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DP는 지금까지 구독자 8천여명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5달 만에 모은 구독자 수인데요. 큐레이션을 펼치는 SNS 계정에서 보기 드문 성장세입니다. 6DP 구독자는 대부분 인스타그램 실사용자입니다.

      • 6DP는 ‘좋아서 하는 일’이 브랜드가 되는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회사원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SNS를 통해 '진정성'과 '일관성'을 드러냅니다. 두가지는 브랜드를 브랜드답게 만드는 핵심요소기도 하죠.

      • 디스커버리 팀이 6DP 계정주인 'BTN라디오 진예정 PD'를 만났는데요. 큐레이팅, 브랜딩, 사이드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풍요로운 인사이트로 가득찬 답변을 뉴스레터에 정리했습니다 :)

      어떻게 탄생한 건가요? 요즘 인스타그램 실사용자 팔로워 만들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 개인 계정에서 혼자 놀아보는 콘텐츠로 시작한 게 올해 4월 5일입니다. 그저 재미있어서 한 거였는데 친구들이 “야! 이건 뭔가 좀 파급력이 있을 것 같다. 브랜드처럼 운영해 봐”라고 제안을 해줘서 로고나 슬로건 같은 것도 본격적으로 만들었죠. 5월 10일이니 한달 만에 무대를 옮겼네요.

      • 추석연휴 전에 구독자 6,666명을 찍었어요. 6DP니까 6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있는데,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았던 6,666명에 도달해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 콘텐츠 업로드 할 때 인스타그램 광고 집행도 병행했어요. 일상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어서, 한 끼 외식을 줄인다는 마음으로 기준 금액을 정했습니다. 월 10~15만원 정도 썼죠.

      • 피드를 중심으로 광고를 집행했는데, 모든 게시글이 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건 아니었어요. 6,000원을 집행하면 600명이 보는 경우도, 10명이 겨우 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이유가 뭘까 고민했는데, 결국 광고비가 중요한게 아니었어요. 광고를 할 게시글(피드)가 담고 있는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브랜드 로고와 슬로건을 붙이며 시작했죠. 의도하셨나요?
      • 저한테 6DP는 그냥 라디오 프로그램 런칭하듯이 만든 계정이었어요. 저는 PD니까 개편 시즌마다 프로그램 런칭 혹은 내용 개편을 겪잖아요. 라디오의 경우, 맡은 시간대에 따라 콘셉트가 달라요. 낮 방송은 활기차고, 밤 방송은 잔잔한 식이죠.

      • 라디오 프로 런칭을 브랜드 런칭에 빗대볼게요. 시간대에 따라 어울리는 DJ를 물색합니다. 콘셉트에 따라 희극인이 될 수도, 가수가 될 수도 있어요. 어울리는 메인DJ가 정해지면 그 인물에 맞춰서 모든 것을 세팅합니다. 프로그램 제목, 시그널(오프닝 음악), 다루는 음악 장르, DJ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코너가 설계됩니다. 이게 다 브랜딩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거 같아요.

      일간 종이신문을 스크랩하시죠. 품이 많이 들 텐데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 신문 8종을 발행일에 매일 읽어요. 신문을 다 읽는데 2~3시간 정도 씁니다. 재미있는 기사는 읽으면서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립니다. 이때 올리는 기사는 12편 내외 정도 되네요.

      • 저녁에는 그날 읽었던 기사들을 모아, 쭉 훑어 봅니다. 피드는 이미지 10장 제한이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싶은 것만 추려내고, 기사 순서를 재배치합니다. 비슷한 소재끼리 묶거나, 메시지에 따라 묶는 식이에요. 그리고 추가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고민합니다. 피드 글을 쓰기 위해서요. 이 모든 과정을 합치면 약 1시간 정도 걸려요.

      큐레이팅 콘텐츠로 팬덤을 모으는 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 ‘비주얼 차별화’라는 지점이 확실히 소구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피드를 보면 다 종이신문으로 채워져 있잖아요. 그걸 직접 찍고 따고, 인스타그램에서 제공하는 펜툴과 템플릿을 적극 활용하죠. 사람들한테 눈에 잘 띄는 요소입니다.

