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4.19 | 589호 | 구독하기 | 지난호

한 주간 안녕하셨나요?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입니다. 독자님 모두들, 건강 잘 챙기고 계신지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가끔은 사람을 멀리하고, 가끔은 일을 멀리하고, 가끔은 소식(뉴스)를 멀리하고 싶다. 그리고 멀리 멀리 떠나고 싶다. 네 맞습니다. 전 지금 휴가 중입니다 :) 실리콘밸리 주변, 정확히는 캘리포니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이런 저런 생각도 해 보고, 낮선 곳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피너츠(Peanuts)를 그린 찰스 슐츠가 한 평생을 지낸 실리콘밸리 인근의 산타로사를 방문했습니다.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찰스 슐츠는 피너츠 스토리를 50년간 지치지 않고 그렸는데요. 딱 한 번 쉬었다고 합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 그 루틴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슐츠가 알려준 루틴의 힘에 대해 짧고 굵게 살펴볼게요!

오늘의 에디션
  1. 50년의 미라클
  2. 루틴의 힘, 그 비결

2015년 영화로 제작된 피너츠


50년의 미라클

피너츠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몇몇 분은 캐릭터 기억이 가물가물 하실 것 같아 아주 짧게 소개를 해 보겠습니다. 피너츠의 등장인물은 약 13명인데요. 주요 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찰리 브라운: 언제나 실패하는 아이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 좋게 끝난 적이 거의 없지만 늘 도전합니다. 좋아하는 연 날리는 것조차 실패의 연속.

  • 🐶스누피: 순수하며, 마음씨 좋고, 상상력이 풍부하며, 흉내를 잘 냅니다만 찰리 브라운을 주인이 아닌 집사로 취급합니다.

  • 🐤우드스톡: 스누피의 조수로 등장하는 철새 아닌 철새인데, 괴상한 정신세계를 갖고 있습니다.

  • 👩샐리 브라운: 찰리의 동생으로 오빠가 마음 약하고 원하는 걸 다 해 준다는 걸 이용하는 스마트한 동생입니다. 라이너스 반 펠트를 짝사랑.

  • 👧반 펠트 남매들: 루시 반 펠트, 라이너스 반 펠트, 리런 반 펠트 3남매. 루시는 무남독녀 외동딸이었지만, 동생들이 잇따라 태어나는 바람에 언제나 심술을 부립니다. 라이너스는 찰리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 👱‍♂️슈로더: 찰리 브라운과 가장 친한 친구이자, 루시가 짝사랑하는 대상. 피아노를 무척 잘 칩니다.

  • 🧒페퍼민트 패티: 찰리 브라운을 좋아하는 친구지만, 찰리와 운동 대결에서는 100100!

  • 👩‍🦰마시: 패티에게 꼬박 꼬박 Sir라는 경칭을 부르는 괴짜 친구.

  • 🤧픽펜: 돼지우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지저분해 왕따를 당할 것 같아 보이지만, 친구들과 잘 어울립니다.

(출처=핀터레스트)


공감, 공감, 또 공감

 

찰스 슐츠가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공감 능력 때문입니다. 특히 주인공 찰리 브라운은 늘 문제에 직면하고, 해결하려고 들지만 언제나 운이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평범합니다. 만화 스토리 라인은 외로움, 사회적 불안, 삶의 의미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캐릭터들은 언제는 이를 극복하고 성장합니다. 메시지 전체가 희망인 것이죠.

 

예를 들어 찰리 브라운이 이끄는 피너츠 야구팀은 매번 굴욕적인 패배를 당합니다. 찰리 브라운은 마운드에 올라 "이번에는 내가 던질 거야! 그리고 삼진으로 처리할거야!"라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다음 장면은 그가 공에 얼굴을 맞은 후 등을 대고 누워있는 모습입니다. 루시는 이런 찰리에게 "찰리, 넌 그다지 좋은 선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니"라고 핀잔을 줍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좌절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찰리는 야구와 동료에 대한 사랑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캐릭터입니다.

 

이들이 만든 어록도 많습니다. 몇 가지 소개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스누피: 누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지 걱정할 시간이 없어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느라 바빠요. I don't have time to worry about who doesn't like me. I'm too busy loving the people who love me.

  • 👩‍🦰마시: 오늘 세상이 끝날까 봐 걱정하지 마세요. 호주에서는 이미 내일입니다. (미국과 호주의 시간차를 빗댄 풍자) Stop worrying about the world ending today. It's already tomorrow in Australia.

  • 👧루시: 사랑만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가끔 초콜릿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죠. All you need is love. But a little chocolate now and then doesn't hurt.

  • 😀찰리: 하던 대로 해. 아무도 네가 잘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어. Be yourself. No one can say you're doing it wrong.

 

몰입의 힘


궁금했습니다, 찰스 슐츠는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그릴 수 있었을까. 슐츠는 이런 말을 남겼는데요. 곱씹을 만합니다. “만화 캐릭터를 그리는 것은, 마치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캐스팅하는 작업과 같습니다. 똑 같은 만화를 계속 그리다 보면, 드라마 주인공들이 성장하듯이 캐릭터가 발전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들의 성격이 갖춰지면, 그들이 진짜 유머를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슐츠는 주변 인물을 빼닮은 캐릭터를 그리고, 그들의 캐릭터에 심취해서 그렸다고 합니다. 바로 몰입의 힘입니다.

