이 시기를 "호박 속에 감춰진 수수께끼 속 수수께끼"라 표현하며, 신중한 컬렉터라면 명확한 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한 채로도 최대한 출처에 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더비 인스티튜트의 나타샤 데겐 역시 루이비통과의 협업 당시 450여 점에 이르는 가방, 신발, 의류에 정말 그가 직접 서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단 측은 쿠사마가 스튜디오와 병실에서 직접 드로잉과 모형을 만든 뒤 제작자들과 협업했으며, 완성된 조각을 직접 검수하고 승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단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인터뷰는 2023년 아사히신문 기자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였다. 그는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있으나 더 이상 대형 작품은 만들 수 없다고 밝히며, "100년 동안 좋은 작품을 하려고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미술사에서 평가받기 어렵다", "역사에 기억될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친척이자 예술가인 사이마루 하루요는 유족들이 재단으로부터 아무것도 공개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하며, 장례식 또한 대중이 쿠사마의 장례식인지 모르도록 타인의 이름으로 한 사찰에서 조용히 치러졌다고 밝혔다.

 

결국 쿠사마 야요이의 마지막 10년은 폭발적인 상업적 성공과 극단적인 고립, 그리고 노쇠한 거장이 실제로 얼마나 창작 과정에 관여했는가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함께 응축된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스튜디오 시스템을 통한 노년기 작가의 작업 방식 자체는 미술계에서 흔한 관행이지만, 이번 사례는 감독 능력의 실제 정도와 진품성 판단 기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진다. 2027년 4월로 예정된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의 뉴욕 전시는 이러한 논쟁 속에서 그의 말년 작업을 재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The Mysterious and Lonely Final Decade of Yayoi Kusama’s Life - The New York Times](https://www.nytimes.com/2026/09/02/arts/design/yayoi-kusama-final-years.html) [The Mysterious and Lonely Final Decade of Yayoi Kusama’s Life - 10bmnews](https://10bmnews.com/the-mysterious-and-lonely-final-decade-of-yayoi-kusamas-life/https://10bmnews.com/the-mysterious-and-lonely-final-decade-of-yayoi-kusamas-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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