      • 인스타그램에는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신다거나, 손필사를 마친 글을 찍어서 피드에 배치하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종이신문을 직접 찍어 인스타그램 템플릿에 맞춰 편집을 하는 계정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 그런데 6DP 피드가 다 그걸로 꽉 차 있으니까 한 번 들어온 사람도 "여기 뭐 하는데야?" 하고 눈여겨 봐주시는 것 같아요. “야! 여기는 진짜 딱 신문만 읽는구나.” 하는 포인트를 드리는 거 같아요. 독자 반응을 구체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게 만드는 거 같아요. 인스타그램은 분명 비주얼 매체니까요.

      굳이 인스타그램을 고른 이유가 있나요?
      • 최근 신문이 고리타분하다고 여겨지는 편인데, 사실 비주얼적으로 보면 신문만큼 독보적인 비주얼을 갖고 있는 게 없거든요. 신문은 누가 봐도 신문스러운 비주얼이 있어요. 그게 인스타그램 같은 극강의 비주얼 매체랑 만났을 때 오히려 매력적이게 되는 거 같아요.

      • 지금 신문사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 비주얼이 아니라 뉴스 기사 콘텐츠가 메인이거든요. 근데 다르게 생각하면 사람들은 그런 콘텐츠 자체는 익숙한데, 종이 신문을 본 지 너무 오래된 거죠. 종이신문에 향수를 가지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 인스타는 인스타만의 문법이 있고, 유튜브는 유튜브만의 문법이 있잖아요. 콘텐츠도 중요한데, 미디어와 플랫폼이 가진 문법을 잘 파악해서 업로드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 6DP라는 브랜드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인 거 같습니다.
      • 저는 대학생 때, 사회 발전 아이디어를 내는 공모전을 되게 오래 준비했었어요. 준비하면서 신문읽기의 즐거움을 알았어요.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게 됐죠. 

      • 사실 이게 뻔한 클리셰인데, 저도 훗날 취업을 하고 나서 보니, 내가 나를 점차 잃어가는 거예요. “내가 원래 제일 즐겼던 게 뭐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었고, 그때 '신문 스크랩'을 떠올린 거죠.

      • 개인 계정에 해보니 지인들의 반응이 좋았고, 그걸 이제 단독 계정으로 뺐더니 사람들이 좋아해 주더라.. 그런 고리타분한 얘기입니다. (웃음)

      종이신문은 6DP라는 큐레이팅 브랜드를 쓰는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전할까요?
      • 하나는 ‘안정감’.  종이뭉치는 책이랑 달라요. 종이 신문만의 냄새가 있죠. 질감도 달라요. 뽀시락 뽀시락 소리, 밑줄을 그을 때도 뻑뻑한데. 신문을 만지고 있을 때 드는 묘한 안정감이 있습니다.  물리적인 감각이죠.

      • 다음은 ‘필터-버블Filter-Bubble’ 걷어내기. 신문을 통하면, “맞아. 세상에는 내 사고방식 말고도 다양한 사고방식이 존재하지.”라는 걸 매일매일 깨달을 수 있어요. 

      • 요즘에는 알고리즘이 뉴스를 고르잖아요. it기업들이 플랫폼에 내주는 정보에는 맞춤형 알고리즘이 적용되죠. 우리는 알고리즘이 선사하는 거품에 빠지게 되거든요. 보는 것만 계속 보게 되고, 내게 오는 의견이 세상의 대세 의견인 것 같죠.

