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정치에 난 1도 관심이 없어.”라는 말은 절대 쿨하지 않습니다. 그저 “난 자랑스러운 무임승차자야.”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죠. 혹은, 가만히 있으면서 정치로 인한 혜택은 모조리 누리겠지만 손해를 볼라치면 ‘공정’을 외치며 가만 안 두겠다는 의미, 즉 “나는 기회주의자”라는 뜻으로 들릴 뿐입니다.
정치 무관심은 사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저 역시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소리를 간혹 하곤 하지만, 그것은 “나는 피선거권에 관심이 없어.”라는 뜻입니다. 직업이라는 관점에서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의미죠. ‘정치 무관심’은 이럴 때나 쓰는 말입니다.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 중에 일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라 치면, 혹은 그에게 어떤 정보를 알려줄라 치면 “전 그것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거의 반사적으로 말하던 자가 있었습니다. 가정사에 관련된 주제이었음에도 그는 관심없음을 즉각 표명하며 상대방의 '입틀막'했죠. 본인이 추구하는 아티스트적 삶에 오점을 남기는 것이라도 되는 양 “제가 그걸 알아야 돼요?”라며 상대에게 무안을 주었습니다. 그런 소리를 버릇처럼 말하는 게 영 마뜩찮았고, 그렇게 말하면 쿨해 보일 거라 착각하는 듯해서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가정사에 대한 무관심이 비판 받아 마땅하듯, 정치 무관심도 어디가서 떠벌릴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혹 그런 마음이더라도 속에 담아두는 게 좋습니다. 정치에 관심 많은 보통사람들을 질척이며 징징대는 자들로 낮춰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별로이니까요. 아니, 어디 자랑할 게 없어서 '아무 생각없는 두뇌'를 자랑하나 싶어 안쓰러울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