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작은 변화가 생겼던 순간들을 담았어요.

회사와 집, 그리고 가끔 연락하는 몇 명의 사람들. 요즘 제 관계의 반경은 대체로 그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줄어들고, 관계를 넓히는 일에는 괜히 조심스러워지기도 하고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그 익숙한 관계에 작은 변화가 생겼던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낯선 사람과 친구가 되었던 경험과 함께, 관계 속에서 늘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 했던 나의 선택들을 돌아봅니다.

Diary

🌳무주산골영화제에 다녀왔어요🌳

저는 매년 무주산골영화제에 가요. 풀이 가득한 음식, 덕유산 국립공원에서 보는 영화, 등나무운동장에 부는 선선한 바람까지 초여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영화보다 사람이 더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어요. 이번에 함께한 이들은 모두 친구의 친구들이었어요. 처음 만나는 사이도 있었고요. 출발 전엔 어색할 거라 짐작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대사와 배우는 누구인지 서로에게 영업하듯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가까워졌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저녁에 치킨을 사러 갔던 일이에요. 숙소까지 배달이 되지 않아 다 함께 마을 치킨집까지 걸어갔죠. 기름 냄새가 가득 밴 치킨 봉투를 들고 어두운 길을 걷는데, 기숙사로 돌아가는 여고생들처럼 별것 아닌 일에도 괜히 들떠 있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일상의 궤적은 굳어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번 무주산골영화제는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낯선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시간이었어요.
Pick
👇🏻 이번 주 기쁨을 수집할 수 있는 곳 👇🏻  
1. 영화관 <무비랜드> 📌링크

<무비랜드>는 30석 남짓한 규모의 아담한 영화관이에요. 대형 멀티플렉스처럼 최신 개봉작을 바쁘게 틀어주는 대신, 매달 흥미로운 인물이나 브랜드가 ‘큐레이터’가 되어 자신들의 인생 영화(구작)를 골라 상영해요. 1층 매점과 굿즈숍을 지나 2층 라운지에서 도란도란 영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치 비밀 아지트에 놀러 온 기분이 들어요. 무엇보다 영화가 지루하면 언제든 편하게 자도 좋다는 위트 있는 규칙이 있을 만큼, 영화를 매개로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이에요.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5-5


2. 마켓 <농부시장 마르쉐> 📌링크
사람과 이야기가 오가는 도심 속 작은 시장이에요. 정성껏 농사지은 한 해의 결실을 내놓는 농부, 자연의 선물을 식탁 위로 옮기는 요리사, 손끝으로 물건에 가치를 더하는 공예가들이 모여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선보여요. 이번 14일 일요일에는 목동에서 농부시장이 열립니다. 푸릇푸릇한 제철 채소와 생기 가득한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어요. 일회용품 대신 장바구니와 개인 텀블러를 챙겨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요. 

주소: 서울 양천구 목동서로 159-2 오목공원 11:00~16:00


3. 카페 <나무와 그릇> 📌링크

제게 ‘무주’하면 산골영화제 다음으로 떠오는 곳, 나무와 그릇입니다. 무주 지전마을에는 넓은 잔디마당과 돌길 끝에 한옥을 개조한 카페가 자리하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무주에서 자란 농산물을 활용해 수제 팥빙수, 발효 쑥차, 구절초 꽃차, 수제잼 토스트 등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여요. 카페 한편에는 주인이 오랫동안 수집해 온 도자기들이 있어, 차 한잔과 함께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요.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지전길 25-2

Curation

괜찮은 척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다 정작 자신의 마음은 가장 나중으로 미뤄둔 적이 있나요? 이번 큐레이션에서 소개한 여섯 개의 콘텐츠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조금씩 달라져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책, 영화, 드라마, 노래 속 다양한 장면들은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위로와 함께, 조금 더 솔직하게 나를 돌아볼 용기를 건넵니다. 이들의 이야기로 타인보다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어보세요.


🎥영화&드라마
허가영, <첫여름>⠀
Pete Docter, <인사이드 아웃>⠀
이병헌, 김혜영 <멜로가 체질>

📚 도서⠀
청예, 「오렌지와 빵칼」⠀

🎼음악⠀
AKMU, <후라이의 꿈>⠀
Cat Burns, <people ple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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