      • 근데 신문을 이렇게 여러 개 읽다 보면, 같은 주제에 대한 찬반을 나란히 접하잖아요. 신문을 골고루 읽는 게 필터 버블에 빠지지 않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 얼마 전에 구독자님이 “누군가 의도를 갖고 배치해 준 정보에서 맥락을 캐치하는 게 기분이 좋다.”라는 얘길 해주셨어요.  딱 그 부분인 것 같아요. 신문은 누군가가 의도를 갖고 배치해 준 정보잖아요. ‘나’를 위한 게 아니에요. 근데 그런 정보를 봤을 때 내가 배우는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알고리즘에 침식되지 않은 타인의 의도가 내게 넓은 시야나 새로운 인식을 선물하는 셈이네요.
      • 그렇죠. 적어도 저는 8개의 종이 일간지를 매일매일 챙겨서 읽는 것만으로도 내 취향이나 정체성과는 상관없는 것과 닿을 수 있는 거예요. 더 골고루 판단하고, 내가 몰랐던 세대나 내게 무뎠던 환경을 다룰 수 있는 힘이 생겨요.

      • 저는 '라디오 PD'라는 직업 특성 상, 다양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는데, 사람들을 만날 때 편견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이런 직업을 갖고 있으니까 이럴 거야.”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하지?”같은 생각이 많이 줄었어요. 이 세상에 이해 못 할 사람이나 상황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 조금 거창한 변화라면, 프로젝트를 펼칠 때 도움이 많이 되죠. 일단 트렌드를 어느 정도 파악을 하고 있으니까. 저 사실 SNS를 전혀 안 했었어요. 인스타그램 자체를 시작한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6DP를 운영하며 겪은 시행착오가 궁금합니다.
      • 처음에는 가독성이 정말 안 좋았어요. 초반에는 지인들이 디자인 피드백을  많이 얘기해 줬던 것 같아요. 지금도 구독자로부터 가독성 개선 요청이 들어와요.

      • 그런 의견들이 들어올 때마다 붙잡고 물어봤어요. “그래. 그럼 내가 개선할 게!”가 아니라 “어느 부분이 어떻게 불편하니?”라고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편입니다.

      • 큐레이션 서비스 꿈나무나 사이드 프로젝트로 SNS 계정을 운영하려는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그냥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 SNS는 어쨌건 대중이 사용하라고 만든 플랫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거 같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기능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직접 기능을 하나씩 써먹다 보면, 디자인 개선도 능동적으로 할 수 있게 돼요.

      • 개인 계정에 매일 쓸 데 없는 사진이라도 스토리 기능으로 콘텐츠를 올리고, 그러면서 업로드 화면에 무슨 기능이 있는지 많이 파악했어요.  실제로 해보면 투표 기능, 설문조사 기능 같은 게 있죠. 하나씩 써보면서 익히는 거죠. 금방 익힐 수 있어요.

      “본업도 있는데 그런 거 할 시간이 있어?”라는 말과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실 거 같아요.(웃음)
      • 일단 제가 시간 운용이 자유로운 직업군이기 때문에 가능하긴 해요. 그래도 6DP처럼 물리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서 내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의 롤모델이 있긴 해요. IT 분야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를 만든 지인입니다.

      • 그는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공유한대요. 예를 들면 운동도 혼자 하러 가는 게 아니라 같이 하러 갈 사람을 구하는 거죠. 그러면 내가 하기 싫은 날에도 저 사람들이 나를 하게 만들어준다는 거예요. 그러면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거죠.

      • 이건 단순히 남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고. 타인을 통해 구체적으로 목표와 책임을 걸어두는 거죠. 나의 목표를 남과 더불어 함께 하자라고 루틴을 걸어두는 거죠. 그러면 어떻게 해서든 하게 된다는 거예요.

      • 내가 기분 좋을 때는 저절로 하게 되는 거고, 저 사람이 안 하고 싶을 때도 내가 같이 끌어당겨서 하는 거고. 반대로 내가 하기 싫을 때는 저 사람이 나를 끌어당겨서 하는 거고. 결국 해야 할 일을 해내게 된다고. 책도 그렇게 쓸 수 있었다고 해요.

      • 지인의 얘기가 꽤 감명 깊었어요. 그리고 6DP를 시작한 건 그 이후였죠. 롤모델의 한마디가 좀 컸어요.

