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케스는 어떻게 이런 아름다움을 표현하게 됐을까? 모든 것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작품의 제목인 ‘로크비 비너스’는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품이 되기 전 그림이 걸려 있던 저택의 이름 ‘로크비 파크’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 전엔 150여 년간 스페인 귀족들이 소장했고, 첫 거래 기록은 마드리드 딜러 도밍고 게라 코로넬입니다. 코로넬은 왕실 그림을 거래하던 유명한 상인이 아니라 아주 작은 규모의 미술상이었고, 이때까지 그림 이름은 ‘누드 여인(A nude woman)’이었습니다.
그림이 이렇게 조용히 떠돌았던 이유는 당시 스페인 사회에서 누드를 그리는 것을 종교적 이유로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무척 내밀한 분위기 때문에 벨라스케스가 이탈리아에서 몰래 만난 연인을 그렸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과거엔 소수만 즐겼던 사랑의 언어를 지금은 미술관에서 무료로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엔 걸작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1905년 그림의 소유주는 재정난으로 그림을 팔기로 합니다. 딜러가 책정한 금액은 4만 파운드. 내셔널갤러리의 1년 예산은 당시 5000파운드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국보급 문화재’를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 없다는 여론이 일었고, ‘내셔널 아트 펀드’ 모금 운동으로 정부가 작품을 매입할 수 있게 됐죠.
이후 국왕이 익명으로 8000파운드를 기부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이 작품은 내셔널갤러리에서 국민적 사랑을 받는 대표작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