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노트 1.0.9 (name idea by Dintei)
- '레터 읽기'에 대한 피드백으로 진행률(%)과 이모티콘을 표시했습니다. 어딜가나 올림픽이 화제네요. 스포츠에 관심 없던 저도 양궁, 배구, 펜싱 선수들의 활약에 박수 보내며 지낼 정도로요. 덕분에 잊고 있던 사실도 떠올랐어요. 올림픽이 영어로 Olympic Games 라는 사실 말이에요. 스포츠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4대
요소인 규칙, 목표, 자발적 참여, 피드백 시스템이 있으니까요. 비디오 게임 역사의 신호탄 중 하나인 <둘을 위한 테니스 Tennis For Two(1958)>가
스포츠를 소재한 삼은 건 우연이 아닐 거예요 (^o^10%) 오늘은 게임으로서의 스포츠를 살펴볼게요. 피드백이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요. [한짤요약] 지난 세 편의 레터에서, 피드백은 “내가
어디쯤 와 있나”를 확인하는 장치라고 이야기했었죠. 예시로 직장인 할일 목록의 “내가 해냄” 도장, 윤종신 심사위원의 무대 연출 심사평 등을 언급하면서요. 그렇다면 스포츠에서 피드백은 무엇일까요?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부문 국가대표 안산 선수가 과녁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과녁을 보면 화살이 10점과 9점 영역인 ‘골드 과녁’에만
집중되어있어요. 심지어 여자 단체전에서는 100% 골드 과녁만
맞추며 기염을 토했는데요. 덕분에 한 발 한 발 쏠 때마다 지켜보는 해설자와 시청자는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과녁에
색깔 구분이 없다면 어땠을까요? 혹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중계 화면에 점수가 표시되지 않고, 화살이 박힌 과녁도 보여주지 않는다면? 상상만 해도 긴박감이 떨어집니다. 아무리 안산 선수의 활 쏘는 자세가
멋져도 그것만 보고 있을 순 없죠 ((*°▽°*)╯29%) 한발 더 나아가, 안산 선수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본인이 몇 점을
쏜 건지 알 수 없다면 어땠을까요? 명백히 잘못 설계된 게임일 겁니다.
피드백이 없으니까요. 피드백은 님이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졌나를 알려주는 표식입니다. 양궁에는 10점 명중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고, 과녁에 꽂힌 화살의 위치로 점수를 파악하는 피드백 시스템이 있습니다. 선수를 포함한 모두가 과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피드백은 목표와 착 달라붙어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양궁, 배구, 축구처럼 피드백을 수치화하면 명확하고 깔끔해지죠.
‘10점 득점이 내 목표와 무슨 상관이지?’, ‘이걸 꼭 확인해야 하나’와 같은 질문이 나올 여지가 없어요. 어떻게 점수를 낼까만 고민하면 됩니다. 제대로 설계된 피드백은 노력의
낭비를 없애줍니다 (q(≧▽≦q) 45%) [목표만 피드백을 정당화한다] 물론 양궁에서처럼 점수로 수치화하면 깔끔한 면이 있지만, 모든 걸 수치화할 수도 없고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대전 격투 게임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이하 킹오파)의 사례를 볼까요. 아직도 마니아와 프로 플레이어가 있는 킹오파
98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는
1998년 출시되어 오락실을 휩쓸었던 게임 중 하나입니다. 규칙은
단순합니다. 상대의 파워 게이지(체력, HP와 유사한 개념)를 모두 깎을 것. 조이스틱과 네 개의 버튼을 조작해 각 캐릭터에 맞는 기술을 구사하는 아케이드 게임이에요. 화면 상단의 초록색 바가 파워 게이지입니다. 숫자로 표시되진 않지만
특정 기술이 파워 게이지를 얼만큼 감소시키는지는 정해져 있습니다. 나의 타격이 온전히 성공했는지, 혹은 일부만 성공했는지는 파워 게이지를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타격의 성공 여부는 파워 게이지 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캐릭터가
맞는 소리랄지, 주먹에 맞아 상체가 뒤로 젖혀지는 동작이랄지, 연속기
성공 시 나타나는 “RUSH 4 HITS”와 같은 문구 등등 다양한 유형의 피드백 장치가 있습니다.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정인신선, 케인의 킹오파 98 플레이를 볼 수 있어요 +_+ 하지만 플레이어가 가장 눈여겨보는 지표는 파워 게이지입니다. 승리
조건과 직접 연계되어있으니까요. 우리는 목표와 직접 연계된 피드백에 가장 강력하게 반응합니다. 빨리
퇴근하는 게 목표라면 지금이 몇 시인지가 제일 중요하겠죠. 산적한 일을 쳐내는 게 목표라면 할 일 목록을
몇 개 지웠는지가 중요할 겁니다.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피드백을 직접
현실에 적용하려면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야 해요. 일의 완성도가 1순위일 때는 어떤 피드백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까요? 실수하지 않는 게 중요한 프로젝트라면?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피드백을 목표와 긴밀하게 연결한다는 전제는 변하지
않습니다. 오늘 님에겐 어떤 피드백이 필요한가요? 그 피드백은
목표와 어떤 연관이 있나요? 구체적인 행동과 숫자로 정의하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그 피드백으로 시원하게 골을 넣을 수 있길, 겜피레터가 응원합니다 ;^D 98% Brava! 발행인 진성훈 sunghoon_ji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