      브랜드 가치는 이용자가 만듭니다. 6DP는 구독자의 댓글이 꽤 적극적으로 달리고 있죠.
      • ‘사고 판단의 계기’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용자 피드백이 오는 거 같아요. “한 이슈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주제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런 의견을 주실 때 정말 뿌듯하거든요.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 또 제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뭔가를 올리잖아요. 그러면 그 화면을 캡처해서 자신의 스토리에 올리고, 거기에 자신의 코멘트를 달아서 다시 링크를 달아주시는 거예요. 그러면 '신문-6DP-구독자' 의견이 한 페이지에 다 들어가거든요. 저와 유저들이 스토리로 놀이처럼 공유하는 피드백이 제일 재밌어요. 말로 하는 유희가 되는 거죠.

      우리에게 큐레이팅 콘텐츠가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 '이해'를 위해서요. 사람이 살면 80년 정도를 산대요. 최근에 제가 태어난 해부터 제가 80살이 되는 해까지 달력이 한 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이미지를 A2사이즈 종이 한 장에 출력했어요. 액자에 걸어봤는데, 인생을 한눈에 보이게끔 편집하니까, 삶이 어쩐지 보잘것없어 보여요.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사는 거죠.

      • 이렇게 짧은 인생을 살지만, 사람들은 어쨌든 아웅다웅하며 살아가잖아요. “너는 옳지 않은 취향을 가졌네.”“너는 그런 식으로 사는 게 잘못됐네”라고 말하며 살아요.

      • 하지만 모두가 다 다른 인생을 살았고, 다른 취향을 갖고 있고, 다른 기준을 갖고 있잖아요. “저 사람이 저런 모습을 갖게 된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 종교나 이념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그 사람이 어떤 것에 눈물을 흘리는지" 같은 거요. 이런 게 더 중요한데 사람들은 자꾸 정형화된 뭔가에 기준을 끼워 맞추고, 딱딱해진 스펙트럼으로만 세상을 보게 되는데요.

      • 저는 모두가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가진 배경, 성향, 정체성.. 무엇을 갖고 있건 상관없어요. 그저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하고. 다른 사람도 좀 자유롭게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요.

      • 그래서 6DP에 정말 많이 적는 코멘트 중에 “그냥 너는 너고, 나는 나니까. 그냥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주면 안 될까?”라는 말들이 되게 많아요.

      • 6DP를 통해 ‘이해’의 세계로 들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자기가 이해받았다고 생각할 때 행복한 것 같거든요. 이해하지 못해서 혹은 이해받지 못해서 사랑을 못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근데 사람이 상호 이해의 영역에 들어가면, 어쨌든 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 이게 이해까지 안 가도, 서로 인정만 해도 좋은 거 같아요. 다들 짧은 생을 사는데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말씀 정리해 볼게요. 나의 편향된 세계를 깨는 정보는 ‘종이신문’이라는 포맷에 섞여 있습니다. 6DP는 정보를 한 번 더 솎아내는 브랜드. 신문에서 얻은 정보를 잘 정리하려는 시도 자체가 브랜드 기획자와 브랜드 이용자에게 이로움을 만드는 거네요.
      • 맞아요. 정말 그래요. “세상에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해 못할 일은 없다”는 생각을 신문을 들여다 보며 터득해요.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콘텐츠들이 다른 사람들한테 전해지고 메아리처럼 퍼져요.

      • "내 고정 관념이나 인식 틀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게 세상에 이렇게나 많았구나!"라는 시선이죠.

      • 저마다 프레임을 갖고 살아요. 사회도 프레임을 만들고 소비하잖아요. 저는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 운다.”같은 말을 정말 싫어해요. 왜 세 번 울어. 그냥 울고 싶을 때마다 울지.(웃음) 세상이 개인에게 부여한 프레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6DP의 이로움이 됐으면 합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 다섯 달 만에 브랜드가 됐습니다. 혹시 따로 준비 중인 게 있으신가요?
      • 목표에 가깝지만, 계획 있습니다. 6DP의 다음 목표는 인스타그램을 떠나는 겁니다. 