찰스 슐츠(왼쪽)과 어린 시절 슐츠의 가족과 강아지

(출처=찰스 슐츠 재단)


기록의 힘

루틴의 힘


피너츠를 그린 슐츠는 1922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외동아들이었지만, 주변에 많은 친척들에 둘러싸여 살았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슐츠의 취미는 신문에 연재된 만화를 읽는 것이었는데요. 만화에 빠져 살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시련의 연속

 

이후 자신이 그린 만화를 잡지에 연재하려고 했지만, 도전에는 번번이 실패. 1943년 어머니가 암으로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등질 무렵,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징집까지 당합니다. 유럽 전선에 참여한 뒤 1945년 미네소타로 돌아온 슐츠. 그는 가톨릭 만화 잡지인 타임리스 토픽스 (Timeless Topix)에서 만화 만화 속 의성어나 의태어를 멋진 글씨로 써주는 레터링 업무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틈나는 대로 자신의 작품을 그리던 중 1947년 세상에 내놓은 것이 바로 릴 폭스 (Li'l Folks)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집에서 키우던 스누피를 닮은 강아지를 모티브로 삼았는데요. 이 만화 시리즈는 미국의 통신사 중 하나인 신문사협회(NEA)에 실리는데 성공합니다. (사실 퇴짜와 연재를 반복) NEA는 미국 전역의 400개 신문사에 각종 뉴스 기사와 만화 사진 등을 공급하는 통신사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첫 작품이 통신사에 연재될 무렵, 짝사랑하던 도나에게 프로포즈를 했지만 거절 당합니다. (찰리 브라운 같죠?)

 

모티브를 얻다

 

NEA는 만화 제목이 이상하다고, 이름을 피너츠로 변경하고 만화도 변경됐습니다. 1950년이었습니다. 자서전적인 그의 만화는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사실 피너츠는 슐츠의 삶을 빼 닮았습니다. 찰리 브라운의 아버지는 이발사이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인데요. 찰스 슐츠 부모님의 직업과 꼭 같습니다. 또 스누피 역시 자신이 키우던 똑똑한 강아지를 모티브로 했는데요. 어린 시절 부모님과 두 번째 강아지가 생기면 이름을 스누피로 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합니다.

 

50년의 미라클

 

이후 조이스와 결혼해 1969년 실리콘밸리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산타로사로 이사합니다. 그는 이곳에서 2000년까지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가 피너츠를 연재한 50년간 딱 한 번 빼고 만화 시리즈는 중단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1980년 파킨슨 병으로 쓰러졌을 때도 연재를 중단하지 않았는데, 그 비결은 최소 한 달치를 미리 그려놓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1997년 휴가를 떠나기 위해 5주를 쉰 것이 전부인데, 그가 휴가를 떠나는 것 자체가 뉴스였습니다. 그는 "75번째 생일을 맞아 5주간의 휴가를 떠난다"면서 "지난 1년간 제가 불안하다는 것을 아내가 알아차린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영향은 돌고 돈다

 

사실 그의 작품은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와 뽀빠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는 훗날 "어린 시절 공책 표지에 뽀빠이를 그리면 다른 아이들이 보고 공책에도 그려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그의 작품 스누피는 가필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짐 데이비스는 "피너츠의 대사와 말의 순수함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야기에 몰두하게 만든다"고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 미키 마우스: 1928년생
  • 뽀빠이: 1929년생
  • 찰리 브라운 & 스누피: 1950년생
  • 가필드: 1976년생

슐츠가 공책에 적은 그림 아이디어(위)

시대에 따라 발전한 스누피 (아래)


50년 루틴의 힘

 

그가 50년간 매일 같이 지치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비결은, 아이디어를 빠짐없이 기록하는 습관과 이를 매일 같이 실천하는 루틴의 힘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는 기록의 힘을 믿었습니다. 슐츠는 공책에 연필 스케치로 워밍업 하듯이 그림을 그려두는데, 필요한 순간 그 그림을 찾아서 만화로 옮기는 작업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슐츠는 "완성된 작품이 노트의 습작과 같지는 않더라도 낙서에서 수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매일 같이 빠짐 없어 적어두고 이를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것이죠.

 

또 그는 루틴의 힘을 믿었습니다. 슐츠는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서 오전에 2~3시간 정도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3~4시간동안 만화를 그리는 매우 꾸준한 루틴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슐츠는 훗날 "같은 방에서 일을 하다 보면, 꾸준히 할 수 있다"면서 "환경이 바뀌면 작업이 더 어려워지고, 매일 같은 장소에 앉아 있으면 창의성이 발현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976년 아내가 사준 테이블에 앉아서 똑 같은 자세로 똑 같은 도구를 활용해 이런 작업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드리는 말씀

실리콘밸리 인근 도시인 산타로사는슐츠를 기려 공항 이름에 그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또 캘리포니아 주는 슐츠가 타계한 뒤 그의 날을 지정하기도 했고요. 그가 그린 만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만화 주인공인 찰리 브라운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 닮은' 캐릭터여서 공감을 쉽게 얻을 수 있는데다, 설령 어려움에 부딪혀 실패를 하더라도 끝없이 도전하는 삶의 자세를 보여주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만화가 슐츠는 50년간 지치지 않고 그림을 그리면서 우리에게 '루틴(routine)'이 무엇인지 보여줬는데요. 그가 보여준 루틴의 힘은 몸이 힘든 일을 익힐 수 있도록 노력을 반복해,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살아가는 운동 방식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움을 이기려면 단 한 번의 노력이 아닌, 끝없는 도전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여기에 더해, 무엇이든 오래 오래 하려면, 결코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누피가 남긴 명대사가 있는데요.

 

  • 어제로부터 배우고, 오늘을 위해 살고, 내일을 바라보고, 오늘 오후에는 쉬세요.
  • Learn from yesterday, live for today, look to tomorrow, rest this afternoon.

 

오늘도 멀리서나마 미라클러님들의 힘찬 하루를 응원하겠습니다. 모두들 지치시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진심을 다합니다

이상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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