      • 플랫폼 설계자는 유저의 사용 시간이 길어지게끔 설계하잖아요. 저도 6DP를 시작하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인스타그램 사용이 늘었어요. 집중력을 SNS 플랫폼에 뺏기는 셈인데, 그런 거에서 좀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인스타그램을 떠날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 뉴스 큐레이팅과 큐레이팅 콘텐츠를 통한 피드백이 6DP라는 브랜드의 본질이라면, 플랫폼을 떠나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겠죠. 자연스럽게 인스타그램을 떠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떤 것들을 해야 구독자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SNS 플랫폼을 떠날 수 있을까? 그래서 다음 계획은 '대안 마련'입니다.

      '좋아서 하는 일'은 이따금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 신사업이 되기도 합니다.
      • 지금 계획엔 딱히 없는데, 6DP를 지속하기 위해서라면 B.M이 필요하지 않나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어요. 어쩌다 보니 제가 6DP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일이 생겼잖아요. 덕분에 긍정적인 기운을 정말 많이 얻었거든요. 

      • 이 기쁨을 더 많이 나누고 싶은데, 그러려면 시간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선행돼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 6DP가 브랜드로서 전하고 싶은 가치를 똘똘 뭉쳐서 이를 전할 수 있는 B.M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만 제가 6DP를 통해 효과적인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저한테 6DP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연장선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보면 라디오 문법을 굉장히 많이 따르고 있어요.  라디오는 어쨌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매체죠. 좀 소외되는 사람들이 많이 조명됐으면 하는 바램이 제게 있고 제가 만든 콘텐츠에도 아마 그런 사상이 많이 들어가 있을 거예요.

      • 또, 라디오가 tv랑 다른 건 친밀감일 거예요. 라디오에 몸을 담그면, 소통을 직접 하니까 되게 가까운 이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작업을 하며 얻은 노하우가 6DP와 구독자를 이어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솔루션이 될 수도 있을 거란 기대를 하는 정도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 회사에 알리기 껄끄러운 경우도 생깁니다.
      • 저희 라디오국 국장님 같은 경우에는 제가 6DP를 하는 걸 아셔요. 존중을 해주십니다. “본업 부업 둘 다 잘 해내면 좋겠다 얘!”  저희 구독자 중에서도 회사 사람들 의견이 종종 들어와요.  

      • 6DP라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트랜드 캐치하는 일이다 보니 명분이 서는 부업인 덕도 보는 거 같아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본업만큼 중요한 부업을 할 때는 본업에 도움이 되는 명분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 저도 사실..“ 국장님 저 이런 부업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공지했다기보다는 스몰토크 할 때 “그냥 요즘 신문 읽고 있는 SNS 계정하고 있어요” 라고 했는데  “오 그래? 신문 읽으면 일에 도움 되고 좋지” 정도로 넘어갔죠.(웃음)

      • 사실 주변에 사이드 프로젝트에 저만큼 시간을 쓰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쉽지 않죠. 이건 진짜 제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본업과 부업이 조화롭고, 밤에 본업 하는 라디오 PD라 시간운용도 자유로운 편이기에 덕을 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직장인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이걸로 내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셔야 될 것 같아요. 투잡이 아니라 사이드 프로젝트란 이름을 붙이면, '자아실현'이랑 좀 더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 그래서 이게 돈이 안 되더라도, 생각대로 안 풀리더라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서 내 자아를 좀 더 실현해 보는 거죠. 내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누가 당장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냥 꾸준히 해나가셨으면 좋겠어요.

      • 근데 혼자 하시지 마시고, 좀 쪽팔리더라도 그냥 공개된 곳에서 사람들이랑 같이 한다는 마음으로 하는 건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 6DP도 혼자 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파고, “제가 읽은 오늘 신문을 우리 같이 읽어봐요”라는 메시지로 구독자가 모였죠. 그러면 구독자 한 명을 위해서라도 내가 오늘 하루 더 읽고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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